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3/08/15 12:56:24 ID : BAjhe7y43SE 0
소사는 이상한 동네다. 모래 하나 없는데 동네 이름이 흰모래다. 과거에는 박태선의 천부교가 흥했던 지역이라 1대 신앙촌이 이곳에 있었고 거기있던 조희성이 영생교를 만들어 승리제단을 지은 곳도 이곳이다. 그리고 여기저기 점집도 많았고 무당도 많았다. 사회학적으로 생각해보면 이곳에서 신흥종교가 흥했던 것은 서울의 변두리 지역으로 대도시 접근 편의성과 당시로서는 상대적으로 싼 땅값으로 인해 결정된 것이지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가능하다. 부천 소사는 성남과 함께 서울에서 밀려난 이들이 몰려와 형성했던 대표적인 달동네 지역 중 하나였던 시기가 있었다. 없는 사람들일수록 점 볼일도 많고 무당 찾을 일도 많다.
2 이름없음 2023/08/15 13:07:34 ID : GmqZijbfU0s 0
오 그래서?
3 이름없음 2023/08/15 13:11:03 ID : BAjhe7y43SE 0
내 친구 A는 수능에 실패했다. 원하지 않던 대학을 가게 되었고 때맞춰 아버지는 지방으로 가시고 어머니도 따라 가시고 누나는 일본으로 유학을 가있는 상태였다. 부모님은 A에게 적당한 곳에 방을 얻어주려고 했는데 부동산이 빌라 하나가 전세 싸게 나왔다며 권했다고 한다. 단점은 반지하라는 것이지만, 반지하 치고는 높은 반지하라 채광도 괜찮았고 창문도 빌라의 화단쪽으로 나있어서 차량의 배기가스, 길가의 사람들로 부터 거리가 확보된 곳이었다고 한다. 부모님은 그 가격에 전세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지만 반지하라는 부분이 마음에 걸려 A의 의견을 물어보았고, A는 어차피 오래 살 것이 아니라서 괜찮다고 했다고 한다. 그렇게 처음 혼자 살게된 A가 걱정되어 어머니가 자주 오셨지만, 의외로 집안도 깔끔하게 정리하고 안하던 요리도 하면서 잘 지내서 점점 자주 안오게 되었다고 한다.
4 이름없음 2023/08/15 13:16:56 ID : BAjhe7y43SE 0
그러다 한 학기를 마치고 여름방학 즈음이었나 아니면 여름방학 시작되기 전부터였나 A는 심각한 무기력증에 빠져들었다. 정말 학교에 다녀오는 것 만으로도 너무 힘이 들어 집에 돌아오면 주로 누워있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먹는게 부실해서 그런가 싶어 활성 비타민제라던가 건강보조식품 같은 것도 사먹어 봤는데 소용이 없었다. 방학에는 지방에 있는 부모님 집으로 내려갈 계획이었는데 그것도 그만 두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 집에 있었다고 한다.
5 이름없음 2023/08/15 13:22:26 ID : BAjhe7y43SE 0
먹는 것도 정말 배고프면 먹는 수준이었고 집 밖으로도 거의 나가지 않고 뭔가 사러 갈때도 밤에 잠깐 나갔다 들어오고 친구도 만나지 않고 그러다 방학도 끝나고 개강을 했는데 학교를 가지 않았다. 뭔가 생각이 있어서 그런게 아니라 그냥 너무 가기 싫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내일은 꼭 가야지 했는데 다음날에도 내일은 꼭 가야지 했는데 그렇게 안가다 보니 학교에 가는 것도 이상했다고 한다. 전화가 오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전화도 안받고 그렇게 지내다가 결국 부모님이 알게 되었지.
6 이름없음 2023/08/15 13:24:18 ID : GmqZijbfU0s 0
허걱스
7 이름없음 2023/08/15 13:24:18 ID : nPeILbzPeMp 0
ㅂㄱㅇㅇ!
