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그저 끄적일 뿐인 릴레이 소설 (3)
2.소설 상황설정이 어색하지는 않아? (9)
3.꽃들이 모여 정원이 탄생할 때까지, 별들이 모여 은하가 탄생할 때까지. (9)
4.을/를 분해 (5)
5.연습한다. (19)
6.소재들 가져갈 사람? (110)
7.[일기/일상/잔혹] (미제) (2)
8.이부분은 어떨게 써야할까 도와줘 (10)
9.한글날 기념 릴레이 소설 (1)
10.크툴루 신화 기반으로 도감을 만들어보자! (3)
11.이 가족은 행복합니다(일상물) (3)
12.From the saivor (52)
13.삭제 (26)
14.릴레이 소설 모의하는 스레 (1)
15.첫 문장을 이으시오. (7)
16.이어 쓰는 로맨스 소설 (3)
17.스레주가 천 자 쓰는 스레 (2)
18.한번씩만 이어쓰고 가줘! (4)
19.첫 사랑 (4)
20.드래곤과 용 중에서 양자택일이라니 (5)
이봐, 멍청이 뭐가 또 그렇게 우울해?
그녀의 무뚝뚝히 톡쏘는 말에 그는 급히 고개를 들어 희미한 불빛에 검은 윤곽만이 비치는 그의(그녀의 말에 따르자면)지극히 비즈니스적인 일시적 동맹군을 바라보았다.
창백한 빛줄기 끝에 닿아 그들이 있는 암흑과 대비되어 더 희게 비친 시니컬한 목소리의 주인의 턱선이 매끄러운 선을 그렸다. 올려다보자 그 위의 선홍빛 장미 꽃잎같이 선연한 붉은 입술이 그의 시선에 조야한 비웃음을 섬세하게 그렸다.
그는 그저 건방지게 코웃음을 치는, 그들의 비밀스런 작업에 도움이 되는 만큼 정신상태에 해를 주는 소녀에게 검게 넘실거리는 짜증을 담아 가득 적의가 담긴 눈빛을 쏘아보내며 입매를 뒤틀었다.
신경쓰지 말고 네 할일이나 해. 네가 언제 그렇게 친한 사이였다고 어울리지도 않는 참견질이지? 난 네 같잖은 연민따윈 필요없어 건방진 계집애 같으니라고. 그는 그들이 있는 공간만큼이나 음울하게 울려퍼진 자신의 목소리에 제법 적당하게 소녀를 위협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는지 확인하며 연이은 작업으로 피폐해진 머릿속에 불만을 담았다. 솔직히 능력을 제외하자면 성가시기 짝이없는 상대가 이 자리에 없었더라면 그는 이미 그 자리에 그대로 엎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불운하기 짝이없는 구질구질한 운명을 마구 씹어대며 조금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위태로운 줄다리기에 정신이 흐트러지는 만큼 어리석은 행위가 다시는 없을 거라는것을 그도 잘 알았지만 피곤한건 피곤한 거였고 짜증나는건 짜증나는 것이었다. 애초에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지고의 위치에 서있던 그가 한낮 허수아비같은 명성빼고는 볼 것도 없는 계집애한테 명령질과 질떨어지는 농담을 듣는것을 감내해야하는 것만 해도 이미 그를 한계까지 몰아가기에는 충분하다 못해 넘쳐흘렀다.
하지만 그에게는 불행하게도 소녀는 언제나 그렇듯 그의 예상을 넘어섰다.
어머나 그게 너희 가문의 동료에 대한 예의로구나. 어쩐지 네가 첫만남때부터 되도않는 시비를 건다했어. 근데 그게 예법이였다니. 미리 알려주지 그랬어.
그랬다면 몇년간의 우리사이가 조금이나마 나아졌을텐데. 물론 편해진만큼 너를 골탕먹일 기회도 사라졌겠지만.소녀가 뱀의 송곳니에서린 독같이 악의가 뚝뚝떨어지는 그의 일그러진 표정에도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농염한 미소를 지으며 눈꼬리를 살풋접었다.
