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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2/11/19 17:16:58 ID : koLbA6qo0li
이렇게 쓰는 거 맞나? 정말 오랜만에 생긴 남자친구인데 나이차이가 굉장히 많이 나. 내 나이 36, 남자친구는 23. 7살 연하까지가 마지노선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띠동갑이 넘어가는 사람을 사귀게 될 줄은 몰랐어. 나는 고민이 많은데 정작 남자친구는 우리 나이차이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 태도라 내가 더 이상한 사람같은 느낌이 들기마저 해. 이곳이 해외라서 그런가? 거기에 나도 휩쓸려서 그냥 에라 모르겠다 결혼할 것도 아닌데.. 하고 그냥 예쁘게 사귀는 데에 집중하는 중이야. 먼 훗날 추억이 됐을 때 이런 스레라도 하나 남아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이따금 작성해볼까 싶어.
이름없음 2022/11/19 17:25:41 ID : koLbA6qo0li
나는 사실 연애에 지쳐서 그냥 혼자 살아야지 하고 룰루랄라 최근 몇년간 싱글의 삶을 만끽하고 있었는데, 한국에서 우영우가 그리 인기라길래 넷플릭스에서 정주행을 시작한 것이 화근(?)이었어. 강태오가 너무 내 취향인거야. 내가 다정다감하고 단정한 모범생 스타일 남자에 약하거든. 우영우랑 둘이 같이 고래보호 운동 하는 모습을 보는데 아.. 나도 저런 귀여운 데이트 딱 한번만 하고 싶다.. 생각이 확 드는 거 있지. 다 죽어가던 내 연애세포가 CPR을 받은 느낌이었어. 그렇게 데이팅 어플을 깔았어. 내가 원래 어플 엄청 싫어하는데, 딱 데이트 한 번 까지만 참아보자. 다른 거 안 따지고 얼굴!! 그래 외모 딱 하나만 보자!!! 그냥 데이트 나가서 잘생긴 남자 얼굴 좀 보고, 설레는 기분 좀 맛보고, 누가 나 예쁘다 해주는 기분 아주 조금만, 한번만 느끼고 오자. 하고 친구가 추천해준 데이팅앱을 깔았지.
이름없음 2022/11/19 17:34:49 ID : koLbA6qo0li
그렇게 스와이핑이 시작됐어. 나는 데이팅앱을 깔면 10분 안에 멘붕이 오는 타입이야. 사는 곳이 해외라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는데, 남자들이 20대 후반만 되어도 머리 벗겨지는 애들도 부지기수고, 인종 다른 애들은 워낙 금방 훅 가서 30대 되면 다들 아저씨 포스가 풍기거든. 평소엔 그래도 29살부터 39세까지로 나이 설정을 해놓고, 인종 필터로 동양인만 봐가며 스와이핑을 하는데 이 어플은 인종필터가 없었어. 그리고 내 목적은 다 상관없고 일단 외모만이라도 좀 괜찮은 사람과 한시간 정도 귀여운 데이트를 나가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나이 안 보고 그냥 사진만 보고 스와이프 했어. 그렇게 얘가 매칭된거야. 매칭됐다 떠서 나이를 보는데 20대 초반이고 사진도 엄청 어린 티가 나서 순간 헉했지. 이 어플은 여자가 먼저 말을 걸게 되어있는데 이거 말을 걸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속으로 일순 천만번 고민이 되는 거야. 아.. 내가 암만 데이트가 고프다지만 이렇게 타락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하고.
이름없음 2022/11/19 17:41:19 ID : koLbA6qo0li
하지만 일단 말을 건다고 해도 받아줄 지 안 받아줄 지도 모르는 거고, 내가 시간이 남아돌기도 했고, 일단 매칭되는 건 말을 걸어봐야 내 목적인 데이트 한번을 나가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대화를 걸었어. 프로필 사진은 그냥 잘생긴 어린 백인 남자애. 23살. IT에서 일함. 새로운 경험 하는 거 좋아해요, 하는 정도? 그냥 이곳에서 너무 흔하게 볼 수 있는 내용이라 딱히 기억에 남는 건 없네. 다만 사진 보면서 눈이 참 선하게 생겼다 생각하며 오른쪽 스와이프 했던 건 기억해.
이름없음 2022/11/20 00:26:05 ID : koLbA6qo0li
대화를 시작하는데 별다른 말을 한 건 없었어. 그냥 이런저런그런 잡담들. 다만 느낀 건 영어를 바르게 쓴다는 것? 난 u 라고 쓰지 않고 you라고 풀로 적는 것 같은 걸 중요하게 여기거든. 한 10여분 대화해보다가 그래, 사람이 예의가 바르고 말하는게 봇은 아니구나 싶어서 "나 앱에서 대화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아. 우리 그냥 커피 한 잔 할래? 시간 언제든 괜찮은데, 내일 아침 어때." 라고 말했는데 얘가 자기 하는 일 때문에 주중 아침커피가 불가능하대. 그러면서 주말에 보자는 거야. 이때가 화요일이었던 것 같은데 얼른 데이트 한 번만 하고 데이팅앱 지울 생각이었던 나는 그렇게 강제로 얘랑 계속 얘기를 하게 되었어. 다른 매칭도 많았지만 나는 한 번에 한명씩만 대화를 하는 스타일이고, 만나겠다고 한 이상 나가긴 나가야지 싶었고, 내 번호를 주긴 싫었거든. 저게 진짜 사람일지 봇인지 사기꾼일지 현상수배범인지 어떻게 알고?!
