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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65dXwHAZa2 2020/05/30 01:33:14 ID : RzSK588oY2q
12시에 갑자기 삘받아서 쓴 이야기, 평가와 피드백좀 해주시오.
◆i65dXwHAZa2 2020/05/30 01:33:25 ID : RzSK588oY2q
망치로 쇠를 두드리는 둔탁한 소리, 거푸집 안으로 쇳물이 흘러들어가는 조심스러운 소리, 쇠를 갈아 원하는 모양을 만드는 날카로운 소리, 이런 모든 소리들이 하나로 엮여서 만들어내는 하모니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소음이였다. 하지만 그런 소음으로 가득차 있기에 비로소 활기가 넘치는 장소가 바로 이곳, 니다벨리르 공방인 것이다. 한쪽 끝이 해가 질때 반대쪽 끝에서는 해가 뜬다. 그렇기에 결코 해가 지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거대한 제국에서도 단 7개 밖에 존재하지 않는 익스퍼트급 공방중에서 당당하게 1석을 차지하고 있는 니다벨리르 공방. 수많은 기술자들의 꿈이자 목표이기도 한 이 공방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한줌의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재능과 그 재능을 발아시킬 오랜기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평균적으로 니다벨리르 공방에 들어오는 나이는 20대 중후반, 작은 공방에서 기술과 경험을 쌓으며 자신의 재능을 증명한 소수의 기술자들만이 이 공방으로 들어와서는 다시 도제급부터 시작한다. 그렇게 들어온 재능 넘치는 도제들조차 일반적인 공방과는 격이 다른 기술력과 규모에 수없이 나가 떨어지며 또다시 걸러지게 된다. 이어지는 수년간의 길고 긴 싸움에서 살아남은 소수의 도제들만이 니다벨리르 공방의 정식 기술자가 될 자격을 얻는 것이다. 현재 그 수는 50여명 안팎, 하나하나가 '장인' 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은 일류중에 일류, 제국을 대표하는 기술자들중 하나이다. 하지만 누구나 그런 과정을 거쳐 정식 기술자가 된 것은 아니다. 한줌의 천재들 중에서도 빼어난 하나, 하나를 배울 시간에 열을 배우고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깨닫는 괴물. 16세, 니다벨리르 공방에 도제로 들어오면 천재라고 불릴 나이. 하지만 이 괴물은 그 나이에 최연소로 기술자가 되었다. 녀석이 정식 기술자가 되겠다며 난리를 피우던 그때가, 옆에서 내심 비웃던 자신의 모습을 한번도 잊어본 적이 없었다. 불가능한 과제를 받고도 당당하게 웃던 그 얼굴, 그리고 정말로 달성해내어 모두를 경악시킨 그 능력. 나는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었다. 용광로 깊은 곳에서 타오르는 불꽃을 연상시키는 짧게 자른 적발은 끈으로 질끈 묶었고 눈가에는 특수 고글을 착용했다. 주인의 성향을 나타내는 듯한 지저분한 가죽 앞치마를 대충 걸치고 있었으나, 물 흐르듯이 규칙적으로 휘둘러지는 망치질, 그 몸짓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연륜과 분위기는 분명 장인의 그것이였다. 시끄러운 공방 구석에서도 확고하게 자신의 공간을 유지한다. 이녀석은 자신의 일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주위를 자신의 것으로 만든 것이다. "베스! 밥먹어라!" 그 모습이 어딘가 마음에 안들었던 것인지 나는 괜히 큰소리로 녀석을 불렀다. 녀석은 망치질을 멈추고는 내쪽은 확인하지도 않은채로 시뻘건 쇳덩이를 옆에 놓아둔 물통에 담가 담금질을 하였다. 한순간 물통에 담겨있는 담금질용 특수 화합물이 끓으며 요동쳤지만, 이내 자자들었다. 잠깐의 정적 후, 녀석은 쇳덩이를 빼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만족스러운 미소와 함께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려놓고, 이제서야 내쪽을 보았다. "응, 망했어! 모아이 강철로도 무리야!" 매우 밝은 목소리로 내뱉는 실패했다는 말, 그럼 그 만족스러운 미소는 대체 뭐였던 것일까.. 나는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고 녀석에게 가져온 봉투를 던지고는 퉁명스럽게 물었다. "점심시간은 진작에 지났다고, 얼마나 몰입하고 있었던 거야?" "어.. 지금 몇시야?" "3시 반." 녀석은 잠깐 머리를 감싸메는 시늉을 하더니 앓는 소리를 내었다. "으아아.. 완~전 오래걸렸잖아!" ".. 너, 할당량은 끝냈겠지?" 기본적으로 니다벨리르 공방에 기술자는 주문제작을 받는 것이 기본이다. 도제급인 나와는 다르게 정식 기술자급인 그녀석이 할당량을 받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녀석의 '준' 기술자라는 애매한 위치가 이것을 강요했다. 불가능한 시험을 통과한 녀석에게 기술자 자리를 주는 것이 원래의 약속이였지만, 여러가지 사정이 겹쳐 결국 녀석이 얻은 위치는 준기술자, 도제에 비하면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하다지만 할당량이라는 이름으로 내려오는 과제에 짓눌리는 것은 매한가지, 차라리 도제라면 스승에게 도움을 구하거나 가르침를 받을 수 있기에 더 나을지도 모른다. 녀석은 그런 불합리함 위에 있는 것이다. "응, 힐당량은 좀 일찍 일어나서 오전에 끝냈어.. 오~ 샌드위치 맛있겠다!" 그 분량을 오전만에.. 참고로 같은 과제를 받은 나는 하루 종일 했음에도 아직까지 다 못했다. ".. 손이나 씻고 먹어라." 그녀석은 내가 물끄러미 바라보자 자신의 손을 잠깐 쳐다보고는, 옷에다가 대충 문지르고 샌드위치를 집었다. ".. 못산다.." 녀석은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물고는 실실 웃으며 말했다. "헤헤, 그보다 잠깐 산책이나 가지 않을래? 하루 종일 앉아 있었더니 뻐근해서.." 아직 일은 남아있다. 하지만 여유가 없는 것은 아니며, 나도 마침 스트레칭이나 할 겸 잠시 쉬고 있었던 것이니,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내가 승낙하자마자 녀석은 샌드위치를 입에다 털어넣고는 밀했다. "좋았으! 그럼 괜찮은 바빌론산 강철이 있는지 찾아보자!!" 이게 목적이였구나. 그렇게 한숨을 지으면서도 따라가는 나였다. 이런 비효율적인 행동에 대해 변명을 해 보자면, 왜인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끌리는 무언가가 그녀에게 있었다고 하는 것 말고는 말할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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