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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9 11:13:39 ID : 1fU7vwnzPck
비가 오는 날이면 잠들지 못하고 침대에 몸을 누인 채로 뒤척이기만 하며 밤을 보내다 옆에 자고 있는 애인을 깨우지 않게 조심히 일어나 거실로 나가 테이블 위에 놓인 담배갑을 집어 담배를 하나 꺼내 물고 베란다로 나가 창문을 연다. 창틀에 항상 놓여있는 라이터를 집어들어 불을 붙이고 깊고 천천히 빨아들인뒤 연기를 내뿜는다. 길가의 가로등 불빛을 통해 바라보는 담배연기는 어딘가 푸른빛을 띈 하얀색이다. 그렇게 멍하니 비오는 것을 비라보며 담배를 다 펴 갈 즈음 유리병에 꽁초를 넣고 방향제를 뿌린후 나와서 부엌에서 손과 입을 헹구고 다시 조심스레 방으로 들어간다. 조심한다고 했지만 부산스러웠는지 부스스 뜬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어디갔다왔냐 묻는 애인의 볼에 키스를 해주며 담배 피고 왔다 대답을 하고 몸을 침대에 누인다. 애인은 여전히 나를 바라보며 걱정스레 괜찮느냐 묻고 나는 한숨섞인 투로 비만 아니면 괜찮다 대답을 한뒤 애인에게 더 자라고 말하며 볼을 토닥여준다. 애인은 깊은 심호흡과 함께 다시 잠에 빠져들고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멍하니 시간을 보낸다. 어느샌가 어스름히 해가 뜨고 새벽이 찾아오면 키우는 고양이들이 밥을 달라고 조른다. 귀찮은 몸을 일으켜 고양이들의 밥을 챙겨준후 침대에 돌아와 잠에들려고 노력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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