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클리셰 같은 이야기. 난 그 속에서 너와 사랑을 했던 것 같다.
야자째고 비를 잔뜩 맞은채로 백화점에 들어가 맛있는걸 먹고
돌아오는 길 우산 하나 나눠 쓰고 오는데 곧잘 말하다가 둘이 갑자기 말이 없어지는 순간 있잖아
침묵이 견딜수 없을만큼 간지러울때. 금방이라도 입을 맞춰도 이상하지 않을 그 묘한 분위기
여름, 청춘, 그리고 너
같이 심야자습 할때마다 집중이 잘 안된다는 핑계로 나는 자꾸 널 밖으로 끌고 나갔지
그렇게 돈 운동장만 몇바퀴였으려나. 초여름 아카시아 꽃향기가 사방에 진동을하고 풀벌레소리는 귀를 찌를듯했어.
그때 처음으로 우리 학교가 산에 있다는 사실이 좋아졌어. 그날의 아름다운 여름밤은 절대 잊지 못할거야.
있지 나는 아직도
여름이 다가오면 여전히 네 생각이 나
그때 우리가 했던 건 뭘까?
언젠가 너가 뜬금없이 오늘 달이 참 예쁘다고 했잖아. 왜 그 한마디 하면서 나랑 눈도 못 마주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