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6/02/27 19:28:00 ID : dRDxU7zaleF 2
[휘이이] 유난히 바람이 강하게 불던 밤. 여관은 오늘도 농부며 모험가며 할 것 없이 땀내나게 시끌벅적하다. "벌써 곧 개화 시즌이구만 기레." 뚱뚱한 취객의 말에 길리안은 맥주잔을 내려놓으며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리고는 살며시 눈살을 찌푸린다. "그래, 그래. 뭔 생각을 하는지 뻔하구먼. 벌써 그럴 리가 없다고? 아쉽구만. 데이지가 일을 벌인 모양이야. 그것도 뭔가 커다란 일." "...걔네는 조용히 단물만 빨면 될 걸 스스로 뿌리를 썩히는 일이 하루이틀이 아니네요." 길리안은 허공을 향해 투덜거리며 맥주를 홀짝였다. 주변 눈치를 보지만, 역시 아무 문제도 없다. 그저 잡초뿐. "또 시끌벅적하겠네요. 저희만 피를 보겠죠." "글쎄. 그건 두고 봐야하지 않겠나." "꽃 피우는 놈들은 믿을 게 못 돼요." 길리안이 투덜댄다. "다 똑같은 놈들이죠. 대의네 뭐네... 별 거 없는 놈들이." 취객이 가볍게 웃는다. 길리안의 그런 태도가 놀랍지도 않다는 듯이. 그저 길리안은 괜한 무안함에 맥주를 홀짝이며 시선을 돌린다. "딱히 틀린 말은 아니잖-" [휘이이이-] 길리안의 투덜거림은 끝을 맺지 못했다. 저 멀리서 들려오던 거대한 바람 소리. 점점 더 커져가는 그 소리에 그들은 입을 다물었다. 가까워진다. 그것은 누가 듣더라도 공포스러운 소리. 시끌벅적하고 따듯하던 여관은 침묵과 싸늘함으로 가득 찼다. 무너짐. 그것은 일순간에 벌어졌다. 모든 것이 부숴진 채, 성채보다 커다랗고 피보다 붉은 것이 그들의 하늘을 뒤덮었다. 무언가에 의해 잔뜩 상처 입은 드래곤은 그저 아무런 악의도 지니지 않은 채 이곳을 깔아뭉개고 있었다. 그들따윈 안중에도 없다. 그들을 밟은 줄도 모른다. 그저. 그저 발을 디뎠을 뿐. 이곳엔 잡초 뿐이다. 건물만 무너져도 사람이 죽는다. 그런데 이런 충격까지 받았다면 모두 죽어 마땅했다. 잔해 속에서 넓은 어깨에 묻은 나무 잔해들을 털어내며 길리안이 일어선다. 참혹한 광경. 방금까지 같은 공간을 공유하던 모든 이들의 처참한 모습. 그리고 나타나는, 용족을 쫓는 두 꽃. "저리 비켜-! 난- 난 바쁘다고!" "하하, 네가 포기하시지. 이대로는 너한테 콩가루도 안 떨어진다고?" 두 꽃은 드래곤 사냥에만 눈을 부릅 뜬 채 몸을 내던지고 있었다. 그들의 아래 풀더미가 어찌 되었든 간에 필요 없다는 듯이. 드래곤이 마을로 내몰렸건 말건, 그건 그들의 관심사는 아니었다. 죽어도 될 인간들과 아닌 인간들 정도는 구별할 줄 알았기에. 길리안이 일어선다. 두 눈은 붉게 타오르고 있다. 피로 물든 바닥을 나서며 한 걸음, 또 한 걸음. 그들의 꽃이 무엇이든, 그들이 흩뿌리는 트리드의 사이를 헤집으며 드래곤에게 다가간다. "흐읍...!" 하늘이 무너진 날. [콰드득] 대지 또한 흔들렸나니. "어라?" 공간을 휘어잡는 듯한 길라안의 주먹이 휘둘러지자, 드래곤의 경계는 순식간에 무시하고 있던 땅덩어리에 붙어있던 단 한 인간에게로 옮겨진다. 하지만 결코 막아낼 틈은 없었을 것이다. 길리안의 휘두름에, 드래곤의 상체는 그저, 원래부터 그곳에 없었다는 듯 사라졌다. 통나무 같은 핏줄만이 단면에서 움찔거리며 뜨거운 용혈을 내뿜는다. 실력자답지 않은 거친 숨결의 길리안을 놀란 눈으로 내려다 바라보는 남녀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용의 심장이나 비늘, 발톱보다 더 강한 것을 마주한 유이한 자들. 그들의 관심사는 곧장 길리안으로 변했다. 수많은 꽃이 핀 동산에, 혼자만이 다른 색을 띈 무언가가 자라나기 시작했다. "난... 난 진짜..." 꽃도 아니고, 풀도 아닌. "꽃이... 싫어." 무언가 기묘한 것이. <><><> "너!" 헤르만이 기다란 은발을 흩날리며 쫓아온다. 길리안은 지친 얼굴로 마을 밖으로 나가는 길을 비틀비틀 걷고 있다. 헤르만과 콜은 아직까지도 그에게서 느껴지지 않는 트리드에 엄청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 사냥감을 그러니까- 그냥 뭉개버리면 어떡해!" 길리안은 색을 잃은 눈으로 천천히 뒤돈다.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술을 벌리지만, 헛웃음만 새어나온다. "네가 날려먹은 돈이 얼마인 줄 알아? 넌 그걸 갚을 돈도 없잖아. 나를 따라와! 이제부터 넌 내 종이야." "뭐? 그 드래곤은 내 창이 완전 묵사발을 내놓았던 거잖아. 그.러.니. 저 괴물도 내가 데려가야 맞지~" 콜이 비아냥거리자, 헤르만이 언성을 높이며 소리치기 시작한다. 길리안은 이제 그런 대화에 관심마저 없다. 그저 이들의 모습을 이해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그는 지쳤다. "" [꺼져. / -죽은 자들에 대한 지적- / -분노- / - 자신이 따라가야 할 이유에 대한 질문- / 기타]
2 이름없음 2026/02/27 19:47:47 ID : MjeGoE1bcrh 0
