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아 아빠는 유진이가 잘못을 했으니까 혼내는 게 맞는데 이게 참 어렵네.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라 서툴러.
근데 유진아 , 아빠가 유진이 나이때에 그리고 그보다 더 길고 많은 삶을 살아봤더니 이 길보다는 저 길이 더 좋은 길이구나 . 아 이것보단 저게 더 순탄하겠구나 싶어서 , 아빠도 처음 해보는 아빠지만 그저 유진이한테 더 좋은 길을 알려주고 싶은 거 . 단지 그것 뿐이야 .
>>619 썰은 따로 없고 그냥 내가 쓰다 만 글 일부 갖고 온 건데 그전 내용 일부 조금 쓰고 갈게.
신의 조각상과 인간의 조각상의 차이는 콧대라고. 콧대가 곧으면 신이고, 움푹 들어가 있으면 인간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언니는 내 다리를 배고 누워 있고 나는 언니의 콧대를 만지는 풍경. 내 인생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그 장면에는 필히 저 나래이션이 들어가리라. 언니의 콧대는 유독 곧게 뻗어 있었다. 이마를 따라 움푹 들어가는 곳 없이, 곧게 뻗은 콧대를 손가락으로 따라서 만지면서 생각했다. 이 세상에 신이 있다면 그건 분명 언니일 것이라고. 적어도 나에게는.
언니가 죽었다는 연락을 받고선 저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언니는 나의 신이었는데. 신도 죽을 수가 있나? 그래서 믿지 않았다. 피가 흐르지 않는 하얀 얼굴에 곧게 뻗은 콧대를 만지면서도 생각했다. 숨을 쉬는지 확인하기 위해 코 아래에 손을 대는 짓은 무서워서 못 했다. 손가락에 숨결이 닿지 않으면... 그때는 정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