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4/01/12 12:39:33 ID : UY3vfRwpSK6 0
어디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여기에 글 쓸게. 동생이 얼마전에 수면제를 먹고 자살 시도를 했어. 근데 시도 한 것 자체를 우리 가족 중 그 누구도 몰랐어. 그것도 한 3일 지나서? 학교 통해서 알게 됨. 생각해보니까 자살 시도 했는데 그 시도 자체를 가족 중 그 누구도 몰랐다니까 내 동생 진짜 불쌍하네. 이런 거 때문이었나? 암튼 처음 알게 됐을 때는 그냥 좀 놀랐다? 심장이 철렁, 하는 느낌은 있었는데 딱히 슬픈 것도 없고... 걍 아무 생각도 안 들더라고. 그러고 그 날 밤에 동생 방 가서 얘기를 좀 해봤지. 동생이랑 얘기하는데 갑자기 울컥하고 뭐가 올라와서 동생 앞에서 꼴사납게 울었음. 웃긴 건 정작 동생은 안 울고 내 등 토닥토닥 해주더라 ㅋㅋㅋㅋ 자살 시도한 애 앞에서 나이도 더 많은 내가 울고, 위로 받고 자빠짐 ㅋㅋㅋㅋ 근데 진짜 한 30초 운 게 끝인 거 같고 이상하게 눈물 딱 그치고 나서부턴 눈물은 커녕 아무런 감정이 안 들더라. 동생이랑 얘기는 이어나가는데 걍 기계적으로 어디서 줏어들은 위로해주는 말이나 내뱉고 있는 느낌이고, 할 말도 딱히 없어서 그냥 동생 한 번 안아줬는데 그러고나서 동생이 울더라고 ㅋㅋㅋ 여튼 그러고 이튿날 동생 몸 상태도 좀 보고 하려고 부모님이 동생 데리고 응급실로 갔어. 난 학교 수업 듣고 뭐 하고 하느라 잘 몰랐는데 거기서 바로 정신병동에 입원 조치 시켰다드라고. 근데 일단은 상태만 보려고 임시 입원? 같은 건지 1주일 정도 있다 퇴원한다더라. 엄마가 주말 중에는 동생 면회 가자 함. 근데 딱 첨 든 생각이 뭔 줄 아냐 ㅋㅋㅋㅋ "아... 가기 싫다..." 이거였음 ㅋㅋㅋㅋ 딱히 동생 미워하는 건 아냐. 오히려 예뻐함. 동생이랑 매일 매일 수다 떨고 동생도 나 잘 따르고 사이도 좋았어. 근데 얼마 안 지나면 퇴원할 건데 굳이 가야 하나? 라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거야. 뭔가 귀찮은 것 같기도 하고, 가서 보면 뭔 얘기 해야할지도 잘 모르겠고. 먼가 그냥 퇴원하기 전에 얼굴 보기가 싫음. 딱히 동생 보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어. 없으니까 오히려 편한 것도 있다고 해야되나. 동생 방이 바로 내 옆방인데 얘가 밤에 겜을 많이 해서... 맨날 엄청 시끄러웠거든. 근데 동생 없으니까 소음 공해 없어서 평소랑 다르게 개꿀잠 쌉가능 ㅋㅋㅋㅋㅋ 그리고 평상시에도 막 뭐 슬프고 이런게 딱히 없어. 동생이 지금 집에 없는 것도 가끔 까먹는다 해야되나 아무 느낌도 안 듦. 그래서 슬픈 것도 없으니까 보고 싶은 맘도 안 들고... 안 그래도 난 원래 집순이라 주말에 나가기가 넘 귀찮은 거임 ㅋㅋㅋ... 그리고 그거 플러스, 나 때문인 거 같아서 약간 죄책감 들어서 더 그래. 먼가 사람 폭행하고 나중에 피해자 얼굴 보라 그러면 되게 껄끄러울 것 같거든. 예전에... 몇 년 지났으려나? 아닌가? 몇 달 전인가? 언젠지도 모르겠는데 암튼 나랑 동생이 자살 조크를 주고 받은 적이 있음. 나랑 동생이랑 가끔 그러고 장난 쳤거든. "아 오늘 한강 온도 몇 도냐" 이런 느낌으로. 근데 동생이 유독 그 조크를 자주 반복하는 느낌이더라고. 나도 그런 장난 치긴 하지만 소재가 뭐 좋은 거라고 저리 우려먹나 싶어서 짜증을 좀 냈었거든. "야, 진짜 자살하고 싶은 사람들은 그냥 조용히 자살하지 너처럼 그렇게 떠벌리고 다니지 않아." 이랬음 ㅋㅋ 근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그것 땜에 걔가 말을 못했겠구나 싶더라고. 언니라고 하나 있는게 말을 그딴 식으로 하는데 언니한테 와서 어떻게 나 자살하고 싶다고 말을 하겠어 ㅋㅋㅋㅋㅋ 오히려 가슴에 더 대못 박을까 봐 나한텐 못했겠지. 머 그래서 머리로는 면회 가는 게 맞는 거라는 거 앎. 아무리 일주일이여도 가족인데 면회를 안 가면 그게 사람새끼가 아니지. 근데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은 진짜 넘 내키질 않음 ㅋㅋㅋㅋ... 걍 집에 있고 싶고 몸도 무거워서 너무 귀찮다. 걍 집에서 밀린 공부나 좀 하고 싶어. 이번주에 열심히 미뤘거든 ㅋㅋ 이거 어카냐 그래도 가야겠지? 가는 김에 나도 정신 검사 받는 게 좋냐? 평상시에 주변에서 나한테 공감 능력 떨어지는 거 같다, 넌 감정 없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 가끔 하거든. 이제와서 보니까 그게 맞는 것 같기도 한데 나도 검사 받아봐야 되는 부분이냐?
