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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1/09/21 22:44:18 ID : dSMo0nB88ql
형식도 무엇도 없이 내가 적고 싶은 문장 적어 두는 공간 내가 지금까지 쓴 것들 백업까지
이름없음 2021/09/21 22:45:15 ID : dSMo0nB88ql
나의 무채색이던 네가 비로소 열기를 머금을 때.
이름없음 2021/09/21 22:50:00 ID : dSMo0nB88ql
메마른 도시에서도 예쁘게 빛나길 바랐던 그 어릴 적 푸른 행성이 검게 그을린 심장을 틀어쥐고 나락으로 떨어졌을 줄은 누가 알았을까요 몰랐기에 가능했던 이야기지만 사실은 조금 희망을 걸고 살아왔어 수억 개의 행성들 사이에서 단 하나 무탈하게 살아 있을 수 있기를
이름없음 2021/09/21 22:55:37 ID : dSMo0nB88ql
따끈따끈한 걔 그 누구보다 강하게 살아 있는 사람 내가 아무리 바다를 사랑한대도 그 근처에는 데리고 가지 않는
이름없음 2021/09/21 23:01:46 ID : dSMo0nB88ql
한여름에 익사하는 사람을 보셨나요 키는 한 뼘이 더 크고요 볼은 홀쭉합니다 눈이 예쁘게 생겼어요 비누만 먹고 사는 사람이고요 잔병 치레가 잦습니다 혹시 한여름에 익사하는 사람을 보셨나요 그 사람이 제 애인인데요 나눠 끼던 이어폰 줄이 끊어진 모양이에요 저기 혹시 한여름에 익사하는 사람을 보시면 전해 주실래요 많이 사랑했었다고
이름없음 2021/09/21 23:03:42 ID : dSMo0nB88ql
이따금 사랑한단 말엔 세상이 흔들렸고 같이 걷던 거리에서는 너를 닮은 매화의 향취가 풍겼어 염몽을 꾸던 숱한 잠자리는 은하를 세다 눈이 감기는 것으로 과거를 살았는데 넌 요즈음 어떻게 지내니 난 그저 그래 그리고 너도 그랬으면 좋겠어
이름없음 2021/09/21 23:08:32 ID : dSMo0nB88ql
밤은 쉬이 오지 않습니다 종말을 맞은 유성이 별 무리 사이로 자취를 감춘다 하여도 새벽은 사라지지 않고요 누군가의 울음이 아득할 때에도 태양은 뜨지 않습니다 덧붙이자면 이것은 내 정신입니다 답신이 오지 않을 촌간에서 발췌한 문단입니다 곧 궤적을 따라 그린 당신의 일부가 될 테지요
이름없음 2021/09/21 23:11:24 ID : dSMo0nB88ql
겨울을 맞은 레번트 5번가는 담배 연기로 가득합니다 거리에는 악사들의 웃음소리와 더불어 술 단지의 역한 냄새가 풍깁니다 공단은 폐쇄된 지 오래입니다 그럼에도 거리에는 담배 연기가 자욱합니다 도피하지 않은 이들은 이따금 레번트의 몰락한 번영을 되새깁니다 과거의 산물을 사랑하는 이들은 아직 레번트 5번가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겨울을 맞은 레번트 5번가는 뻐끔거리는 금붕어들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아직 이 거리를 잊지 못했습니다
이름없음 2021/09/21 23:15:53 ID : dSMo0nB88ql
엄마, 나는 정말 이상한 세상에 와 있어요. 여기서는 그 누구도 제 책임을 묻지 않는대요. 아무 기적을 일으키지 않아도 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대요. 엄마, 그런데 신기하지 않아요? 여기서의 난 비로소 살아 숨 쉬는 것 같아. 걷는 것만으로도 꼭 꿈을 꾸는 기분이야. 엄마, 거기 있어요? 제 말이 들려요? 돌아가고 싶지 않다면 나쁜 아이가 되는 걸까요? 엄마,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죽은 듯이 현실을 유영해야 어른이 되는 건가요? 그렇다면 엄마는 어떻게 죽지 않고 버틸 수가 있었어요? 엄마, 지금 살아 있는 건 맞아요?
