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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잇 나 먼저 써야게따
술밤
-
술이 달다
맥주엔 치킨
소주엔 곱창
사실 나의 안주는
처음부터 스쳤던
오직 그 한 장
한잔에
달이 기울고
두잔에
천지가 뒤집히니
천은 더 이상 천이 아니고
지 더 이상 지가 아니니
천의 뜻이 아닌 아의 뜻으로
세잔으로 천을 가른다
소독
날이 선 시침 초침 무심히 스쳐간 자리
어느 새벽 나는 끙끙 앓았고
떠오르는 그네들, 나는 연고(緣故)가 없어
오늘도 하릴없이 소독, 소독 뿐입니다
하늘아래 같은 땅 위
우리가 만난 건 운명일까
그렇게 생각하는 나에게
네가 전한 그 마음
푸른 하늘 그 위에
곱게 접어 꼭꼭 숨겨놓았습니다
星과天
-
별을 따다 달라는 그대의 말에 피식 웃고,
겨우 별가지고 되겠나요?하늘로 종이비행기를 접어 드리겠습니다
당신의 머리맡에 펼쳐진 장관을 드리겠습니다
모두 드리겠습니다
하늘
사람들의 목에
추가 걸려 있었습니다
가느다랗고 굽은 목에
각자의 그림자만큼의 무게를 달고 있었습니다
여름에
낮은 가장 길었습니다
그들의 그림자 또한
그러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하늘을 올려다 보지 않았습니다
무거운 고개를 들지 않고도
손 안의 5인치 작은 창문으로
충분히 하늘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 탓입니다
삶이 힘들 때면
하늘을 보아라
언젠가 내 친구가 그렇게 말하였습니다
하지만
나는 하늘이 두렵습니다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초여름 하늘
오뉴월의 상공은 변덕이 심합니다
어떤 날은 흘려보내는 동동 구름
어떤 날은 부서져내리는 햇빛 파편
또 어떤 날은 잿빛 낯짝을 하고 서럽게도 울어대는 것입니다
언제부턴가 나는 거울을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늘은 줄곧 흐렸고, 마침내
빗방울이 창틀을 톡톡 두드리는 어느 새벽
나는 숨을 죽이고 가만 얼굴을 적셨습니다
올해 장마는 유독 길겠지요
나는 언덕에 홀연히 자리를 지키고있다
멀리서부터 너의 까만 머리가 보이기시작하고 나에게 인사를 하는것만 같다.
내 마음의 안식처, 나의 영원한 정신, 나라는 존재의 이유.
늘 내곁에 있어줘, 내몸에 기대어 밤까지 너의 이야기를해줘, 너의숨소리와 바람에 부딫히는 내 잎사귀들의 고요한 노래를 들려줄게.
이름모를 소년에게.
나를 베어도 좋다.
그러나 구루터기는 뽑지 마라.
네가 먼훗날에 지치고 힘들 때
구루터기만 남은 나를 생각해
나에게로 돌아와,
잠깐이라도 쉼을 얻기를.
얘, 거기 우두커니 서서 뭘 하니
내가 묻자
그는 무심한듯 초록 따위만 살랑 흔들었다
덩치만 크고 아무것도 못하는구나
괜시리 얄미워서 한 소리했더니
우직한 가지 위에 새가 날 향해 짹짹거렸다
글쎄, 당신의 그늘이 되고 싶다고 하잖아요!
당신에게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당신이 제 열메를 따 가고
가지를 잘라가고
줄기마저 잘려나가
당신보다 키가 더 작아질 지라도,
그루터기만 남는다 해도 전
이 자리에서 당신을 언제나 기다리겠습니다.
언젠가 돌아오시겠죠,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내려놓으며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앞의 빛을 향에 달렸다.
무조건 저 빛을 향해만 달려갔다.
주변을 둘러볼 새 없이
저 밝은 빛에 타들어가면서도
빛을 쫓는 나방처럼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달렸다.
정신을 차려보니 주변은 온통 빛이였고,
어디를 갈지 몰라 방황하던 나는 나에게 아무것도 없음을 깨달았다.
이 빈 공간처럼
이 텅 비어버린 듯한 감정은 무어라 지칭해야 할까
허무
무한것이무한지허한것이허한지
허무한게유한한건지무한한건지
무한것이유한지허한것이충한지
허무한게공간인건지시간인건지
귀이있으니충한것이지
귀이있으면허무하지않은것이지
어미새 떠난 자리
둥지의 눌린 자국은
어찌 이리 비었는지
풀씨 떠난 민들레
나비 날아간 꽃잎은
왜 이리도 허전한지
문 옆 기둥의 선과
내 키는 그대로인데
어째서 손만 허전한지.
