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고스트 트랩 (26)
2.소은상의애상 (36)
3.너희들 소설쓴거 어디다 올려??추천좀 (5)
4.버블-창작소설 (1)
5.글 소재 추천해줄 천사를 구해요 (22)
6.릴레이 소설 (아무나!) (23)
7.나 예전에 쓴 소설 볼래? (13)
8.밤의 손님.(피드백 사절, 난입 환영!!) (8)
9.외국어(영어, 일본어 등등)로 문장 하나씩 적고가는 스레 (62)
10.스레주가 초반만 쓰다 때려친 글들을 모아놓는 스레 (15)
11.나의 작은 사고 실험 (6)
12.내가 소설을 써볼려는데 (3)
13.다 영어로 써보기 (13)
14.붉은 눈 시 울 망 초 (5)
15.묘사 많은 글을 쓸건데 주제(?)같은 거 추천좀 (3)
16.물 속에는 산소가 부족하다. (39)
17.부자연 (6)
18.내가 쓴 ㄷ글이랑 비슷한 글이 너무 많아 (3)
19.여로 (13)
20.인소느낌 좋아하는사람 (15)
메모에 있던 거라 오타 수정도 안 한 거긴 해
짧아 공미포 5000 정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어땠어?
-아, 묻지마. 나 진짜 불 지르려다 말았으니까.
-그 정도야?
-끝까지 짜증나는 인간들이야. 평생 다신 안 볼래.
-하하. 그래도 사고는 내지 마. 네 장례식엔 못 간단 말이야.
내가 신경질적으로 운전대를 틱틱 거리는 소리가 들렸는지, 대답하기 애매한 대화를 무마하는 아명의 웃음이 바람소리에 섞여 들렸다. 뒤늦게 밀려오는 짜증에 자꾸만 엑셀을 확 밟아버리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난데없이 지나가는 아저씨에게 창문을 열고 소리를 지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아명이 말로나마 날 달래주지 않았다면 지금쯤 가로수를 들이받고 뻗어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응 미안. 거의 다 왔어.
공터 옆 주차장을 빙빙 돌다가 끝내 자리가 마땅찮아 적당히 길가에 추자를 했더니 왠지 차를 내놓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차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은 개의치 않았다. 원래 내 거도 아닌데 뭐 어때. 차에서 내리자 십여 년은 지긋하게 보던 낡은 차가 질려버린 소릴 내며 시동을 죽였다. 가로등 먼 발치에 덩그러니 놓인 차가 쓸쓸해 보인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저물어 가는 주택가는 소란스럽고 스산하다. 몇 년째 보는 풍경 속에서도 가끔은 위화감이 들기도 한다. 한참을 재미도 없는 내 발자국 소리와 함께 걸었다. 저 멀리 트럭 시동 걸리는 소리가 어렴풋이 나고 긴가민가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릴 때 마다 왠지 모르게 안도감이 들었다. 터벅터벅 걷다 보니 어느새 원룸 건물이 발치였다. 공동현관 앞에 아명이 처연하게 수그려 앉아있었다.
-이러고 있었어? 들어가 있지 그랬어.
-난 이거 못 열잖아. 어차피 바깥 공기 쐬고 좋기도 하고.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입력하려 하자마자 안에서 윗집 사는 사람이 나왔다. 의도치 않게 서로 힐끔 흘겨보다 눈이 마주쳐 삐걱대며 인사했다. 어색하게 복도로 들어온 아명과 나는 괜히 상황이 머쓱해 작게 웃기만 했다.
삐걱소리 나는 방문을 열자 아명이 먼저 들어갔다. 나는 뒤이어 들어가 더듬거리며 전등을 켰다. 컴컴한 방 안이 한 순간 환해져서 잠깐 눈이 아팠다.
-명이는?
-이 작은 방에 갈 데가 어딨다고. 책상 밑에 있을 걸.
