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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0/11/27 21:44:23 ID : lDtdzTU4Y4N
난 전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오히려 이게 더 좋은 방법인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주변 친구나 사람들이 미쳤냐고 욕해
이름없음 2020/11/27 21:45:40 ID : lDtdzTU4Y4N
나는 19년 8월쯤에 집에서 가출을 했어 지금까지 집에 아직 안 들어간 상태고 가출한 뒤로 어떻게든 살 곳 잘 곳이 필요해서 쉼터나 친구 집 여기저기 많이 갔어
이름없음 2020/11/27 21:47:42 ID : lDtdzTU4Y4N
우리 지역에 단기 쉼터는 있어도 중장기가 없었고 시국이 이래서 쉼터에서 잘 받아주지도 않으려고 했어 쉼터에 어떻게든 들어가도 휴대폰 뺏고 알바도 제한적으로 하게 하고 밖에도 마음대로 못 나가 이게 감옥이 아니면 뭔가 싶어서 나와서 친구 집에 조금씩 얹혀서 살았어
이름없음 2020/11/27 21:51:37 ID : lDtdzTU4Y4N
어떻게든 구한 공장 알바 끝나고 힘들어 죽을 것 같았지만 친구한테 그리고 친구 가족 분들한테 너무 미안하고 죄송스러워서 청소나 설거지를 맨날 했어
이름없음 2020/11/27 21:54:46 ID : lDtdzTU4Y4N
그렇게 지내다가 친구네 친척분들이 집에 오시거나 가족 지인들이 집에 올때 나때문에 불편해 하시는 것 같아서 그게 너무 마음에 걸렸어 그래서 있는 집안일 허락 받고 되는대로 다 하고 신세 지는게 죄송해서 최대한 집을 빨리 구하던지 다른 방법을 알아봐야 했어
이름없음 2020/11/27 21:58:57 ID : lDtdzTU4Y4N
알바를 내가 공장이랑 잡다한 알바들 아무리 뛰어봐야 최소 1개월 뒤에나 원룸 하나 월세로 겨우 구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 그동안에 계속 얹혀살 수 없는데 어떡하지 싶다가 결국 내 친구가 나를 완전 깔보듯이, 하인 대하듯이 굴길래 화가났지만 그 와중에도 미안해서 그냥 여기 있다간 더 사이가 틀어질 것 같아서 나왔어 그렇게 걔네 집에서 일주일 반 정도 있었어
이름없음 2020/11/27 22:04:48 ID : lDtdzTU4Y4N
막상 나와보니 쉼터는 답 없고 맨날 숙박업소에서 자기엔 너무 비싸서 아직 철거 안된 큰 건물에 몰래 들어가거나 공원에서 쪽잠을 잤고 잘 곳이 없을 때는 그냥 길거리를 계속 걷다가 어떻게든 알바하러 갔어 밥은 삼각김밥만 먹었고 씻는것도 못해서 맨날 공원 계수대에서 세수만 하다가 억울해서 한번 목욕탕에서 만원 썼는데 그게 너무 비싸게 느껴지는 거야 내가 너무 많이 쓴 것 같고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나 싶어서 진짜 괴로웠어
이름없음 2020/11/27 22:06:48 ID : lDtdzTU4Y4N
그때 삼각김밥 너무 많이 먹어서 이제는 삼각김밥 보기만 해도 짜증나ㅋㅋㅋㅋㅋㅋ
이름없음 2020/11/27 22:10:19 ID : lDtdzTU4Y4N
가출모임이라도 들어가볼까 해서 갔더니 여자면 다 어떻게든 성매매로 이어주고 돈 벌어먹으려고 발악을 하길래 개빡쳐서 가방 버리고 휴대폰이랑 지갑만 가지고 도망쳤어 진짜 답이 없더라 그나마 입을 옷들이라도 맹물로든 빨아서 돌려 입었는데 그 옷도 없고 그냥 죽어야 하나 싶었어
