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4/03/17 17:36:12 ID : vvjtjulg6o1 0
엄마랑 크게 싸웠어. 이렇게 싸운 건 태어나서 처음인 것 같아. 언니가 결혼준비하면서 엄마랑 많이 다퉜어. 우리 가족은 이혼가정이고, 혼주석엔 그래도 엄마랑 아빠 같이 앉기로 했어. 두 분이 내가 애기 때 이혼하셨는데 그래도 엄마랑 지금도 잘 연락하고 지내거든. 초중때는 엄마네집에서 방학동안은 같이 살기도 했었어. 자주 놀러가고. 아빠가 빚 갚느라 우리를 정서적으로 돌봐줄 여력이 전혀 없었거든. 근데 지금은 정반대가 됐어. 적어도 어렸을 땐 엄마도 경제적 여유는 크게 없었지만 그래도 마음은 여유롭고 건강한 사람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그렇지 않아. 엄마는 정말 돈을 못 모아. 엄마가 주 양육자가 아니었고, 사실 아빠는 엄마한테 양육비를 받은 적이 없거든. 아빠는 재혼없이 삼남매를 키워왔고, 엄마는 재혼도 한 상태야. 50대 후반이신데 모아둔 돈이 한 푼도 없어. 월급일이 2주나 남았는데도 돈 없다고 다른 곳에서 빌리고 그거 갚겠다고 다시 또 빌리고 진짜 돌려막기만 하고 있어. 난 아직 대학생이고, 엄마가 내가 알바를 많이 하는 걸 아니까 나한테도 돈을 빌리고 막 맨날 갚겠다 하면서 반년 후에 갚고 이랬었어. 이래도 엄마랑 크게 화내면서까진 안 했어. 나는 돈을 많이 쓰는 편도 아니고, 급하진 않으니까 그냥 맨날 엄마한테 '언제 줘?' 하면 엄마가 '미안해 담주엔 꼭 줄게' 이러면 '알겠어 빨리줘용 ~' 이러고 그랬지. 반대로 아빠는 빚 다 갚고 여유도 생기셔서 언니 결혼식에 돈을 많이 보태줬거든? 엄마가 약간 부채감을 느꼈는지 언니한테 계를 들고 있는데 이거 타면 너 주겠다. 너가 포기했던 신혼여행이랑 반지는 해라. 이렇게 얘기를 했었고, 언니는 엄마 말을 믿고 신혼여행이랑 드레스(반지는 언니가 모아둔 돈으로 예약했어)를 예약해뒀어. 근데 엄마가 갑자기 계주가 튀었고, 계에 모이게 한 다른 사람이 돈을 주기로 했는데 그 사람 아들이 너무 아파서 아직 그 분이 돈을 줄 여력이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엄마도 너한테 돈을 줄 수 없다. 이랬어. 언니는 결혼식 3주 남기고 그러니까 예약금 걸린 거에 초조해지니까 엄마한테 전화를 집착하듯이 엄청 했어. 엄마는 언니 전화를 일부러 계속 피했었고. 결국 아빠가 그 돈을 주면서 일단락 됐었거든? 결혼식 이후에 언니가 엄마한테 엄마 앞으로 온 축의금을 달라고 했나봐. 엄마도 아빠도 축의금은 식대 제외하면 언니 준다고 했었거든. 근데 엄마가 갑자기 못 준다고 말을 또 바꿨고 언니는 엄마한테 연을 끊겠다고 얘기했나봐. 엄마는 언니가 고작 몇백가지고 엄마랑 연 끊겠다고 했다며 나한테 연락을 했는데 내가 엄마랑 언니 카톡내역 봤을 때, 엄마랑 언니랑 말할 때 좀 오해가 있었던 것 같아서 무작정 엄마 편 안 들어주고 엄마한테 언니랑 더 얘기해봐라. 언니도 결혼식 직전에 엄청 초조해하더라. 이러면서 좀 풀어주고 둘이 같이 밥 먹는 자리라도 만들어주려고 했어. 근데 엄마가 내 말 끊고는 너도 언니랑 똑같냐? 이러는 거야. 그 말이 왜 이렇게 상처였는지. 나도 모르게 엄마한테 막말을 했어. 엄마는 내 말을 들어줄 생각도 없는 것 같은데 왜 나한테 그러냐. 내가 동네북이냐. 지금 언니랑 엄마가 싸우고 있으면서 나한테 뭐라고 하는 이 상황이 엄마랑 아빠가 날 가운데 두고 서로 욕하던 것처럼 느껴진다. 스트레스 받을 내 생각은 왜 못 해주냐. 