8 이름없음 2023/08/15 13:27:51 ID : BAjhe7y43SE 0
아무리 전화를 안받아도 어머니가 계속 전화하는데 안받을수는 없잖아. 전화로 엄청 혼나고 어머니가 올라오셨는데 A가 바짝 말라 있고 상태도 좀 멍하니 이상하니까 겁이 덜컥 나셨는지 병원으로 데려갔는데 빈혈기가 조금 있는 것 말고는 별 이상이 없었대. 처음부터 마음에 드는 대학은 아닌건 다들 알고 있었으니 재수를 하고 싶은면 재수를 하고 싶다고 하던가 그냥 무작정 학교를 안가면 어떻게 하느냐 도대체 생각이 뭐냐 밥은 먹냐. 같이 내려갈래.... A는 솔직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그냥 시간을 좀 달라고 했대. A의 부모님은 걱정은 되었지만 한숨을 쉬더니 시간은 주더라도 오래는 못준다. 그리고 전화하면 전화는 꼭 받아라. 전화 안받으면 다음에는 그냥 정리해서 같이 내려가는 거다. 그래서 겨우 부모님은 내려가시고 A는 다시 혼자만의 시간이 계속되었어.
9 이름없음 2023/08/15 13:37:30 ID : GmqZijbfU0s 0
ㅂㄱㅇㅇ
10 이름없음 2023/08/15 13:41:04 ID : BAjhe7y43SE 0
그러다가 A의 누나가 오게 되었어. 유학생이 뭔 돈이 있겠냐만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 동생이라고 과자랑 이것 저것 사왔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A의 눈에 누나를 따라 기묘한 것이 들어오는게 보이는 거야. 시커먼 구름 같은 것인데 형태는 개랑 비슷했다고 하더라고. 이걸 말하기는 그렇고, 솔직히 말한다고 한들 미친놈 취급 밖에 더 받겠냐 싶기도 하고 무시하고 싶은데 자꾸 신경은 쓰이고 그래서 살짝 물어봤대 혹시 일본에서 어디 다녀왔냐고 그랬더니 A의 누나 말이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 친구랑 같이 일본에서 유명한 진자(신사)에 다녀왔다고 했대. 사랑과 관련된 소원을 빌면 이뤄지는 신사라고 해서 갔었는데 거기 다녀온 뒤로 잠자리도 사납고 영 찜찜하다는 이야기를 하더래.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그 진자(신사)가 여우를 신으로 모시는 곳이었다고 하더라고. 아무래도 거기서 여우귀신을 붙여서 온 것 같은데 여튼 당시에는 그건 몰랐고 게다가 A는 그것을 흐릿하게 볼 수 있을 뿐 정체도 모르고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더더욱 모르고... 그저 그 검고 흐릿한 개 같은 것이 누나에게만 관심을 갖고 있고, 뭔가 적대적이거나 이상한 행동을 하는 건 아니라서 다행이다 생각했다고 하더라고.
11 이름없음 2023/08/15 13:51:21 ID : BAjhe7y43SE 0
문제는 그 뒤로 A에게 보이는 것이 점점 늘기 시작한거야. 혼자 밖에 없는 좁은 집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는 거지. 자다가 방에서 눈을 떠보면 발쪽방향 방 모서리에 가만히 웅크리고 있는 검은 형체가 있거나. 뭔가 소리가 나는 것 같아서 방문을 열고 부엌으로 가 보면 부엌 한 가운데 얼음땡 놀이 하듯 가만히 서있는 검은 형체 같은 것이 있거나 꼭 뭘 하다가 들킨 사람처럼 말이지. 처음에는 끔찍했는데 본능적으로 이걸 아는 체 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더라구. 다행히 그것들도 A를 살짝 조심하는 것 처럼 느껴졌대. 그래서 A와 그것들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거야. 서로 느끼지만 모르는체 하면서... 문제는 A는 시간의 대부분을 집안에서 지낸다는 점이겠지.
12 이름없음 2023/08/15 13:59:12 ID : BAjhe7y43SE 0
사람은 참 신기한 동물이야. 어떤상황이든 적응을 해. A도 그랬어. 나라면 당장 도망을 가든 부모님이 계시는 지방으로 내려가든 집에 가기 싫어서 무슨 짓이라도 했을텐데 A는 적응을 한거야.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A에게 위기가 찾아와. 그날도 어김없이 인기척이 느꼈는데 뭔가 좀 묘한 기분이 들더래 방문을 살짝 열어서 봤는데 흐릿한 뭔가가 있는데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기분이 으스스해서 나가기가 싫었다고 하더라고 그러던 중에 오줌이 마렵더래. 참고 참다가 도저히 못참겠다 싶어서 문을 딱 열었는데 그게 없더래. 안심하고 화장실로 가는데 화장실 문 앞에 물이 있어서 발이 젖은 거야. 이게 뭐람 하면서 주위를 봤는데 거기만 딱 젖어 있었다고 하더라고 그래도 지금은 급하잖아. 불을 켜고 화장실로 들어갔는데 거기서 흐릿한 그것과 눈이 딱 마주첬대. 그리고 A는 기억이 없다고 하더라고.
