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재앙은 소리소문 없이 우리에게로 찾아온다. (소설 첨 써봐요 지적질 환영이요 개못써도 양해좀)

학교 축제의 하루전날 모두가 한창 축제 준비에 들떠있던 날이였다. 모두가 힘을 합쳐 준비했지만 그 양이 워낙 방대했던 탓일까 학생부의 임원이였던 나는 아이들을 한참이나 돕다가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집으로 발을 땔 수 있었다. "'정말이지... 시험공부도 이렇게 잘되면 좋을텐테' 축제가 끝나면 곧바로 시험기간이 시작되던 터라 나는 기대보단 걱정이 앞서있던 상태였다. 이건 내 나쁜 버릇중 하나였는데 뭐든지 미리 생각한다는 것이였다. 친구들이 항상 지적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도 일년에 한번뿐인 축제가 아니던가. '그래 아무리 나라도 이렇게 있을수 많은 없지' 갑작스레 의욕이 불타오르기 시작했고 나는 머릿속으로 내일 있을 축제에 전시할 조형물의 배치를 머릿속으로 궁리하기 시작했다. 한창 생각에 잠겨있던 도중 주머니에 꼽아뒀던 핸드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달칵- 나는 핸드폰을 꺼내들어 전원을 올렸다. 화면엔 아빠의 전화번호와 '아버지'라는 이름이 떠있는 상태였다. '아빠...인가? 뭐지 지금쯤이라면 한창 일하고있으실 텐데' 의구심을 가진채 나는 전화를 받았다. "미나토 지금 어디쯤이니? 혹시 가게로 와줄 수 있어?" 급박해보이는 아버지의 목소리에 나는 가게에 무슨일이 생겼으리란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애초에 평소라면 전화조차 하지않고 대부분 문자로 이야기하시던 아버지였다. 뭔가 사고를 치신게 분명하다고 생각한 나는 그 즉시 가게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한참을 뛰어 아버지의 가게가 있는 골목으로 들어서자 저 멀리서 손을 흔드는 아버지가 보였다. '아...뭐야 별일 아니였나' 아버지의 해맑은 표정을 보니 그제서야 마음이 놓였다. 역시 이번에도 너무 걱정이 많았던 것이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나는 골목 한가운데 멈춰섰다. '하...너무 급하게 뛰어왔나 숨이...' 그 순간 멈춰서있던 나의 뒤로 차의 배기음이 들려오는게 느껴졌다. 순간 시야가 하늘로 붕 뜨고 찌를듯한 고통과 함께 나의 머리가 땅으로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으윽- 점점 희미해져가는 시야 너머로 나에게로 달려오는 아버지와 골목에 정차한 파란 트럭 한대가 들어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곧 의식을 잃고 말았다.

아니 분명 의식을 잃어야 했을 터였다. 하지만 눈이 감겨진 후 나에게 일어난 일은 트럭에 치여 날아간 이에게 있을법한 일이 아니였다. 까매졌던 시야가 다시 하얗게 변하더니 이내 조금씩 눈이 떠지기 시작한 것이다. '으...여긴..어디지?' 힘겹게 눈을 뜨자 하늘에 떠있는 밝은 태양과 나의 양옆으로 무성히 자라난 잔디들이 눈에 들어왔다. '병원...은 아닌것 같네' 몸을 일으키려하자 근육 마디마디에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고 나는 5분동안 바닥을 기어다닌 끝에 겨우 벽을 짚고 일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정신을 완전히 차린 내가 본건 완전히 변해버린 가게의 풍경이였다.

몸을 일으켜 둘러본 주변 골목의 모습은 그야말로 참담했다. 길기 깔린 콘크리트 길과 작은 몇몇 상가들이 있던 골목은 모두 하늘높이 자라난 식물들에 의해 원래의 모습따윈 찾아볼 수 없는 상태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우리 가게또한 예외는 아니였다. '이게 무슨...말도 안돼..' 나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낡을대로 낡아 이미 반쯤은 알아볼 수도 없게된 간판과 깨져버린 유리문 그리고 가게 안을 온통 매우고 있는 녹색의 덩쿨 식물들까지 그곳은 가게가 아닌 작은 정글같은 모습을 띄고 있었다. 가게의 모습까지 확인한 나는 순간 머릿속으로 생각 하나가 스쳐지나갔다. '그럼...아빠는? 내 가족들은 어디로 간거지?' 이 이상한 곳에서 눈을 뜬 직후부터 지금까지 주변에서 인기척이라고는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눈에 들어오는 것이라곤 오직 기괴할 정도로 크게 자라난 식물들 뿐... 나는 미친듯이 소리치기 시작했다. "엄마!! 아빠!!!" 골목을 마구 뛰어다니며 목이 찢어져라 아는 이름들을 불러 보았지만 돌아오는거라곤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가 전부였다. "하..하하..그래 이건 다 꿈이야 꿈일거라고" 나는 이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분명 내일이면 축제가 시작되고 모두가 행복했을 터였다. 하지만 지금 내 눈앞에 놓인건 즐거운 축제가 아닌 이 혐오스러운 풀떼기들뿐.. 나는 이것을 꿈이라고 생각하기로 결정했다. 그렇지 않는다면 내가 미쳐버릴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 모든걸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일단 가족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먼저였다. 순간 머릿속을 스쳐지나간건 가게에서 그리 멀지않은 집이였고 나는 그 즉시 골목길을 달려 큰길로 나갔다. 아니 나갈려 했으나 이내 거대한 무언가에게 가로막히고 말았다. '이건...나무?' 무수히 많은 그리고 거대한 나무들이 콘크리트와 상가 건물들을 뚫고 자라나 도로를 먹어치우고 있었다. 다행히 나무 밑동은 맹그로브 나무처럼 수십개의 뿌리가 지면 위를 튀어나와있는 형태를 띄고 있었고 그 뿌리 하나하나가 나와 맞먹었기에 숲을 뚫고 지나가는건 무리가 없어보였다. 그렇게 숲으로 발을 내딛으려는 순간. 사삭- 사사삭- 풀숲을 빠르게 해치며 정면에서 무언가가 달려가는것이 보였다. 하얗고 긴 털과 날카롭게 번뜩이는 이빨, 적어도 나의 2배는 되어보이는 몸집에 눈으로 쫓을 수 없을 정도의 속도까지 그 괴생명체를 본 나는 그제서야 지금 내가 처해있는 상황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숲으로 들어가봐야 개죽음밖에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흥분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우선 진정하자' 마음을 가다듬고 심호흡을 하니 그제서야 쿵쾅대던 심장이 잦아들고 머리가 맑아져오기 시작했다. 아까의 그 생명체가 초식동물일지 육식동물일지도 모를터 지금 상태로 숲으로 들어갔다간 10초도 안되어 죽을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는 말이였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나는 숲으로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우선 나는 가게에 들어가 쓸만한 물건들을 닥치는데로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것들이 녹슬고 부식되었기에 건질 수 있는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말이다. 전부 모아놓고 보니 등산용 가방과 캔 통조림 몇개 그리고 평소 아버지가 애용하시던 맥가이버 칼 정도가 전부였다. '아버지...' 또다시 눈물이 흘러나올려는 것을 억지로 참아내고 나는 구체적인 이동경로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목표는 자연스레 집으로 정해졌고 도시의 큰 틀은 변하지 않았으니 방향을 잡는데는 큰 무리는 없을듯 보였다. 다만 도시를 빼곡하게 채운 수풀과 나무들 덕에 이동에 얼마나 긴 시간이 소요될지 알 수가 없다는게 미지수였다.

