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그 날은 유난히 수업을 듣기 싫은 날이었어. 나는 수업을 땡땡이 치기로 마음먹고 곧장 보건실로 달려갔지. 「선생님… 저 생리통때문에…」 말이 마치자마자 선생님은 침대에서 쉬라 하셨고, 꾀병이 성공한 나는 신난 발걸음으로 늘 눕던 자리로 갔어. 난 평소 창문을 보는 걸 즐겨했기에 창문이 보이는 오른쪽으로 누워 잠이 들었어. 그렇게 30분 쯤 지났을까. 어떤 소리가 하나 들려왔어. 「흠, 흠….」 나의 목소리와 비슷한 여자목소리였어. '아 내가 헛기침했구나' 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 「흠, 크흠….」 '누군데 자꾸 오른쪽에서 들….' … …. 나는 그제서야 오른쪽 귀를 막고있는 베개의 감촉이 느껴지기 시작했어. 깨달은 순간 무언가 나를 짓누르는 느낌이 났고, 본능적으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아챘지. 침대 밑에 사람인 누군가가 있다면 선생님이 먼저 달려오셨을테니까. 하지만 난 기말고사치다가도 가위를 눌려본 사람이었기에 짓누르는 느낌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었어. 짓누르는 느낌에서는…. 가위가 완전히 풀렸다 생각한 나는 뭐 이런 가위가 다 있냐며 다시 잠이 들었어. 「흠,」 아, 또. 이번에도 쉽게 벗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 나는 안간힘을 썼지만 쉽사리 벗어나지 못했어. 안 되겠네 이건 선생님을 불러 도움을 요청해야겠어. 「ㅅ-」 … 응? 「ㅅㅐ-」 내가 아무리 말을 하려해도 바람새는 소리만 날 뿐, 아무소리도 내지못했어. 난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처음겪는 공포감에 휩싸였어. 「ㅅ-」 「ㅅ-」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ㅅ-」 '꾀병부려서 벌받은 건가?' 「ㅅ-」 '지금까지 이런 적 한 번도 없었잖아' 「ㅅ-」 '어떡하지?' 「ㅅ-」…. '아냐. 침착하자. 늘 풀었던 대로, 힘을 줘보자.' 내가 정말 죽기살기로 힘을 줘보니… … … 「헉… 허, 헉….」 「왜 그래?」 「쌤…. 저 가위 눌렸어요.」 나는 그토록 전하고 싶던 말을 할 수 있었어. 선생님께서는 내 말을 듣고 「뭐? 보건실에서 가위 눌렸다는 소리는 처음듣네.」 라며 재밌다는 듯 웃으셨지. 선생님의 웃음에 나도 긴장이 풀려버려 「하하… 그러게요.」 라고 웃어버렸어. 나의 웃음이 마음에 안 들었던 걸까? 그 장난꾸러기 귀신은 마지막으로 웃고있던 나의 팔을 간지럽히고는 더 이상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