13 이름없음 2023/08/15 14:15:42 ID : BAjhe7y43SE 0
눈을 떠보니 방 안이었고 이부자리에 누워있었대. 그런데 신기한게 발바닥만 젖어 있었다는 거야. 아무리 생각해봐도 말이 안되고 뭔가 이상한거야. 물론 여태까지 일어난 것도 충분히 이상했지만 그건 그냥 내가 미쳤거나 정신이 좀 불안정해서 그런게 보이나 보다 하면 되는건데 이 물기는 설명이 안되잖아. 그리고 이렇게 폐인처럼 집에만 있는 것도 문제라는 생각도 들고 언제까지 이렇게 살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더래. 그래서 검색해 보고 동네 정신과 병원으로 갔었대. 나한테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자꾸 뭔가가 보인다. 내가 미친건가. 그랬더니 의사가 지금 삶에 대해서 이것 저것 물어 보더래. 요즘 상태에 대해서 쭉 들어보더니 사람은 원래 사회적 동물이라 혼자만 있으면 그런게 보일 수 있다. 그건 그냥 뇌가 만들어낸 정보일 뿐이다.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걱정이 없는게 아니고 스트레스가 없는게 아니다. 스스로 느끼지 못해도 스트레스가 있다. 그런 스트레스와 마음의 불안이 그런걸 보이게 하는거다. 미친건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라. 미친 사람들은 자기 미쳤나 걱정도 안한다. 마음이 좀 편해지는 약을 처방해 줄테니 챙겨 먹어라. 그러면서 큰 운동은 아니더라도 집 주위 산책이라도 해라. 사람을 만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하더래. A는 약을 받아 오면서 그렇게 안심이 되었다고 하더라고.
14 이름없음 2023/08/15 14:34:11 ID : BAjhe7y43SE 0
정신과에서 받아온 약을 먹으니 정말 마음이 편해지더래. 오랜만에 냉동실에 있는 것도 이것저것 꺼내서 요리를 해서 먹기도 하고... 그런데 아직 사람이 있을때 밖에 나가는 건 좀 힘들어서 새벽 2시에 동네 산책을 하겠다고 나선거야. 귀에는 이어폰을 꼽고 아무도 없는 밤길을 걷다가 재개발 한다고 차도 없고 불빛도 별로 없는 길로 가게 되었대. 그러다가 A는 발길을 멈출수 밖에 없었어. 팟캐스트를 듣고 있어서 처음에는 거기서 들린 소리인줄 알았는데 그 소리와는 확실하게 구별되는 소리가 들린거야. 그래서 조심스럽게 이어폰을 귀에서 뽑았는데 바로 엎에서 귀에다 대고 말하는 거야. "어디 가는 거야?" 소리가 난 쪽으로 돌려보니 전체적으로 흐릿하긴 한데 눈빛은 기억이 나더래 화장실에서 봤던 그거. A는 소리를 지르면서 막 달렸대. 욕도 하고 소리도 지르면서 무조건 큰길가, 불빛이 보이는 쪽으로 달렸대. 정신없이 달리다가 가로등도 많고 차도 지나가는 게 보이니까 그래도 안심이 좀 되더래. 집에 갈까 싶기도 했는데 그걸 처음 본 게 집이었잖아. 도저히 집에 갈 용기는 없더래. 그래서 PC.방에 들어가서 해가 뜰때까지 있다가 집에 들어갔대.
