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구도 그렇다고 하지 않을 거야. 왜냐면 내가 제일 잘 알거든 ㅋㅋㅋㅋㅋㅋ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결국 제대로 하는 건 없어. 다들 나한테 실망할 거야. 그게 나한테 있어서 제일 무서운 일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이유는 내가 나에게 실망할까 무서워서야. 웃기지 뭐가 그렇게 두려운 게 많은지 ㅋㅋㅋㅋㅋ 차라리 우물 안 개구리로 자랐으면 행복하지 않았을까?

그래 이런 거 그냥 혼자 정리할 수도 있었을 거야 늘 그랬듯이 일기에 잔뜩 쓰면 됐겠지 근데 지금 나한테 필요한 건 들어줄 사람이야 그래서 여기다 썼어 이걸 말할 데가 아무데도 없어서

많은 애들이 그러듯이 나도 바이올린을 8살에 방과후 수업으로 처음 시작했어. 친구 권유로 시작한 거였는데 어쩌다 보니 꾸준히 하게 됐고 내 일상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더라고? 초등학교 3학년 말에 우연히 만난 방과후 선생님한테 개인레슨을 받게 됐던 게 진짜 시작이었던 것 같아. 그때까지 바이올린은 그냥 내 특기 중 하나였고 반쯤은 의무감 그리고 매몰비용 때문에 잡고 있었던 거였어 미래를 생각하기엔 어린 나이라고 여겼고, 다들 그렇게 말했어 지금은 그냥 즐기기만 하라고

근데 그렇게 학원을 꾸준히 다니다가 콩쿠르를 나갔어. 선생님은 우리 학원 애들이 잘 한다고 소문이 나서 다른 학원애서 애들을 안 내보내느라 참가자가 평소보다 적다고 했지만 지금은 사실 그 반대였다는 걸 알아 ㅋㅋㅋㅋㅋㅋ 결과는 1등이었어 그건 진짜 내 실력으로 얻은 결과였다고 장담해 물론 노력은 거의 안 했지만...ㅋㅋㅋㅋㅋㅋ 그래 애매한 재능이 사람 미치게 한다고 하잖아 내가 딱 그거야 재능이 없는 건 아닌데, 난 천재가 아니잖아? 이런 재능 여기에 널리고 널렸는데, 이제 와서 보니 난 뭘까?하는 생각만 드는 거지

재능이 아예 없었다면 기대도 안 했겠지. 바이올린 처음 시작할 때 같이 시작했던 친구들이 어느 순간 나보다 훨씬 뒤에 있고 나보다 훨씬 어렸을 때부터 해오던 애랑(같이 바이올린 하자고 권유한 애기도 한데...)진도가 비슷해졌어. 방과후 한 달?나가고 공개수업을 했는데 나랑 걔가 제일 앞에 섰을 정도니까 ㅋㅋㅋㅋㅋㅋㅋ 선생님도 재능 있다 그랬고 바이올린 학원으로 다닐 때쯤 그만둔 피아노학원 원장님 선생님들도 음악에 재능이 있다고 그랬어 난 내가 천재가 아니란 건 알았지만 잘 하는 애라고 생각했어

두 번째 세 번째로 나간 콩쿠르에서도 1등이었어 같은 학원 친구랑 동생들도 나갔었는데 항상 나보다 밑이었어 난 대상 걔들은 준대상 최우수상. 그래서 난 내가 당연히 1등만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학원에서도 내가 제일 잘했고, 다른 학원 애들이랑 겨뤄도 내가 1등이었으니까. 그리고 합격하기 어렵다는 오케스트라 오디션을 봤는데 붙었어 경쟁률이 몇십대 일 막 이러는데 ㅋㅋㅋㅋㅋㅋ 들어가자마자 세컨에 앉았어 보통은 서드부터 올라가거든. 그래서 난 그때쯤부터 바이올린이 진짜 좋아졌던 것 같아 진심으로