고양이는 귀엽다. 세상의 모든 고양이는 귀엽고 그를 감상하는 인간들에게 대가를 받을 자격이 있었다. 앙증맞은 크기의 몸통에 달린 유연하게 물결치는 꼬리, 도톰한 솜털같은 발에 찍혀 더더욱 사랑스러운 분홍빛 발바닥, 동그란 개나리색 노랑과 초록 파랑이 어울려 영롱한 눈동자, 진정한 귀여움이 무엇인지를 알리는 둥근 삼각형 모양의 귀
마지막으로 폭 안겨 그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만긱할 수 있는 보드라운 털 참으로 완벽하지 아니한가.
하지만 저 고양이는 아니다. 그만 보면 털을 빳빳히 세운채 하악질을 하는 저 집념에 그는 도저히 그것을 사랑스럽게만은 바라볼수 없었다. 아니 그럼에도 예쁘긴 예쁘고 귀여웠지만 그의 그 동물을 향한 본능적인 애정조차 한걸음 뒤로 가게 할만큼 그것의 기세는 사나움을 넘어 염화같이 맹렬했다.
젠장할, 내가 뭘 잘못했다고 그러는지.
그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인 그녀와의 관계에 한숨만을 푹푹 내쉬었다.
집에 가고싶다. 허탈히 중얼거리는 그의 뺨에 노을의 주홍이 어롱진 땀이 흘렀다.
소녀는 머리를 한묶음로 꽉 묶은채 그저 고개를 숙이고탁자 모서리께나 쳐다보고 있었다.
어깨를 살짝넘는 검은 머리를 고무줄로 휘휘감은 모습과 줄이지도 않아 무릎바로 위를 덮는 치마차림의 넉넉한 생활복 상의와의 매치에서 소녀가 전혀 그 나이 또래다운 취미에 관심이 없다는것을 쉬이 알 수 있었다.
명확히 거부의 뜻을 보이는 굳게 다물린 입을 제외하고는 나는 소녀의 표정에서 아무것도 읽을 수가 없었다. 안경을 쓴 화장기없는 지극히 범생이 같은 겉모습에서는 아무런 문제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아 이런 케이스는 곤란한데 창턱에 우뚝히 서있는 탁상시계의 째깍거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오고 그에 맞추어 갈데없는 손으로 괜히 깍지도 껴보고 비벼도 보고 탁자 밑에서 어떻게든 이 경직된 콘크리트 침묵속에서 굳어진 고루함을 이겨내겠답시고 마구 서로의 손까락 틈사이에 들어가 땀진 피부를 마찰시키며 뒤틀어대었다.
아무생각없이 그 짓을 몇분동안 지루함에 몸부림치며 지속하다가 어느새 기미도 없이 나타난 뜨거운시선에 나는 민망함에 여전히 바라볼뿐 말이없는 여학생과 얼굴을 마주하며 괜스레 헛기침을 하였다.
쿵 거친 밧줄에 친친 감긴 몸이 내팽겨지고 무릎이 아려온다.
먼지바람이 매캐하게 휘날리고 온갖 이물질이 피부에 쓸려 따끔거린다.
흙먼지의 텁텁한 맛이 갈라지고 터진 입술사이로 찝찝하게 느껴진다. 매섭게 벼린 칼날로 현한 늦가을의 찬바람은 바투묶여 찢어진 손목 살갖을 뚫고 핏물고인 환부를 헤쳐놓아 그 쓰라림을 더했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 보지 못해도 귓볼에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것이 이미 추위에 벌겋게 달아올랐을게 눈앞에 선했다.
"죄인은 들어라. 에르도 레안드란드외 레안드란드가(家) 는 폭리를 취하고 소작민들의 재산을 부당하게 착취한 죄로 뇌물죄, 사기죄, 폭행죄, 상해치사죄, 절도죄 등을 인정받아 사형및 징역에 처한다."
하 그러게 작작하라할때 말 좀 들을 것이지. 나는 눈을 옆으로 굴려 분노한 영주민들의 폭행으로 얼굴이 퍼렇고 검붉은 색들로 물들어 엉망이된 에르도 드 레안드란드 (Erdo De Reandrande)를 흘끗 쳐다보았다.
