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글 쓰는 게 제일 힘들어서 이과 간 사람이 쓰는 연습 글 (8)
2.간단하게 써보는 판소 (9)
3.떡밥을 던져주세요. (12)
4.자유롭게 연습하려고 만든 스레 (27)
5.//////////////// (1)
6.블러드본 게임 스토리를 소설로 옮기며 연습하는 스레 (3)
7.허접한 글솜씨의 여주먼치킨 판타지소설 (19)
8.갑자기 분위기 조각글 (16)
9.스레주가 심심하면 글쓰러오는 스레 (1)
10.여주를 죽일까 살릴까 (7)
11.로판 클리셰 몽땅붓는 소설 (8)
12.주인공 이름이 이상하면 (28)
13.스팀펑크에 로맨스를 뿌려보았다. (2)
14.이런 로판은 어때? (9)
15.만화 속 클리셰로만 릴레이 소설을 써보자 (40)
16.평범한 아이돌은 가라! 🐶판이 왔다! (4)
17.집착쩌는 소설 추천 좀 (3)
18.얘들아 우리학교 과제인데 평가좀해줘 (7)
19.글인 듯 글 아닌 것 같은 거, 쓰고 가기 (4)
20.쓴다....글.....허접한..... (2)
챙그랑, 그 어떤 생물체도 존재하지 않는 듯한 고요한 칠흑 속, 그 정적을 찢기라도 하듯 고철 특유의 높다란 마찰음이 울려퍼졌다. 그 마찰음이 들린지 얼마 안 있어 누군가 이탈했다는 소식을 알리기 위해 시끄러운 경적음이 주변이들의 귀에 들어서자 그제야 잠을 자던 보초병도 지하 감옥 복도를 어슬렁 거리며 죄수를 감시하던 간부들도 그 소리에 화들짝 놀라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한 달음에 달려왔다. 정작 그들을 반기는 것은 이미 사람이 사라져 텅 비어있는 독방 뿐이었다.
"멀리 도망치지는 못했을 터! 어서 찾아내어 잡아라!!!"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일까. 이미 그 죄수는 온데간데 없고, 그런 일 따윈 없었다는 것처럼 조용해진 주변만 존재했다.
" 과일 팝니다! 싱~싱하고 달콤~한 과일 팔어요! "
" 생선 사쇼, 생선! 아따, 그 싱싱하기가 차원이 달라부려~ 회를 촥! 떠서 먹으면 아직도 펄떡펄떡~ 하는 것이 느껴져버릴 정도여! "
" 두부 사세요~ 담백하고 영양가 만점 두부~ 오늘 저녁 반찬은 페리케르(= 된장찌개) 어떠십니까~ "
오늘도 시끄러운 시장 한 가운데. 한시가 바쁜 사람들 틈 속에서 흥겨운 노랫가락이 옅게 나마 울려퍼진다. 그 소리에 사람들은 잠시 흥미를 가졌다가도 그 주인의 모양새를 보더니 다들 고개를 돌리기 바빴다. 거리 한복판에서 자리 잡고 있는 주정뱅이. 이미 한달 전부터 문제가 되어온 인물이었지만 이제는 딱히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몇 번이고 쫓아냈으나 한시간이면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기에 더이상은 시간과 힘을 소비하려들지 않아했다.
" 오늘도 거하게 취해볼까이~ "
항상 술에 취해있지만 않았어도 꽤 사람들을 홀릴 미모인데. 다들 아쉬운듯 혀를 차곤 하나 둘 제 갈길을 찾아 떠날때 쯤, 칙칙하지만 그렇게 오래 입고 다녔던 것은 아닌 것 같은 후드형 망토를 눈, 코, 입만 보이도록 푹 늘어쓰고 다니는 자는 주정뱅이의 앞에 발걸음을 멈춰섰다. 눈 조차 그렇게 잘 보이지 않지만 한 쪽에 작은 가방을 매고 다니는 그는 어떻게 보아도 눈에 띌 가능성이 다분했지만 어찌된 영분일까, 사람들은 주정뱅이와 얽히기 싫었던지 그에게서도 시선을 돌렸다. 사실 간혹 그러고 다니는 사람이 있었다. 망토는 유행을 탔던 적이 있었고. 그 사실은 사람들을 방심시켰다.
