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스레드
북마크
2022/03/04 20:54:28 ID : pWjhcNBwGso
공의 설정 부터 까지 수의 설정 부터 까지 수위는 자유지만 스레 터지진 않을 만큼만!!! 개그 가능 시리어스 가능 판타지 가능 뭐든 가능!! 스레주는 가능충이니 자유롭게 참가해주세요!! 벗뜨 마이 입맛에도 절레절레일 정도면 자름(공이나 수를 똥 퍼먹는 골렘으로 만드는 정도만 아니면 됨) 연속앵커도 OK!! 그래도 지나친 독점은 NO!! 5번까진 허용합니다!! 잡담 대환영!!! 마음껏 떠들어주세요!!! 관종스레주는 모든 레스를 환영합니다!! 추천 눌러주심... 제가 사랑해요.......!!! 많은 참가 부탁!! 스타트!!!
2022/05/17 12:09:01 ID : wHCkrbyE3yG
1 부숴버린다
2022/05/17 16:14:26 ID : p865apRyGnC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ㅌㅌㅌㅌ입이 문제죠 입이ㅋㅋㅋㅋㅋㅋㅋㅋ고추장머맄ㅋㅋㅋㅋ물에 빠지면 입만 동동 뜰 것도 같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 밑에서 세 번째 줄을 왼손>오른손으로 수정했습니다.. 이런 오류를 내다니......!!!!
2022/05/22 04:33:34 ID : Fg7usnVanyK
그 순간, 여자친구의 말이 아른거렸다. - 하고 싶은 대로 해. ...그래, 현수는 선택했다.
2022/05/22 04:33:52 ID : Fg7usnVanyK
순식간이었다. 빠악 하는 타격음 뒤로 붕 소리가 따르는 듯했다, 그 정도로 빠른 일격이었다. 현수는 전력을 다해 빨간 머리의 두개골을 내려쳤다. 하지만. "난 말야... 분명히 기회를 줬어." 타앙. 비현실적인 격발음이었다. 배에 구멍이 뚫린 것만 같았다, 2옥타브, 레 플랫의 총소리가 아득히 멀어져 갔다. 빨간머리의 목소리가 귓속에서 벙벙 울린다. 빨간머리의 손에는 권총으로 보이는 것이 들려 있었다. "걷어찬 건 너야." 이마로 주르륵 흘러내리는 피를 닦아내며, 빨간머리는 답지 않게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이 고통에 벌겋게 물들어 보였다, 야밤인데 온 세상이 붉었다. 현수의 몸이 뒤로 넘어간다, 그 탓에 아버지의 몸이 흙바닥으로 털썩 추락한다. 허나 현수는 이를 악물고 몸을 한순간에 비틀어 다시 각목을 휘두른다. 다 까져 너덜너덜한 손이 부르르 경련한다, 그리고 다시 총은 격발한다. 이번엔 두 발이다. 현수의 오른쪽 손에서 피가 터져나왔다. 현수의 공격은 닿지도 못했다. 현수의 몸이 아버지의 옆에 내동댕이쳐진다. 이번에는 참거나 즐길 수 없었다, 고통이 엄습했다. "아윽, 손이...... 아아악...!!" "진짜... 이거 경찰에 걸리면 귀찮아지는데, 네가 그렇게 날뛰니까 어쩔 수 없었잖아. 불법 개조한 거란 말야, 이거." 아, 끈적해, 하고 중얼거리며, 빨간머리는 이마로 흐르는 피를 스윽 닦아낸다. 현수가 고통에 비명을 지르거나 말거나 빨간머리는 흡족해하는 표정이었다. 가볍기 그지없는 입이 초승달 모양으로 접힌다, 그래, 오늘은 달이 보이지 않았다. 고통에 몸을 떨며 숨을 컥컥대는 현수를, 빨간머리는 씨익 웃으며 내려다본다.
