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9/29 18:56:26 ID : TQk6ZbbjwK0 0
1 몸이 붕 떴다가 가라앉았다 몇 번을 그러더니 순식간에 하늘로 치솟았으며 난 내 몸이 먼지인지 바람인지 분간이 가질 않았다. 눈을 꼭 감고 떴을 때 난 느꼈다. 난 더 이상 사람이 아니다. "일어나~ 학교 가야지" 별거 없는 고등학교의 학생이자 외동딸로 크고 있는 나 ooo. 나보다 늦게 나가는 엄만 자고 있고 나와 비슷한 시간에 나가는 아빠가 어서 일어나라며 재촉한다. 간단한 준비 후 다를 바 없이 가볍고 무거운 걸음으로 정류장에 도착했다 * 이어폰을 꼽고 나는 또 생각한다. 내가 신이라면, 모든 게 내 뜻대로 변한다면 편해질까 이건 중2병에 이세계덕후나 할 말 같겠지만 진심으로 생각하게 된다.
2 이름없음 2019/09/29 20:33:19 ID : TQk6ZbbjwK0 0
2 학교는 버티다가 똑같이 끝났다. 오늘은 몸도 가볍고 버스도 빨리 탔으니 여유롭게 노래를 듣자. 버스가 3분의 2를 지나갈 무렵 나는 무심코 창문 밖의 기이한 형태를 목격했다. 저게 뭐지? 순간 잘못 본 건가 싶어 유심히 보았으나 저건 분명 천사가 맞다. "대박.." 보랏빛 날개에 뿔이 달린 괴생명체는 내 머릿속과 공간을 뒤엉키는데 큰 몫을 했다. * 그리고 지금 그 생명체가 무엇인지 아니 이곳에서 볼 수 없을만한걸 보게 된 건지 열심히 인터넷으로 찾아본다. "없는 거 같네" 침대에 누워 오늘 본 정체를 진정 내 머릿속이 만든 건지 실제인지 가늠해본다. 그리고 제일 신기한 건 이런 일을 커뮤니티나 부모님께 말하지 않고 오로지 나 스스로 알고 싶단 것이다 "기분이 이상해"
3 이름없음 2019/10/01 01:46:47 ID : TQk6ZbbjwK0 0
3 무난한 금요일 수업이 끝난 후 집으로 와서 다시 "천사"에 대해 찾아본다. 일단 결정 난 3가지 1. 내가 본 천사는 내가 최초 목격자이다 2. 천사는 내가 간절히 원한다고 보이진 않는다 3. 천사는 존재한다 그 천사를 내 눈에 담게 됨으로써 난 스스로도 가늠할 수 없는 무언가 엔진이 가동됐단 걸 느낀다. 설레고 두려운, 동화의 클라이맥스가 시작된 것 같은. * 오랜만의 외출이다. 아니 외출은 많이 했지만 이런 자의적인 1인 외출은 오랜만이다 "다녀올게" 집에 있을 엄마와 아빠를 잠시 생각하다 이내 가볍고도 심오한 발걸음으로 계획을 차근히 되짚는다
4 이름없음 2019/10/01 10:21:34 ID : 07cMo3Xumlb 0
ㅂㄱㅇㅇ! 흥미롭네
5 이름없음 2019/10/02 23:40:13 ID : TQk6ZbbjwK0 0
4 내 이름은 유언. 어디선가 나지막한 울림이 들려왔다 "설마, 천사?" 남자인지 여자인지 분간이 안되는 뭔가 자연에 인공적인 주파수가 섞인듯한 목소리 "빨리 찾아야겠어" * 가벼이 움직이는 버스를 타고 어제 본 천사를 찾아내려 눈에 불을 켜고 살핀다. 누가 보면 허튼짓에 시간을 파는 속 편한 학생으로 보이겠으나 난 진지하다. "천사를 찾아야만 하니까" 언제부턴가 스스로 깨지 못하는, 누군가 오지 못하는 작은방에 갇힌 채 그저 길고도 짧을 인생의 끝자락을 고대하고 있다 행복이든 추억이든 한순간에 무너진 그 기분 "당신을 찾으면 해결될 거야" 속으로 작게 읊즈린뒤 다시 눈에 힘을 주어 밖을 쫓는다 * 거의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갈 무렵 난 작게 열어본 창문 틈으로 큰 깃털이 들어오는 걸 봤다 주운 깃털은 보라색의 보송한 형태 "천사다" 내가 온걸 알았는지, 어디서 날다가 떨어진 건지 그렇게 깃털은 나에게 확신과 끈기를 안겨줬다 "곧 만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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