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1/10/18 01:20:04 ID : 59jusi07atB 0
그냥 진짜로 정신이 안 차려져...ㅎ 입시가 고작 일주일 남았는데 반쯤 정신이 나간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 정신 차려보면 멍 때리고 있고 그냥 아무 생각도 안 들고 누가 나한테 뭔가 얘기를 해도 그게 뭔 소린지 생각하고 싶지가 않아. 진짜 딱 일주일만 참으면 되는데, 왜 여태껏 몇 달 동안 한 마디도 안 하고 참아온 게 이제서야 이러는 건지도 모르겠고 애초에 내가 왜 이러는 건지도 모르겠어. 단지 입시가 얼마 안 남아서 불안해서 이러는 걸까? 글쎄 ㅋㅋㅋㅋㅋㅋ 내가 연습을 하면서도 그냥 손가락 굴리면서 팔만 움직이고 있는 것 같고 무슨 음을 내는지 어떻게 내야 하는지 생각이 안 들어. 누가 내 뇌를 쏙 어디로 빼 간 것처럼 그냥 계속 멍하다. 누가 말을 시켜도 말도 제대로 안 나오고 그나마 이렇게 뭐라도 쓰고 있으면 생각이 나오기는 하는데 이것도 두서가 없고... 내가 하고 싶어서 시작한 거니까 무조건 더 잘 해야되는 건데 왜 이럴까 ㅋㅋㅋㅋㅋㅋ
2 이름없음 2021/10/18 01:28:04 ID : 59jusi07atB 0
그냥 오랜만에 여기에 글 쓰는 김에 다 쓰고 가야겠다. 오늘 있었던 일이 문제인 걸까 아니 그러면 전부터 내가 이상하다고 느꼈다는 선생님 말은 뭐가 되는 걸까 ㅋㅋㅋㅋㅋ 난 누군가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한 적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아예 기대할 필요조차 없게 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었구나. 항상 잘한다, 똑부러진다, 어디 하나 부족한 게 없다 뭐 그런 말들만 들어와서 난 내가 당연히 그런 애일 거라고 생각했나 ㅋㅋㅋㅋㅋㅋㅋ 뭘 실수했던 걸까. 그렇게 잘 보이기를, 완벽하게 보이기를 원하면서도 내심 누군가는 내 부정적인 감정들도 알아주기를 원했던 게 실수였다면 실수이지 않았을까? 내가 힘든 게 내 잘못은 아니란 건 알아. 그런 게 잘못된 게 아니란 건 아는데 그래도 밝고 건강한 애가 어둡고 우울한 애보다 좋은 건 맞잖아. 외향적이지 않고 차분한 성격이더라도 멀쩡한 애가 좋겠지 당연히?
3 이름없음 2021/10/18 01:28:21 ID : JSJTWrBwMqq 0
예전에 내가 학교 다닐때, 우리 학교에서 제일 무서운 과학쌤이 한말이 있어. "먼저 정신차리는 놈이 이긴다." 나중에 입시치룰때, 뜻대로 안풀리면 이 생각하게 된다. 아, 하루만 더 있었으면. 일주일만 더 있었으면. 지금이 그 일주일이야. 시간은 많아. 그 일주일동안 내가 이렇게까지 연습할 수 있나 할정도로 해. 정신차리자.
4 이름없음 2021/10/18 01:31:41 ID : 59jusi07atB 0
고마워 그냥 원래 입시는 이런 거라고 했으니까 죽어라 하는 게 답이겠지...ㅎ 정신차리고 연습...열심히 해야겠다
5 이름없음 2021/10/18 01:34:05 ID : 59jusi07atB 0
아니 어쩌면 내가 힘든 건 내 탓일지도 몰라 그냥 자책하는 게 습관이 된 건지는 몰라도 분명 내가 멍청하게 행동해서 피해를 본 사람들이 많으니까
6 이름없음 2021/10/18 01:40:06 ID : 59jusi07atB 0
왜 울었는지도 모르겠어 ㅋㅋㅋㅋㅋ 그냥 연습하는데 날씨가 너무 좋은 거야. 그래서 창문을 보는데 감나무가 너무 예뻐서 칙칙한 내 연습실이 더 칙칙해 보였어. 순간 뛰어내리면 어떨까 생각도 해 봤는데 레슨쌤 오실 시간이라 생각만 했어. 근데 그냥 진짜 눈물이 줄줄줄 나왔어 그뿐이야 ㅋㅋㅋㅋㅋ 혼자 있을 때 울어본 적이 있던가? 아마 내가 진짜 힘들어서 그걸 눈물로 표현한 적은 없었던 것 같거든. 힘들어도 그냥 생각만 했지 눈물은 죽어도 안 나왔어. 근데 뜬금없이 감나무 보다가 연습하는 게 너무 막막해서 눈물이 날 줄은 몰랐어
7 이름없음 2021/10/18 01:49:46 ID : 59jusi07atB 0