2022/05/22 04:35:39 ID : Fg7usnVanyK
"뭐, 그래도 이왕 노력한 거니까 인정해 줄게. 영광으로 알아도 좋아." "아... 으아아아악!!" 빨간머리의 말은, 확실하게 비아냥거리는 투였다. "오늘 달이 참 아름답다. 그치?" 피가 주르륵, 대답을 대신해 현수의 손에서 흘러내렸다. 정현수, 하고 외치는 여자친구의 음성이 멀리서 들린 것 같았다, 하지만 더욱이, 계속 멀어져만 간다. ...솔직히 말하지 않아서 미안해. 하지만 이런 꼴을 보이고 싶지 않았어. 결국 끝이구나, 어떻게 해도 인생은 혼자구나. 마지막이 겨우 이럴 거라면 나는 왜 타인을 바랐지. 왜 존재하는 거지. ......그래도 나, 하고 싶은 대로 하려 했어. 잘했지? 그 생각을 끝으로, 현수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2022/05/22 04:36:25 ID : Fg7usnVanyK
그리고 현수는, 꿈을 꾸었다. 흐릿한 의식 너머, 현수는 고개를 돌린다. 어릴 적의 광경이, 어머니가 저를 두고 떠난 직후의 집안이 눈앞에 있었다. 그때와 똑같다. 삶의 의지도, 가족을 부양할 힘도 모두 잃은 아버지가 눈앞에 있었다. 술에 취한 아버지가 바닥에 아무렇게나 쓰러져 있다, 얼굴은 술기운과 울음에 울긋불긋 멍이 들었다. 현수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건넨다. - 아빠, 나는...... 뒷말이 무엇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허나, 한 가지만은 분명했다. 아버지는 대답해 주지 않았다. 그 날부터 현수는 외톨이가 되었다. 단칸방의 문은 다시 열리지 않았다. 그 안에서 칼날을 수천 수만 번씩 벼렸다. 마음이 차가워진 것은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차가움, 그래. 다시 눈을 감았다 뜨면, 현수는 낯선 눈밭에 서 있었다.
2022/05/22 04:36:41 ID : Fg7usnVanyK
저만치에 현수와 똑 닮은 남자가 보였다, 허름한 옛날 옷을 입고 있었다. 하늘도, 발밑도 끊임없이 하얗기만 하다, 눈이 사방 천지에 널렸다. 남자는, 닮은 얼굴은 눈길을 걷고 걸어 무릎을 털썩 꿇는다. 고독한 울음을 남자는 터트린다, 현수가 짧은 생을 살아오며 봤던 어떤 울음보다도 고통스러워 보였다. 허나 통곡은 눈발에 먹혀들어 들리지 않는다. 서릿발이 남자의 어깨 위로, 머리 위로 쌓여간다. 저 사람은 차라리 저대로 죽고 싶었겠지. 현수는 남자를 이해할 수 있었다. 동질감이 마음을 덮는다, 허나, 현수의 상상과는 다르게, 주저앉은 남자의 앞으로는 누군가가 다가선다. 전신이 하얀 남자였다. 희고 긴 머리칼, 하얀 도포, 창백한 피부, 그나마 색이 있는 것을 찾자면 탁한 하늘빛 동공 정도였다. 눈매는 살짝 가늘게 찢어져 있다, 허나 짓는 표정은 깨끗하고 담담하기 그지없었다. - 너는 누구지? - 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누군지, 어찌 하여 살아가는지...... - 인간들에게는 이름이란 것이 있다고 들었다. 그것을 말해 주지 않겠나. - ...제겐 이름 따위 없습니다. - 그런가. 새하얀 남자가, 주저앉은 남자의 뺨을 어루만진다. 팔에 돋은 새하얀 비늘이 소매 안쪽으로 언뜻언뜻 비치는 것 같았다. 이번엔 눈발에도 불구하고, 하얀 남자의 목소리가 차디찬 울림으로, 하지만 다정하게 닿아 온다. - 너도 나와 같구나. 그 음성이 마치 마음속을 씻어내리는 것만 같아서. - 그렇다면, 내가 이름을 지어주어도 괜찮겠나? 주저앉은 남자의 짙푸른 눈에는, 그제서야 생기가 돌았다. - 깜빡, 영문 모르게 익숙한 동작으로, 무거운 눈꺼풀을 내렸다 올리면 낯선 천장이 보였다. 이상한 꿈을 꾼 것 같았는데, 어째선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 마냥 기분 나쁜 꿈은 아니었다. 차갑고 포근한 감각이 아직까지도 남아 있었다. 현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칸막이 커튼과 갖가지 의료 도구들, 비쳐드는 햇살, 희미한 약 냄새. 병원이었다. 현수는 힘겹게 고개를 돌렸다. 총에 맞은 오른손에는 감각이 없었다. 그리고 침대의 옆면에 엎드려, 이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 옆에 있던 사람은 누구일까요! 이 말해주세요!! 1. 어머니 2. 아버지 3. 여자친구 4. 자유 대답! 겨울을 제외한 누구라도 괜찮습니다!