마치 얇은 종잇장이
여러 장 겹쳐진 듯한
너와에 관계가
너의 칼 같은 한마디에
한 장씩 한 장씩 찢어지고
결국 모든 종이가
찢어져 버렸을 땐
허무감만이 갈기갈기 찢어진
종이들 주위를 맴돈다.
현실감 없는거 알아
택도 없는거 알아
근데 말야
그런데 말야
그런데도 좋더라
꿈이라는게
그냥 품고만 있어도 행복하더라
나는 코 끝을 간질이는 것들을 외면 할 수 없었다
그건 때론 가벼운 깃털과도 같았고
손가락으로 배배 꼰 휴지 끄트러미였으며
집 구석에 방치된 책 위에서 폴폴 구르는 먼지였다
무엇이든 그네들은 털어내기 바빴지만
공기 중에 산개한 것들은 불가항력이어서
나는 기꺼이 재채기를 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 하찮을지라도 꿈이라서
꿈을 꾸면 머리가 아팠다
파란 꿈 노란 꿈 그리고 하얀 꿈
파란 꿈을 꿀 땐 목덜미가 시렸고 노란 꿈을 꿀 땐 배가 고팠다
하얀 꿈은 특별했다
하지만 꿀 수록 내 몸이 상해 가는 걸 알고 있었다
남지 않은 희망이 독약인 줄 알면서
난 누굴 위해 몸 녹여 꿈을 꿨을까
오늘도 꿈
깨어나면 사라질 꿈처럼
눈 깜박이면 멀어질 상상
잠깐의 망상은 내 착각을 만들어
닿지도 않을 꿈일 뿐인데도
깜박 졸았다 일어나면
현실과 마주하게 되네
매일이 꿈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손에 잡히지 않는 희망들은
나를 꿈꾸게 만들지
또 다시 일어나게 만들어
눈앞에 다가온 현실
어떤게 진짜이고 어떤게 가짜일지
아무도 모르는 세상 속에서
희망이라는 실을 붙잡고
나는 오늘도 꿈을 꾼다.
꿈 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평소처럼 당신은 웃고있네요
그렇지만 당신은 아닌거겠죠
현실에선 당신이 나를 볼리가
당신 곁엔 언제나 다른 사람이
오늘도 당신을 그러워합니다
동백꽃이 핀 그 날, 네가 사라졌다
동백꽃이 지던 날, 너는 내 곁으로 돌아왔다
아무것도 갖지 않은 채로...
그녀는 동백꽃을 닮았다.
천한 창녀이지만 동백꽃을 닮았다.
그녀의 붉은 뺨과 입술은 동백꽃을 닮았다.
그녀는 동백꽃을 사랑했다.
동시에 동백꽃 만큼이나 그를 사랑했다.
그러던 그녀가 폐병에 걸렸다.
매일밤 동백꽃 만큼이나 붉은 피를 토해냈다.
그는 떠났고,그녀는 시들었다.
붉던 뺨은 자색으로 변해갔고 입술은 생기를 잃고 말라갔다.
만개한 동백꽃은 시들어간다.
그녀도 시들어간다.
그녀는 동백꽃을 닮았다.
-동백꽃 아가씨
빨갛게 빨갛게
너의 따뜻한 심장처럼
피어오른 저 붉은 꽃들을 수 놓아
네게 선물하면 좋아하려나,
너 처럼 빨간 동백꽃을 좋아하려나.
