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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8mIE5O7dP 2019/09/29 00:30:41 ID : ttgY6441wq7
🙄 중 3 여중생쟝임 🙄 뭔가 멋지니까 한번 이래봤는데 무슨 말을 할 지 모르겠다 🙄 이 이모지가 이모지중 최애다 귀엽지 않아? 🙄 말투 휙휙 변함 🙄 관심받고 싶다 관심! 누가 날 알아볼지도 모른다는 긴장감이랑 짜릿함이 너무 좋아 일상 슬쩍슬쩍 노출 예정 🙄 방청소 언제 해 🙄 시험 공부 언제 해 🙄 다이어트 언제 해 🙄 이 이모지 언제 끝나 좀 적게 쓸걸 🙄 오예 끝!
◆Ds8mIE5O7dP 2019/09/29 00:32:59 ID : ttgY6441wq7
짝남 생겼으면 좋겠다 요즘 열심히 꾸미고 다니고 왜그렇게 꾸미냐 좋아하는 사람 생겼냐 이런 소리도 엄청 듣는데 정작 짝남은 없음 누가 날 보고 반해서 나도 걔를 좋아하게 됐으면~ 이런 심리인가?
◆Ds8mIE5O7dP 2019/09/29 00:33:20 ID : ttgY6441wq7
연노랑색 핵조아
◆Ds8mIE5O7dP 2019/09/29 00:34:07 ID : ttgY6441wq7
연노랑 하면 해바라기, 가을, 벌판 이런게 저절로 떠오른다
◆Ds8mIE5O7dP 2019/09/29 00:38:53 ID : ttgY6441wq7
아 진짜 너무 싫어 너무 싫어 은근슬쩍 무시하는 게 티나는 말투 진짜 싫어 근데 그게 진심인게 보여서 너무 자존심 상하고 화나 나도 모르는 거 아닌데... 나보단 쟤가 더 예쁘고 귀엽고 착하고 성격도 좋은 거 알고 있는데 왜 굳이! 그걸! 티나게 말해야 하냐고! 나 안멍청해 너보다 머리도 훨씬 좋고 멋진 생각도 많이 해 그리고 난 예쁘진 않지만 좋아하는 스타일도 확고하고 그게 또 어울려 난 내가 좋아 내가 바라는 완벽한 내 모습과 성격은 아니지만 그래도 난 나니까 나는 나랑 평생 붙어있어야 하니까 좋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재미없는 사람이지만 나만의 장점도 있다고 생각해 왜 니가 그걸 평가하면서 날 깎아내려 왜 싫다면 제발 좀 하지마 내가 뭘 하든 그 이유를 묻지도 마 왜 내가 거짓말까지 지어내면서 니가 원하는 답을 해줘야 하는 거야..
이름없음 2019/09/29 00:41:14 ID : Ny2MpdTQk8m
노랑하면 태진아지!!! 미안
◆Ds8mIE5O7dP 2019/09/29 00:42:31 ID : ttgY6441wq7
너 레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쓰고 우우랬는데 기분 좋아짐 고마워!
