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아. 넌 알까.
내가 널 좋아한다는 것을.
그것도 아주 오랫동안.
한발 다가가면 넌 두발 물러서는구나.
접어야지하면서 접어지지 않네.
덕분에 내 붉은 여름은 파랗다.
올해도. 내년도. 앞으로 쭉 파라길
◆iknClBgpgjb2021/06/17 00:27:09ID : zQtuk7bu07c
맨날 적어야지~ 마음만 먹고 계속 잊고 있었네 혹시 내 이야기 들어줄 사람 있을까 여름이랑 있었던 얘기를 풀고 싶어서
이름없음2021/06/17 00:32:54ID : nVgpcNAjikr
ㅂㄱㅇㅇ
◆iknClBgpgjb2021/06/17 00:39:13ID : zQtuk7bu07c
아마 여름이는 나랑 처음 만난 게 중학교 1학년 때라고 생각할 거야. 근데 사실 난 초등학교 시절부터 여름이를 알고 있었어. 당시에 그 아이는 학교에서 엄청 유명했거든. 6학년 때였는데 도드라질 정도로 키가 커서 좀 유명했었어. 게다가 성격도 좋고, 예쁜 거로 동성이나 이성 구분 없이 모든 아이들이 여름이를 따라다녔어.
◆iknClBgpgjb2021/06/17 00:41:24ID : zQtuk7bu07c
여름이가 진짜 예뻤거든. 그래서 나도 바로 옆반이었는데, 맨날 빤히 쳐다보고 그랬었어. 당시에 난 엄청 조용하고 반에서 책만 읽었는데, 무슨 생각이었을까. 여름에게 뭔가 주고 싶은 거야. 그래서 초코우유를 줬던 기억이 아직도 나. 근데 우리가 만나기 전이여서 그런지 여름이는 자기에게 우유를 선물한 애가 나인 걸 모르더라고. 아직도 모르고 있고.
◆iknClBgpgjb2021/06/17 00:44:29ID : zQtuk7bu07c
무튼 그렇게 초등학교 시절이 지나가고, 중학교를 입학했어. 거기서 여름이를 만나게 되었어. 내가 가게 된 학교가 살던 동네라 좀 떨어진 곳이라 친구를 사귀지 못 하는 게 아닐까 걱정도 했던 기억이 나. 혹시나 싶어 조금 일찍 간 학교, 분명히 내가 제일 먼저 도착했을 거라 짐작했지만 아니더라고. 교실 안에는 창문 너머로 경치를 보고 있던 여름이가 보였어.
◆iknClBgpgjb2021/06/17 00:47:36ID : zQtuk7bu07c
분명히 멀리 떨어진 곳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늘상 바라보던 여름이가 교실에 있으니까 기분이 묘하면서 뭔가 좀 당황스럽더라고. 난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먼저 말을 못 걸었어. 그리고 조용히 너무 도드라지지 않는 자리에 가서 짐을 놓았지. 그러던 도중 내 인기척을 느낀 여름이가 먼저 다가와서 내게 인사를 해줬어.
◆iknClBgpgjb2021/06/17 00:49:17ID : zQtuk7bu07c
근데 인사라고 하기도 좀 그렇네ㅋㅋ 음... 안녕? 이런 게 아니었어. 처음 본 내게 여름이가 한 말은 "너 진짜 눈 예쁘다." 이거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