어때? 어서 대답해 줘
하얀 눈밭에 핏방울 하나
오직 겨울에 홀로 붉으리라
울고 울어도 외로이 만개하리라
그렇게 피어 밤을 밝히리라
봄이 왔네, 벚꽃 피네
줄지어 피어있는 나무에
흐드러지는 벚나무가
새초롬이 계절의 시작을 알리네
여름이 왔네, 찔레꽃 피네
산줄기 곳곳에 피어난 꽃에
윙윙거리는 꿀벌들이
더운줄도 모르고 힘차게 산다네
가을이 왔네, 국화꽃 피네
저어기 한쪽에 피어있는
노오랗고 하이얀 꽃이
음울히 진한 향기 내뿜고 있네
겨울이 왔네, 동백꽃 피네
소복소복 쌓인 눈 위 눈 아래에
붉은빛 찬란히 피어있는 꽃이
겨울길 걷는 나그네의 동무가 되네
동무는 붉은꽃, 흰 눈 속에서
길 헤메이지 마란 듯이 피어있는
붉고 붉은 꽃길을
자박자박 걸어가네
바람과 별이 당신을 부르는 새벽
고여있는 품으로 몸을 던질게요
언제든 깨어있어도 좋으니
늘 거기 머물러줘요
날 안아주세요
백사장 한가운데
까아만 것이 출렁거리는 곳
까아만 밤 좋은 사람들
슬 오는 잠 싫은 사람들
이 바다가 좋은 사람들
와서 코 박는다
혀가 쓰든 머리 아프든
와서 코 박는다
그럼 하늘엔
별 뜨고 달 뜨고
해가 올라오겠지
사람들
까아만 바다 닮은 까아만 파도
눈 아래 붙었는지도 모르고
다음에 또 오겠지
커피가 달다
달고 시원하고 행복하다
정말 당연하지만
당연하게도 너에게 행복이 돼주지 못한
쌉쌀한 아메리카노
사실 향도 없는 탁한 물
어른들은 커피를 마십니다
커피가 그렇게 맛있냐고 물어봤더니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습니다
커피를 마시면 졸리지 않대요
커피를 마시면 조금 더 버틸 수 있대요
왜 버텨야 하는 건가요
철없이 물어보았습니다
잠을 안자면 졸린건 당연해요
왜 당연한걸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건가요
버티는게 힘들다면 안 버티면 되잖아요
빈 커피 캔을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웃는 소리랑 닮았습니다
우리는 얻기 위해서 우선 놓을 줄 알아야 한단다
커피를 팔고 싶다면 캔에 넣어야 하는 것처럼
맞추어야 할 때도 있는 거겠지
그래서 캔커피 하나를 손에 쥐고
달그락 거리며 슈퍼를 나오나 봅니다
달그락 거리며 웃고 있어요
저는 캔에 담긴 커피를
유리잔에 따라 마실 겁니다
너가 주제말해야 되는뎅
바닷속 공기방울이 하늘을 쳐다봅니다
공기방울은 바닷속에서의 하늘을 동경하지만
결코 다가가진 않습니다
그정도가 행복이며 계속될 이야기고
하늘또한 공기방울을 소중히 여기니 까요
바다는 하늘을 온전히 담는다
닿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지평선이라는 끝자락에서 살짝, 손 내밀어본다
마치 나에게 너는 이렇게 아름답다는 걸
알리고 싶다는 듯이
당신과 바다는 같습니다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기다려주니까요
먼 발치에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저 하염없이 바라보기만 하는 저를 위해
그대가 찾아와주세요
파도가 되어 저에게 찾아와주세요
바람을 피해 도망치는 물결은
새를 닮아 계를 이뤄 자유로운 파도를 이루고
파도는 부서지듯 육지에 스며들고 말겠지.
그러면은 육지는 비로소 느낄꺼야.
파도가 본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를
비바람이 치는 바다
구슬피 울고 있는 바다
무엇이 그리도 슬픈 것이냐
무어가 그리 슬프기에 그리 울고있는 것이냐
아아, 수많은 생명을 보듬고 있는 그대에게도
슬픈일이 있는 것이구나.
저 넓고 넓은 망망대해 앞에서 인간의 삶이란
백일몽과도 같은 것
어찌 그리 삶에 연연하는가
바다에서 부터 왔으니 바다로 돌아가야겠지
아 사랑하는 임아 부디 영원토록
우리를 보듬어주기를
이 주제인것 같아
보글보글
너는 당근을 싫어했다
물이 끓었다
나는 재료를 집어넣었다
보글보글
나는 편식하는 네가 싫었다
물이 끓고있다
오늘도 습관적으로 만든 2인분
보글보글
오늘도 빠져버린 당근
아, 물이 끓어 넘쳤다
"내가 말할 때마가 당근을 말해줘"
"좋아"
"너의 웃는 모습을 내가 좋아해도 될까?"
"당근!"
"너의 모든 모습을 사랑스러워 해도 될까?"
"당근!"
"그럼 내가 감히 너와 연인이 되고 싶다고 해도 될까?"
"당근!!!"