" 안녕하십니까. "
낮게 울려퍼지는 딱딱한 인삿말. 라밀은 주정뱅이를 눈 앞에 두고 그 인삿말을 읊조렸다. 주정뱅이, 아니 말리 베세테스는 눈 만 껌벅이며 라밀을 올려다보았다. 곧 익살스런 웃음을 지으며 자신에게 말을 건 라밀에게 답했다.
" 뭐셔, 형씨도 1 겔세네 (= 돈의 기본 단위. 한화 약 1000원. 1 gs) 주실랑가? "
천연덕스럽게 돈을 요구하는 말리를 라밀은 묵묵히 내려다보더니 더더욱 자연스럽게 말을 다른 곳으로 새었다.
" 제 이름은 라밀 레시아 입니다. "
" 오야, 그래. 그래서 겔세네는? "
" 저를 따라오시면 얼마든지 드리겠습니다. 겔세네가 아니라 그레세 (= 10 겔세네. 1 gr) 도 드릴 수 있습니다. "
" 옴마... 니 그 진짜제? 좋다. 따라갈끄. "
말리는 싱글벙글 웃더니 라밀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시장 사람들은 항상 있어야할 자가 없는 것을 보고선 자기들끼리 속닥였다. 돈으로 꼬신 것이다, 협박에 못이겨 따라갔다, 아는 사람이다... 그 소문은 점점 무성해졌으나, 정작 라밀은 신경쓰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사실 라밀에게는 여러 말못할 사정이 있었다. 말리를 데려온 것은 자신도 얼추 후회하고 있었다. 왜 이런 주정뱅이를 데려왔냐 함은, 이 사람이 사실 엄청난 검술 실력을 지녔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버림받은 킬린의 막내 황녀라는 둥, 이미 멸망한 칼세니아의 방계 후손이라는 둥. 있을 지 없을 지도 모르는 실력 하나를 믿고 동료로 삼자 생각했던 이유는, 라밀이 그만큼 절박했음을 알렸다. 그렇기에 찬란한 햇살 밑에서 어느샌가 취기가 가신 말리의 얼굴을 바라보며 약조할 수 밖에 없던 것이다.
" 일당은 2 그레세. 잘 따라오면 3 그레세도 드리겠습니다. 대신. 저 라밀 레시아가 죽기 전까지 제 곁을 떠선 안됩니다. "
" 뭐야~ 죽을 때까지가. 그라믄 2나 3으론 안된다. 그랗게 치면은 내도 목숨걸고 다니는 거니께. 흠. 1 데실론 (= 10 시페르. 1d) 정도면 충분할지도. "
" 그럼 일당으론 안됩니다. 월급으로 드리죠. "
" 뭐라카이. 월급이면 3 데실론 정돈 줘야제. "
" ...드리겠습니다. 월급으로 3 데실론. "
" 좋~다! 그람 따라갈 맛 나지. 근데 형씨. 내가 쫌 술이 궁해가... "
" 안됩니다. "
단호하게 울려퍼지는 라밀의 목소리에 말리는 포기한 듯이 축 늘어졌다. 그러다 갑자기 눈에 생기를 찾아선.
" 내가 들은게 진짜 맞제? 진짜 따라댕기기만 하믄 3 데실론 맞제? 3 시페르 (= 30 그레세. 3s) 아이제? "
" 예, 뭐. 위험 수당이니까요. "
" 워매... "
" 그리고... 숙박비나 기타 먹고 자고 하는 데에 드는 비용은 제가 내겠습니다. "
" 순수익이 3 데실론이라꼬?! "
하며 신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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