2022/05/22 23:04:34 ID : 0tzffdTQr85
스 레 주 발 판 !!!
2022/05/23 11:39:04 ID : lDxQrbveFct
아마 여자친구겠지 에이 설마 빨간머리는 아닐거야
2022/05/23 23:14:34 ID : oY8knvg5cGm
여자친구!!
2022/05/24 03:48:29 ID : go2Gnvjtjz9
몽롱했던 기분이 순식간에 사륵 녹아내린다. ...다 들켰으려나. 아버지가 거기에 있었던 것도, 시궁창같은 집안 사정도, 사실 전혀 다정치 못한 본성도. 현수는 파륵 떨리는 왼손을 뻗어 여자친구의 손등을 감싼다. 단발의 끝자락이 스르륵 흘러내린다, 여자친구는 무어라 잠꼬대를 하는 듯했다. "싸워... 라... 으어어..." ......뭐라는 거야 얘는. 현수는 조금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그 순간, 여자친구는 퍼뜩 잠에서 깨어났다. "으... 헉, 자기야 일어났어? 자기 사흘 내내 쓰러져 있었어!" 아직 덜 풀린 혀로 얼레벌레 말하는 여자친구는 평소와 비슷해 보였다. 입가에 흐른 침을 소매로 슥슥 닦는 여자친구에게, 현수는 걸걸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응... 몸에 힘이 없네." "그래도 일어나서 다행이다... 총 맞는 거 보고 진짜 죽는 줄 알았잖아." 안도하는 여자친구를 보고도, 현수의 생각은 오직 한 가지 사실에 집중되어 있었다. 여자친구는, 지금 뭘 어디까지 알고서 자신을 평소처럼 대해주는 것일까. 현수는 수치스러웠다. 끝이다. 이런 인생을 사는 자신 따위를 좋아할 이유도, 이렇게 기다려 줄 필요도 없을 텐데. - 패싸움 이후, 여자친구는 현수의 집안 사정을 어디까지 알게 되었을까요? 이 대답해주세요! 상세하게 설명해주셔도 좋고, 다 알게 되었다/적당히만 들었다/정확힌 하나도 모른다 정도로 말해주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여자친구의 생각을 이 말해주세요! 역시나 간단해도 자세해도 괜찮습니다!
2022/05/24 11:49:42 ID : 7ulbeHBfhA8
전부
2022/05/24 22:03:57 ID : HvjBs8klbcq
난 그래도 좋게 헤어졌으면 좋겠어...
2022/05/25 05:37:56 ID : rcIHA4Zjunw
그쵸....얘네 지금까지 균열은 좀 있어도 나름 사이좋단 말이죠...... 현재 시점에서 보면 갈라짐 확정인데... 눈물 주르륵...☆
2022/05/25 07:24:55 ID : k8i9yZa1h9a
내가 선택한 남자고 내 안목이 틀렸을리 없다. 집안 사정이 안 좋다한들 현수는 현수다. 이런 생각 사이 좋아보이는데 집안 사정 알게 됐다고 바로 마음이 식을거라 생각하진 않아서...
2022/05/27 02:14:50 ID : g40rdWjikpW
"애초에 그 새낀 뭐야? 중딩이 왜 그런 걸 들고 다녀? 미친 거 아냐?" "내 말이." "그래도 자기 완전 쩔었어. 걔 대가릴 팍 하고 막...!" "......응." 현수는 기운 빠진 대답을 뱉는다. 순간 정적이 흐른다. "자기야..." "...들었지? 어떻게 된 건지." "......" "우리 아버지 도박중독에 알콜중독이야. 빚이 산더미고 달동네에서 살아." "...알고 있어." "난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좋은 사람도 아냐. 지금까진 너한테 그냥..." 한 마디 한 마디가 납처럼 무겁다. 뱃속이 울렁거린다, 분명 총을 맞았기 때문일 것이다. "거짓말했던 거야." 배가 꿰뚫리던 순간 직감한 마지막이, 이어진다. 단절이 기다리고 있었다.