항상 카레를 먹으면
당근을 빼달라고 했던 너
이제 넌 내 곁에 없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당근을 뺐네
습관처럼
하늘을 보다보면
우주에 빠져든다
광활한 어둠속에
몸뚱일 뉘여놓고
가만히 있고싶다
그동안 우리들은
무얼위해 있었는가
답해줄사람없음을알아도혼자서되뇌이며고뇌하는나는오늘도우주에게소원을비는데그것이무엇인지는나조차도통알수없지만그래도나의고뇌가끝나게해달라는의미라고믿으며오늘도우주를보며하늘을바라보며가만히서있다
끝없이 넓어지는 우주는
꼭 내 마음같구나
너를 향한 마음이 끝없이 넓어지면
내 마음속에도 태양이 생겨나고
내 마음속에도 지구가 생겨나고
내 마음속에도 사람들이 살겠지
언젠가 그 사람들이 말하겠지
"널 향한 내 마음은 우주같아 끝없이 넓어지거든"
그리고 그 속엔 또 태양이 있고
지구가 있고 사람이 살고
또 그 속엔 태양이
지구가 사람이
또, 또, 또...
칠흑의 밤이 나를 집어 삼켰을 때
나는 광활한 우주를 보았다
그곳엔 별의 죽음이 있고
벌레의 울음소리가 있고
너의 눈동자가 있었다
칠흑의 밤이 나에게 다가올 때
나는 작은 세상을 본다
우주 속에 떠다니며 이야기를 듣는다.
토성의 속살스런 이야기도 몰래 듣고,
해왕성과 친구되어 수다도 떨어본다.
지나가는 소행성에 인사도 건네보고,
부지런한 위성에도 노래를 불러준다.
눈부신 항성 빛에 눈이 멀어버릴 때쯤
나타나는 그 어둠 모든 걸 먹어치운다
흐름에 몸을 맡겨 어둠 속에 빠지면
다시금 우주로 여행을 떠다닌다.
꿈결에 널 보았다
아득한 풍경과 산들바람,
어디선가 불어오는 추억의 향기
그게 모두 너였다
다가가고 싶지만 움직이지 않는 몸
뒤돌아선 너는 활짝 웃어보지만
잊혀진 시간은 덧없이 빠르게 지나갔고
서로의 눈동자엔 슬픈 빛이 스친다
-아, 꿈결이구나. 속절없이 흘렀구나.
꿈결에 너를 스쳤지만,
어쩐지 닿지 않아
애타게 너를 불러도
돌아오는 건 너의 잔향 뿐.
물 맑은 은하수를 머금은
너의 눈동자를
꿈결에나마 보고 싶으련만
보이는 건 오직 은하수 뿐.
나의 새벽에 너를 담을 수 있다면
꿈결에나마 볼 수 있을텐데.
나의 새벽은 오로지
허한 달빛으로 가득할 뿐.
우리는 계속 뒤로 간다
시간도 바람도 물도 앞으로 가는데
우리는 계속해서 뒤로 간다
저 앞에 뭐가 있니? 라고 물으면 넌
숨이 있고 꿈이있고 신이 있어
라고 말하겠지
그래서 우린 뒤로 가나보다
고운 꿈을 갈아 사람을 만들면
그게 신일 거라고 말하던 때가 있었지
사람은 꿈을 만들고 꿈은 신을 만든다고
그리하야 우리 모두는 신의 어버이라고
그런 때가 있었지
하지만 우리 모두는 어버이일 수 없기에
신은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뒤로 간다
꿈결에 이름을 불렀다는데
대체 기억이 나질 않아요
잠결에 찾아 헤맸다는데
대체 누군질 모르겠어요
당신이 내 삶에 있었다는데
당신 모양 구멍조차 없네요
조용히 돌아선 당신 뒤에서
조용히 주워담는 나의 마음
그리고 눈물
갈빛의 하늘 아래
보름달이 품은 작은 별
작은 별이 떨어져
너는 밤새도록 떨어져
마침내 닿은
하얀 이불 위 툭 튀어나온
작은 갈빛의 정수리.
그 결 타고
꿈이 살레살레 들어오고
그 결 너머
너의 반짝임은 짙어진다
어여쁜 아이의 하얀 이마에
꿈 하나 별 하나 콕콕 박히고
꿈결같은 새벽 아래
너는 반짝이는 미소를 선물한다
하늘엔 별꽃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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