언제나 권위로 오만하게 굳어있던 얼굴이 핏덩이와 오물로 뒤덮힌채 하얗게 질린것이 진풍경이였다.
아 아파라. 차갑게 얼은 땅바닥에 무자비하게 짓이겨진 무릎의 통증이 또다시 몰려온다. 정말 짜증나기 이를데가 없다.
"그리고 에일렌샤 드 레안드란드는 ..." 아 그래 그게 내 이름이야. 나도 알고 있으니까 말하면서 머리좀 잡아당기지마 빌어먹을 개자식아. 이미 많이 잡아당겨져서 탄력한도를 넘은지 오래니까. 시발 생각하면 할수록 개같네 내 머리가 무슨 공공재야 공공재냐고!
"레안드란드의 장녀이지만 서녀이기에 죄의 경중을 고려하여 형을 감안한다."
그럼 그렇지 내가 저들에게 받은게 있다면 그건 생존본능일거다. 머리채를 잡은 우악스런 손으로 울리는 둔중한 통증과 빠져나온 머리카락 몇올이 날카로운 바람에 따귀를 성가시게 때리는 것에도 절로 비소가 지어졌다. 영주성 부터 장원의 중앙 광장까지 끌려올때 눈먼 돌에 맞아서 터진 입가에서 뜨거운것이 흘러 턱까지 비스듬히 줄을 그리는것이 느껴졌다. 평소와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지만 이번엔 이 꼬라지를 한것이 나 하나가 아니라는 것에 핏방울이 송글송글 흐르는데도 기분이 좋아졌다. 입가를 비집고 나오는 실소에 왼쪽에 마찬가지로 만신창이가 된채 무릎을 꿇고 끙끙거리던 이 집안 첫째 아들래미가 미친년 보듯 기겁하는 것이 흐릿한 시야로 보였다. 이왕 이렇게 된거 더 미친년 흉내를 내볼까? 나는 비릿한 쇠맛을 삼키며 피범벅이 된 턱을 머리를 잡고 있는 놈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에서 최대한 들어 그 병신천치를 향해 이를 들어내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맹수처럼 붉게 물든 이를 활짝 벌리자 엔쟈킬 레안드란드, 그 천치가 마구 몸을 흔들며 그렇게나 강조하던 체통도 잊고 욕설을 내뱉는것이 귀에 아리게 들려온다. 하. 반응이 뻔하기도 하지.
"하하. 이 새끼가 상황파악도 못하나. 아가리닥쳐. 내장으로 죽끓여서 곱창 버무리기 전에 이 개만도 못한 새끼야."
비명소리와 퍽퍽하고 구타하는 소리가 잠시 울렸다.
계속 불러. 듣는 사람까지 소름돋게 만드는 구타가 끝나고 엔쟈킬을 조용히시킨 남자의 목소리가 찬바람의 에일듯한 소음과 함께 싸늘하게 좌중으로 파고들었다.
급격히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다시 판명문을 낭독하던 이의 헛기침소리가 들리고 나는 모든 신경을 청각으로 돌렸다.
"흠..흠 그 죄를 감안하여 사형이 아닌..."
괜찮아 조금만 있으면 풀려날거야. 그럼 이젠 자유야. 매일 꿈꾸던, 완전한 얽메일곳 없는 진정한 자유. 몸이 차가워지고 심장이 두근거린다. 손에 땀이 젖고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른다. 머리가 옥죄이듯 지끈거리고 입술이 끊임없이 맞부딪친다 벌어진 입술사이로 땀과 피의 혼합물이 짠맛을 남기며 들어온다. 몰려오는 찬바람에 묶인 몸을 불편하게 움츠리며 짚풀 따위로 땋은 거친 밧줄에 묶여 등뒤로 돌려진 손을 움찔거렸다.
"....사형이 아닌 검은 탑 (la tour de noir) 으로의 유배 및 무기징역형에 처한다."
라 투 데 느와 잿빛이 흩날리는 날씨같이 공허한 한마디가 귓속에 쟁쟁하게 울린다.