이름없음 2020/11/27 22:14:25 ID : lDtdzTU4Y4N
마지막으로 누구든 걱정없이 통화 한 번 해보고 죽어야겠다 싶어서 다 닳아가는 휴대폰 배터리로 연락처만 보고 공중전화기 계속 붙들고 아는 친구들한테 어떻게 지내냐는 식으로 전화를 걸었어.. 내가 가출하면서 연락을 다 끊고 어디에도 안 보이던 애한태서 전화가 왔으니 반가웠나봐 걱정도 됐었는지 이것저것 이야기를 많이 했어 그래도 가출했다고는 말 안하고 잘 지낸다고 그냥 집에 무슨 일 생겼다고 거짓말 치고.. 그러다가보니 나한테 동전이 얼마 안 남았더라고
이름없음 2020/11/27 22:16:37 ID : lDtdzTU4Y4N
마지막으로 그나마 학교에 있을 때 다른 쌤들은 다 나 싫어했는데 유일하게 나 응원해줬던? 그래도 친절하셨던 국어쌤이 생각이 나서 전화를 걸었어
이름없음 2020/11/27 22:20:20 ID : lDtdzTU4Y4N
쌤한테 전화 걸어서 잘 지내냐고.. 그 새벽에 전화를 걸어서 너무 죄송했는데 어차피 마지막이다 싶어서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다 이야기 했어 집 나와서 쉼터 갔다가 알바 구하러 사방팔방 뛰어다니고 친구집 갔다가 또 나와서 밖에서 쪽잠 자고.. 그런걸 다 이야기 했더니 국어쌤이 이제 어떡할거냐고, 오늘 밤에 당장 잘 곳은 있냐고 걱정해주셔서 갑자기 너무 슬퍼서 주체가 안됐어 이런 나한테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구나 이렇게 내가 죄를 많이 지었는데 내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구나 싶어서 계속 울었어
이름없음 2020/11/27 22:25:33 ID : lDtdzTU4Y4N
선생님이 나보고 어디냐고 물으시길래 어디어디 앞에 공중전화 박스라고 말했고 내가 계속 쳐울었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쌤한테 나 경찰에 신고할거냐고 뒤늦게 묻다가 돈이 부족해서 통화가 끊겼어 휴대폰은 배터리가 없어서 이미 꺼진 상태였고.. 이제 답이 없는 걸 알려주는 것 같았어 그냥 더 뭐 할 수 있는게 없구나 어떡하지 진짜 죽어야 하는 순간이 왔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공중전화 박스에서 그대로 쪼그려 앉아서 계속 쳐울었어
이름없음 2020/11/27 22:50:58 ID : lDtdzTU4Y4N
너무 길어서 다들 그냥 나가는거야? ㅠㅠ... 보는 사람 있으면 계속 쓸게 그동안 이 이야기를 누구한테 제대로 꺼낸 적이 없어서 너무 길어진 것 같다
이름없음 2020/11/27 22:52:51 ID : eMqi7cGk4KZ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0/11/27 22:56:16 ID : lDtdzTU4Y4N
그렇게 한 몇 분 울다가 지쳐서 멍하니 바닥에 있는 돌 조각만 뚫어져라 쳐다봤는데 갑자기 어디서 빵빵거리는게 희미하게 들렸어 궁금하긴 한데 정신이 없어서 고개를 들어서 볼 기력이 없어서 그냥 땅만 보다가
이름없음 2020/11/27 22:57:51 ID : lDtdzTU4Y4N
누가 내 왼쪽 팔을 잡고 일으켜 세우길래 경찰인 줄 알고 쳐다봤는데 국어쌤이였어 쌤이 신고를 안하고 나한테 직접 와줬더라ㅠㅠㅠㅠㅠㅠㅠㅠ
이름없음 2020/11/27 22:58:11 ID : iqlA585U6oY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0/11/27 22:58:40 ID : 8nRu66jdyIF
ㅂㄱㅇㅇ !
