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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제 형이 미웠다.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아이가 그랬던 것처럼 그의 형도 그러했다. 형은 가끔씩 제 동생이 귀찮았다. 어디를 가든 자신을 졸졸 따라오고, 또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어느새 옆에 자리를 잡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실 당연한 일이었다. 사춘기가 찾아온 남자아이들은 대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기를 원했으니까. 그래도 아이는 그런 형이 좋았다. 한 번은 제 형 때문에 죽을 뻔한 적도 있었다. 적어도 아이만은 그렇게 생각했다. 무슨 연유였던지 형은 아이의 목을 졸랐다. 턱, 막히는 숨에 아이가 급히 제 형의 팔을 두드렸지만 목에 가해져오는 압박은 점점 강해졌다. 엄, 마아. 드문드문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그제서야 형이 아이를 놓았다. 아이는 힘겹게 숨을 들이 마시며 제 방으로 도망쳤다. 이불을 뒤집어쓰고는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형의 이름을 내뱉었다.
혹 제 형이 찾아올까 살짝 열어 놓았던 문 사이로는 빛줄기 하나조차 들어오지 않았다.
너는 지금 행복해?
나는 네 질문에 답할 수 없었다. 행복이란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어진 말일까. 어렸을 적 입에 붙여 살던 말이 이제는 그 어감마저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네가 나에게 말했다. 너에게 어떠한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것이 매일 같은 나날의 반복이더라도 너는 이에 행복할 줄 알아야 한다고. 나는 너에게 물었다. 현재 마주한 것을 즐기지 못하고 곧 불어올지 않을지도 모르는 폭풍을 상상하며 불안감에 떠는 나는 정말 행복한 것이냐고. 좀스레 나를 갉아먹는 행복이 네가 말하는 행복과 같은 것이냐고. 너는 그런 나를 바라보며 침묵을 택했다. 너는 오늘이 지나도, 또 내일이 다가와도 내 물음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내가 그랬듯 너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비슷하면서도 너무나 달라서 혹 서로를 이해한다 하더라도 함부로 입을 열 수 없었다. 그러니 우리 둘 사이의 침묵은 영원히 깨지지 않겠지.
나는 되로 너에게 묻고 싶다. 너는 지금 정말 행복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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