하지만 사방이 나무로 가로막혀있는 상황에서 숲으로 들어가는것 이외에 더 나은 해결책은 없어보였다. '어쩔 수 없나 여기에 계속 있어봤자 더 나아지는것도 없을테니..' 나는 가방을 어깨에 둘러매고 숲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행히 아까의 그 괴물은 없는듯 보였고 내 키보다 한참 높게 뻗어있는 뿌리들 아래로 나는 이동하기 시작했다. 사방이 온통 초록색인 와중에도 특이한 식물들이 눈에 들어왔는데 그 중 대부분의 것들은 한번도 듣도보고 못한 생김새를 가진 식물들이였다 '이건...뭐지? 특이하게 생겼네 석류? 아니 오렌지쪽에 더 가까울려나?' 특이한것들 사이에서도 유난히 다채로운 색을 띄는 과일이 있어 한번 건드려 보았는데 그 자체의 색은 새까맣지만 반으로 가르면 씨앗과 황금빛의 과육이 들어있는 것이 보였다. 다만 먹어보지는 않았다. 어떤 독이 들어있을지 몰랐으니 말이다. '애초에 모르는 과일을 먹는건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지' 예전에 아버지의 친구가 오지에서 모르는 과일을 주워먹고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은적도 있었던 터라 나는 최후의 상황이 아니고서야 열매를 입에 대는것은 자제해야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열매의 빛이 워낙 영롱해서일까 계속해서 그 열매의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고 멍하니 길을 걷던 와중 나는 돌뿌리에 발이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 순간 시야가 검은색으로 변해오기 시작했다.

나는 다시 내가 기절한것이라 생각했으나 안타깝게도 그건 아니였다. "아...젠장 이런 빌어먹을!"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다. 내가 멍청했다. '어째서 나는 도시가 멀쩡할거라고 생각했던거지?' 내 시야를 검은색으로 물들인건 다름아닌 넘어졌을때 내 시야에 들어온 어마어마한 크기의 싱크홀 때문이였다. 그 자체만으로 이미 충분히 웅장함을 자아내고 있었지만 상승기류 때문인지 그 안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이 무서움을 한층 더하고 있었다. '잠시만 그러면 집은?' 싱크홀이 집어삼킨건 도시의 거의 3분의 1정도 그리고 그 안에는 분명 나의 집 또한 포함되어 있었을 터였다. "하...하하..하하하하 말도 안돼 이건 말도 안됀다고!" 나는 미친사람처럼 나무를 부여잡고 절규했다. 혹여나 그 거대한 검은 구멍속으로 나의 가족들을 포함한 사람들이 사라졌으리라 생각하니 입에서 실소가 흘러나왔다.

나는 주저앉아 그 검은 구멍의 가장 안쪽을 응시했다. 가족들의 행방 그리고 내가 현재 여기에 있는 이유까지 수많은 의문들이 다시금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도대체 왜...나한테 왜이러는거야..왜..." 그렇게 한참을 중얼거리던 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은채 쓰러지고 말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해가 저물어갈때쯤 나는 내 머리위로 떨어지는 차가운 빗방울을 맞으며 정신을 차렸다. 한두방을 떨어지기 시작한 빗방울은 이내 소나기처럼 거세게 내리기 시작했고 비는 뜨겁게 달궈진 내 머리를 식혀주었다. 빗줄기가 너무 강해 그 이상 거기에 있으면 안되겠다 생각해 일단은 몸을 일으켜 가게로 되돌아갈려는 찰나 쏟아지는 빗줄기 너머 검은 구멍에서 무언가 반짝이는것이 보였다. 똑똑히 보았다. 그곳에서 무언가가 살아움직이고 있었다. 그것이 사람인지 아닌지는 불분명 했으나 나에게는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했다. '저 안에 누군가가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 생각만으로 나는 움직일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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