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감정 생긴 지 1년 다 돼가는 짝사랑하는 친구가 있어
대학 동기야 작년에 처음 만났어
흔한 헤녀우정에서 좀 더 나아가서 내가 많이 헌신하는 관계…?인 거 같아
사소하게 얘가 아플 때, 각종 시험이 끝났을 때, 힘든 과제가 끝났을 때, 그리고 아무 특별한 일 없을 때에도 얘한테 무언가 선물을 해왔거든 항상.
얘가 주라고 한 거 아냐. 내가 주고싶어서 준 거고 얘가 선물받고 행복하면 나도 너무 좋아서 자꾸자꾸 줬어. 적게는 몇만원대부터 많게는 30만원대인 선물까지 그동안 엄청 많이 해줬어. 내가 돈이 많아서가 아니야. 알바한 돈으로 겨우겨우 마련해서 내 생활에 지장이 생기면서까지도 챙겨줬어. 그렇게 해서라도 걔가 선물받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싶었거든.
작년 4~5월쯤부터 친해지기 시작해서 여름부터 좋아했는데 마음을 더는 숨길 수가 없어서 작년 9월쯤인가.. 술 좀 마시고 밤에 고백했어. 근데 내가 자존심이 세서인지 완전한 용기있는 고백을 못하겠더라. 그래서 거짓말을 섞었어. 새로 알게 된 남자애가 호감이 가서 너를 잊을 수 있을 거 같다고. 그때 걔가 한 말들이 술 때문인지 기억이 다 날아갔는데 일단 고백 처음 내뱉었을 때 고맙다고 해준 건 확실하게 기억이 나네.
그래도 아무튼 내가 한 고백에 이상한 핑계를 섞어버려서 그런지 어쨌든 흐지부지되고 지금까지 친구로 계속 지냈어.
근데 그땐 여러모로 얼굴 볼 일이 많았지만 올해부터는 따로 약속 잡지 않으면 거의 못 볼 정도로 서로 대학 내 생활권이 달라져버렸거든. 그리고 원래 누구한테나 연락 크게 신경 안 쓰는 애라서 연락 텀도 엄청 긴데 만나서 밥먹거나 노는 것도 즉흥적으로 하는 걸 좋아하는 친구라 본인이랑 생활권이 겹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는 것 같아. 그래서 약속 잡자고 하기에도 내가 집착하는 것 같아서 안 하게 돼…
작년엔 둘이서 진심도 많이 주고받고 애틋했던 것 같은데. 이제 나한텐 속마음을 터놓지도 않는 것 같고 그냥 씁쓸하네.
요즘 드는 생각인데 내가 이 친구를 좋아해온 감정에 사로잡혀서 짝사랑을 끊지 못하는건 아닐까 싶기도 해. 지금 내 감정이 아니라 지금까지 내가 얘를 진심으로 사랑해온 순간들의 추억에 잠겨서 마치 지금도 좋아하는 것처럼 환상을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이렇게 생각하면 끝낼 수 있겠더라고. 아 모르겠다 글이 너무 맥락이 없지 머리는 정리가 안 되는데 답답해서 써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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