2022/05/27 02:16:35 ID : g40rdWjikpW
"...거짓말? 내가 그런 걸 신경쓸 줄 알았어? 자기는 그냥 들키기 싫었던 것 뿐이잖아. 내가 그 정도도 이해 못 할 거라 생각했어?" "그런 게 아니라..." "아니긴 뭐가 아니야? 정현수 넌 자기 힘든 것밖에 안중에 없지? 왜 내 생각은 묻지도 않고 멋대로 판단하는데?" "넌 모르니까...!" "모르긴 뭘 몰라! 내가 자기를 하루이틀 본 줄 알아? 왜 다 혼자 짊어지려 해? 언제나 그랬잖아. 고민이 있으면 말을 하라고! 무슨 일이 있어도 현수는 현수야. 미워하지 않는다고. 내가 괜히 사귀자고 한 줄 알아? 내 눈은 틀리지 않는다고!" "...나도 얘기하고 싶었어." "그런데 왜...!" 여자친구는 격양된 목소리로 말한다. 자신은 천하의 나쁜 인간이다, 하고 현수는 그 순간 생각했다. 마른 목소리가, 아프게 입 밖으로 나온다. 가식이 벗겨지고 나면 통탄스럽게도 이런 것밖에는 남지 않는다. "...하고 싶은 걸 다 하면서 살 수는 없으니까." 정말 최악이다. 결국 여자친구를 울리고 말았다. 눈에 커다란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 여자친구는 현수의 이름을 부른다, 허나 현수는 넋이 빠진 것마냥 가라앉아 있다. 내뱉는 말들이 전부 사포를 한 땀씩 긁어 만든 것마냥 꺼끌하다. 반쯤 쉰 목이 속내를 읊는다. "하고 싶었던 대로 그 놈의 머리를 깨 버렸어. 그런데 이게 뭐야? 결국 병원 신세잖아... 네가 말하는 것처럼 살 힘이 나한텐 없어." "자기 때문이 아니잖아! 걔가 나빴던 거라고! 왜 그딴 식으로 생각하는데!" "...나, 이제 피아노 못 칠지도 몰라. 손에 감각이 없어." 비관이 끝나지 않는다, 꿈은 끝났지만서도. 두 발 전부가 직격이었다. 맞은 순간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를 들었고, 신경을 다쳤는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현수는 직감할 수 있었다. 오른손은 전처럼 움직여 주지 않을 것이다. 지천에 널린 애매한 재능 따위로는 이 짐덩이를 끌고 갈 수 없다. 실낱같던 미래를 버린 것은 자기 자신이었다. 싸우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언제나처럼 허름한 방에서 일어나, 식사를 때우고 학교에 가고, 하교길에 담배 따위를 피우며 집에 돌아올 수 있었을까? 음악실에서 여자친구에게 피아노를 쳐 줬을까? 하지만 싸움판에 뛰어들지 않았더라면 아버지는 무사했을까. 바보는 저였다. 그딴 부모 따위가 뭐라고, 무어라고 멍청하게 희생해서는. 희생받아본 적도 없으면서 대체 뭘 위해. 불행의 기원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어머니가 집을 나가지 않았다면, 아버지가 도박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좀더 멋지고, 이성적인 사람으로 자랄 수 있었다면... 그리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결론은 결국 한 점으로 수렴하는 것이다. 힘겹게 웃으며 현수는 말한다. "나같은 건 그냥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리고 들려올 대답도 그래, 사실 현수는 알고 있었다. "...너 진짜 최악이다." 받아 마땅했던 경멸이, 여자친구의 뺨을 타고 흘러내린다. - 와장창... 와장창콰장창... 여자친구의 다음 행동을 이 말해주세요!!
