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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1/02/26 00:12:26 ID : ba8i3xDBvwp
생각 정리용...이긴 하지만 대부분은 짤막한 기록이나 감상 위주일 듯
이름없음 2021/02/26 00:20:36 ID : ba8i3xDBvwp
사실 이건 내 애매한 덕질 아닌 덕질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 데가 없어서 세운 스레다. sns는 귀찮아서 하지 않고, 이런 글을 올리기 적합한 게 블로그라는 건 아는데 그냥 이것저것 설정하기 귀찮아서 그리고 왠지 블로그는 각 잡고 좀 길게길게 써야 할 것만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있으니까?
이름없음 2021/02/26 00:39:02 ID : ba8i3xDBvwp
애매한 덕질 아닌 덕질의 첫번째 주제는 판타지 소설.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나라에서 PC 통신으로 연재되던 시절에 발간되었던 판타지 소설. 당연히 그 시절에 pc 통신으로 소설들을 봤다는 건 아니다. 다만 13살 무렵부터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감수성이 한참 예민할 나이에 정신없이 읽었던 게 그 시절 판타지 소설이었다. 그때 읽었던 수많은 판타지 소설은 내 보잘 것 없는 창작욕의 씨앗이자 밑거름이 되었는데, 이게 중요한 건 아니고. 아무튼, 처음 읽었던 판타지 소설이 뭔지 아직도 기억한다. <드래곤 남매>.
이름없음 2021/02/26 12:26:13 ID : ba8i3xDBvwp
분명 판타지하면 용이지! 하는 마음으로 골랐을 게 뻔하다.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드래곤 남매는 라노벨이 아직 없던, 혹은 알음알음 퍼지기 시작하던 시절에 시대를 앞서나가 발간된 라노벨 같은 소설이었다. 초반은 이 소설이 발간될 무렵 넘쳐나던 드래곤이 주인공인 이야기의 정석대로 흘러간다. 드래곤이 알을 깨고 탄생해서 해츨링 시절을 거치고 마법을 배우고 인간으로 폴리모프하고 인간 세계로 유희를 떠나고 등등. 그러다 후반에는 갑자기 세계가 멸망하게 될 위기에 처하고 그걸 해결하려 다니는데...문제는 결말 부분이 기억이 안 난다. 끝까지 안 봤을리는 없고 분명 보긴 봤을텐데 아예 기억이 없다. 아마 엄청난 급전개에 결말부도 같이 휘발된 게 아닐까 싶긴 하지만..... 처음 읽었던 판타지 소설이라는 것에 더해, 우리나라 판타지에서 널리 채용되는 드래곤이라는 종족에 대한 설정을 습득할 수 있게 만든, 나에게는 나름대로 기념비적인 소설이다.
이름없음 2021/02/26 12:46:14 ID : ba8i3xDBvwp
드래곤 남매를 읽으며 드래곤이 주인공인 소설을 더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내가 다음으로 고른 건, 애석하게도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너무 옛날이니까. 하지만 그즈음에는 드래곤이라는 단어가 제목에 들어가거나 책 표지에 들어가면 닥치는대로 읽었던 건 확실하다. <카르세아린>도 그 무렵에 읽었던 소설이다. 생각난 김에 검색해보니, 드래곤이 주인공인 소설(이걸 드래곤물이라고 부르던데)의 기본 토대가 되다시피 한 소설이라고 한다. 드래곤의 유희라는 개념이 여기서 나온 거였군. 이 소설은 등장인물들의 대사나 전개는 가볍고 경쾌하게 흘러가는데,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두웠던 기억이 난다. 각자가 꿍꿍이를 가지고 다니는 느낌....그때 당시 읽었던 드래곤물은 유희에서 돌아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정도로 끝나는 게 대부분이어서 어렸던 나한테는 엔딩이 엄청 충격적이었다. 그 충격이 꽤 오래 갔는지, 이 무렵 쓰다말다했던 글에 아린이라는 이름의 등장인물은 꼭 하나씩 등장했었다. 아니면 아린이랑 비슷한 어감의 이름이라던가. 후속작이 있다는 건 오늘에야 알았다. 나중에 시간 여유가 생기면 카르세아린을 정주행한 뒤에 한번 읽어봐야지.