내가 냉장고에서 생수병을 꺼내고 있을 동안 아명은 가만히 바닥에 앉아 책상 밑에 진 그림자 속에서 마냥 우릴 보는 명이의 관심을 끌고 있었다. 그러잖아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꺼뭇해서 잘 때면 눈도 보이지 않는데 어두운 곳을 좋아해서 이름으로 어두울 명 자를 주었다. 풀네임은 고 명. 나는 곽 씨지만 명이는 고 씨다. 고양이니까.
-명이야~. 우리 명이 좀 더 석탄이 된 것 같은데?
한참이 지나서야 명이가 책상 밑에서 나왔다. 명이는 고양이에게 온갖 관심을 구걸하고 있는 아명을 지나쳐 생수 한 병을 털어넣고 있는 내 다리에 머리를 부볐다. 고양이는 한동안 내가 보는 앞에서 배를 뒤집어 재롱을 떨고 나선 만족한다는 듯이 밥그릇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간식 좀 줘야 하는 거 아니야? 더 마른 것 같아.
-네가 쟤 몇 키로인지 모르니까 하는 소리지.
-간식 먹는 거 보고 싶은데. 나는 본 체도 안 한단 말이야.
내가 부엌 찬장에서 적당히 비스킷 과자를 한 움큼 집어 구석에 앉자, 투덜거리던 아명이 곧 내 옆에 앉았다. 집어온 과자를 아무렇게나 바닥에 두고 하나를 까서 먹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머니한테는 아직 말 안했지?
-뭐를?
-너 회사 관둔 거.
-아, 그렇지….
-지금 해.
-뭐? 지금?
나는 이제 막 첫 직장에서 마지막 퇴근을 하고 오는 길이었다. 하고 싶던 일, 가고 싶던 곳였지만, 일이 잘 풀려도 결국 안 맞는 것은 있기 마련이다. 자기 실수를 내게 떠넘기거나, 없는 데서 뒷담화를 한다거나, 예컨대 젊은 여직원을 커피머신 정도로나 보는 고지식한 상사는 정말 마음에 안 들었다. 뭐가 되었든 버티는 사람이 승자라고, 언젠가 그 인간들도 안 좋은 꼴 나겠지 싶어 버틸 때 까지 버티고 싶었지만 쉽지는 않았다. 싸움에서 지는 것이 결국 아랫사람인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사직서는 이미 한 달도 전에 수리된 것은 물론이거니와, 어렵게 들어간 곳에서 2년도 채 버티지 못했다는 사실이 한심해서 차마 엄마에겐 말도 못 꺼내고 있었다. 취업준비 할 때엔 그렇게 지지고 볶아놓고선 덜컥 관두고 통보하는 것이 맞는가 싶었다.
-평생 말 안 할 것도 아니잖아.
-그렇긴 한데…. 이렇게 갑자기?
-너는 뭐 한 5년 고민하고 퇴사했어? 나도 옆에 있잖아. 지금 하자.
-아니…. 그래 알았어….
아명의 등쌀에 떠밀려 결국 휴대폰을 집었다. 배터리가 없어 죽어가고 있었다. 전화를 할까 싶다가 배터리가 나갈까 문자로 들어가 엄마 번호를 찾았다. 고민하며 문자를 써 내려가자 아명이 문득 타박했다.
「엄마 나 그 회사 계속 다니는게 안 맞는 거 같아서」
-뭐 이렇게 구구절절 쓰니? 그냥 관뒀다고만 해.
-그래도 되나? 그건 좀 그런데….
-변명은 무슨. 네 잘못 아니야. 사직서를 엄마 허락 받고 내는 것도 아니잖아.
-응…. 그렇네.
한참을 첫머리를 고민하며 썻다 지우고를 반복하다가 결국 간결한 한 문장에 전송 버튼을 눌렀다.
「나 회사 관뒀어요」
문자를 보내고 나자 괜한 죄책감이 들었다. 이렇게 마음가는대로 살아도 앞으로 괜찮은 건지, 이렇게 참을성이 없어 이 다음엔 또 얼마나 갈련지, 아니면 한동안 연락도 없던 막내딸이 오랜만에 보낸다는 게 회사 때려치웠다는 문자여도 괜찮은 건지.
-보냈어?
-응 보냈어.