심장박동이 멈추고 이명이 들리고 눈앞이 새까맣게 변해졌다 백지처럼 새하얗게 물들었다. 가슴께에 어린 돌덩어리가 배 아래쪽으로 단전까지 쿵 떨어졌다.
온몸이 얼다가 천천히 피가 끓어오르고 근원모를 불꽃이 날름거리며 머리끝까지 뜨겁게 집어삼켰다.
글을 쓰는데 소설을 쓰고 싶은데 학생이라 고증할 시간도 없고 ㅎㅎㅎㅎ ㅠㅠ 수정도 안하고 초고만 막 휘갈겨 쓴 로판 도입부 ㅋ .... 중간에 프랑스어를 썼는데. 신경쓰지 말아주세요ㅠㅠ 대충 사전 검색해서 썼어요 으허헝.
"라 투 데 느와라고! 검은탑! 그 망할 괴물같은 저주받은 탑에 날 보내겠다고! 씨발 차라리 날 죽여!"
머릿속이 붉고 뜨거운 것으로 차올라서 나도 모르게 그 열기에 휩쓸려 소리를 질렀다.
이명이 머리를 관통하고 위에서 머리채를 꽉 움켜잡으며 들썩거리는 몸을 고정하려는 움직임이 느겨졌다. 피부가 홧홧하게 타오르고 시야가 이지러졌다. 어떻게 날 그런곳에 보낼 수 있어. 왜 내가 무엇을 잘못했다고. 왜 내가 왜! 차라리 이자리에서 나를 죽여. 그 끔찍한, 신에게도 버림받은 망할 탑으로, 그 감옥으로 내가 왜 가야 되는데!
괴성 섞인 절규가 토해져 나오는것이 이미 내것이 아닌것 처럼 멀어져버린 귓가에 울리고 팔을 잡아채며 끌고가는 장정들을 떨치려 온몸을 사납게 요동치며 울부짖었다.
줄줄히 걸죽한 욕설을 내뱉기도 하고 몸을 마구잡이로 뒤틀어대며 발길질과 손톱으로 피가 나도록 할퀴었지만 농사로 단단히 단련된 일꾼들은 석상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
차가운 땀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기어가고 나는 발작하듯 몸부림쳤다.
차라리 죽여! 신음처럼 계속 욕설과 함께 뱉는 말에 한 농부가 질린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포기라고는 찾아볼수도 없는 고집스런 눈빛으로 그를 힘껏 쏘아보자 굳은 인상의 농부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갑자기 팔을 세게 틀어쥐었다.
이건 또 뭐야! 날 놔! 아프다고 속으로 비명을 질러대는데 목뒤에 거대한 충격이 울리고 눈앞이 흐려졌다.
지금 의식을 놓으면 안돼. 손을 뻗어 옆 사람의 옷자락을 잡으려 했지만 힘없이 손이 떨어졌다.
그리고 모든것이 새까맣게 사라졌다.
천하디 천한 년의 핏줄이 레안드란드라니 이건 가문의 수치입니다.
그냥 가져다 버리는게 어떨까요. 어차피 어미라는 것도 찾질 않으니.
저 붉은 머리를 봐 필시 악마의 씨인것이 틀림없어!
나도 마음 같아선 당장 처리하고 싶지만 붉은 머리를 버렸다간 혹여나 정말로 저주 같은게 내리면 ..
찬 얼음의 입김 같은것이 기강에 가득차고 폐를 비집고 들어온다. 사지에 감각을 잃은지는 오래. 딱딱한 돌바닥에 새겨진 규칙없는 갈라짐만이 손끝을 타고 느껴진다. 같은 인간이 아닌 그저 처리해야할 골칫덩이를 보는 아린 시선.
가시돋친 발언들이 뿌연 입김으로 가득찬 머리를 맴돌다 흐려진다. 계절에 맞지않은 얇은 옷 사이로 얼음장같은 추위가 스며든다. 아무 의미없는, 그저 비방하는 그런 악의로만 가득찬 검게 보이는 이들이 눈앞에 빙글빙글 돌아간다. 한기가 뱀처럼 슬금슬금 말단부터 친친 감아올라오고 체온이 서서히 떨어져 간다. 그럼에도 가슴이 에일듯이 타올라서, 심장이 뜨겁게 조여서 나는 살려달라는 말을 주문외듯 반복한다.