◆Ds8mIE5O7dP 2019/09/29 00:44:22 ID : ttgY6441wq7
나 솔직히 니가 하는 거 관심없어!! 친구니까 들어주는거야!! 니가 하는 얘기도 재미없고 다른 애들 반응은 ㅈ같으니까 나한테만 얘기하는 거 다 알아!! 완전 짜증나 너!@ 아아아ㅏ아아악
◆Ds8mIE5O7dP 2019/09/29 00:48:56 ID : ttgY6441wq7
완전 짜증나 정떨어져 내 텐션이 낮고 오늘따라 기분이 더러운 게 아니라 그냥 니가 짜증나고 정떨어지고 이상한말만 박박 우겨대니까 대화의 재미가 팍 떨어지잖아 너 말고 다른 애들이랑은 잘만 논다 뭐~~%~~~~ 진짜 내 노력 무시하지 말라고 너만 힘든 거 아니라고 나도 힘들다고 니가 힘든 거 어필하는 건 상관없는데 왜 니만 고생한다는 식으로 얘기해 니가 맨날 나만 가지고 뭐라한다고 투덜대는거 진짜 개ㅡ빡쳐 좀 피해망상 있는 애같아 니 목소리가 크고 눈에 띠니까 욕을 먹는거잖아 그리고 이상한데서 화내지마 진짜 근데 또 이상한 데서 소심하게 굴면 나보고 어쩌자는 거임 너 존나 이해안감
◆Ds8mIE5O7dP 2019/09/29 00:49:55 ID : ttgY6441wq7
진짜 너 개짜증나 평소에 나를 어떻게 생각하면 그렇게 티나게 질질 흘리냐 ㅋㅋㅋㅋ
◆Ds8mIE5O7dP 2019/09/29 00:50:34 ID : ttgY6441wq7
아 빡쳐 진짜 은근슬쩍 떠보지좀 마 제발
◆Ds8mIE5O7dP 2019/09/29 00:52:28 ID : ttgY6441wq7
내가 공부하는 거 슬쩍슬쩍 견제하지 말라고!! 괜히 인사하거나 물마시러 가자는둥 다른 얘기 하면서 내가 하는 페이지 뚫어져라 쳐다보는 거 다 보이거든 내가 빡공할때 갑자기 말 걸면서 주의돌리려고 하지 좀 마 진짜 너무 치사하잖아 ㅠㅠㅠㅠ
◆Ds8mIE5O7dP 2019/09/29 00:54:42 ID : ttgY6441wq7
몇 번 둥가둥가 해주니까 기분 좋아져서 니가 내 머리 꼭대기 위에 있다는 듯이 행동할래 진짜 어쩌라고다 하나도 안 궁금하고 나는 내 페이스가 있다는데 물어보지도 않은 방법 강요하면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훈수질임 아니 왜 대체 화장하는데 자꾸 꼬투리잡고 참견이냐 내 알아서 한다고요 진짜 아아아ㅏ악
◆Ds8mIE5O7dP 2019/09/29 01:06:29 ID : ttgY6441wq7
엄마 아빠 사랑해 근데 가끔 별것도 아닌데 삔또상했다고 갑자기 목소리 톤 좀 바꾸지 마 진짜 너무 시끄러워 심장이 두근두근 뛴다고 방문도 좀 벌컥벌컥 열지 말고 방을 닫아놓은 이유가 뭐겠어 트라우마 될 것같아 맨날 방 밖 복도에 발소리 들리면 숨이 턱 막혀 어지럽고 심장뛰고 진짜 맨날 똑같은 얘기만 하고 재미가 하나도 없다 한의대니 약대니 쟤는 돈 많은 것 빼면 잘난 것 없다느니 전형적인 자격지심 있는 사람들이 할 말이잖아 명품 사 쓰는 사람 이해를 못하겠다면서 다 브랜드 빨이라고 차라리 퀄리티있는 중고가 브랜드를 사겠다며 근데 왜 시즌별로 명품 짭은 사는데 왜 돈 없는거 아니잖아 근데 대체 왜?? 어렵게 성공한거 알겠어 절약정신 밴 것도 알겠고 근데 왜 짭을 사는거야 진짜 이해가 눈곱만큼도 안간다 차도 맨날 덜컥덜컥 사고 비싼 것도 걍 사면서 맨날 명품은 굳이굳이 짭 시험기간때만 엄청 잘해주지 잘 들어가서 쉬라느니 간식은 먹고 공부하냐느니 너무 속이 빤히 보여서 웃긴다 진짜로 내가 애교가 없니 정이 없니 말투가 사납니 싸가지가 없니 애가 제정신이 아니니 하지 마 누굴 보고 배웠겠어? 말투도 다 사투리라 큰 소리로 말들 하면 골이 울려 심장이 뛰어 별 것 아닌데도 그래 꼭 중국말 같다고 생각하면서 들어 하루에도 몇 번씩 그러네 왜그래 진짜
◆Ds8mIE5O7dP 2019/09/29 01:08:52 ID : ttgY6441wq7
아 적으니까 조금 후련하긴 한데 얼마나 지긋지긋한 인간관계를 가지고 살아가는지 또렷하게 자각이 돼서 더 화난다 ㅋㅋㅋㅋㅋㅋㅋ 속이 후끈거려
◆Ds8mIE5O7dP 2019/09/29 13:14:24 ID : ttgY6441wq7
시원한 아침이 밝았다! 다 털어버리고 오늘은 오늘의 이야기를 써야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엷게 비쳐오는 노란 햇살이 예뻤고, 약하게 튼 선풍기 바람이 차가웠고, 바스락대는 이불이 따뜻해서 기분이 좋아졌어. 시끄럽고 하잘것 없는 것들을 경멸하면서도 그렇게 돌아가버리는 내가 슬프지만 뭐 어쩌겠어? 원래 인간은 이중적이랬어! 그러니까 괜찮아.