-잘했어. 기분이 어때?
-역시 몇 달이라도 더 버틸 걸 그랬나 싶네.
-뭐야, 후련한 게 아니라? 거기 더 있으면 네 손해였지.
-그런가? 그럼 그런 거고.
나는 특별한 인재, 나를 알아보지 못한 어리석은 사람들, 앞으로 나아갈 앞길에 장해물을 치운 셈, 아명은 내가 처진 마음을 추스르도록 작은 목소리로 조잘거리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러면서도 나를 치켜세우기만 하지 않고 그들의 잘못된 점과 내가 참지 않아도 되었던 점들을 집어주었다. 가져온 과자를 내가 반쯤 줏어먹고 있어 기껏 가져온 것을 내가 다 먹어버릴까 하나를 아명의 옆으로 슥 밀어놓았다. 아명은 나를 안쓰럽게 쳐다보고 있었다.
-너는 너무 책임지고 싶은 게 많아.
-내가?
-예전부터 그랬지. 누가 잘못되고 뭔가 틀어지면 너는 잘못한 것도 없으면서 불안해 하고 그랬어.
-내가 그랬나….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백날천날 하는 얘기지만, 네가 모르는 일들은 많아. 그 중에 대부분은 네가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고. 네가 그걸 알게 됐다고 죄책감 느낄 필요는 없어. 오늘도 하나 배웠잖아. 회사를 때려 치웠다는 것은 네 잘못이 아니다!
아명은 주먹을 쥐고 힘을 내란듯 강조하며 말했다. 그에 덩달아 나도 주먹을 쥐곤 괜히 진지하게 답했다.
-맞아. 그건 내 잘못 아니야.
-물론 네가 사장이었다면 그건 말이 달라지겠지….
-뭐? 그럴리가 없잖아!
그 말에 나는 한껏 웃었다. 아명도 그런 나를 따라 웃었다. 아명은 늘 내가 생각만 해보고 차마 꺼내지 못했던 말들을 거침없이 내뱉기도 하고, 내가 듣고 싶은 말을 명쾌하게 던져주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아명과 내가 마음이 잘 통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명이 내 마음을 꿰뚫어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십 년이 넘어가도록 늘 아명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아명과는 늦봄이 초여름에 걸칠 즈음에 만났다. 우리는 열 일곱이었고, 아명은 전학생이었다. 늘 친구 없이 지내와 또 한 번 친구 사귈 기회를 한참 놓쳐버렸던 나에게 아명은 괜히 마지막 기회 같았다. 나도 친구 대하는 것에 서툴렀지만, 아명도 어수룩한 면이 있어 내가 말을 걸 수 있는 구실은 계속 생겨났다. 우리는 고작 나흘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부쩍 친해져 어디든 붙어다니는 지경이었다. 어느 날 문득 생각해보니 내가 아명을 부르는 것 보다 아명이 나를 부르는 횟수가 더 많아져 있던 것 같다.
아명은 나와 비슷한 점이 많으면서도 다른 점은 더욱 많았다. 나는 유독 더위를 잘 타는 아이였고, 그건 아명도 마찬가지였다. 나처럼 더위를 잘 타고 땀을 잘 흘리지만, 덥다면 더운 대로 즐기고 땀이 나면 나는대로 즐거워하던 아이였다. 아명이 늘 당차고 밝은 성격이라 그에 휩쓸려
아명과 다니면서 새로 경험하는 것들은 정말 많았다. 친구가 없어서, 집이 엄해서 못 해본 것들을 아명 덕에 하나 둘씩 해보고 있었다. 어느 날은 함께 계획도 없이 바다에 가기도 했다.
애써 지각을 면하고자 급히 학교에 갔던 날은 재량휴업일이었고, 굳게 닫힌 교문 너머로는 길고양이 밥을 주러 온 아명이 있었다. 다짜고짜 아명의 손에 이끌려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다시 버스를 타 알지도 모르는 길을 지났더니 어느새 바다에 있었다.