난 살고싶어. 날 살려줘.
살려주세요. 제발.
부디 불꽃을 꺼뜨리지 말아줘요.
여린 숨이 넘어가고 주위가 회전하며 돌아간다. 자그마한 불씨가 사그러들어간다. 바닥이 무너져 내리고 붉은 갈래들이 갈라져 검게 빨려들어간다. 검고 끝없는, 두려운 어둠에 잠긴 깊은 곳으로. 검은 공간으로.
밀려들어오는 검은 파도에 숨이찬다. 깨질것 같은 두통이 몰려오고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른다. 나는 어디에 있는걸까. 아까전까지 난 판결을 받고 있었나? 그리고 나는
La tour de noir
살고싶어. 머리에 빛이 터지고 막혔던 숨이 거칠게 베어나온다. 나는 육지에 처음오른 물고기처럼 헐떡이며 공기를 집어삼켰다.
흐린 먹구름이 물먹어 찢어진 종이조각처럼 겹쳐 태양을 가리고 얼룩덜룩한 무늬를 하늘에 덧그려 잿빛으로 세상을 뒤덮었다.
여름날의 습기를 머금은 잿빛 바람이 무성한 풀밭을 헤치며 달려들어 어린소녀의 치맛자락을 거칠게 밀치고 지나갔다.
소녀는 얇은 천자락을 비집고 오는 찬기류에 살짝 가디건을 여며 잠옷자락을 감추고 다시 고개를 들어 바람을 정면으로 마주하였다.
가을 아침의 서늘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지나가고 찬기만이 그 흔적을 남기며 귓가에 맴돌았다.
선생님 첫사랑 얘기좀 해주세요.
어린학생들 특유의 명랑한 목소리가 천진하게 울리고 그에 따라오는 웃음소리, 왁자지껄하게 부추기는 소음들이 거머리처럼 붙어 해가 뉘엿하게 져 어스름이 깔린 오후의 시간까지 슬그머니 귓가로 기어들어온다.
악착같이 불어오는 저편에 묻어둔 파편들이 머릿속을 어지러히 쓸어가고 남은 조각들을 한 구석에 켜켜히 쌓은채 도한은 그저 말없이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이봐. 박선생. 퇴근시간이야. 젊은 사람이 축쳐져가지고는 웬 궁상이야. 에잉 참. 원래 이맘때 학생들이 제일 짓굳어. 뭔 소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마음에 두지말고 그냥 넘겨. 어차피 하루만 지나도 뭔 말을 했는지 까먹는 것이 어린아이들이야.
그래. 까먹지. 그는 몇시간 전 멍하게 교무실에 앉아있던 초임교사가 안쓰러웠는지 혀를 차며 몇마디를 해주던, 자칭 베테랑 선생인 옆자리 동료의 말을 떠올리며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렇게 까먹고 몇일 아니 몆시간이 지나도 언제 그랬냐는듯 순수히 웃을 수 있는이들이 학생이다. 그 존재만으로도 세상의 악의도 불안정함도 격렬함도 아직 모른채 걱정없이 환한 미소를 띄울 수 있는 특권을 가진 이들. 최소한 그런 웃음을 해치는 것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이들이 그들이다.
그는 다시 구겨진 코트를 털고 옥상 난간에 기대어 섰다. 불게 묽든 운동장에 점점히 옹기종기 모여 멀어져가는 아이들이 보인다 .오늘의 불꽃을 태워가는 노을아래서 불규칙한 나열들로선 학생들의 작은 무리들을 도한은 감상에 젖어 파편에 묻어가는 침체된 심상으로 그저 지긋히 바라보았다.
그날도 그랬었다. 우연히 경비가 뭔가모를 사정이 있었는지 유난히 정신이 없었던 날에 열려진 옥상문으로 올라가 그곳의 꼭대기에 올라서서 하염없이 붉게 젖은 정경에 취해갔던 날.
난간에 기대어선 소녀의 검은 머리채가 닳아가는 오래된 파편속에서 아직도 생생히 나부낀다.