이름없음 2021/02/26 13:17:11 ID : ba8i3xDBvwp
카르세아린을 언급했으니 <아린 이야기>를 안 짚고 넘어갈 수가 없다. 제목에서부터 여실히 드러나듯이 카르세아린의 영향을 많이 받은 소설이다. 이것도 검색하고 안 건데, 애초에 카르세아린의 2차 창작으로 시작한 글이라고...... 읽다보면 어디서 봤는데? 싶은 게 참 많다. 그래도 환생물이 범람하게 된 기점이 되었다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나? 2차 창작에서 시작한 글이라 그런가, 가볍고 가볍고 가벼운 글이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라고 할만한 것도 없고, 결말도 참 허탈하다. 각각의 에피소드가 유기적으로 이어지지 않아서 옴니버스 구성이 아닌데도 옴니버스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뭔가 그 당시 인기 있는 설정들을 마구잡이로 따와서 적절히 섞어놓은 그런....맞아, 뜬금없이 무림계로 차원이동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게 스토리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 정말 시간 죽이기 용으로 읽는 가벼운 소설. 아마 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얼마 안됐을 때라 그럭저럭 읽은 듯하다.
이름없음 2021/02/26 15:36:10 ID : ba8i3xDBvwp
사실 이쯤에서 다른 소설로 넘어갈 생각이었지만, 그쪽 얘기는 길어질 게 뻔하니까 먼저 아린 이야기의 작가가 쓴 다른 소설 <정령왕의 딸> 이야기도 짧게 하고 지나가야지. 아린 이야기랑 여러모로 비슷하다. 큰 주제는 없고, 가볍게 흘러가는 분위기에, 결말도 뭔가 흐지부지하다. 2부를 내겠다는 작가의 의지 혹은 바람이 있었던 걸까 싶지만 후속작이 나오진 않았으니 그것도 아닌 것 같고....정령왕의 딸 자체에 대해서 할 말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굳이 이야기한 건, <정령왕 엘퀴네스>에 대해 조금 말해야 할 것 같아서.
이름없음 2021/02/26 20:48:18 ID : ba8i3xDBvwp
먼저 말하자면, 난 정령왕 엘퀴네스의 개정판은 한번도 보지 못했고 구판으로만 봤다. 그래서인가, 내 기억 속에서는 정령왕의 딸이나 정령왕 엘퀴네스나 내용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비슷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한참 지나서 개정판이 나오고 웹툰, 애니로까지 제작될 예정이라고 하니 내가 놓친 어떠한 매력점이 분명히 존재하나보다....다시 읽을 생각은 안 들지만. 정령왕의 딸과 정령왕 엘퀴네스, 둘 다 정령과 깊은 연관이 있다보니 정령의 계급과 그에 따른 외형의 차이, 이름 등이 상세히 나온다. 물, 불, 바람, 땅의 구분에 하급-중급-상급-최상급-정령왕으로 이어지는 계급은 이 시절 소설들에는 기본적인 설정이었다. 요즘 판타지 소설은 게임 시스템을 기본으로 차용한 것들이 하도 많다보니 아직도 쓰이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름없음 2021/02/26 23:22:06 ID : ba8i3xDBvwp
이 다음부터는 말이 길어질 게 뻔하니까, 요즘은 드문 판타지 소설의 갈래들을 짧게 나열만 하고 넘어가야지. 영지경영물: 주인공이 그 세계 사람이냐, 이세계로 환생/빙의한 사람이냐에 따라 나눌 수 있겠지만, 전개는 대동소이하다. 주인공은 빚이 산더미에 금방이라도 남의 손에 영지가 통째로 넘어가게 된 상황인 남작 또는 자작의 자녀. 부모님의 유지를 이어야한다면서 영지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어찌된 게 그 영지 주변엔 멍청하지만 주인공에겐 충성을 바치는 착한 이종족들과 그 오랜 세월 동안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희귀한 금속들이 즐비한데?! 만약 주인공이 이세계 출신이기까지 하면 여기에 어설픈 중세~근세 기술(대표적이며 흔히 쓰이는 건 비누와 수도 시설, 요리법)까지 더해져서 결말에는 주위에서 우러러보는 독보적인 왕국쯤으로 발전하곤 한다. 게임 판타지가 판타지의 대세로 자리잡은 후부터는 영지경영물, 특히 전략 시뮬 게임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은 영지경영물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어찌보면 당연한 게, 글 쓰는 입장에서 생각하면 영지경영물은 참 골치아픈 장르다. 어디 고립된 섬에서 사는 게 아닌 이상 주변 영지와 교류를 하지 않을 수 없고, 또 작은 나라를 경영하는 데에 신경 써야할 게 한두 가지여야지....
