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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5 20:40:42 ID : 3Wp9eHA7By5
스레딕 시작한 지 3시간 됐고 독서실이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써 볼게 이렇게 쓰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이상해도 양해 좀 해주라ㅠㅠ 난 고삼이고 1학년 때부터 좋아하던 애가 있어. (여고야) 우리 학교는 문과 안에 특성화된 계열이 하나 더 있고 한 학급 뿐이라 그 반은 3년 내내 같은 반을 하게 돼. 내가 그 반이고. 중학교 때 정말 많이 좋아했던 첫사랑이랑 헤어지고 여자랑 사귀는 거에 두려움을 느꼈어. 애인이 생겼다고 당당히 말할 수 없던 것도 불만이었고, 헤어진 후에 상처를 많이 받았어. 그레서인지 어린 마음에 앞으로 여자랑 사귀지 말자고 막연히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아.
2018/06/25 21:00:05 ID : 3Wp9eHA7By5
여하튼 고등학교 입학하고 짝녀를 처음 좋아하게 되었을 땐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아서 아무 생각 없이 점점 마음을 키워갔어. 어차피 고등학교 내내 같은 반일 테니까. 그런데 1학년 끝나가는 겨울 쯤에 짝녀가 갑자기 이과로 전과를 한다는거야. 순간 잊고 있던 두려움이 다시 올라왔어. 누가 봐도 짝녀는 일반인데. 나는 가능성 없는 데에 마음 키우다가 다시 상처 받기가 너무 무서웠어. 그래서 겨울 방학 쯤에 이제 그만 마음 접자, 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 변명할 여지도 없이 겁을 많이 먹어서 시작도 전에 도망쳐 버린거지. 짝녀랑은 그냥 평범한 친구 사이를 유지했어. 아무도 내가 짝녀를 좋아했었다는 사실만 모르게 마음만 접은거지. 짝녀는 결국 2학년 때 전과를 했고 우리는 거의 끝에서 끝 반이 되어서 층도 달랐고, 일부러 찾아가지 않는 이상 얼굴 보기도 힘들어졌어. 나도 짝녀를 일부러 많이 안 찾았고. (연락이든 반에 찾아가든)
2018/06/25 21:06:07 ID : 3Wp9eHA7By5
그리고 일부러 마음도 없는 남자애들 번호 따고 연락하면서 잊어보려고 나름대로 노력했어. 바람직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사람 마음이라는게 진짜 쉽게 안 되더라. 무 자르듯이 칼같이 잘라낼 수 있다면 좋았을 텐데 그게 잘 안됐어. 그래서 가끔 진짜 너무 보고싶어서 미쳐버릴 것 같을 때마다, 참고 참다가 한 번 씩 안부 카톡? 같은 거 보내고 그랬어. 잘 지내고 있냐는 그런 거. 아무렇지 않게. 그럼 뭐 시험기간이어서 힘들다, 과목이 너무 많다 이런 식으로 대화하다가 오래 못가서 또 끊기고 그랬어. 현장체험학습이나 축제 같은거 있으면 그때마다 만나서 셀카 몇 장 찍고. 그냥 그렇게 어찌저찌 몇 개월을 보낸 것 같아.
2018/06/25 21:14:04 ID : 3Wp9eHA7By5
그러다가 작년 추석연휴 때 어떻게 시작했는진 잘 기억이 안 나는데(아마 그 때도 내가 추석 잘 보내라고 카톡했던 것 같아) 카톡을 하게 됐어. 좀 길게 했는데, 그러다가 외롭다는 얘기가 나왔어. 그래서 내가 장난으로 여소는 시켜줄 수 있는데~ 이런 식으로 말했어. 그랬더니 예쁘면 가능ㅋㅋㅋㅋ 이러는거야. 더 얘기를 해보니까 짝녀가 바이였어. 어쩌다가 커밍아웃을 하더라고. 순간 가슴이 내려앉는거야. 가능성이 없어서 포기했는데. 그동안 눌러왔던 다시 좋아하는 마음이 폭발할 것 같은거야.
2018/06/25 23:19:21 ID : nu3vhcFeMqn
짝녀가 커밍을 하고 카톡을 하는 내내 심장 떨려 죽을 뻔 했어. 지금껏 잘 참아왔는데 여기서 끝내지 말자 하다가도 아 씨 얘기나 해보자 라는 생각도 들었고 그러다가 못 참고 그냥 홧김에 얘기해버렸어. 나 너 좋아했었다고. 짝녀가 아직도 좋아하냐, 왜 좋아했냐 이런 거 물어보더라고. 예뻐서 좋아했다고 하니까 아직도 예쁘나고 물어보고. 지금 생각해보면 가능성이 아예 없던 것도 아니었는데, 자존감 최하위를 찍고 있던 나는 그래 얘가 날 왜 좋아하겠어 혼자 지레짐작 했고 짝녀랑 멀어지는게 무서웠던 나는 카톡이 끝날 때쯤 짝녀한테 친구처럼 지내자고 했었어. 이렇게 써 놓고 보니까 놓침과 후회의 연속이다.
2018/06/25 23:27:19 ID : DvDxPhbzSIM
헐헐ㅠㅠㅠ보고있어ㅠㅠ진전잇으면 또 알려줘
2018/06/25 23:28:08 ID : nu3vhcFeMqn
그 이후로 짝녀랑 약속을 잡은 적이 있어. 약속시간이 오후 1시였던걸로 기억해. 내 모든 노력을 기울여서 꾸미고 나갔는데, 약속시간이 한참이 지나도 안 오는거야. 거의 한 시간이 지나서 이제야 일어났다는 문자를 받았고, 난 거기서 짝녀가 내게 완전히 마음이 없다고 판단했어. 이 땐 서로 좋아해야 사귈 수 있다고 믿었었고, 짝녀랑 내 관계의 목적을 '연애'에 못박고 있었어. 그래서 상대가 나한테 마음이 없다고 느끼자마자 바로 포기하려 한거야. 너무 성급했고 오만했지. 그리고 또 그렇게 어물쩡 몇 개월이 지났네. 짝녀랑은 그냥 지나가다 마주치면 인사하고 뭐 그런 사이야. 친구라면 친구일까.
2018/06/25 23:32:03 ID : nu3vhcFeMqn
난 너무 아무렇지 않게 짝녀한테 인사할 수 있고 짝녀한테 농담할 수 있어. 우린 전혀 어색해지지도 않았고 약속 잡자 하면 좀 뜬금없겠지만 그럴 수도 있는 사이야. 근데 요즘따라 짝녀에게 확실히 좋아하는 표현을 못한 게 너무 후회가 돼 왜 그렇게 눈치를 봤을까, 그냥 차이더라도 사귀자고 한 번 할걸.
2018/06/25 23:34:52 ID : nu3vhcFeMqn
고마워 :D
2018/06/25 23:38:54 ID : nu3vhcFeMqn
계속 과거를 후회하고 연락 한 번 없는 지금도 난 자꾸 카톡창에서 머뭇거리기만 하고 있는 것 같아 계속 마음 못 잡고 갈팡질팡하고, 자기 연락하고 싶을 때만 연락하는 찌질한 애로 보여질까봐 겁나.
2018/06/25 23:41:49 ID : nu3vhcFeMqn
시험기간이라 짝녀 많이 힘들 것 같아. 시험 끝나고 나면 어차피 죽된거 한 번만 다시 제대로 다가가보고 안 되면 그때 가서 정리하려고. 혹시 봐준 친구들 있으면 고마워! 오늘 짝녀 머리 자른거 보고 싱숭생숭해서 써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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