2 이름없음 2024/01/12 13:47:34 ID : y3U3SGq6i7d 0
검사 해보는 것도 좋을 듯 근데 그거 회피성일 수도 있어 평소에 사이도 좋았고 너도 순간 울컥해서 동생 앞에서 운 일도 있었잖아 사실은 동생한테 너무 미안하고 또 동생이 자살시도 했다는 그 일이 너한테 너무 익숙치 않거나 너무 놀랐던 일이라면 뭔가 회피하고 싶어할지도 몰라 동생을 보면 또 그런 감정이 들거나 그 일이 생각이 난다거나 아무튼 그 일에 대해서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걸 수도 있어 나도 전문가는 아니라 이 말 너무 진지하게 듣지는 마셈,, 아무튼 그 일이 평소에 가까운 사이의 가족이였다면 가볍게 생각할만한 일은 아니니까 상담 한 번 받아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아 지금은 괜찮다고 할지라도 나중에 어찌 될지 모르니 일찍이 전문가와 얘기 한 번 나눠보는 것도 좋을 거 같어
3 이름없음 2024/01/12 14:31:49 ID : jxRyK5eY7e6 0
검사받으면 좋을 거 같긴해 근데 너가 이상한건 아니라고 봄 옆에 부정적인 사람 있으면 누구든 언젠가는 지치고, 짜증이 나거든. 아마 레주도 그런거같아. 부정적이고, 밤에는 시끄러웠던 동생이 없어졌으니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과는 별개로 해방감을 느낄 수도 있는거 아닐까
4 이름없음 2024/01/12 22:47:00 ID : GrdSLhBwIJT 0
맞아 솔직히 어쩔수없어... 몸 아픈 환자도 안타까운 마음이랑 별개로 챙겨주려면 얼마나 힘듦 정신이 아픈 환자 챙겨주려면 정신에너지가 고갈돼서 피곤해 ㅠ.. 레주 잘못일..까? 난 모르겠음
5 이름없음 2024/01/12 22:53:23 ID : 9ipbzTXz9im 0
생각보다 동생과 정이 없었던걸지도 모르겠네 솔직히 난 이것밖에 생각이 안 들어 동생에게 품었던 불만이 예상외로 많았을까 아니면 스레주가 하는 일이 너무 많다던가 그런걸지도 몰라 피로한 일이 많았다던가...
6 이름없음 2024/01/12 23:48:25 ID : TXyY1dB9bcp 0
이거 약간 회피형같은데…
7 이름없음 2024/01/12 23:48:43 ID : TXyY1dB9bcp 0
나도살짝 저러거덩
8 이름없음 2024/01/13 20:15:55 ID : pO9s08nXvws 0
이정도 회피는 정상 아닌가? 아끼던 동생인데 당연히 아픈 거 인정하기 싫지. 미안한 마음도 있으니깐. 근데 곧 퇴원이면 지금 아니면 못 가잖아. 그니까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갔다 와. 그 다음에는 너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괜찮을듯
9 이름없음 2024/01/15 01:52:13 ID : 9s09ze5bCjj 0
다들 말했지만.. 회피성 맞는 것 같아.. 하지만.... 동생한테는.. 특히 너를 잘 따랐던 동생은 말이야.. 네가 어떤 말을 하지 않더라고 그냥 얼굴 한번 보고.. 눈 인사라도 하고... 가만히 서로 눈만 들여다보아도.. 혹은 같은 공간에, 시선이 닿은 거리에 있는 것 만으로도 큰 위로가 될 것 같아.. 꼭 가줘 레주야.. 그리고 그런 소식을 들은 레주도 갑작스럽고 놀라고 당황스러웠을 거야.. 난 레주가 차근히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렇다고 너무 스트레스 받을 수준으로 고민하려고 하지는 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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