2022/05/27 05:51:06 ID : gkoK7z9eNz8
ㅂㅍ
2022/05/28 21:06:00 ID : cHxyNAqlxBb
갱신과 재앵커 ~~
2022/05/29 22:24:48 ID : wmtBwMrxTVa
뒤를 돌아서고 떠난다
2022/05/31 07:12:14 ID : 8mLgo0tta05
"...나 갈래." 쾅, 병실의 문이 거칠게 닫힌다. 양눈을 가린 왼팔이 무겁기만 했다, 이대로 눈도 멀어버렸으면 좋겠는데. 현수는 눈을 감고 중얼거린다. 고통스러운 목소리였다. "응... 진짜 최악이네." 그날, 제 몸을 녹여대는 것에 대하여 현수는 생각했다. 메트로놈, 박살난 레코드 조각이 주머니 속에, 그래 그런 기분이었다. 그간의 삶에서 부족했던 것들이 떠오른다, 애정도 열정도 진심도 어정쩡했었다. 하지만 이제 와 후회해 봐야 무슨 상관인가. 곁에 남은 사람도, 마음도, 목소리도 돈도 이제 없는데. 플라이 미 투 더 문, 하지만 이젠 더욱 날 수 없을 것이어서. ...현수는 그 날 꿈을 접었다. 그렇게 현수는 가진 건 가식뿐인 멍청한 어른으로 자라서, 제 처지따윈 어디까지고 계속 관망할 뿐이고 그저 옆자리에 둘 사람을 찾아서, 시선에 매달려, 사랑 따위를 진리라 믿는 얄팍한 생을 신앙하고 추종하고 망측한, 망칙한 울음을 감추는 바보가 되어. 평범한 척 살아가는 건 쉬웠다. 무슨 일인지 현수는 그날 이후, 주변 어른들의 평을 빌리자면 그야말로 정신을 차린 듯 했다. 담배를 끊었다, 어울리던 불량한 무리와는 은근하게, 파고들어 보면 철저히 선을 그었다. 학교에서 조치가 내려졌다, 우습게도 나이를 고려하여 선처받았다. 다행이란 생각도 들지 않았다, 하지만 스스로를 더 벌할 용기도, 의지도 들지 않았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 이후로 장시간의 봉사활동과 반성문 작성이 있었으며 주변의 수근대는 목소리도 떨어지지 않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현수는 곧 졸업하여 멀고 먼 고등학교로 도망쳤다. 여자친구는 그날 이후로 현수를 피하는 듯 했다. 대화를 시도했지만 받아 주지 않았다. 하지만 현수 역시 터놓고 모든 걸 털어낼 자신은 없었으므로, 당시엔 그럴 여유 따위 없었으므로 둘은 아무 대화도 없이 고등학생이 되고 말았다.
2022/05/31 07:21:54 ID : 8mLgo0tta05
바보같았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체온 한 줌, 눈빛 한 줄기만 있어도 살 수 있을 정도로 현수는 제 삶을 최소화하는 것에 성공했다고 믿고 있었다. 극한까지 몰린 인간은 최소, 최저한의 식량만으로도 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니 현수는 사랑을 거부하면서도 외롭지 않게 살 수 있다는 기만에 빠져들었다. 현수는 내일을 올려다보았다, 텅 빈 어른이 되었다. 기왕 물들 것이라면 당신의 색으로, 자색 하늘을 녹여 삼킬 수 있을 때까지 갈비 속을 비우고 털어내겠다고. 이런 것을 더 이상 사랑이라 할 수 있는가. 애정, 우정, 존경, 따위와는 궤를 달리한다. 양분이 아닌 뿌리가 되어줄 수 있는, 그간의 눈물을 먹고 땅속에 처박힌 심장. 그렇기에 제 마음도 말도 가슴팍도 현수는 좋아하지 않았다, 총에 맞은 흉터는 아직도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허나 이것이 있어 당신에게 안길 수 있다면, 그러한 혐오도 불행도 자기연민도 전부 같이 흙속에 파묻어 두겠다고. 바닥께에선 아직도 메트로놈이 불규칙하게 울고 있다. 고장난 그의 박동처럼. 내일이 오는 소리를 어그러뜨리며. "...이야기가 길어졌죠?" 그래, 오늘의 현수는, 그렇게 겨울의 앞에 있다. "그 뒤로 손이 예전처럼 움직이지 않아서 피아노는 포기했어요." 현수는 조금 머쓱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끊는다. 겨울은 잠시 이무런 말도 없었다. "......" "이사님?" --- 지금까지의 회상을 들은 겨울의 반응 !! 스레주의 추천 선택지는 안쓰럽긴 하지만 질투가 나서 킹받는 김겨울입니다!! 물론 다른 대답이나 반응도 얼마든지 괜찮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회상 끝!! 괴거 파트 분량이 생각보다 좀 늘어난 것 같습니다만 어떠셨나요! 전 재밌게 썼지만... 겨울이 좀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과거 파트는 쪼오오끔 더 남아있죠!! 기대해주세요 두구두구!!