◆Ds8mIE5O7dP 2019/09/30 06:18:46 ID : E4Nz9bba5Wi
앙영! 오늘은 시험이네. 어차피 인문계 갈거고, 내신도 높으니까 굳이 잘 칠 필요 없는 시험이긴 하지만 밤을 샌건 조금 너무한가? 갑자기 일본여행 갔을 때가 생각나서 얘기가 하고싶어졌어. 3년전 이맘때쯤 가족여행으로 일본여행을 갔었다? 작은 렌트카에 몸을 구겨넣으면서 이국의 고속도로를 달리는건 꽤 기묘한 경험이었어. 휴게소 같은 곳에서 내렸는데, 훅 끼치는 열기와 약간의 어지러움을 동반한 시야 속에 일본인 여자애의 가는 다리와 호박색 나무로 지은 휴게건물의 지붕이 비쳤어. 가을이라 반짝이는 햇빛이 모든 걸 선명하게, 불분명하게 비췄기때문에 여자애의 얼굴이라던지 건물이 정확히 어떻게 생겼는지 같은 건 기억나지 않아. 그냥 우리는 오른쪽에 있는 편의점 같은 상점에 들어갔고 반짝이는 투명한 유리창에 붙어있던 얇은 쿠마몬 포스터가 인상적이었다는것만 말해줄 수 있을 뿐이야. 그 옆에는 주황색 뽑기 기계가 있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뽑진 못했어. 그 지역의 명물이라는 병아리빵을 6개 사서 차에서 먹었다. 녹차를 좋아하는 우리 오빠는 녹차를 사 마셨어. 엄마가 하나씩 나눠주신 병아리빵에는 은박 포장지가 붙어있었는데 그걸 떼내면 빵보단 만주라고 하는 게 어울릴 것 같은 전통과자가 나왔어. 나는 앙금을 싫어해서 겉에 있는 빵부분만 떼먹고 남은 앙금은 슬쩍슬쩍 버렸던 게 기억나. 그리고 또 출발.
이름없음 2019/09/30 06:19:36 ID : Wjijdu02nu4
시험 화이팅~!!~~! 잘 치고 오고 좋은 점수 받을거야
◆Ds8mIE5O7dP 2019/09/30 06:24:49 ID : E4Nz9bba5Wi
땅큐땅큐~~~~~~
◆Ds8mIE5O7dP 2019/09/30 06:28:14 ID : E4Nz9bba5Wi
손깍지 끼고 걷고싶다 별것도 아닌데 웃으면서 몸을 떨고 싶어 나는 그냥 손에 잡히는 온기가 갖고싶은건가? 외롭다고 하기엔 너무 사무치고 사랑에 메말랐다고 하기엔 너무 풍부하고 과시욕 때문이라 하기엔 너무 사적인데 이걸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Ds8mIE5O7dP 2019/09/30 06:29:45 ID : E4Nz9bba5Wi
매끈한 마룻바닥을 발끝으로 살짝씩 건드리면서 안달하듯 걷는 사람?
◆Ds8mIE5O7dP 2019/09/30 06:39:08 ID : E4Nz9bba5Wi
말들을 하나 둘 쌓아두다 감당할 수 있는 무게가 넘어가면 경멸하고 마는 사람?
◆Ds8mIE5O7dP 2019/09/30 06:41:54 ID : E4Nz9bba5Wi
메마른 콧속에 로션을 바른 손가락을 넣어 문지르며 그 아저씨가 한 말을 곰곰히 생각해봤다. 아니, 그래도 어이없는데? 어제는 내 여덟 살 생일이었다.