짧은 파도, 미적지근한 모래사장, 사람없는 초여름의 바다는 꽤 상큼하고 그림 같았다. 게다가 사람은 왜 분위기를 타는 동물인지. 위태로운 가정, 무관심한 아버지, 그 바다 앞에서 무심코 했던 많은 이야기들이 어렴풋하게 떠오르기도 한다.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속마음을 텄던 것 같다. 그건 아명도 마찬가지였는지 그 날은 아명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게 된 날이었다.
어렸을 적부터 전학을 밥 먹듯 다녀 이젠 친구 사귀는 것도 버거웠다고 했다. 외동딸에 원래부터 머리가 좋아 그러면서도 공부를 잘 하길 바라는 부모님이 부담스럽다고도 했던 것 같다. 늘 웃던 아명이 담담하게 말하는 모습이 괜히 마음 쓰였던 기억이 난다.
-시현아.
-응?
-뭐 왔나본데.
바닥에 놓인 휴대폰이 문자 수신음과 함께 깜빡거리고 있었고, 문자가 와 있었다. 발신자는 엄마였다. 괜스레 긴장이 되어 천천히 화면을 켰다.
「그래.」
-뭐라셔?
-알겠대.
예상과 전혀 다른 한 마디에 힘이 쭉 빠져 휴대폰 화면만 만지작거렸다. 멍하니 글자를 보고 있자 다시 한 번 문자 수신음이 났다.
「언제 한 번 집에 들리렴.」
-그리고…. 언제 집 한 번 오래.
-그래? 그럼 잘 됐네.
다시 한 번 맥이 빠졌다. 혼자 설레발치며 고민했던 기억이 부끄러웠다. 창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시원했지만, 벽에 맞닿은 등에 스멀스멀 땀이 나는게 느껴졌다. 이런 식으로 여름을 실감하고 싶진 않았는데.
생각해보니 이맘때였던 것 같다. 아닐 수도 있지만, 첫 학기 첫 시험이 끝났을 적이니 이 시기 즈음이었을 것이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처음으로 가는 현장학습은 바다였다.
아명과 갔던 바닷가와 비슷한 곳이었다. 나는 그런 것에 관심 가지는 편은 아니었지만 나도 아는 곳에 간다는 것은 나름 설레는 일이었다.
그 날 아명은 기분이 좋지 않은 것 같았다. 아명은 종일 무언가 생각하고 있었다. 굳이 파고 들고 싶지 않아 아무것도 물어보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물어봐야 했을까 싶다. 처음 보는 아명의 침체된 모습에 결국 나도 내내 어색하게 붙어있기만 했다.
집합 시간이 되었을 때 아명은 문득 휴대폰과 지갑을 내 손에 쥐어주었다.
-시현아, 나 화장실 다녀올게.
그렇게 말하고 급하게 달려나간 것이 마지막이었다. 아명은 돌아오지 않았다. 화장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담임 선생님과 함께 갔던 다른 반 선생님들이 아명을 찾느라 돌아가는 시간이 한참 지체되었다. 나는 알지도 못하면서 아명이 갈만한 곳을 알 것 같다며 혼자 떨어져 계속 다녔던 길을 훑고 다녔다. 매미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파도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걸으면 걸을 수록 눅눅한 물냄새가 기분 나빴다. 아명은 어디에도 없었다.
우리는 결국 아명 없이 돌아왔다. 돌아가는 내내 비어있는 옆자리가 어두웠다. 돌아가는 동안, 집에 도착해서, 다시 학교에 갈 때까지 자꾸 아명이 떠올랐다. 아명이 내게 맡긴 휴대폰 때문에 가방이 너무 무거웠다.
이틀 후부터 학교에선 아명이 가출 및 실종처리 되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소문은 금새 가라앉았다. 소문이 불분명해져 사실은 퇴학을 당한 거라는 소문이 잔상처럼 돌 때 까지도 아명은 돌아오지 않았다. 선생님은 내게서 아명의 휴대폰과 지갑을 받아가며 몇 가지 질문을 했을 뿐 별 다른 것은 없었다.