이름없음 2022/11/20 00:31:32 ID : koLbA6qo0li
여튼 주말에 만나자 말은 해뒀으니까 이제 주말까진 신경 끄면 되겠지..했는데 얘가 아침에 굳모닝! 하면서 메세지를 보내는 거야. 미안해, 어제 피곤해서 일찍 잠드느라 말을 못했어 하면서. 그 때 좀 놀랐지. 뭔 사귀는 사이마냥 인사도 하고 말 끊기면 왜 그랬다 설명도 하고? 앱에선 다른 사람들 몇십명이랑 한꺼번에 대화하느라 어떤 사람인지도 헷갈리는 법 아니었나? 나는 앱에서 대화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대치가 마이너스에 수렴하기 때문에 이런 기본적인 인간관계의 기본을 지키는 게 너무 신기했어. 그리고 그 점에서 아 나쁜 사람은 아니겠네. 인상은 역시 과학이야, 음. 하고 끄덕끄덕. 그렇게 일요일까지 거의 일주일을 얘가 보내는 굳모닝 인사로 시작했어. 그래도 크게 깊은 대화는 한 거 없었고, 그냥 친구랑 잡담하듯 지냈지. 그리고 대망의 일요일.
이름없음 2022/11/21 18:23:54 ID : uk1ijbcoJVf
슴셋이라메 어케 띠동갑임??? 나이로 구라친거? 에반데
이름없음 2022/11/22 16:39:24 ID : koLbA6qo0li
^ 13살 차이니까 띠동갑 넘는 나이차이, 라는 의미에서 적은거야. 온라인에거 알게 된 사이이니 안 나올 수도 있단 생각에 집 코앞에 있는 까페로 약속장소 잡고 안 나오면 책이나 읽다 갈 생각으로 책 챙겼는데, 약속시간이 아직 10여분 남은 상황에서 이미 도착했대. 그래서 재빨리 내려갔어. 휙 둘러보는데 워낙에 동양인이 적어서인지 남자애 하나가 손을 흔들더라. 그렇게 실물을 보게 됐는데 일단 첫 인상은 사람이 참 단정하네? 했어. 다정하고 온화하게 생긴 것도 있는데 수염도 없고 옷도 깔끔하게 입었더라고. 세상에 마상에. 금발에 푸른눈 미소년이라니 설레면서도 내가 갈데까지 갔구나 죄책감이 좀 들었어. 대화가 엄청 잘 통한 건 아니지만 내가 그냥 주도적으로 대화 이끌어 나갔지. 사실 내 또래가 내 대화에 못 따라왔으면 쟤는 저 나이 먹고 뭐했나 싶었을텐데 얘는 그냥 어리니까 아직 경험이 부족하네, 하며 넘어가게 되더라. 얼굴버프일 수도 있고... 내가 베이비페이스에 약하거든. ㅠㅠ 한 한시간쯤 얘기하고 뜨려 했는데 얘가 계속 대화 원하는 느낌이라 어차피 시간도 넉넉한데 하고 계속 이야기를 나눴어. 나는 에어컨 때문에 추워 죽을 것 같은데 얘는 반팔 입고 겨드랑이가 땀에 젖은 게 보이더라. 긴장되는건가? 싶어서 조금 귀여웠던 게 마음을 좀 약하게 만들었던 것 같아. 두시간쯤 넘게 얘기하고나서 웨이터가 자꾸 눈치 주는 게 보이고 나도 집에 돌아가고 싶어서 이만 자리 뜨자고 하는데 얘가 다음에 같이 저녁 먹어도 되냐고 묻는거야. 난 일순 좀 벙쪘어. 사실 나이차이가 하도 많이 나서 애프터는 기대도 안 했고 그냥 잠시만 좀 잘생긴 남자랑 대화나 한 번 해보며 나 아직 죽진 않았구나 자신감이나 조금 업하고 싶었던 게 다였거든.
이름없음 2022/11/22 16:49:32 ID : koLbA6qo0li
그런데 얘가 미리 도착해 탭을 열어둔 게 고마운거야. (자기 카드를 미리 주고 저 테이블 계산은 이 카드로 해주세요 라고 하는 걸 탭을 열어둔다고 해) 요즘은 여자가 절반 내는 게, 혹은 자기 몫 내겠다는 의사라도 던지는 게 예의거든. 기사도 다 죽었어... 좀 생각지도 못했던 거라 벙쪘던 것도 있고 내가 좀 설레는 기분 드는 사람 만나는 게 워낙 희귀한 일이라 얘가 특별히 단점이 보이는 것도 아닌데 그러자, 하고 내 번호를 내줬어. 그런데 막바지에 얘가 나한테 급하게 말을 하는 거야. 알아야 할 것 같아서 말하는 건데 자기가 예전에 성추행을 당한 일이 있대. 으아.. 아니 지금 막 본 사람에게 저런 말을 해도 되는건가?! 그리고 대체 성추행이 어떤 종류인거야??!! 저 말이 그냥 누가 엉덩이 만진 걸수도 있지만 그대로 강제로 당한 것일수도 있는데?!
이름없음 2022/11/22 21:14:06 ID : oLgmLaturcE
아 난또.......남자가 나이많고 글쓴이가 어린편인줄...행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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