15 이름없음 2023/08/15 14:42:22 ID : vwr9inRxwnB 0
이거 진짜인게 나 소사 좀 촌구석 동네 사는데 우리 집앞에 3분거리에 엄청 큰 산이 있고 도로가 있는데 새벽에 자려고 1시쯤 커튼 치다가 사이비 종교나 이상한 트럭,물건들 옮기는 사람 자주 봄 아빠한테 물어봤더니 저기에 사이비 집단있는데,요구르트 기업 만들어서 팔고 있대 그리고 이거 말고도 박근혜 대통령 관련해서도 뭐 있고 사이비가 산에 숨어들고 기지 만들기 딱 좋은 산 지형이니까 저 위엔 절대 올라가지 말라고 하면서 그동안 등산을 집앞에 산으로 간 게 아니라 좀 더 걸리는 산으로 등산 간 이유라고 하셨음
16 이름없음 2023/08/15 15:05:57 ID : BAjhe7y43SE 0
그것이 말을 한 이후부터 그 흐릿한 것이 조금 또렷해 졌대. 물론 흐릿하긴 하지만 전보다는 또렷하게 보였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말을 하는데 말을 어마어마하게 빨리 한대. 3배속이나 4배속? 처음에는 당연히 못알아 듣는데 같은 말이고 짧은 말이라. 계속 듣다 보면 무슨 말인지 아는거지. 그런데 물론 대화가 되는건 아니라고 하더라고. 그리고 진짜 문제는 A에게 도망갈 곳이 없는 거야. 집 안이건 집 밖이건 보이니까. 공황장애가 이런건가 싶더래. 먹는 건 원래 부실했고, 잠도 잘 못자고 늘 불안한 상태로 있으니까. 정말 죽겠다 싶어서 인터넷에 찾아보고 용하다는 무당을 찾아봤는데 다들 무슨 지방에 있고 광고에 믿음이 안가더라는 거지. 그러다가 A가 자다가 깼는데 그게 방 한가운데 이부자리 바로 옆에 있더래 A가 그걸보고 놀래니까 그게 쪼그려 앉아서 A 귀에 대고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죽고 싶지? " 악 하고 소리를 지르고 벌떡 일어나서 불을 켜니까 그게 안보이더래. 벌벌벌 떨면서 물한잔 마시고 조금 진정이 되길래. 귀신 퇴치법을 검색해 봤대. 이부자리 주변에 소금으로 원을 그려놓고 잤다고 해 그날 밤 그걸 보지는 않았는데 일어나 보니 한군데가 물로 소금이 녹아서 원이 끊어져 있더래. 그래서 다음날은 식칼로 원을 그리고 배게 아래 식칼을 두고 잤는데 일어나 보니 식칵을 손에 들고 있었고 목에 상처가 났다고 하더라고
17 이름없음 2023/08/15 15:24:34 ID : BAjhe7y43SE 0
집에서 학교 가는 길에 빌라 반지하 같은 곳에 무당집이 하나 있는게 기억났대. 절 표시에 빨간 깃발 같이 있고 창문에 "XX암" 뭐 그렇게 되어 있는 곳이었는데 정말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거길 갔대. 아침에 거길 찾아가니 왠 젊은 여자 문을 열고 무슨 일이냐고 하기에 A가 나한테 귀신이 붙은 것 같다고 하니까 그 여자가 웃더래. 그러다가 갑자기 표정이 굳더니 문을 탁 닫고 안으로 들어가더니 다시 문을 열고 A에게 소금을 뿌리더니 들어오라고 하더라는 거지. 그 여자가 무당이었는데 앞에 앉혀놓고 상위에 쌀알을 뿌리면서 뭘 보더니 다시 뿌리고 다시 뿌리고 그러다가 상을 확 밀쳐내서 깜짝놀랐는데 그 무당을 보고 더 놀랬대. 그 무당이 눈이 돌아가서 흰자 밖에 안보였다는 거야. 한참을 그러고 있어서 정말 무섭고 도망가고 싶었는데 기다렸대. 기다리다보니 무당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와서는 이건 내 힘으로 안된다. 신엄마를 불러야 하니까 내일 다시와라. 살고 싶으면 내일 꼭 와야 한다. 그러면서 부적하나를 써주더래. 돈은 얼마나 내야 하냐고 하니까 돈 필요없다고 하더래.