◆Ds8mIE5O7dP 2019/09/30 06:42:28 ID : E4Nz9bba5Wi
생일이면 뭐해! 어리면 뭐해! 깽판을 쳤든 말든 알게 뭐람
◆Ds8mIE5O7dP 2019/09/30 06:43:20 ID : E4Nz9bba5Wi
삭제
◆Ds8mIE5O7dP 2019/09/30 06:44:16 ID : E4Nz9bba5Wi
영드는 또 언제 다 보지 손대놓고 끝까지 안 번 시리즈만 몇 개야 ㅋㅋㅋㅋㅋ
◆Ds8mIE5O7dP 2019/09/30 06:44:42 ID : E4Nz9bba5Wi
너무 졸리다 지금 자면 못 일어날 텐데
◆Ds8mIE5O7dP 2019/09/30 06:44:58 ID : E4Nz9bba5Wi
뻑뻑한 눈에 뻑뻑한 뇌를 더하면? 최악!
◆Ds8mIE5O7dP 2019/09/30 14:06:43 ID : E4Nz9bba5Wi
시험은 굉장히 잘 쳤다. 오늘 친 거 평균은 90정도? 첫 교시가 자습이라 더음 교시에 치는, 그 전까진 펼쳐보지도 않았던 쉬운 과목을 공부하려고 했는데 교과서와 프린트물을 집에 놔두고 와서 못했다. 덕분에 나는 그냥 엎드려서 생각만 했어. 엄마한테 출근하시는 길이면 학교 경비실에 맡겨달라고 하긴 했는데 경비아저씨가 없어서 허탕만 쳤다. 기다린지 몇 분 되지도 않았는데 들어가라는 모르는 선생님이 얼마나 야속했는지. 아침에 가족에게 쌓이고 쌓였던 것들이 터져서 속상했던 참에 쪽팔림을 무릅쓰고 한 부탁이 이렇게 되돌아오는거구나, 하고 입술을 세게 깨물었어. 엄격하기로 유명한 선생님이 자습 감독이었고 다른 친구와 함께 공부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시험 전 시간에 교과서나 프린트를 빌려줄 바보가 있을까? 그래도 왠지 억울하고 짜증나서 까먹은 내 탓이라고 몇 번이나 되새기며 교탁만 멍청히 바라봤어. 아무 말도 건네주지 않는 친구들도 미웠다. 그 중 딱 한 명이 괜찮냐고, 내 프린트라도 보겠느냐고 해 줬어. 이미 기분은 최악으로 치달아있었고 내 기분을 바꾸려고 아무리 애를 써봤자 더해지기만 하는 상황에 환멸도 나 있어서, 내게 불리할 걸 알면서도 거절했어. 차라리 그 다음다음 시간 시험 공부를 해! 라는 생각도 떠올랐지만 글쎄, 바로 다음시간 시험도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그래서, 점수가 잘 나왔을 때 얼떨떨 하면서도 기뻤다. 자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시간들이 선물을 주는 것 같아서.
◆Ds8mIE5O7dP 2019/09/30 23:35:06 ID : E4Nz9bba5Wi
반쯤 자면서 써서 글이 엉망이구나 ㅋㅋㅋㅋㅋㅋ 진짜 자위 엄청 하고싶다 짜증나 어제 피봐서 못하겠어 성인돼서 할 때 더 잘 느끼고 싶은 것도 있고,, 금딸 결심했는데 뭣같다~~~
◆Ds8mIE5O7dP 2019/10/01 16:15:06 ID : E4Nz9bba5Wi
졸리다 내 얄팍한 글들이 안쓰러워서 슬퍼 비슷한 표현의 표현의 표현의 연장선일 뿐인 흩어지기 쉬운 단어들이 바스라져서 사라져버리고 마는 문장과 남은 그의 껍데기가 고루해. 언제 잘까. 지금 잘까?