이름없음 2020/11/27 23:01:13 ID : lDtdzTU4Y4N
그래서 내가 국어쌤이 왜 여기있냐고 물어봤는데 일단 타래 나 머리 다 개판이고 몸에 냄새도 날텐데 괜찮냐고 물었더니 괜찮다는거야 그래도 조수석 타기는 그래서 뒷자석 문 열였는데 뒷자석에 짐이 한가득이길래 걍 조수석에 탔어
이름없음 2020/11/27 23:05:31 ID : lDtdzTU4Y4N
차 타고 어디 가냐고 물으니까 좀 고민 하시다가 자기 집으로 가도 괜찮겠냐고 하시는거야 그러다가 갑자기 콜록거리시더니 차에 창문 있는대로 다 열어제끼시드라ㅋ;; ㅠ 수치스러웠음,, 일단 내 꼴도 말이 아니고 도와주겠다고 여기까지 와주셨으니,, 내가 혼자 모텔이든 여관이든 갈테니 돈 내놔라 할 순 없어서 그냥 하루만 눈감고;;; 국어쌤 집에서 자기로 했음
이름없음 2020/11/27 23:08:43 ID : s7cE3wpPa9y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0/11/27 23:08:53 ID : s7cE3wpPa9y
너 지금 어딘데?
이름없음 2020/11/27 23:10:48 ID : lDtdzTU4Y4N
국어쌤 집에서 오랜만에 따뜻함을 느꼇어 온돌의 따뜻함.. 근데 생각보다 집 좋은데 사시더라 혼자 사는데 나름 이름 있는 아파트 사시고.. 쌤이 대충 배고프면 냉장고에서 뭐 꺼내먹고 샴푸고 뭐고 다 남자꺼긴 한데 어쨌든 씻으래서 얼레벌레 씻었는데 내 몸에서 남자 향수 냄새 나더라ㅋ 국어쌤이 반바지랑 흰 티 하나 주시면서 그거 입으라길래 받아서 입었는데
이름없음 2020/11/27 23:13:14 ID : lDtdzTU4Y4N
바지가 아무리 봐도 생겨먹은게? 디자인이? 남자꺼 같지 않길래 뭐냐고 물었더니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다가 사실 전여친이 버리고 간거라고 하더라ㅋㅋ,,, 쌤 이미지가 되게 바르고 착하고 잘 가르치고 애들 사이에서 약간 게이같다는? 그런 소문이 돌아서 여친이 있었을줄 몰랐음 편견 개쩔고
이름없음 2020/11/27 23:15:03 ID : lDtdzTU4Y4N
그러고 헤어드라이기로 머리 말리고나니까 이불이랑 베개 주면서 거실에서 자고 내일 일찍 일어나서 이야기좀 하자 하셨음. ..
이름없음 2020/11/27 23:19:06 ID : lDtdzTU4Y4N
그때 하도 바쁘고 이것저것 시달릴때라 내일이 무슨 요일인지 알바를 가야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싶어서 내일 무슨 요일이냐고 물어보니까 일요일이래서 오랜만에 제대로 쉬어보겠다 싶었고 너무 좋았어 진짜 다행이였고.. 그러고 진짜 푹 잤어 악몽 안 꾸고
이름없음 2020/11/27 23:24:08 ID : lDtdzTU4Y4N
간만에 오래 자고 싶긴 했는데 그러진 못하고 평소대로 6시에 눈이 뜨여지더라ㅠㅠㅠㅠ 국어쌤이 대충 반찬이랑 밥이랑 주셔서 아침을 먹었는데 아침이라 해야하나 제대로 된 밥을 먹어본게.. 그것도 가정집에서 먹어본게 좀 오랜만이라 울뻔했음..ㅠ 그렇게 밥 다 먹고 내가 설거지 빡빡하고 식탁에 앉아보래서 앉아서 이야기를 했어
이름없음 2020/11/27 23:29:16 ID : lDtdzTU4Y4N
대충 왜 집 나왔는지 집 돌아갈 생각은 없는지 없으면 앞으로 어떻게 할건지 너는 어떻게 하고 싶은지 등등 이야기를 계속 했는데 위에 써놨듯이 쉼터 가서는 자립하기가 힘들고 뭐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알바비 나오기 전까지 단 며칠만 국어쌤 집에 얹혀 살기로 했음 동성도 아니고 성인남성이긴 해도 나한테 선택지가 없었고 게이같다는 편견때문에 오히려 그럴 일 없을거라고 생각했음,,, 눈 감고 딱 버티고 내가 나중에 독립한 다음에 지금 신세진 만큼 반드시 갚겠다고 정말 고맙다고 말씀드렸고..
