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야쟤혼자논대 2025/08/28 16:04:26 ID : tzak09ze3Xw 0
내가 어릴때부터 소꿉놀이를 좋아했어. (장문입니다) 친척 오빠랑 남동생들이랑 막 파워레*저 놀이 닌자 놀이 드래곤빌*지 놀이 같은 거 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아. 어릴때는 왕래도 잦고 설날, 여름방학, 추석에 외할머니댁에 다같이 모여서 놀고 그랬으니까. 그리고 내가 당시에 또래 여자애들이랑 노는 거 힘들어하기도 했고. 그 왜 파워레*저 놀이 알지? 나는 레드! 나는 그린! 하면서 노는거. 닌자놀이 때 내 친여동생은 바람의 닌자! 오빠는 물의 닌자! 나는 파이어! 이러면서 놀던 게 어느 순간부터 습관이 된거야. 여동생이랑 맨날 같이 방도 쓰고 붙어서 지내다보니까 그 놀이가 고스란히 우리 둘에게도 옮겨졌지. 그러면서 동시에 글을 쓰기 시작했어, 초 3? 정도였나 유튜버 팬픽(그땐 패러디 소설보단 팬픽이란 말이 익숙했어)을 썼거든, 블로그에서.. 아무튼 여동생이랑은 애니메이션 등장인물에 캐입해서 놀았어. 오빠네랑은 가상의 창작인물이었다면 여동생이랑은 각자 자캐랑 합쳐서 애니캐로 캐입해서 소꿉놀이를 했지. 근데 딴 소릴 하자면 내용이 좀 과격했어ㅋ;; 누가 죽고 살리고 연인 나오고 다치고 약간 중2코이처럼 실제에 없는 무기 들고 싸우고… 무튼 그렇게 논지 한.. 내가 중3 즈음이 되었을까. 한마디 얹자면 중 1에 코로나 걸려서 학교를 잠시 쉬었는데 그 이후로 우울증이 생겼어.. 애초부터 친구관계 문제로 초등학생부터 힘들어하고 있었거든. 그래서 그런가 제일 편하고 가까운 동생한테 의지를 많이 했던 것 같아. 근데 걘 그게 불편했는지 아님 이 놀이가 유치했는지 그만하면 안되냐고 하더라고 어릴때는 그게 좀 충격이었던 것 같아. 민망하지만 난 아직도 철이 안 들었고 동생은 나보다 훨씬 멋진 학생이 되어 있거든. 무튼 철이 나보다 먼저 든 동생씨는 그림같은 취미보다는 공부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나는 그런 동생한테 돈까지 바쳐가며 그 놀이를 어찌저찌 지속해갔어. 중3 후반이었나 그만뒀지, 걔는 너무 바빠졌고 나는 그 놀이를 할때면 잠깐 잊던 우울감도 걔한테 일어나는 죄책감이 더 커서 하는 의미가 없었어. 그리고 그 즈음, 나는 혼자 놀기 시작했어. 동생이랑 하던 것처럼 캐입하고 자캐 섞고 하면서 혼자 이야기하고 난리쳤지. 목소리를 작게 하면 안들리겠지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어. 부모님이 뭘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냐 물어보신 이후로는 생각으로만 노는 법을 터득했지. 지금은 낮에 오면 강아지랑 나 뿐이어서 편하게 소리치고 우당탕 놀고 있지만.. 좀 이상한 건 맞는 것 같아서. 이제 슬슬 내 캐릭터들이 내 머릿속에서 말을 거는 지경에 이르렀어, 지금은 우울증이 나아졌는데 이렇게 계속 놀아도 괜찮은걸까. 나 고딩인데 이렇게 노는 거 너무 한심하고 바보같고 막 그래, 괜찮은걸까? (수업시작이라 급하게 끝낼게 미안)
2 이름없음 2025/08/28 16:24:26 ID : 6koL82moK2F 0
음.... 나는 남들한테 들키지만 않는다면 좋다고 생각해. 난 캐입은 아니고.... 미니어처 장난감 같은 걸로 세트장 같은 걸 만들어놓고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머릿속에서 상상을 하며 자캐들의 일상이나 사건을 구경하곤 하는데(성인임) 좀 유아적인 취미라곤 생각하지만 스트레스 해소법은 사람마다 다른 거잖아? 일단 '이상해보인다' 라는 자각이 있으면 그걸로 괜찮지 않을까? 자기객관화가 된다는 거잖아. 그래도 캐릭터들이 머릿속에서 말을 거는 거는 뭐랄까.... 툴파의 영역에 도달한 것 같네....