검은 실타래 하나하나가 불꽃의 열기에 금빛으로 타오르고 창백한 얼굴에 햇빛이 내려앉아 정적인 활기로 가득찼던 날.
세상엔 세 부류의 사람이 있지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인간인걸 잊은채 모든 관념과 법칙을 내던지며 살아가는 짐승들 , 속으로는 썩어빠진 이기심에 젖었음에도 사람의 탈을 쓰며 타성에 젖은채 고착되어 기만을 일삼는 위선자들, 그리고 그사이에서 얼마 남지 않은 진짜 사람다운 사람들.
창백한 얼굴에 유난히 눈에 띄던 새까만 눈을 강렬하게 빛내며 열일곱의 가을날에 그녀는 그런 말을 했었나.
언제나 너 자신을 잃지마. 너의 겉은 그들의 법칙에 수긍할지라도 속까지 인간임을 잊지마. 그러기엔 그들이 너무 하찮고 네가 귀하니까. 그들은 뭣도 모른채 얼굴을 손으로 가리면 자신이 보이지 않을줄 아는 어린아이처럼 진실을 외면하고 그것이 죽었다 외치는 어리석은 놈팽이들이야.
검은 머릿결이 바람에 휘날리고 검은 교복은 주홍빛으로 물들고 이름모를 무언가에 강렬히 사로잡힌듯 신묘스런 분위기까지 흘리며 특유의 날카로운 눈빛으로 무뚝뚝히 얘기하던 소녀의 잔상은 다시 날카롭게 벼려져 그의 가슴을 찌른다.
그 자신에겐 첫사랑이 있었나. 도한은 난간으로 지탱한 팔에 고개를 묻으며 유리조각같은 파편사이로 떠다녔다. 아직도 그 소녀에 대한 것은 정리되지 못한채로 검은 망각에 묻혀있다 불시에 그를 기습하곤 했다.
그녀를 사랑했었나. 그녀를 만났던 열일곱에도 멀어져갔던 열여덟에도 잊어갔던 열아홉에도 수십번 되물어보았던 문장들.
그리고 그녀를 영영 볼 수 없게 되었던 막 스물이된 어느 겨울날에도 진심을 두드리며 했던 질문.
그녀는 어린아이였음에도 웃을줄 몰랐다. 천진함을 잃었다. 선홍빛의 꽃잎처럼 고운 입술은 굳게 다문채 쓰러져간 순수의 비명을 우그러뜨리며 묵묵히 침묵을 지켰다.
우뚝선 산에 쌓인 만년설처럼 언제나 담담히 고고하게 남아있을 줄 알았던 그녀는 세상의 파도에 쓸려 첫눈의 진눈깨비처럼 흔적도 없이 바스라졌다.
소녀의 까만 눈빛에 가슴이 울리며 먹먹히 올라오던 것은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 아스라하지만 여전히 생생한 수많은 대화들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드물지만 옅게 걸리던 미소에, 그 고운얼굴에 떠오른 쓸쓸한 미소에 뭣도 모르고 웃었던 추억들은 왜 아직도 가슴에 이리 박히는가.
10년이 지난 후에도 놓지 못한 이 감정을 무엇이라 정의해야 하는가.
도한은 뜨겁게 젖어들어가는 눈가를 코트자락에 문대며 태양이 저물어가는 난간에 무너져내렸다.
첫사랑이였다. 그녀는 그의 첫사랑이다.
끝까지 모른채로 놓쳐버린 다시는 볼수없는 사랑이다.
어느 고등학교의 옥상 위에서 검은 형체가 흐느끼는듯 흔들렸다.
무기엔 감정이 없어야 한다라. 당장 당신만 해도 감정에 의해 이 자리까지 올라왔으면서 내로남불이 따로없네요. 무기가 생길때까지 그것을 이용하기까지 있던 그 원동력이 근본이, 서로에대한 증오심, 내것을 지키고자하는 방어욕구, 쟁취하고자하는 성취욕과 빼앗고자하는 탐욕에서 나왔음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그런말은 나오지 못할겁니다. 정말 가증스럽고 역겹기 짝이 없군요.
