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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3/03/18 08:04:27 ID : JTQqY5PeIIE
안녕. 나는 현재 파주부근에서 군복무중인 사람인데, 엄청나게 무섭진 않고 또한 내 환상일 수 도있는 가벼운 썰을 풀까해.
이름없음 2023/03/18 08:09:09 ID : 5amk2mldA3O
모든 부대가 그런건지는 잘 몰라도 신병교육대, 통칭 훈련소와 자대가 다른 신병들을 위해, 군단 및 사단에서 자대의 적응과 기본 교육을 명목으로 보충중대란 개념이 있었어. 훈련소와 후반기 교육을 마친 나는 함께했던 동기와 자대갈 준비를 위해 보충역이란 칭호를 받고 약 5일동안 작은 막사에서 지내게 되었지.
이름없음 2023/03/18 08:13:11 ID : ta8rAqjg1Cm
예나 지금이나 군인과 담배는 인연이 참 깊어, 아무리 엄하고 꽉막힌 간부들도 흡연은 허락해 줄 정도로. 고되고 힘든 군생활을 위로해주듯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작은 배려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설령 정식 군인이 아닌 보충역일 지라도 흡연구역은 지정해주고 담배 필 권리는 제공해 줬었어.
이름없음 2023/03/18 08:19:06 ID : mljBs2tuq43
웬만한 자대는 9:30이 되면 개인정비(자유시간)가 끝나고 청소를 시켜, 그러니까 좀 어두운 밤이였지. 대강 청소를 끝내고 혼자 건물 외벽에 숨어서 담배를 피는데 건물 출입구 쪽의 정 반대편에서 사람이 하나 걸어오는거야… 지금은 흡연 시간도 아니였고 또한 전우조(다수랑 묶여서 다니는것)도 맞추지않고 혼자펴서 혹시라도 저 사람이 조교라면 많이 혼날수도있는 상황이여서, 급하게 담배불을 끄고 쭈뼛 쭈뼛 눈치보고있었는데,
이름없음 2023/03/18 08:30:02 ID : Za66i7dQrcN
그 시람은 빨간모자가 아닌 국방색의 디지털모였어 그러니까 적어도 조교는 아니였단 거지, 후줄근한 생활복 차림세에 그는 날 스윽 한번 보더니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피기 시작했어 내가 경례를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어리바리를 타는동안 한숨을 푹 쉬던 그가 입을 열었어 “흡연 안하세요..?” “합니다..!;;;“ 목소리를 떨며 말하자 그는 웃으며 덧붙혔어 ”하하… 훈련소 마치고 여기 온거에요…?“ ”시설은 어떤거같아요..?” “군대 오니까 기분이 어때요..?” 마치 대화가 메말랐던 것처럼, 그는 여러가지를 물어봤었고 나는 그의 머리위의 상병약장을 보며 좀 쫄은 상태로 대답했어. 다크써클에 쾡한 눈, 처진어깨 뭔가 우울해보이는 그의 얼굴에서 알 수 없는 비애감을 느끼며, 뻔한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던 나는 어느새 그와 맞담배를 피고있었지. 시간이 몇분이나 흘렀는지 연초가 다 타버리자, 그는 나지막히 말했어
이름없음 2023/03/18 08:40:01 ID : 9eK0k06Zg2N
“슬슬 청소 시간 끝나가는거 아니에요?” “들어가 보세요 그만” ”아… 알겠습니다!“ 길고도 짧은 대화를 끝내고, 꽁초를 수거함에 넣고, 들어가기전 그에게 경례라도 해볼까 하려 다시 뒤를 돌아보니 그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 마치 원래부터 없었다는 듯이 별이 하나도 없었던 어두컴컴한 밤에 낡은 컨테이너 막사옆의 흡연구역 멀리서 돌아가는 모습이라도 보였어야할 순간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좀 오싹할만한 순간이였지만 그의 얼굴의 웬지 모를 슬픔과 주고받은 안부때문인지 “어라?” 하고 말았던거 같아…
이름없음 2023/03/18 09:18:00 ID : lzPiqo41Dti
생활관 인원들이랑 사이가 안좋아서 그런가 영원할거같은 5일이 지나가고 어느덧 자대로 갈 날이 다가왔지. 나는 통신병이여서 사단 직할대로써 사령부로 배정받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을 8개월의 시간이 지나서 그 사람처럼 상병이 되었지. 소위 ”짬찼다“ 라는듯이 나도 슬슬 군생활이 무료해졌을 무렵, 우리대대에서 전진캠프(혹은 그린캠프) 라고 부르는곳에 파견근무 슬 사람을 공모하는거야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그린캠프는 군생활이 신체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힘든 사람들을 수용해서 기간동안 치료 및 요양하는곳인데 뭐 흔히 “폐급병사”들이 의병제대를 목적으로 가는곳이지. 할것도 없고 포상휴가도 준다길래 바로 신청했고 운좋게도 내가 뽑혀서 파견을가게 되었지. 당일날 담당 간부 승합차를 타고 가는데 도작해보니 낯익은 건물이 보이는거야, 아주 오래전, 혹은 얼마 안된 그때 내가 있었던 보충중대. 정확한 위치를 몰라서, (애초에 관심도 없었지만…) 보충중대옆으로 딸려있던 그 옆 막사가 바로 그린캠프였던거야.