3 이름없음 2025/08/28 16:26:19 ID : eGmk643SNy6 0
음...말을 거는 수준이라면 검사 받으러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다른 건 괜찮아도 그 부분만큼은 정상적인 범주로는 안 보여
4 야쟤혼자논대 2025/08/28 16:28:36 ID : tzak09ze3Xw 0
그런걸까..?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사실은 요즘 장래희망 그런 것도 있어서 이래저래 고민이 많거든.. 남들 앞에서는 나도 부끄럽고 해서 안해. 근데 미니어처 세트장이라니 엄청 귀엽다! 손재주 좋은가봐 부럽다..
5 이름없음 2025/08/28 16:40:02 ID : 6koL82moK2F 0
그냥 파는 장난감 사서 개조해갖고 쓰는 거긴 하지만.... 칭찬 고마워. 어쨌든 내 경험을 기반으로 이어서 말하자면, 일단 스레주는 지금 캐릭터들이 직접 머릿속에 말을 거는 상태잖아? 이게 비유적인 게 아니라 진짜로 말을 거는 느낌이 드는 거면 한번 상상들을 좀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치워서 없애버려라 그런 얘기가 아니라, 지정된 장소, 형식 같은 걸 만들어주는거지. 나의 경우는 미니어처 세트장을 기반으로 머릿속에서 연극을 찍는 식이 됐는데, 방법은 다양하지 않을까 싶어. 어쨌든간에 상상의 존재들이 머릿속에 계속 눌러앉아서 말을 거는 게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면 조금 미묘한 상태니까, 그래도 괜찮은 곳에서만 그럴 수 있도록 하자. 일상이 상상에 의해 간섭당하기 시작하는 건 아무래도 진짜 병적인 단계라서. 자기객관화가 된다는 건 중요한 거지만, 그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하면 그다지 의미가 없음.
6 이름없음 2025/08/28 21:17:21 ID : 4Nzf9ipcGso 0
네 의사와 상관 없이 머릿속에서 캐릭터들이 말 거는 거면 전문가 도움 받는 게 확실히 필요할 것 같다 정신과 별로 무시무시한 곳 아니니까 걱정 말고 무서워하지 말고 한번 가봐 정신과 그 자체보다 정신과 가려고 주말 오전이나 평일에 시간내야 하는 게 더 무서움 그리고 역할극하고 노는 취미 선호라면 티알(trpg)을 한번 알아보는 것도 추천함 티알 모임 같은 거 현실에서 들어가기 힘들다면 티알피지 사이트에서 채팅으로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하니 한번 잘 알아봐
7 야쟤혼자논대 2025/08/28 22:06:16 ID : 8qrvClBe3O6 0
다들 고마워 ㅠㅠ 그리고 정신과 안 무서워! 어릴 때부터 상담 다녀서 괜찮아 ㅎㅎ, 되게 다정한 사람 많다 여기.. 고마워!!
8 이름없음 2025/08/28 23:19:45 ID : 9thgmNwNz86 0
윗댓처럼 캐릭터들이 말을 거는 지경이면 정신과 랑 상담가 찾아봐야할 때라고 봄 전문가도 아닌 네가 멋대로 치료 안받아야겠다고 판정내리면 위험해 그리고 만약 TRPG같은 것해도 이상태에서 하면 위험해 우울증이 심해보여 일단 치료 받으면서 유튜브에서 TRPG플레이 영상같은 것보면서 입문해봐
9 이름없음 2025/08/29 01:28:32 ID : GlbctxRA6kl 0
그런걸 개성이라고 함 그리고 그런 개성을 가진사람끼리 놀기도 함 TRPG 나 성우모임 연기모임 코스프레 등등 미래를 함부로 예측하기 어렵긴 하지만 너의 그 개성이 유튜브 같은 매체로 돈이 되는 시대이기도 함
10 이름없음 2025/08/30 16:41:43 ID : lCqjeMpbzWo 0
ㄹㅇ 레스 말처럼 혼자하면 이상해 보여도 같이 모여서 하면 콘텐츠, 기획, 행사가 되는 거임 나도 혼자 상상과 생각으로 노는 거 좋아하는데 딱히 남에게 피해준 것도 없고 나보다 민폐 쩌는 애들도 잘 사는데 내가 뭐 꿀리나 하고 걍 나는 나대로 살고 있음 + 기회되면 인형놀이 소꿉놀이 코스프레 컨셉 ASMR 해봐~
11 야쟤혼자논대 2025/09/18 18:49:00 ID : Gk9vwpXuoGk 0
애들아 나 다녀왔는데.. 그.. 친구 사귀래.. ㅋㅋㅋㅋㅋㅋ 친구 사귀면 자연스레 증상 없어질거래, 엄청 명쾌하게 답 내주셨어 근데 진짜 그러면 괜찮아질까 걱정도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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