이름없음 2020/11/27 23:31:38 ID : lDtdzTU4Y4N
그쌤은 자기가 이상한 짓거리 하려고 하면 자기꺼 차라고;;; 의심되는건 어쩔 수 없겠지만 전혀 그럴 생각 없다고 하셔서 나는 애초에 선택지도 없었지만 그냥 믿기로 했음
이름없음 2020/11/27 23:35:34 ID : lDtdzTU4Y4N
이렇게 국어쌤 집에 얹혀산지 3일 정도 된 것 같아.. 쌤이랑 좀 가까워져서 수업시간때 있었던 일도 가끔씩 듣고 나는 나름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은데.. 국어쌤을 아예 모르는 친구들한테 이 이야기 들려주니까 미쳤냐고 그냥 집 들어가면 안되냐고 뭐라 하더라.. 나는 진짜 집 가는게 두려운데;.. 너네는 어떻게 생각해?
이름없음 2020/11/27 23:54:57 ID : zU6pats5Wja
선택지가 없으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그리고 선생님도 한걸음에 달려와주신 걸 보면 좋으신 분 같고
이름없음 2020/11/28 20:16:32 ID : 9h87bA2JXs9
집에 못들어가는 이유가 있으니까... 선택지가 없는건 어쩔수없다 생각해... 친구들한테 말한건 좀 그렇네..소문날것같은데.. 아무튼...잘지내니까 다행이야..ㅠ
이름없음 2020/11/28 21:32:40 ID : 6lyJO5TXxRC
집에 안 들어가는 이유가 뭔데?
이름없음 2020/11/28 21:43:19 ID : UY65dO01a4N
레주야 친구는 사회생활하면서도 만들수있어 그리고 고등학생때친구보다 훨씬 더 많은 대화를 하고 공감을 해 무조건 돈 벌어서 독립하고 일단 취직해 그렇게 살아가 그게 답이야 레주야 화이팅이야 나보다 몇살 어린거같은데 학교 친구는 크게 의미가 없어.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갈수 없다면 너 선택지는 지금 국어쌤집에 있는거밖에 없는거같다 내가 보기에도. 너를 이해할순 없어도 응원할수있는 친구는 있어 근데 너 주변은 이해도 못하고 응원도 안해주네 너한테 그런 사람들이 굳이 필요할까...? 나의 아저씨라는 드라마가 있어 주인공 지안이한테 큰 영향을 주는 아저씨가 꼭 레주한테 한걸음에 달려와준 국어쌤 같네.... 혹시나 여건이나 상황이 된다면 그거 보고 국어쌤한테 감사해하면서 독하게 일해서 독립해. 무조건. 국어쌤 주변에서 의심하면 쌤한테 양해구하고 친척이라 해달라 해 뭐 물론 어른이니 처신은 잘 하시겠지만.
이름없음 2020/11/28 23:58:21 ID : 05PjvCrAlwr
내 친구도 집 없이 다른 사람 집에서 살다가 자퇴 하면 가는 센터가 있는데 거기 선생님 한테 사정 얘기해서 기숙사 있는 기술 학교 갔거든 거기서 공부 하고 자격증 따면 일 자리도 알아봐주고 숙소도 구해줘. 대신 초기 비용이 필요한데 너 알바 하고 있으니깐 괜찮을거 같거든 2~30 만원만 있으면 돼 초기 비용만 2~30 만원 정도 들고 다음달 부턴 지원금이 나와서 20만원(기숙사 비 -5만원) 15만원으로 한달 버텨야 하지만 학교 안에 음식 같은거 있으니 생활 하는데 문제 없을거고 검정고시도 따게 해주니깐 기숙사 있는 직업 학교 한번 알아 봤음 좋겠다.. 대신 10개월 동안 거기서 못나오는데(중도 포기 안 됨) 선택지가 없으니깐.. 바로 취업도 되니 문제 없을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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