◆Ds8mIE5O7dP 2019/10/03 18:09:11 ID : E4Nz9bba5Wi
어지럽다. 나는 누군가에게나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걸 찾지 못했다는 건 자기의 재능으로 높은 곳에 갈 수있었던 자의 가식에 지나지 않는 말 한마디일 뿐이야. 그렇다면 어떻게 등수가 매겨지고 지불할 값이 정해지겠어? 노력, 아, 중요하지. 조금의 재능이라도 있어야 노력이 빛을 발하는 거지만. 난 왜 이렇게 열등감 덩어리일까. 정말 내가 좋아서 했던 행동이 언제쯤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언제쯤 빛이 나기 시작할까? 그런 것 말고 조금 더 손에 잡히는 건 없을까? 여행을 하면서 멋진 풍경에 눈물을 흘리고 상기된 뺨으로 거리들을 쓰다듬으며 뛰면서 살고 싶다. 텅 빈 벌판이라고 해도 상관없을 정도인 곳에 덩그러니 서 있는 빵집 겸 카페에 자전거 벨 소리를 딸랑거리며 들어오는거야. 바람에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기분좋게 흔들거리고 향기로운 냄새가 몸을 투과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분위기로 가득 찼어. 눈부신 햇빛이 닦은 자국이 남아있는 투명한 창 사이로 들어오는 멋진 날이야. 비가 오는 날은 자전거를 타진 못하니까, 집에서 차를 한잔 마시면서 느긋하게 나갈 준비를 하고 예쁜 우산을 펼쳐. 발목까지 오는 두꺼운 장화를 신고 찰박대면서 걸었으면. 시원할 정도로 튀기는 물들이 상쾌해. 일년 내내 봄가을인 곳에서 사는거야. 존재하는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곳에서 살고 싶어. 매일마다 달리 보이는 아름다움에 전율하면서 죽고싶다. 내 궁극적인 목표는 죽는 거. 동물을 키우진 않을래, 내 무책임함과 계획없음이 동물과 만나면 그 친구가 어떻게 될 지 너무 빤히 보여서. 사람도 마찬가지야. 친구는 만들겠지만 성적인 관계는 별로. 나는 굳이 그럴 수 있다면 나와 하고싶어. 근데 그럴 수 없다는 건 아니까 포기하지 뭐. 이해받고 싶지만 이해를 구걸하는건 싫으니까. 축축한 안개를 걷으며 사뿐히 걷자. 발가락에 스치는 풀들의 결과 숨을 느끼면서 천천히, 그렇지만 사뿐하게. 비가 오는 날은 두 종류로 나뉘는데 안개와 함께하는 비와 오히려 모든 게 또렷이 보이는 비가 있어. 안개와 함께하는 비의 이미지는 뭐랄까, 우울한 종류지. 이런 날은 실내에 있고 싶어. 빨간색 옷이나 악세사리 같은 걸 걸치고 창밖을 멍청히 바라보고 싶은 날이야. 차와 단 음식 그리고 책이 더해진다면 바랄 게 없겠지. 침대에 누워만 있어도 돼. 천장을 보면서 보지 않고 생각을 하는거야. 깊은 생각을 하는 중이라면 모든게 보여도 보이지 않으니까. 가끔씩 뒤척이는 몸이 부드러운 이불과 부딪히며 사락대는 소리를 만들어. 또렷한 비가 내리는 날엔 밖에 나가서 놀고 싶어. 선명해진 불빛들과 기분 좋은 비의 템포가 몸을 흔들고 노래를 부르게 해. 기름진 음식들이 많은 질이 좋다고는 말하기 힘든 식당에 들어가서 형편없는 식사를 하고는 잘 먹었다고 말해. 그래도 신나서 구둣발로 미끄러지듯이 뛰어가는거야. 네온이 빛나는 거리로 들어가! 도로보단 도보로 이용되는 것 같은 아스팔트 길을 따라서 깊숙히 들어가보자! 가게에서 새어나오는 싸구려 노래가 흥을 돋우고 이미 기분은 최고. 비가 온다는 사실도 까먹고 여기저기를 배회하면서 밤을 새워. 새벽이 되어서야 택시를 잡아서 집에서 몇 걸음 안 되는 곳에 내려달라고 부탁하고는 산책을 좀 해. 짹짹대는 소리와 안개가 마음을 좀 안정시켜 줄 테니까. 그렇게 놀고 나면 며칠간은 놀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서 차분해 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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