그 뒤로도 종종 선생님들께 시달렸다. 최근 무슨 일이 없느냐는 가벼운 질문 뿐이었지만 나도 어딘가 불안하게 보였는지 자꾸만 내 안부를 물어 있지도 않던 짜증이 났었다. 그 횟수가 줄어들고 줄어들어 학기가 바뀌고 학년이 바뀌고 나서도 아명에 대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솔직히 아명의 가족과 아는 사이인 것도 아니었고, 아명이 나 외에 친구가 있던 것도 아니어서 어디선가 아명의 이야기를 짧게나마 들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은 어리석었다.
-시현아, 나 화장실 다녀올게.
아명의 한 마디가 계속 뇌리에 울렸다. 며칠이 지나고 몇 년이 지나서 아명이 무슨 표정을 지었는지도 자츰 잊혀질 때 까지도 의미를 알 수 없었다. 정말 화장실에 간 거였는지, 어쩌면 누군가에게 끌려간 건지, 그 날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은 관련이 있었는지. 정답 없는 의문들이 맴돌았지만 어딘가 물어볼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아명아.
-응?
-그 날 정말 화장실에 간 거야?
-그게 무슨 소리야?
고개를 들었다. 아명의 얼굴이 흐릿했다. 표정을 읽을 수도 없었다. 모자이크 된 화면 속을 어떻게든 알아보려 하는 것 처럼 뚜렷하지 않았다. 아명이 의아스럽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디선가 매미 우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 창문을 올려다 보았다. 이 작은 방은 이미 전등 빛이 가득 메우고 있지만, 창 너머 희미한 달빛이 한 발짝 들어와 보겠다며 애써 안간힘만 쓰고 있었다. 손 끝에 무언가 닿았다. 내가 집어먹은 과자 껍질들과 내가 아명에게 밀어준 먹지 않은 과자만 하나 손치에 있었다. 다시 책상 밑으로 들어간 고양이가 혼잣말 하는 나를 가만 구경하고 있었다. 이름 모를 매미가 거듭 힘없이 울어댔다.
이거 학교 백일장으로 낸 거라 글자 수 제한 때문에 짧아서 못 넣은 내용 엄청 많아..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사흘 만에 쓴 글로 2등 했어 밑으로 넣고 싶었던 거 덧붙여도 되나
아명이의 이름은 맑을 아, 울 명을 써 아명이 어머니가 늘 예쁜 말만 하라고 붙여준 이름이야 그런 것도 더 해서 시현이는 늘 어쩜 그런 말을 했을까 싶게 아명이가 했던 말들을 떠올리곤 해
처음부터 시현이와 있는 아명이는 없는 인물이야 혼자 문도 못 열고 고양이한테도 안 보이니까 무시 당하고 시현이가 주는 과자 같은 거 먹을 수 있을리가 없지 얘네는 좀 그런 느낌 주고 싶어서 노골적으로 넣은 거라 지금 보니까 좀 억지같긴 하네..ㅋㅋㅋㅋ
시현이도 아명이가 이제 없는 인물이란 건 알고 있어 그래서 그 날 정말 화장실에 간 거냐 같은 말을 하지 그러면서 지금 자기 모습에 대한 회의감이 들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돼
여기서 아명은 시현이가 마음으론 하지만 입으로 하지 못 하는 말을 시현에게 대신 들려주는 역할이야 아명이 하는 말은 전부 시현이가 듣고 싶은 말이고 그걸 아명이 하는 것 처럼 생각하고 들어버리지 또 아명은 시현을 위로 할 수는 있지만 아명이만 할 수 있는 대답은 못 해 그야 시현이가 만들어낸 인물이니까 그 날 왜 사라졌는지 같은 건 대답할 수가 없어 그래서 시현은 자괴감이 든 거야 지금까지 계속 그래왔지
이건 사실 고민했던 건데 시현이는 사실 애초에 아명이라는 인물이 자기가 그 당시에 너무 외로워서 만들어낸 허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아명은 초여름에 전학와서 여름이 끝나기 전에 사라졌지 시현이는 아명이의 사진 한 장 가지고 있지 않아 학기 도중에 전학왔기 때문에 학기초 단체사진에도 아명이는 없고 졸업도 못했으니 졸업앨범에도 없지 현장학습 당시에도 집합 후에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거기에도 없어 아명이는 사진을 찍는 걸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둘이서 찍은 것도 없어 그래서 시현이가 아명이가 존재하지 않았던 인물이라고 생각하기도 해
