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악감정 품고 막 대한 사람도 그 순간에는 밉고 싫은데 너무 힘든 상황에서 손 뻗을 곳이 없어서 나한테 도움 요청을 하면 거절을 못해
나한테 한 짓을 생각하면 그대로 내쳐야 하는 게 맞는데 괴로워 하는 모습을 보기가 힘들고 그 사람 상황에 이입해서 내 감정 다 묻어두고 괜찮아질 때까지 도와줘
나를 이용해 먹으려는 게 눈에 보이는 사람도 그 사람 상황이 힘들면 자꾸 돕게 돼
필요 없어지면 연락 끊고 버릴 정도로 인성이 그런 사람들인 걸 알아도 힘들어 하는 순간에는 마음이 약해지고 안쓰러워
이용할 만큼 하고 나랑 연락 끊은 사람한테 상처 받아도 막상 잘 사는 모습 보면 그때처럼 안힘들어 보여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게 짜증나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싶어서 한 번 눈 딱 감고 거절한 적도 있는데 죄책감 때문에 한동안 계속 심란했고 몇 년이 지나도 내가 그때 한 행동이 떠올라서 그 뒤로 더 무시를 못하겠어
내가 이용당하고 상처받아도 힘든 사람이 괜찮아지면 그걸로 충분한 게 아닌가 싶은 내 마인드가 나도 너무 싫고 진짜 이렇게 살다가는 정신적으로든 물질적으로든 탈탈 털릴 것 같은데 이 성격을 대체 어떻게 고쳐야 될까
이름없음2023/03/20 17:54:32ID : nzU2HzXwE2s
네가 잘못한 건 없으니 스스로를 비난할 이유는 없어.
다만 네가 다른 이에게 무언가를 내주는 순간 너를 포함해서 그 사람보다 너와 가까운 사람들이 그만큼 잃는 거라고 생각해봐.
그게 없어도 별 문제 없는 상황이라면 편하게 줘도 되지.
근데 그게 없을 때 네 쪽이 힘들어진다면, 남의 괴로움을 줄이는 대신 내 쪽의 괴로움을 늘렸으니 공리주의적으로는 의미가 없지 않을까?
게다가 너한테 더 가까운 사람들을 더욱 신경써야 하지 않을까?
그런 걸 생각하면서 결정하였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