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2/11/26 22:36:02 ID : nCjdCnU42Fg 0
스레딕 올만이다!!! 어디든 붙잡고 대숲하고 싶었는데 마침 딱 여기가 떠오르더라구 히히 심심할 때마다 몇번씩 들러서 끄적이고 간닷 다들 들어봤을라나! 중3때 좋아했던 사람이 평생의 이상형이 된다 하는 속설...? 그래서 나도 그런가 했더니 난 그게 올해였더라구ㅋㅋㅋㅋ 그러니 나의 고1을 그리고 고1의 나를 찬란하게 빛내주었던 내 짝남 ㄹㅇ씨께 이 썰을 바칩니다~~
2 이름없음 2022/11/26 22:46:47 ID : nCjdCnU42Fg 0
처음 만난 건 그애가 삼월인가, 사월인가에 우리 학교로 편입했을 때였어. 워낙 학생수가 적은데(몇명을 상상하든 그것보다 적어... 완전 단란한 시골학교) 뉴페이스가 온데다, 나는 그때 전교생을 함락시키고 말겠다는 포부에 부풀어 있었던 때라서 그때의 그 애는 나한테 그저 한명의 먹잇감으로 보였을 뿐...! 첫인상은 솔직히 기억이 잘 안 나. 그땐 단지 놀리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거든!! 내가 조용한 사람 괴롭히기 좋아하는 스타일인데 걔가 하필 어어엄청 과묵한 거 있지? 아 운명이었어 운명. 나중에 보니까 과묵한 게 아니라 장장 한 달을 낯가리던 거였지만ㅋㅋㅋ키 그래서 사람한테 딱히 관심이 없었던, 단지 관심과 사랑에 고팠을 뿐이던 내가 그때 처음으로 사람에게 호기심이 생겼었어.
3 이름없음 2022/11/26 22:57:01 ID : nCjdCnU42Fg 0
그렇게 그냥, 저냥 호기심이 있는 정도로만 그 애를 맘속 선반 어딘가에 얹어두고 바삐 학교생활을 하던 나날들이 지났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그 애가 말을 트기 시작하더라구. 남 잘 챙겨주는 성격인 여자애가 계속 옆에 데리고 다니면서 애가 잘 녹아들게 된 거지! 그런데 그앤 정말 알면 알수록 신기한 애였어.
4 이름없음 2022/11/26 22:59:53 ID : nCjdCnU42Fg 0
그렇게 잘 웃는 그 애가 당시의 나로서는 정말 이상해 보였어. 왜 저런 재미없는 농담에 웃어주는 거지? 왜 누가봐도 무리수인 말에도 하나하나 반응해 주는 거지? 그때 난 부끄럽지만 인기를 얻는데에 집착이 있었던 것 같아. 수준높게 웃기는 것에도 집착이 있었고. 남을 좋게 생각하기가 너무 어려웠던 거야. 그렇게 사람을 좋아하는 애도 살면서 처음 봤어. 그 당시엔 남한테 관심이 없었던 나라서 걔가 사람을 좋아한다는 사실조차 눈치채질 못했는데(그것도 모르는게 사랑이냐 바보야!!) 지금 보면 걔가 완전 댕댕이였던 거 있지? 남자애들한테도 막 앵기고, 남한테 별명 붙여주기 좋아하고, 놀리고 도망가기 좋아하고. 난 미움받을까봐 예의 차리기 바빴던 선생님들이랑도 놀리면서 친해지고, 암튼 그 애는 나에겐 껍데기를 부숴준 사람이었던 거야.
5 이름없음 2022/11/26 23:07:03 ID : nCjdCnU42Fg 0
가끔 그애가 삐져서 안경을 벗고 엎드려 있거나 꿍얼거리고 있을 땐, 솔직히 속으로 벽 다섯번은 부셨다. 귀여웠어. 정말로, 정말정말 어떻게 할 수가 없을만큼 귀여웠다고!!!!! 감겨버린 거야. 다 망했다, 싶었지.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설레고 짜릿한 기분이기도 했고ㅋㅋㅋㅋ 걔 앞에만 있으면 실실실실 웃음이 나오고 걔가 웃긴 얘기를 한 마디라도 하면 숨 넘어가라 웃고... 뭐에 씌인 것처럼 웃기만 하느라 두 시간동안 한 마디도 제대로 못했던 날이 아직도 생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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