더 있는데 이런 데 쓰려니까 또 쪽팔리네 아무튼 명이는 그냥 내가 깜냥이를 좋아해서 넣었어 완전 귀여운 고양이야ㅎ (급 마무리)
삼일 전에 쓴 글이지만 지금 봤다! 나 글을 평가하거나 제대로 감상할 정도의 실력은 없지만 보면서 흡입력 있다고 느꼈어 주의산만해서 글 좀만 읽다가 딴데로 정신이 새거나 하는데 이 글은 죽 다 읽었어! 아명이가 하는 말들이 속이 뻥 뚫린다. 특히 백날천날 하는 얘기지만~ 하는 부분이 뭔가 표현력이 떨어져서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뭔가 느껴지는게 몇가지 있어
아명이가 실제 전학왔다가 가버린 인물인지 허구의 인물인지 애매한 부분이 뭔가 섬칫하고 기묘하네 여름의 아지랑이가 떠오른다!
안녕 스레주야! 볼 진 모르겠지만 감상 남겨줘서 고마워ㅠ 글 쓰고 남 감상 들어본 적이 없어서 간지럽고 이상하다 근데 기분이 좋아졌어<(`・ω・´)>
하나 더 추가하자면 분량 때문에 줄이고 줄이다가 없어져버린 이야기지만 원래 아명이랑 시현이의 첫만남은 일탈이라는 설정이었어! 시현이는 친구도 없고 커다란 급식실에 혼자 덩그러니 있자니 속이 울렁거려서 입학하고 며칠도 안 되고 급식실에 들어가질 못하게 돼서 늘 간단한 간식거리로 떼우곤 하는데 하필 지갑을 두고 온 날에 비어있는 운동장을 돌다가 아명이를 만나게 돼 교문 근처를 서성이던 아명이는 시현이를 보고 놀라서 손목을 잡고 한두 사람 분 정도 열려있는 교문을 빠져나가 버리지 시현이는 놀라서 아무 말도 못한 채 아명이의 손에 끌려서 같이 한참 말 없이 아명이를 따라서 달려가 그리고서 도착한 데는 분식집이야 아명이도 사람 대하는게 능숙치 않고 전학생이다보니 어쩌다 이상한 소문도 나서 친구가 안 생겼거든 그래서 늘 몰래 학교를 빠져나와서 이것저것 사 먹고 들어가곤 하지 친구도 없고 존재감이 별로 없어서 선생님들도 알아차리지 못하거든 그런 아명이와 함께 시현이는 처음으로 무단외출이라는 일탈이란 걸 하게 돼 생전 처음보는 애랑 분식집에 나란히 앉아서는 떡볶이랑 튀김을 먹으면서 통성명을 하게 됐던거지 학교로 돌아갈 즈음에는 사람들을 피해서 담을 넘기도 해 불안해하는 범생이 시현이에게 아명이는 안 들키니까 걱정 붙들어 매라고 하지 시현이는 이런 짓이 처음이라 선생님에게 걸려서 혼나고 부모님께까지 연락이 가버릴까 두근두근 남은 오후수업 내내 잔뜩 긴장하고 있지만 정규수업이 끝나고 교실을 나서고 교사를 나서서 교문을 지날 때까지 그 아무도 시현에게 뭐라 핀잔을 하지 않아 그렇게 밤이 깊어서 침대에 누워 잠에 들 쯤에나 자신의 첫 일탈이 싱겁게 끝나버렸다는 것에 허무함과 안도감을 느끼게 돼
짧은 이야기를 못쓰는 편이라 원래 전개가 엄청 느린 걸 고쳤었거든 암튼 이런 이야기가 있었어 ㅇ.<
조금 더 있었던 설정이 있다면 아명이는 원래 시현이보다 1살 더 많은 언니였어 아파서 1년 늦게 입학했다는 설정이 있었거든 바로 위에서 말한 이상한 소문이라는 것도 문제를 일으켜서 자퇴했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뭐 이런 비슷한 이야기야
그리고 아명이가 아픈 건 거의 나았지만 정말 언제 다시 쓰러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아이라서 늘 연락이 닿았을 때 바로 다니던 병원으로 갈 수 있는, 바로 데리러 갈 수 있는 범주에 있어야 하는 아이였어 평소에도 그렇게 지역을 넘어서까지는 혼자 다니는 건 꽤나 위험해 그래서 시현이를 데리고 바다에 가버린 건 시현이에게를 넘어서 아명이에게 조차도 큰 도박이자 일탈이었던 거야 어쩌다 잘못되면 정말 큰일이 날 수도 있잖아 말하자면 아명이는 시현이를 방법이자 구실로 삼았던 거지 혼자 바다까지 가버렸다가 잘못된다면? 하지만 시현이가 옆에 있다면 적어도 집에 연락까지는 갈 수 있겠지 뭐 이런 거야!