날붙이는 차갑기만하고 생명이 없습니다. 생명이 없으니 이성도 감성도 없겠죠. 그러니까 날붙이인겁니다. 무기는 감정을 가진 살아있는 존재와 함께함으로서 무기가 되는겁니다. 애초에 모든것은 정의 됨으로부터 그 존재를 인정받는것, 정의되지도 못한 그 존재조차 알수없고 생각도 하지않은 것이 이 세상에서 무슨의미를 가지겠습니까.
그 무기를 존재케하고 그것을 휘두름으로서 쓸모를 가지게하는 주체가 감정을 갖추었는데 상대를 해치고싶다는 또는 무언가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으로부터 무기의 방향성이 나오는데 감정이 있는 무기는 쓸모가 없다니 어불성설입니다.
감정이 없는 무기야말로 그저 날붙이 폐기물일 뿐이죠.
의지를 갖추지 못한 공격은 없는것보다 못합니다.
상대방에 대한 분노, 살의, 증오, 모든감정이 하나되어 맺히고 이성이 그것들을 세련되게 제련하므로써 극상의 무기가 탄생하는겁니다. 아직까지도 그렇게 사람의 심리를 모르다니 역시 당신은 나이를 헛먹은것 같군요. 왜 삽니까 저같으면 그런 천치의 삶을 사느니 애저녁에 혀깨물고 관뚜껑 덮었을것 같군요.
차가운 흰빛 결정들이 창밖에 휘날리고 성에가 얽혀 시야를 뿌옇게 흐린다.
몰래 코코아라도 타온게 다행이였어. 이거라도 없었으면 정말 얼어 죽었을지도 몰라.
공허하게 흩날리는 흑백의 풍광이 칼날 휘두르는 듯한 바람소리와 어울리는것에 등줄기에 싸한 소름이 돋는것 같기도해서 나는 무심코 등에 덮은 담요자락을 더 세게 여매었다.
창틀에서 멀어지려 뒷걸음을 치자 마루바닥 특유의 끼익거리는 소리가 났다. 발에 닿는 낡은 나무결의 감촉이 다락에 갇힌 내 처지를 더 실감나게 알리는 듯해서 그저 머그컵을 조심스레 든채로 한숨을 내쉴수 밖에 없었다.
창백하다 못해 어둠속에서 유령의 일부마냥 음산한 빛을 띄는 작은 발을 살짝 들자 나무판자가 쏠린 무게중심에 고통을 호소하는듯 다시 작게 삐걱거리는 소음을 내었다.
구슬픈 악령이 타고 떠다니는지 웅웅거리는 바람사이로 빨갛고 노란 불빛이 멀어진 창문의 어두운 밤하늘 속에 점점히 박혀있어 그저 마른입술 사이로 실소를 뱉을수 밖에 없었다.
정겨운 웃음소리와 흐릿하게 들리는 캐롤송이 빛이라곤 달빛밖에 없는 다락의 틈을 비집고 이물질처럼 켜켜히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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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레스꽃들이 모여 정원이 탄생할 때까지, 별들이 모여 은하가 탄생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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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Zbcq0pQq0tw
19.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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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레스을/를 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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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E8qnU7vveIJ
19.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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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레스» 연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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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Qwert
19.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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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레스소재들 가져갈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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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E1a3wqZeE5P
19.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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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레스[일기/일상/잔혹] (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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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nXBunzXti
1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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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레스이부분은 어떨게 써야할까 도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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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19.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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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레스한글날 기념 릴레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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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19.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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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레스크툴루 신화 기반으로 도감을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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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vCo1Cry6nT
19.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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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레스이 가족은 행복합니다(일상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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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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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레스From the saiv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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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Aynn
1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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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레스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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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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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레스릴레이 소설 모의하는 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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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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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레스첫 문장을 이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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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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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레스이어 쓰는 로맨스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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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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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레스스레주가 천 자 쓰는 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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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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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레스한번씩만 이어쓰고 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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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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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레스첫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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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XxSJQrcLaq
1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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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레스드래곤과 용 중에서 양자택일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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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y7zfe2Glg5e
1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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