18 이름없음 2023/08/15 15:52:06 ID : BAjhe7y43SE 0
A는 솔직히 그것도 무서웠지만 그것 못지 않게 그 무당도 무서웠대. 바로 눈 앞에서 눈돌아가서 중얼중얼거리는 걸 보고 왔으니 그 심정도 이해가 가겠더라고 뭐 어쨌건 그 부적을 꼭 들고 집에 와서 있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그냥 사람 많은 곳을 다녔대. 길거리도 다니고 패스트푸드점에서 밥먹고 밤에는 24시간 하는 만화카페에 갔었다고 하더라고. 아침이 되자마자 씻고 그 무당집에 갔대. 갔더니 또 소금을 뿌리고 안으로 들어갔는데 좀 나이 든 무당이 있더래. 이분이 이야기하던 그 신엄마인가 했는데 맞더래. 그러더니 그 분이 대뜸 참 고약한 것이 붙었다. 이 귀신은 물귀신인데 어르고 달래서 뗄 수 있는게 아니다. A는 물가에 간 것도 아닌데 어떻게 물귀신이 붙을 수 있냐? 했더니 물가에 간 적이 없어? 그러기에 절대로 없다. 심지어 집밖으로 잘 안나간다. 그러니까 그 나이든 무당이 뚱하니 A를 처다보더래. 한참을 그렇게 보더니 아가. 원래부터 뭐가 보였니? 하더래. A는 아니라고 지금 사는데 이사오고 한참 있다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하니까. 거기를 한번 가보자고 하더래. A는 이게 뭔 소리야 싶기도 하고, 무당이 집으로 찾아온다고? 이게 일반적인건가? 잘 모르겠더래. 세상이 무당과 이야기 해 본것도 어제가 처음이었으니 판단이 안되더래. 그래도 어쨌던 뭔가 방법이 있겠지 싶어서 그렇게 셋이 같이 무당집을 나와서 A의 집으로 갔대. 나이든 무당이 A의 집 앞에 딱 서더니 여기냐고 하더래. A가 네, 맞아요 여기 반지하에요. 하니까. 신기한 걸 봤다는 듯 한바퀴 돌아보고 집 주위를 이리 저리 보더니 허... 거참.... 하고서는 돌아가자고 하서더래.집 안으로는 들어가지도 않고 말이지. 다시 그 무당집으로 돌아와서 그 무당분이 하는 말이 A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은 이상하게 음기가 쎈 곳이다. 지금은 땅이되었지만 아마 옛날에는 하천이었을거고 거기서 죽은 사람도 많았을 거다.
19 이름없음 2023/08/15 16:10:41 ID : BAjhe7y43SE 0
너한테 붙은 것은 그 하천에 있던 물귀신이고 니가 봤다던 검은 형체는 그 귀산에게 죽은 영혼들이다. 너는 원래 영안이 있을 사람도 아니고 우리같은 일을 할 팔자도 아니다. 그런데 보이지 말아야 할 것이 보이고 들리지 말아야 할 것이 들리는 것은 거기 살아서 그렇다. 지금 사는 곳 처럼 음기가 쎈 곳에 살면 음신지력이 쌓이고 그렇게 어설프게 영안이 뜨이기도 한다. 영 떨어진 무당은 잠만자고 숨만 쉬어도 공부가 되니 천금을 주고 구하려는 곳이 그런 집이다만 제대로된 무당이 살 집도 아니고 산 사람이 살 집도 아니다. 그러면서 물귀신은 원래 다루기가 어렵다. 하도 사람을 많이 잡아 먹어서 달래서 천도 할 수도 없고 겁을 줘서 쫓아낼 수도 없다. 다행히 물귀신 주제에 물이 끊어져 힘이 좀 약하다. 그러니 귀신을 속여서 떼내어 보자. 하시더래. 손톱 발톱 깎아서 주고 머리카락도 몇개 뽑아서 주고 생년월일시 알려줬더니 종이에 적고 짚으로 만든 인형에 같이 넣더래 그러고는 다시 셋이서 무당집을 나섰대. 어디어디로 가더니 산이 하나 나왔는데 산행 초입에서 A머리에 천을 씌우더래. 답답해도 절대 벗지 말라고 하더니 젊은 무당 손에 이끌려 산으로 한 참 올라갔대. 뜬금없이 산행이라니 어이가 없는데 뭐라 할 분위기는 아니었대. 그러다가 멈췄는데 잠깐 쉬자고 하더래. A는 머리에 천을 뒤집어 쓴 채로 이끌려서 풀 위에 앉고 젊은 무당이 나무를 손으로 잡게 하더니 꼭 붙들고 있고 지금부터 눈 꼭 감고 있으라고 무슨일이 있어도 이제 다 끝났다고 하기 전까지는 눈을 뜨면 안된다고 하더래. 그러고서는 둘이서 뭘 파내고 의식 같은 걸 하더라는 거지. 둘이서 한참을 그렇게 하더니 다 끝났다고 이제 내려가자고 하더래.
