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가 나를 만나러 왔다. "이야, 오랜만이네. 웬일이야?" 그는 말없이 내 앞에 앉더니 나를 바라보았다. "잘 지냈어? 그날 이후로 널 보러 온 건 처음이네." "좀 자주 보러 와도 되는데." 나는 서운한 듯이 중얼거렸다. 친구는 슬픈 듯이 괜히 주변에 있는 잡초를 뽑아냈다. "아무도 정리를 안 하는구나." "그 날 이후로 아는 사람을 만난 건 네가 처음이니까." "나라도 자주 왔었어야 하는 건데." 마치 울음이라도 삼키는 듯한 말투였다. "사실 그동안은 널 보러 올 결심이 없었어. 너무 미안해서......" "뭘 그런 거 가지고 난 다 용서했는데." "미안해......" 친구는 가져온 술을 꺼냈다. 그리고 그것도 함께. 술을 따라서 내 앞에 건네줬다. 잠시 바라보고는 그것, 향을 피웠다. 친구는 고개를 숙였다. "나는 혼자 무덤에서 뭘 중얼거리는 걸까."
  • 파도가 크게 몰아쳤다. 한걸음 물러나서 그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페트병 하나가 밀려왔다. 주워 들어 바라보니 안에 종이가 들어있었다. 꺼내보았다. 급하게 휘갈겨 쓴 글씨로 sos와 함께 주소가 적혀 있었다. 이건 뭘까. 어쩌면 학대를 당하고 있는 아들이 아버지 몰래 sos를 청하고 있는 걸 지도 모른다. 어쩌면 어딘가에 누군가가 납치 감금되어 있는 걸 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는 종이를 다시 페트병에 집어넣었다. 바다를 향해 다시 던져버렸다. 파도가 크게 몰아쳤다. 어차피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 '현관문 열쇠 없이 여는 법' '자물쇠 여는 법' 아무리 검색해도 제대로 된 방법이 나오지 않는다. 나는 계단 앞에 주저앉아서 고민했다. 젠장, 현관문을 어떻게 해야 열 수 있는 거지? 핸드폰을 들어 시간을 봤다. 벌써 10분이나 지났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면 위험한데...... 10분 전 이 집의 주인을 살해한 것 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젠장, 아직 살아있을 줄이야. 집주인은 마지막 힘을 다해 나를 밖으로 밀쳐내고 문을 잠가버렸다. 찰칵하며 문이 잠기는 소리와 함께 집은 밀실이 되어버렸다. 문 앞에서 털썩 소리가 났다. 아마도 집주인이 숨을 거둔 모양이다. 아니 이제 그딴 건 아무래도 좋다. 집안에는 나를 가리키는 증거가 너무 많다. 집 안에 다시 들어가야 되는데. 나는 계단에 주저앉아 머리를 싸맸다.
  • 15일 날씨가 화창하다. 오늘은 한강에 가볼까. 내일은 없으니. 16일 오늘 지갑을 잃어버렸다. 하루종일 찾아다녔으나 결국 찾지 못했다. 안에는 주민등록증도 있는데...... 19일 낮선 사람들이 내 집으로 찾아와서 문을 두드렸다. 나는 무심코 문을 열었다가 그들의 이야기를 1시간이나 들어야했다. 25일 그들이 찾아오는 빈도가 늘어났다. 경찰에 신고해보았다. 27일 자기들을 경찰에 신고했냐며 그들은 막무가내로 화를내며 나를 몰아붙였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디론가 같이 가고 있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사채까지 빌렸다. 1일 빌린 그날 바로 갚으려고 했으나 장난 치냐며 돈을 더 빌려가게 하고는 쫒겨났다. 그리고 말도 안되는 이자에 벌써 어마어마한 금액이 빚이 되었다. 14일 내가 이렇게 살아야 할까? 더 이상은 살고싶지 않다. 내일이 며칠이지? 15일. 그래. 내일이 나의 마지막 날이다. 나는 내일 자살할거다. 15일 날씨가 화창하다. 오늘은 한강에 가볼까. 내일은 없으니.
  • 멍하니 벤치에 기대앉아있었다. 약속시간까진 1시간이나 남아있는데. 너무 빨리 나왔어...... 떨어지는 햇살을 느끼며 나른하게 앉아있었더니 누군가 허둥지둥 달려왔다. "테니스 상대 기다리는 건가요?!" 가만 보니 등에 테니스 라켓을 짊어지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실망한 듯 내 옆 벤치에 앉았다. 그러고 보니 여기 테니스 코트구나. "테니스 칠 상대가 없나요?" "제 주변에는 테니스는커녕 배드민턴도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서요." "그런가요." 그녀는 안타깝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 시간을 봤다. 11시 10분. "괜찮으시면 테니스란 어떤 건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시간도 때울 겸 나는 물어보았다. 그러자 기뻐하며 나를 테니스 코트까지 끌고 갔다. 가방에서 여분의 라켓을 꺼내며 나에게 건네줬다. 한동안 테니스의 기본에 대해 듣고 드디어 우리는 코트에 섰다. "우선 가볍게 보낼 테니까 받아쳐 보세요." 그리고 공을 높이 던져 라켓으로 쳤다. 순식간에 날아오는 공에 반사적으로 피하고 말았다. 뒤늦게 라켓을 뻗었지만 공은 이미 지나쳐버렸다. "죄송해요. 테니스 치는 게 오랜만이라 기뻐서." 그녀는 웃으면서 사과했다. 몇 번 주고받다 보니까 테니스도 의외로 즐겁구나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코트 너머로 그녀를 바라보니 즐거운 듯이 웃고 있었다. 아마 내 얼굴도 마찬가지겠지. "생각보다 금방금방 배우시네요. 벌써 이렇게까지 치시다니. 재능이 있으세요." 빈말이겠지만 나쁘진 않았다. 나는 시계를 봤다. 11시 55분. 이젠 가야지. "저기 내일 시간 되세요? 내일도 테니스 배우시지 않을래요?" 내가 라켓을 돌려줄 때 웃으면서 말을 건넸다. 나 역시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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