2022/05/31 10:31:37 ID : 2ldxzQoJXuq
ㅂㅍ 잘해주면서 은근슬쩍 괴롭히면 좋겠다! 레주 과제 화이팅...ㅋㅋㅋㅋ
2022/05/31 18:21:48 ID : 0pSIGqZcrbx
발판
2022/06/01 19:34:06 ID : r85V9a7ak4M
괜히 말씀 드렸나 싶네요 아픈 과거인데...
2022/06/06 11:51:27 ID : A2MmGoJQq58
갱신!! 겨울이 오랜만에 보니까 완전 반갑다! 레주도 많이 바쁠텐데 힘내!!!

레스 작성
744레스이야기들을 다루는 스레new 74793 Hit
앵커 이름 : 이름없음 4시간 전
92레스농담을 좋아하는 안드로이드new 18740 Hit
앵커 이름 : 이름없음 8시간 전
600레스22대 용사 나거갸의 모험 -리부트- 3판new 72562 Hit
앵커 이름 : 크로슈 대륙 전기 8시간 전
520레스∮스레딕월드∮ - 제4장: 동족과, 우정과, 사랑의 배신자 -new 34627 Hit
앵커 이름 : 이름없음 8시간 전
577레스[Ⅳ] 스피넬 사가 (이바테오~new 68134 Hit
앵커 이름 : 무쵁 8시간 전
355레스해리포커와 호구왕자(1)new 50162 Hit
앵커 이름 : ◆pRva3yJPa7a 8시간 전
150레스여기 어디야new 12111 Hit
앵커 이름 : 이름없음 8시간 전
138레스웅지의 일상 / 웅지의 생활기록 - 2판new 22598 Hit
앵커 이름 : 이름없음 8시간 전
419레스애몽가(愛夢家:사랑을 꿈꾸는 예언가)new 57533 Hit
앵커 이름 : 인도코끼리 11시간 전
3레스나 스레좀 찾아주ㅠnew 302 Hit
앵커 이름 : 이름없음 23시간 전
46레스어떻게든 당신을 위기로 빠뜨리는 곳 ~세미아포칼립스~ 3231 Hit
앵커 이름 : 이름없음 2024.05.05
358레스포켓몬스터 소울 실버 랜덤 너즐록 챌린지 시즌 2 62390 Hit
앵커 이름 : 불탄탑 2024.05.05
398레스다이스 굴리는 방법 22544 Hit
앵커 이름 : 이름없음 2024.05.03
700레스☆★앵커판 잡담스레 5★☆ 61878 Hit
앵커 이름 : 이름없음 2024.04.30
408레스빙의물 쓰는 스레 29527 Hit
앵커 이름 : 이름없음 2024.04.28
4레스어둠 속에서 2830 Hit
앵커 이름 : ◆e43SKY1ba9y 2024.04.27
81레스개연성없는 스레! 7487 Hit
앵커 이름 : ◆jvwljvB88ph 2024.04.26
6레스100일 후에 먹히는 돼지 8371 Hit
앵커 이름 : 아담과 이브 2024.04.18
23레스마니또에게 줄 편지쓰는 스레 8353 Hit
앵커 이름 : 마니또 2024.04.18
165레스당신은 식욕의 타천사와 계약하였습니다. 23946 Hit
앵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