20 이름없음 2023/08/15 16:38:11 ID : BAjhe7y43SE 0
다시 그 무당집으로 가서 나이 드신 무당분이 하시는 말이 이제 우리가 할 건 다 했다. 이제부터 그 귀신이 안보일거다. 그런데 그게 딱 3일이다. 3일 안에 그 집에서 나가야 한다. 가능하면 아예 이 동네를 뜨는 것도 좋다. 서둘러라. A가 고맙다고 하면서 사례는 어떻게 할까 물어봤더니 인자하게 웃으면서 그 귀신 완전히 떼어내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 미적거리다 그 귀신 다시 붙으면 그때는 정말 죽는다. 죽은 사람 돈 받으면 무당도 재수없어서 안된다. 서둘러라. 그래서 A는 거듭거듭 고맙다고 하면서 집으로 돌아갔대. A는 어머니에게 전화해서 당장 거기로 내려가겠다하고 그날부터 이삿짐을 쌌다고 하더라고 버릴거 다 버리고 아까워도 찝찝한 것들 이불이나 배게나 잠옷이나... 그런건 싹다 버랬대. 그 뒤로 그 귀신을 만나지도 않고 이상한게 보이지도 않았지만 3일이 되기 전에 어머니 차에 중요한 것들이랑 책들 정리된 것만 싹 집어넣고 그대로 내려갔대. 그리고 A의 어머니가 집을 빼겠다고 집주인에게 이야기 하니까. 집주인이 한숨을 쉬더니 들어왔던 가격에 내놓고 새로 살 사람 들어오면 전세금 돌려주겠다고 하더래. 전세기간 남은 거 뭐 그런 건 일절 말을 안 하더래. 며칠 후에 전세금 들어왔다는 말을 듣고 어머니에게 거기서 백만원만 달라고 했대. 어디에 쓰게 하면서 물어보기에 여태까지 있었던 일을 이야기 했대. 그랬더니 A의 어머니가 백만원씩이나 줘야 할까? 그러기에 그냥 달라고 했대. 죽을 목숨 살아있는 거니까 싼거 아니냐고 하면서... 그래서 돈을 들고 다시 그 무당집으로 가서 돈을 주고 고맙다고 귀신 안보이고 너무 좋다고 그러니까. 다시 안 올줄 알았는데 이렇게 와서 사례도 하고 된 사람이 같다. 고맙다 그러면서 점이라도 봐주겠다며 방으로 데려가 앉히더래. 그런가보다 했는데 이 젊은 무당 점을 보다가 얼굴이 딱딱하게 굳더래. 그러더니 억지로 웃으면서 죽을 목숨 살아난거나 다름없으니 앞으로 뭘 해도 될 거라고 자신감을 갖고 살라고, 지금 머리속으로 생각한 계획들, 그거 다 이뤄질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좋은 말을 막 해주더래. 좀 얼떨떨하긴 했지만, A는 귀신이 안보이는 것 만 해도 정말 새로 태어난 기분이고 못할게 없는 기분이었대. 그래서 무당은 원래 좀 특이한 사람들이니까 그러면서 그냥 지나갔대.
21 이름없음 2023/08/15 16:45:09 ID : BAjhe7y43SE 0
후기 1. 그 일이 있고 한참 후에 그 근처를 지날 일이 있었는데 A가 살던 그 집은 무당집이 되어 있었대. 그 나이 드신 무당 분이 이야기 했던 것 처럼 영빨 떨어진 무당이 거기를 어떻게 알아내서 들어간 건지... 2. 한참 후에 A가 여자친구랑 용하다는 신점 보는 곳에서 점을 보게 되었는데, 거기서 A에게 이상하다 이상하다 그러더래. A에게서는 죽은 사람처럼 아무것도 안보인다고 그랬대. 좋은것도 나쁜것도 없고 그냥 아무것도 없대. 모시는 신이 아무것도 안보여준다고... 그래서 A에게는 사주를 물어보고 풀이를 해줬대. A의 추측인데. 아무래도 그 때 그 나이드신 무당분이 했던 일은 A가 죽은 것처럼 꾸며서 그 귀신을 떼어낸 것이 아닌가 하는 뭐 그런.... (산에 올라가서 짚 인형 묻고, 3일장 처럼 3일안에 집에서 떠나야 한다는 등등) 3. 이 이야기를 듣고 내가 궁금해서 그 근처를 가봤는데 거기 재개발한다고 철거중이더라.
22 이름없음 2023/08/15 17:15:16 ID : BwNxO2nCjdu 0
신기하다ㄷㄷ
23 이름없음 2023/08/16 22:38:17 ID : ry41CqnXxXu 0
무당이 소금을 뿌려...? 어찌됐든 나이 드신 무당 분은 진짜신가 보네. A가 큰일나지 않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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