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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1/09/08 20:48:25 ID : MjilA7tinQs
내가 말을 조리있게 못하는 사람이라 대본 쓸겸 찬찬히 되돌아보며 좀 써보려고. 누가보든 말든 솔직히 신경 안쓰고. 나는 올해 20살인 남자고, 18년간 아버지를 원망하거나 미워한 적은 없었어. 다만 중간중간 아버지가 사업한다고 계속 일 벌이면서 남들한테 돈 빌려가며 겨우겨우 수습하는걸 계속 봐오면서 착잡한 마음은 있었지. 더 이상은 아버지를 믿는다는 마음을 유지하기 힘들어진게 18살때였어. 사업관련해서 해외로 출국하신다고 나가셨다가 거의 3개월? 그 이상? 연락이 갑자기 끊겼더라. 출국하기 전에도 벌려놓은게 많아서 삼촌은 차라리 죽은거면 좋겠다고 엄마한테 말하시더라. 엄마도 그렇게까진 아니어도 아버지한테 한을 품고 있었고. 그러다 연락이 닿았는데, 빚을 졌다네. 그것도 1억. 전화해서 울면서 "아빠가 진짜 미안하다"라면서 우는데 나는 원망과 아버지의 고충을 이해하는 마음이 뒤섞여서 "괜찮아요. 아버지가 우시면 어떡해요. 그리고 연락은 좀 하셨어야죠." 라며 절망감에 울고 싶은걸 억누르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 후로 겨우겨우 빚 해결하고 어디 호텔에 취업하는 듯 했어. 적게 버는건 상관없었어. 아버지가 안정적인 일을 한다는게 너무나 안심이었지. 그런데 몇개월 후 또 사업한다고 뛰쳐나오더라. 그 이후로 반복이야. 돈 빌리고, 사업하고, 돈빌려서 메꾸고 다시 사업하고. 20살이 된 지금은 미칠 것 같아. 한 3개월쯤 알바중인데 다음에 다시 줄테니까 생활비로 내 알바비좀 엄마한테 드리라더라. 엄마가 제정신이냐며 타박해도 나랑 있으실 때 "하...가족끼리 돕고 사는건데..."하면서 왠지모를 물기섞인 목소리로 말하시더라. 내가 8시간동안 육체노동으로 일해서 벌어온 돈이고, 그걸 생활비로 쓰는게 아깝진 않아. 다만 내가 유일한 수입원인 상태가 몇달 이상 지속 될 것 같아서 두렵다. 엄마한테도 돈 빌려가서 준다, 금방준다 하고 조금만 더 기다리라고 몇번이나 미루고 미루는걸 봤는데 그걸 생각하면 아버지한테 이러면 안되는 거지만 혐오감이 느껴지더라. 며칠새 아버지를 대하기 힘들어서 말투와 표정이 아버지에게 딱딱해졌더니 뭐 서운한거 있냐고, 있으면 말해달라고 하시더라. 말이 목구멍에서 움찔거리다가, 결국 "서운한거 없어요"라는 대답만 나오더라. 내가 들어도 냉랭한 목소리로 말이야. 그러니까 "아빠가 바보인줄 알아?"하고 담담하게 말하시는데 바보가 아니면 내가 이러는 이유를 왜 모르나 싶다. 진짜 한번 잠들면 다음날 일어날 집안 풍경이 보기 싫어서 깨어나기가 싫다. 동생들이 굳어있는 모습도 가슴을 망치로 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보기 싫고, 힘들게 공장으로 알바를 나가도 집안에 아무런 변화를 줄 수 없다는게, 내가 버는 돈이 아버지를 더 여유부리게 만들뿐 아닐까? 하는 생각에 피로감이 몰려와서, 진짜....눈 뜨면 내일이 아닌 어제로, 어제로 계속해서 어제로 돌아가고 싶다.
이름없음 2021/09/08 22:29:04 ID : 89zhy2NxSMj
아버지께 확실하게 말해보는 건 어때? 레주한텐 미안한 말이지만 도움이 안되고 피해만 끼치신다면 그냥 손절밖에 답이 없을 수도 있어
이름없음 2021/09/08 22:35:25 ID : MjilA7tinQs
그냥.. 뭔가 말해도 소용없을 것 같단 감이 강하게 들어서 얘기 좀 하자는 아버지 말도 그냥 넘겼는데... 모르겠다... 생각이 정리가 안되네
이름없음 2021/09/08 22:40:27 ID : 89zhy2NxSMj
그래도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단 뭐라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긴 근데 그걸 하기까지가 너무 힘든 거지. 레주의 상황이 나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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