이름없음 2023/03/18 09:29:19 ID : yLhwJQpO8pe
그린캠프에는 사진처럼 스마일 마크가 여러개로 크게 그려져있어 흔히 자살예방차원에서 그려졌다 들었는데 부질 없게 느껴지긴하지… 암튼 오랜만에 훈련병 시절로 돌아간가같아서 추억도 돋고 좀 끔찍하기도하고 여러생각이 겹치며 그린캠프 막사에 짐을 풀고 별 볼일없는 잡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지
이름없음 2023/03/18 10:06:59 ID : r8067wIIMoZ
그림캠프라 해서 정신병있는 기간병들을 만날줄 알았는데 의외로 몸을 다쳐서 정말 의병제대가 필요한 인물들 밖에 없더라 내가 할일은 청소랑 식사추진 이런일 밖에 없어서 어쩌다 보니 나조차도 같이 요양생활을 하게되었지… 꿀빨듯이 몇일간 시간을 보내던 어느날, 개인정비시간이 돼서 화장실에서 휴대폰을 하는데 문득 문고리에 스티커가 붙어있는걸 발견했어 노린색 스마일 스티커. 확실하진 않아서 아까 말은 안했지만 군대의 한 장소에서 자살이 연속으로 발생하면 스마일 스티커로 도배해놓는다는 찌라시같은 괴담이 있어. 물론 그린캠프니까, 의무적으로 붙혀놓은거라 할 수 도있겠지만 그 당시엔 조금 소름돋아서 ”여기서 누가 자실이라도 한건가“ 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지… 떨떠름하고 좀 씁쓸한 마음으로 담배를 피우러 나갔는데 그 때 문득 그 사람이 생각났어. 쾡한 눈에 우울한 표정의 상병. 처음 군대와서 힘들고 외롭고 지친 나에게 처음 상급자의 모습으로 위로와 격려를 보내주던 그 사람. 연초가 불타는 동안 뭔가 씁쓸하고 그리운 느낌이 들었어. 누구나 남자라면 한번씩 넘어야할 관문이라고들 하지만 방금 성인이 돼서 어리둥절할 나이에 홀로 낯선 사람들과 몇개월간 규율을 갖춰서 사이좋게 지내라하면 달가워 하는 이들이 몇이나될까 약 하루에 절반도 못미치는 시간을 학교에서 지내도 왕따와 괴롭힘으로 세상을 등지는 어린 생명들을 보면서 24시간을 함께 지내며 똑같이 적응하지 못한 인원을 관심병사, 폐급이라 몰아내며 따돌리고 고립시키는 우리도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게 아닐까 가끔 생각해 그리고 그렇게 궁지에 몰린 당사자들은 가장 비극적이고 바보같은 선택지를 골라 원하지않는 부름으로 끌려와서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마지막을 맞는거야 하지만 군대는 바뀌지 않고 그의 존재를 잊히고 뭍으려 하겠지 어쩌면 그 상병도 그렇게 “잊혀진“ 누군가의 아들이며 연인이며 아버지이지 않았을지 8월에 늦은 여름밤에 홀로 연초를 태우며 생각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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