선생님이 들어와서 눈이 빨개진 나를 보고는 레슨보다 내 정신상태가 더 중요하다며 얘기를 좀 하자고 했어. 왜 울었냐 무슨 일이 있냐 뭐가 문제냐 왜 말을 안 하냐 나를 두 시간동안 붙잡고 얘기했는데 나는 단 하나도 제대로 대답을 못 했어. 왜 입이 안 떨어졌는지는 나도 몰라 ㅋㅋㅋㅋㅋ 애초애 누군가한테 내가 이래서 힘들다고 사실은 죽고 싶다고 얘기해 볼 생각을 안 해봤으니까. 누가 그렇게 하라고 알려준 것도 아닌데,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내 얘기를 그것도 내가 힘들어 뒤질 것 같단 얘기를 다른 사람한테 하는 건 안 될 것 같았어. 선생님이 다그쳐도 보고 달래도 보고 다 했는데 나한테 이기적인 애라고 하던 엄마 목소리만 귓가에 울리고 그냥 말하면 안 될 것 같더라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선생님 앞에서 우는 건 아닌 것 같아 손톱으로 손을 꼬집으면서 참았는데 선생님 가고 보니까 껍질이 벗겨져서 빨간 손톱자국 투성이였어. 뭐가 문젤까 잘 해야 한다는 강박? 그건 나의 문제일까 주변 사람들로 인한 문제일까 그냥 다 내가 문제인 건 알아. 내가 멀쩡했으면 오늘 선생님이 나한테 시간을 버릴 일도 스트레스 받거나 신경 쓰실 일도 없었을 건데 ㅋㅋㅋㅋㅋㅋ 강박만이 문제는 아닐 거야
8 이름없음 2021/10/18 01:53:10 ID : 59jusi07atB 0
내가 엄청엄청 심각한 정신병이 있는 걸로 아시는 걸까 선생님은? 그건 아닌데. 모르겠다 나 멀쩡한데 그렇게 보여야 하고 또 그렇게 보이고 있는데 ㅋㅋㅋㅋㅋ 뭘 보고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거며 내 연주의 어디가 내 불안한 상태를 나타내고 있는 거며 ㅋㅋㅋㅋㅋㅋㅋㅋ 교수님이 선생님한테 했던 얘기는 뭐고 난 뭘 어떻게 해야 하지? 요즘들어 계속 듣던 소리 중 하나는 내가 멍하다는 거였어. 교수님이 레슨 때마다 그러기를 나사 하나 풀린 것 같대 ㅋㅋㅋㅋㅋ 정신이 전깃불 깜박거리듯이 깜빡깜빡 들어왔다 나갔다 한대. 그러니까 내가 문제라는 거지
9 이름없음 2021/10/18 01:56:30 ID : 59jusi07atB 0
모르겠다 그냥 이런 감정들 느끼는 것도 사치고 내일부터 딱 일주일만 로봇처럼 지낼 수 없는 걸까 물론 선생님이 악기 좀 로봇처럼 하지 말라고 했지만 연습에만 집중하기에는 생각이 너무 많다 한 마디 할 때마다 소리랑 생각이 같이 붕붕 떠디니는 것 같아
10 이름없음 2021/10/18 01:58:44 ID : 59jusi07atB 0
입시 끝나면 무슨 일인지 말하겠다고 했지만 끝나면 잠만 자고 싶다 붙으면 좋은 거고 안 붙으면 죽는 게 낫겠어 죽는다는 말 함부로 하지 말라고 하지만 ㅋㅋㅋㅋㅋㅋ 나도 내가 이런 말이나 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예전엔 죽는다는 사람들 되게 한심하게 생각했고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은데 내가 한심한 사람이라는 건 좀 슬프다
11 이름없음 2021/10/18 17:30:20 ID : 3vbcsphwIIK 0
근데 진짜로 뭐가 문젤까 난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데 아니 지금까지 내가 마음먹어서 못 이룬 게 없었는데 ㅋㅋㅋㅋㅋㅋ 오늘 학교 가서 상급학교 제출용 생기부를 뗐는데 하나하나 읽어보니까 나 진짜 열심히 살았구나 싶더라. 다른 애들은 귀찮다고 안 한 활동들 이것저것 다 해서 필요도 없는 세특 채우고 독서록 꼬박꼬박 내서 독서상황 채우고 봉사연주 꼬박꼬박 다녀서 봉사시간도 만점 기준을 훨씬 넘게 채우고 담임쌤이 학기말에 써 주시는 행동특성사항도 좋은 말들뿐인데 ㅋㅋㅋㅋㅋ 진짜로 분량이 다른 애들 두 배는 될 거야 성적도 연습하면서 다 챙겨서 웬만한 건 다 만점이고 아니 그래서 난 뭘 위해 이렇게 산 걸까 결국 이러고 있는데
12 이름없음 2021/10/18 17:31:07 ID : 3vbcsphwIIK 0
그냥 잘했다 수고했다는 말 듣는 게 너무 좋아서 그걸로 내 존재의 이유를 채운 게 아닐까 싶어
13 이름없음 2021/10/18 17:35:25 ID : 3vbcsphwIIK 0
이 생기부로 예고 간다고 설치는 건 바보같은 짓 아니었을까 그냥 편하게 어디 공부 잘하는 고등학교 하나 골라서 들어가면 됐잖아 아빠 회사 임직원 전형으로 갈 수 있는 자사고도 있었고 웬만한 외고 자사고 자공고는 내 성적이면 붙고도 남는다고 선생님이 그랬어 아니 꼭 그렇지 않더라도 좀 이 시간을 편하게 보낼 수 있었는데 ㅋㅋㅋㅋㅋㅋ 그럼에도 이게 하고 싶고, 이왕 하는 거 잘 하고 싶은데 그게 안 돼서 이번만큼은 내가 일등일 수 없어서 그게 화나는 건가? 늦게 시작했으니 못하는 거고 아니 못해야 하는 거고 그렇지만 난 잘해야 하고 뭐 어쩌라는 거지 떨어지면 학교고 어디고 아무데도 못 가겠다 다들 겉으로는 위로하는 척 속으로는 즐거워하지 않을까 그렇게 공부 음악 뭐 다 잘한다고 하더니 결국은 떨어졌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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