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dxzWp9heY2 2018/10/22 03:32:19 ID : y43RzXs9y7x 0
공포는 이미 온 몸을 잠식하고, 이미 나의 얼굴 표정은 통제력을 잃은 상태였다. 내 몸이 걸렛자락처럼 바닥에 내팽겨쳐졌다. 내 가방과, 마지막까지 쥐고 있던 휴대폰이 바닥에 나뒹구는 장면이 눈 앞에서 느리게 흐른다. 느릿하게ㅡ 나는 눈동자를 굴렸다. 나는 평범한 사람일 뿐인데, 내가 왜 이런 일을 겪고 있는 걸까. 방심하고 있으면 눈물이 눈꺼풀과 눈 사이를 비집고 흘러 터져 나올 것 같다. 그 사이 그에게 또 뺨을 내리쳐졌다. 눈 앞이 잠시 검게 물들었다가 되돌아 왔다. 그의 손에는 칼이 들려있었고, 그는 위협을 할 기세가 아니었다. 위협을 하려는 사람은 칼날을 위로 향하게 똑바로 든다던, 인터넷 한 구석에 있던 글을 어디에선가 본 기억이 났다. 그는 금방이라도 찌를것처럼 칼을 거꾸로 쥔 채 현관의 흐린 불빛을 등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흐린 미소를 지었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리도 이윽고, 입가의 미소도, 그의 얼굴도, 나를 찌르려던 칼 끝도ㅡㅡ 흐려졌다. 그리고 천장이 내 시야를 번뜩하고 하얗게 채우며, 나는 오늘도 꿈을 꾸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다. 입을 벌리자 의식도 하기 전에 한숨이 흘러나왔다. 아마도 언제고, 언제까지고 나는 그때의 일을 떠올릴 것이다. 머리가 묵직했다. 여전히 나는 지독한 비일상의 감각 속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악몽의 찝찝한 여운처럼, 식은땀 젖은 몸이 으슬히 떨리는 감각은 지워지지 않았다. 이것이 나의 당연하고, 당연한 일상이다. 나는ㅡ 비일상 중독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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