나도 더 이상 엄마랑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이러고.. 엄마가 한 번 자살할 것처럼 나한테 연락하고 잠수탄 적이 있었거든? 그때 트라우마 때문에 난 엄마한테 심한 말을 못했던 것도 있어. 엄마가 너무 등불같아서 금방 사라질 것 같았거든. 근데 엄마가 그래 내가 나쁜년이지 내가 쓰레기지 이러니까.. 또 자살할 것처럼 해서 나 협박할 거냐고 했어.. 그러고 연락 끊었고. 그러고 엄마랑 연락할 사람이 아빠밖에 안 남아서.. (오빠랑은 연 끊었어) 지금은 엄마랑 아빠 사이가 괜찮거든. 그래서 아빠한테 엄마한테 내가 심한 말 해버렸다. 아빠가 엄마 좀 진정시켜달라 이러고 말았어. 내가 언니오빠랑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막내야. 그리고 집은 좀 콩가루집안이라고 생각해 ㅋㅋ... 오빠도 문제가 좀 있고.. 내 생의 첫 기억부터 이미 우리 가족은 파탄나있는 상태였거든. 나 초등학생때는 진짜.. 엄마집도 자주 놀러갔으니 엄마아빠가 날 붙잡고 서로를 헐 뜯는 말을 많이 했었거든? 그거 그냥 들어줬었어. 나도 회의감느껴서 원래 가족들이랑 말 거의 안 하다시피 크다가 화목한 친구들 가족이 너무 부러워서 내가 먼저 가족들한테 다가갔고, 막내처럼 철없어 보이게 애교도 많이 부리고, 이어줄려고 별별 노력을 다 했어. 그래서 성인돼서는 진짜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아직도 엄마랑은 돈문제로 서로 껄끄러워지고, 늘 가족들이 싸우면 날 가운데 끼고 서로를 욕해.. 난 가족들이랑 진짜 언성도 잘 안 높이는 편이거든. 예전에는 그래도 내가 들어주고 풀어줘야지 생각했는데 이젠 점점 힘들다.. 나도 서운한 거 많지만 꾹꾹 눌러 참고 살아가는데.. 엄마가 나한테 연락 안 된다고 차단했냐고 카톡왔더라. 난 아직 안 보고 있어. 어떻게 해야할까..? 솔직히 반 쯤 모르는 사람으로... 진짜 가끔만 보는 친척처럼 지내고 싶다는 생각도 있어. 나도 엄마랑 금전적인 문제로 스트레스 많이 받았었거든. 내 명의로 한 번 대출도 받았었어.. 아직 대학생이고 알바만 하는 딸 돈 그렇게 빌려가서 잘 갚지도 않는데, 진짜 사회인되면 어떻게 될까 무섭기도 하고.. 그래도 무심했던 아빠를 대신해서 내 유년시절을 챙겨줬었는데.. 내치는 건 너무 인간으로서의 도리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잘 모르겠어.. 진짜 어디다 말하기도 창피하고 그런데.. 하소연하고 싶어서 풀어봐..
2 이름없음 2024/03/21 14:51:25 ID : MjdA7wIFcpS 0
이런말하긴 좀 그런데 엄마가 좀 철딱서니가 없으시네.. 많이 답답하고 가운데에서 힘들겠다.. 그래도 지금까지 양육해준 아빠를 더 가족으로 생각하고 지내는게 좋을 것 같아. 그렇다고 굳이 엄마와 척을 지고 살 필요는 없겠지만 나의 일상을 힘들게 하고 경제적으로도 자식들에게 기대려고만 하는데도 굳이 자식이 엄마를 더 알뜰살뜰히 챙길필요는 없을 것 같아 그것에 죄책감은 갖지마.. 일반적인 부모는 20대가 되고 독립해서 자식이 알아서 잘 살면 효도고 감사하다고 생각하지 자기한테 뭘 안해준다고 불효라고 생각안해.. 알바하는 딸한테 고생한다고 말을 못해주실 망정 돈을 빌려간다는건 정말 이해불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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