이름없음 2021/02/26 23:53:44 ID : ba8i3xDBvwp
학원물: 제국 or 가장 강력한 왕국에 제일 큰 학원이 있는데, 대륙의 유명한 학자를 교수로 초빙하고, 뛰어난 학생들을 받아들여서 교육시킨다. 이 학원을 입학/졸업하는 건 실력이 보장된다는 소리고 출세길이 열려있고.....등등. 대체적으로 마법학부, 기사학부, 문관학부 쯤으로 나누고, 입학하려면 각 학부에 걸맞는 시험을 치르고, 학원 내에서는 귀족과 평민을 동등한 학생으로 대하지만 사실은 신분 격차는 존재하는 등 여기도 큰 틀 같은 건 있다. 과연 저런 아카데미가 성립될 수 있는 시대적 상황인 것인가.....하는 의문을 둘째치고, 이런 학원물은 요즘은 판타지 소설에는 없는 듯하다. 이런 쪽으로 일가견 있는 물 건너 온 라노벨이 이런 수요를 다 감당하기 때문일까.
이름없음 2021/02/27 00:07:17 ID : ba8i3xDBvwp
초기의 게임 판타지도 얘기하자면 얘기할 수는 있겠지만.....내가 게임 판타지라는 장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읽은 것도 적다. 음....뭐 하고 싶은 말이 생기면 나중에 하기로 하자. 아, 흔히들 <달빛 조각사>를 게임 판타지 유행의 시초 격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사실 게임 판타지는 그 이전부터도 그럭저럭 인기 있는 장르였다. 다만 게임 판타지 중에서는 가장 흥한 작품이고, 게임 판타지라는 장르에 대한 진입 장벽을 확연히 낮췄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달빛 조각사 이전에 인기가 있었던 게임 판타지 소설들은 후반부로 갈수록 현실과 게임 세계의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무거워지는 경향이 있는데, 달빛 조각사는 그런 게 없잖아! 일상물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잔잔하거니와 어쨌든 주인공이 최후엔 잘 먹고 잘 살겠지하는 안도감이 있으니까 보기 편하기도 하고.
이름없음 2021/02/27 00:09:08 ID : ba8i3xDBvwp
그리고 드디어, 이 스레를 세운 이유라고도 할 수 있는, 이영도 작가님의 판타지 소설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 차례가 왔다! 두구두구두구두구 근데 지금은 다른 글을 써야 하니까 나중에 써야지.
이름없음 2021/03/10 01:05:36 ID : ba8i3xDBvwp
너무 방치했네. 다시 써볼까. 처음으로 이야기할 이영도의 판타지 소설은 작가의 첫 작품이자 내가 처음으로 접한 작가의 작품인 <드래곤 라자>다. 드래곤이 나오는 판타지 소설을 탐독할 무렵, 드래곤 라자라는 제목은 당연하게도 내 손길을 피해갈 수 없었다. 처음 드래곤 라자를 읽었을 때의 감동....? 아니 감동이라기보다는 몰입감? 아무튼 그때의 감정은 아직도 생생하다. 아마 드래곤 라자를 읽지 않았더라면 판타지 소설에 대한 내 흥미는 금방 식지 않았을까. 그뿐만 아니라 드래곤 라자는 나도 글을, 특히 환상적인 세계를 모험하는 판타지 소설을 쓰고 싶다는 열망에 불을 붙인 계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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