그 다음으로 나간 대회는 좀 더 큰 대회였어. 그전까지는 놀면서 즐겁게 조금 연습하고 1등하고 그랬었는데 이번엔 진짜 욕심이 나서 처음으로 진짜 열심히 연습했었어 ㅋㅋㅋㅋㅋㅋ 전공하기로 정해진 것도 아니었는데 하루에 5시간 6시간씩 학원 연습실에서 살고 그랬거든. 근데 웃기게도 2등이더라 왜냐고? 우리 선생님이 심사위원이었거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등은 항상 나한테 밀려서 2등만 하던 동생이었어. 난 처음엔 안 믿으려고 했어 내 실력이 부족한 탓이겠지 내가 무대에서 긴장해서 그렇겠지 생각했어. 아니란 걸 나도 알고 있었지만 ㅋㅋㅋㅋㅋㅋ 1등한 그 애는 엄마가 바이올린 하는 걸 엄청 밀어줬어 선생님한테 자기 애 전공시킬 거라고 맨날 그랬었대 반면에 우리 엄마는 내가 바이올린을 취미로 하길 원했어 공부 잘 하니까 그 쪽으로 갈 거라고 생각했던 거지. 물론 나도 내가 악기를 전공한다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ㅋㅋㅋㅋㅋㅋ 나한테 예체능은 동경의 대상이었지만 동시에 내가 해도 되는 걸까 하고 갈팡질팡 했었거든

선생님 입장에서는 전공하려는 애를 밀어주고 싶었겠지 아니 이미 밀어주고 있었어. 어느순간부터 선생님이 나보다 걔를 더 챙긴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모르는 척 했어. 대회 며칠 전에 선생님이 보냈던, 잘 하고 있다는 그 격려하는 말 몇 마디에 다시 힘내서 연습하고 그러면서 정작 봐야할 건 보지 못했어 ㅋㅋㅋㅋㅋㅋ 모든 걸 다 알게 되고 그날 밤에 엄마아빠랑 얘기하다가 진짜 많이 울었어 그래서 난 노력하는 게 무서워. 핑계인 거 알지만, 노력했다가 또 내 노력은 아무것도 아닌 게 돼버릴 것 같아서 그게 무서워

내가 죽도록 노력해서 공들여 뭔가를 쌓아봤자 심사위원의 조작된 심사 조금이면 무너질 수 있는 거잖아 그래서 못 믿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 나서 2주정도 아예 악기를 쳐다보지도 않았어 학원은 말도 없이 안 나가기 시작했는데 전화도 뭐도 없더라 그냥 다 끝났구나 했지 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있다가 다시 레슨 선생님을 알아보기 시작했어 이번엔 진짜 제대로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사실 그전 선생님은 속이는 게 너무 많았어 말하자면 끝도 없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웃기게도 난 바이올린이 더 좋아지더라 그때부터는 진짜 악기를 놓을 수가 없었어 너무 좋아서

그때부터 전공을 좀 더 진지하게 고민했던 것 같아. 새로 만난 쌤은 처음 보자마자 내가 기본기가 부족하다 했어. 그동안 배웠던 모든 게 다 가짜였던 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다시 하나하나 처음부터 쌓아 올렸어 활쓰기 악기 잡기 왼손 모양까지. 지금은 조르고 졸라서 아직까지도 엄마는 반대하지만 예고 진학을 목표로 전공 레슨을 받고 있어. 근데 문제는 지금이야 그 전은 아무것도 아니었어

난 내가 진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엄마는 내가 원하니까 시켜준다고는 하지만 공부하는 게 어떻겠냐고 맨날 그래. 공부 잘 하면서 왜 힘든 길을 가려고 하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빠는 나 전공 얘기만 나오면 말 돌리거나 별로 안 좋아하고 선생님들도 다 아깝대. 난 이게 너무 하고싶거든? 근데 레슨 선생님은 부족하다고 더 하라 그래 교수님도 고칠 게 많다고 맨날 그러셔. 나도 알아 나 부족하고 많이 늦은 거 ㅋㅋㅋㅋㅋㅋ 남들은 몇 년 전에 다 끝낸 교재를 이제야 하고 있고 다들 저만치 먼저 가있는데 난 뒤늦게 쫓아가는 거니까 더 열심히 해야하는 것도 알아. 근데 진짜 모르겠어 난 진짜 하고 싶은데, 내가 해도 되는 건지 할 수 있을지.

레슨 받으면 내가 한없이 작아지는 기분이야 지적받은 것 투성이고 할 건 많은데 제대로 할 수가 없어 엄마도 아빠도 바이올린은 반대에 더 가깝고, 그 흔한 응원 격려도 없으니까. 공부도 해야 되는데 낮에 연습하느라 못 한 공부를 새벽에 하는 것도 힘들고 난 그냥 이 정도에도 힘든데 뭘 할 수 있을까 싶어

아니 잘 하고 있어 스스로를 믿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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