죽은 자들에 대해 지적하자
3 이름없음 2026/02/27 19:51:52 ID : VaoNunvg1Ds 0
오옷 시작하는구나! 기대하고 있어! 파이팅! ദ്ദി(˵ ›⩊‹ ˵) -죽은 자들에 대한 지적-
4 이름없음 2026/02/27 20:50:06 ID : dRDxU7zaleF 0
"...너흰 저 뒤의 참극이 보이지도 않는구나." 길리안이 속삭인다. 그 눈빛엔 분노에 가까운 무언가가 일렁인다. "수많은 이들의 목숨이 그저 사라지고 피바다가 되어도, 관심조차 없는 거구나." "난- 그러니까-" 헤르만은 이제야 그 참극을 알아챈 듯 뒤돌아 바라본다. 콜의 짓궃은 몰아붙임에 드래곤을 놓쳐 이곳까지. 그저 무능한 잡초들의 주거지까지. "죽-죽어도 상관 없잖아, 저런 잡초들." "게다가 뭐, 얼마 죽지도 않았잖아?" 콜이 어깨를 으쓱인다. "뭐 어때서 그래." 길리안의 손이 떨려온다. 이들의 어디부터가 잘못된 걸까? 그들의 삶? 힘에 취한 것? 그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들의 삶은 너무나도 달랐기에. "너희, 어느 분파지." 길리안이 묻는다. 그 질문의 무게를 직감함 헤르만도 콜도, 순식간에 저자세를 유지하며 경계심을 놓지 않는다. "릴리." 헤르만이 답한다. "가장 고귀하고, 가장 조용한. 그것만이 우리의 사명이지." "로즈." 콜이 답한다. "가장 화려하고, 최고로. 그것만이 우리 사명이지." 길리안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평가하지 않는다. 그들의 대화도 관심이 없다. 그저, 알고 싶었다. "..." [동행을 제안 / 전투를 제안 / 조건을 통한 협상을 제안 /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며... / 기타]
5 이름없음 2026/02/27 23:10:25 ID : VaoNunvg1Ds 0
길리안이 어떤 캐릭터일지 생각해 봤는데 지금 나온 내용대로라면 1. 개화자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2. 자신의 트리드를 과시하지 않는다 3.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 대충 이정도로 정리가 되네. 그렇다면 길리안의 다음 행동은 질문이 어울린다고 생각해. 아니면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선에서 그치거나.
6 이름없음 2026/02/28 15:12:31 ID : si3Bhtilvhf 0
저들이 뭘 위해 드래곤을 노렸는지 정확한 목적이 궁금한데 물어볼 수 있으려나?
7 이름없음 2026/02/28 18:36:44 ID : gjirxQq4Y1e 0
그럼 질문하자 무엇을 위해 드래곤을 노렸는지
레스 작성
앵커 실시간
99레스신약: 유선형 비둘기와 경유 바다의 세이렌 / >>99new 743 Hit
앵커 이름없음 21분 전 8
366레스공자였는데 공녀가 됐습니다(2판) (>>365까지)new 2685 Hit
앵커 ◆ktuspe0srBs 3시간 전 7
983레스☆★앵커판 잡담스레 6★☆new 35523 Hit
앵커 이름없음 5시간 전 18
240레스설화중고등학교 교생선생 곽지우new 2067 Hit
앵커 이름없음 8시간 전 5
7레스앵커판) 스레 찾아주는 스레new 218 Hit
앵커 아 그그 뭐더라 8시간 전 3
174레스앵커판 설문조사 스레new 9604 Hit
앵커 이름없음 8시간 전 5
475레스어느 유학생의 평온한 나날 >>476new 4106 Hit
앵커 이름없음 8시간 전 8
40레스앵커판 팬스레 💌new 3054 Hit
앵커 이름없음 9시간 전 16
688레스도시로 돌아가기new 6248 Hit
앵커 ◆0k3xzO9xXxQ 9시간 전 3
666레스가자 가가자자new 14608 Hit
앵커 이름없음 9시간 전 4
157레스"...이 파티 되게 재미없죠. 차라리 우리끼리 몰래 나가버릴까요?" (>>158)new 1489 Hit
앵커 이름없음 11시간 전 4
50레스>>50 / 그래도 우리의 계절new 598 Hit
앵커 이름없음 12시간 전 9
110레스스레주, 당장 돌아오지 못할까!?new 9314 Hit
앵커 이름없음 12시간 전 7
218레스붕어빵new 1879 Hit
앵커 ◆xwlba2k64Zc 13시간 전 4
600레스해리포커와 죽빵의 기물(1)new 15419 Hit
앵커 ◆wGoIFeFcoLd 13시간 전 12
82레스마법소녀 세계관>>86new 941 Hit
앵커 이름없음 13시간 전 4
112레스나는 어릴때 백일장이 100일간 진행되는줄 알았어new 1332 Hit
앵커 ◆mNBzeZfTU0s 16시간 전 4
41레스트레이너는 마스터볼로도 못잡는거야?new 8495 Hit
앵커 이름없음 18시간 전 4
514레스★앵커판 관전스레★ 21622 Hit
앵커 이름없음 26.06.02 8
404레스🐞허물을 벗고🐜비로소🦋 2280 Hit
앵커 >> 26.06.0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