또 하나! 윗 글에서 아명이가 말했던 "너는 너무 책임지고 싶은 게 많아"라는 말은 고등학교 당시에 아명이가 시현이에게 했던 말이야 아명이가 우연히 발견해서 챙겨주기 시작한 새끼 고양이를 보고 걱정하던 시현이에게 했던 말이거든 이것도 초기 설정인데 아명이가 어미 잃은 새끼들을 발견해서 어미를 묻어주고 고양이들을 챙기기 시작하면서 한 마리씩 주변에 입양을 보냈어 근데 가장 작고 약한 애가 너무 걱정돼서 더 챙겨주고 싶고 더 믿음직한 사람에게 보내고 싶은 마음에 끌다가 시현이에게 제안하지 시현이는 집안 사정도 있고 혼자 결정할 수 없어서 망설이는 와중에 새끼 고양이를 보면서 도와줄 수 없는 자신에 왜인지 자책을 해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아명이가 네 잘못이 아니니까 괜찮다며 위로해주는 일이 있었어 그리고 그 애기냥이가 명이야!ㅎㅎ
그리고 정말 이것저것 많은데 백일장에 목메여 있었어서 분량 맞춘다고 버린게 정말 많네 나중에 제대로 다시 써볼까봐 _(:3」∠)_
오 되게 흡인력 있다! 문장 단어 선택은 일반적인데 그 일반적인 단어들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문장 시너지(?) 가 엄청난걸? 백일장으로 내기엔 좀 아깝다 더듬어서 길게 써보는 게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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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레스밤의 손님.(피드백 사절, 난입 환영!!)
292 Hit
소설
이름없음
20.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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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레스외국어(영어, 일본어 등등)로 문장 하나씩 적고가는 스레
809 Hit
소설
이름없음
20.01.19
0
15레스스레주가 초반만 쓰다 때려친 글들을 모아놓는 스레
199 Hit
소설
◆fWqqo7wFdDx
20.01.18
0
6레스나의 작은 사고 실험
104 Hit
소설
이름없음
20.01.18
0
3레스내가 소설을 써볼려는데
109 Hit
소설
이름없음
20.01.17
0
13레스다 영어로 써보기
125 Hit
소설
이름없음
20.01.17
0
5레스붉은 눈 시 울 망 초
110 Hit
소설
◆9ze42Gtunxu
20.01.17
0
3레스묘사 많은 글을 쓸건데 주제(?)같은 거 추천좀
111 Hit
소설
이름없음
20.01.15
0
39레스물 속에는 산소가 부족하다.
728 Hit
소설
◆Fa2nzPcpRAY
2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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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레스부자연
66 Hit
소설
이름없음
20.01.14
0
3레스내가 쓴 ㄷ글이랑 비슷한 글이 너무 많아
164 Hit
소설
이름없음
20.01.14
0
13레스여로
298 Hit
소설
이름없음
20.01.13
0
15레스인소느낌 좋아하는사람
196 Hit
소설
이름없음
20.01.11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