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이란 게 너무 먼 얘기였을 때는 우울증이 정말 거창한 병인 줄 알았어. 세상에서 고립되고 맨날 울고 예민해지는 병. 사회에서 알려주는 우울증의 이미지가 그랬거든. 근데 걸려보니까 그게 아니더라. 그냥 힘이 없어. 진짜 자잘한 걸 못하게 돼. 방 정리도 못 하고 새 이불도 오후에 꺼내놓고 힘이 없어서 못 깔고 있어. 곧 자야 하는데... 밥도 안 챙기고 일어나서 씻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더워서 창문을 열고 싶은데 창문을 정말로 열기까지 한 시간정도 걸리곤 해. 이유는 힘이 없어서. 의욕이 없어서. 그냥 누워만 있고 싶고... 잠이 자꾸 오는데 웃긴 건 밤에는 잠이 안 와. 낮에 자서 그런가 싶어서 낮에 기를 쓰고 졸린 걸 참고 밤에 누웠는데 도저히 잘 수가 없어. 우울증은 그런 것 같아. 청소를 할 수 없게 되는 거. 우울증은 밥을 잘 못 먹게 되는 거. 우울증은 창문을 못 열게 되는 거. 우울증은 못 씻게 되는 거. 우울증은 병명을 잘못 지은 병 중에 하나 같아. 이런 게 그냥 우울하다는 단어 하나로 표현될 리가 없잖아. 엄마는 뭐라도 하래. 살이라도 빼거나 알바라도 하거나 공무원 준비라도 해보래. 뭐라도 하라는데...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변명같이 들릴지는 몰라도....ㅠ 아무것도 못하겠어. 정말 아무것도....

근데 돈이 없어서 치료도 못 받겠어. 엄마는 알아서 하라는데. 의사가 권장하는 약도 너무 비싸고 권장하는 상담이라는 것도 1회당 8만원인가 하더라. 난 진짜 한 푼도 없는데... 엄마가 나쁘다는 건 아냐. 엄마 의도는 그렇겠지. 이렇게 안 해주면 나가서 뭐라도 하겠지 싶어서 그러시는 걸 거야. 내가 정신적으로 건강할 때 그랬던 것처럼.

돈이 없으니까 진짜 다 못한다... 치료 받는 것도 상담 받는 것도... 하다못해 기분전환 삼아 나가서 노는 것도 못해. 돈이 없으니까. 그렇다고 건강했을 때처럼 나가서 알바를 한다? 진짜 못할 것 같아. 일정하게 어딜 간다는 건... 일정하게 일어나야 할텐데. 일정하게 옷을 입고 일정한 시간에 씻어야 하잖아. 매일 뒤죽박죽으로 일어나는데 나는... 나는 나를 조절할 수가 없는데.

그 압박을 잊어버리자. 부담을 가지지말자. 지금 당장 청소를 하지 않아도 괜찮아. 지금 당장 밥을 챙겨먹지 않아도 괜찮아. 조금 이따 먹으면되지 뭐. 지금 당장 창문 좀 안 열면 뭐 어때. 지금 당장 안 씻으면 뭐 어때. 나도 며칠 안 씻고 그래. 그러니까 괜찮아. 그저 아무것도 하지않고 누워있어도 괜찮아. 천장을 바라보고 생각에 잠기게되도 괜찮아. 그냥 이 모든게 지나가고 나면 그때 다시 털고 일어나자. 그때 다시 당차게 걸어가보자. 근데 지금은 우선 쉬어보자 우리. 오늘 하루도 살아남느라 수고했어. 살아지는 삶이 아니라 살아가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

글 읽었는데 되게 흡입력있게 잘 쓴다고 생각했어 진심으로 공감을 이끌어낼 만한 문장들이라 우울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네 관심도 없었는데 굳이 안해도 돨 얘기 이렇게 한 이유는 이렇게로나마 너한테 용기를 주고 싶어서야 정말 막연하지만 힘내라고 해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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