이름없음 2021/09/21 23:19:04 ID : dSMo0nB88ql
종말에 휩쓸리지 마십시오 도의는 살아 있는 행성에서나 거론되는 배부른 자들의 법입니다 이미 말라붙은 134340의 옆은 죽음의 향이 완연합니다
이름없음 2021/09/21 23:21:11 ID : dSMo0nB88ql
뭘 잊어버렸는지 몰라서 찾을 수도 없고요 뭘 잃어버렸는지 몰라서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귀에서 이명이 들리면 전생을 생각해요 무수한 교리는 다시 살아난다고들 하잖아요 그렇다면 전 언제쯤 죽나요 무엇으로 환생하나요 잃어버린 기억만큼의 리스크는 누가 져야 하나요 신님 천국은 어디에 있어요?
이름없음 2021/09/21 23:23:24 ID : dSMo0nB88ql
우리가 한 게 사랑이든 뭐든 여름 한 철 메웠던 감정을 표면적인 것뿐이라 주장할 수 있을까 사랑이 뭐라고 인생을 걸어 그러게 말이야
이름없음 2021/09/21 23:26:44 ID : dSMo0nB88ql
청춘의 부산물은 후회래 지났을 때야 그게 뭐인 줄 알지만 정작 그 시간에 살 때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그래서인가 봐 요새 잦게 네 생각이 나 기억은 미화를 거친다던데 그게 꼭 맞는 말은 아니더라고 나는 네가 바다인 줄 알았어 그래서 끝이 없을 줄만 알았어 그래서 몰랐던 거야 내가 닿았던 곳이 네 바닥이었다는 걸
이름없음 2021/09/21 23:29:04 ID : dSMo0nB88ql
성간의 부유물들을 꼭꼭 뭉쳐서 새 행성을 만들었는가 조잡하고 가볍다 닳아빠진 모양으로 뭉툭한 것이 빛깔만큼은 황홀하다 내가 널 찾아냈으니 이름을 붙여도 될까 백사장의 자갈만큼이나 튀고 반질해 곧잘 사랑받는다 헤아릴 수 없이 오랜 시간을 견뎌낸 행성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는 법이다 그 조잡한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낼 수 없지만 빛이 있다 세이건의 말을 다시금 되새긴다 그렇지 당신 말이 맞았네 우주에는 그런 별도 있다 행성이지만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가
이름없음 2021/09/21 23:30:01 ID : dSMo0nB88ql
적막을 사랑하는 이들은 결핍을 애써 채우려 들지 않는다 공허하면 공허한대로 계절을 나고 나이를 늘린다 결여된 구석마저 애틋하기에 의미가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 오늘은 따스하니 얇게 입고 가 그런 미미한 속삭임에도 마음을 데운다 문득 시선을 빼앗기지 않을 수 없다
이름없음 2021/09/21 23:31:06 ID : dSMo0nB88ql
가청주파수 넘어선 세계에서 메시지가 왔대 손 뻗을 수 없이 도약했던 감정을 그 시절의 우리가 뭐라고 명명할 수 있었을까 계절이 돌지 않기를 바랄 걸 그랬지 지났기에 하는 말이지만 한때 내 눈에 담긴 새벽은 모두 당신이라는 이름이었거든 알고 있어 사랑했던 세계에도 종말이 왔다나 봐
이름없음 2021/09/21 23:32:00 ID : dSMo0nB88ql
그 도시에 잔류한 이들은 눈이 멀었습니다 다가오는 빛을 보지 못하고 미래가 없음에 대비하지 못하고 고인 그대로 진창에서 썩어가는 겁니다 풍요에 익숙해져 배 곯며 새 시대를 여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 도시는 죽어가고 있습니다 저를 짓밟고 선 사람들과 함께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름없음 2021/09/21 23:33:08 ID : dSMo0nB88ql
지진은 지진파를 통해 일 초에 칠 킬로미터를 퍼져 나가 심장을 부순다 더불어 땅이 공명하고 해일이 일어난다 생자들은 절규하고 망자들은 늘어간다 대지가 흔들리고 기반이 무너진다 기도하는 음성은 높아만 간다 마주한 시선마다 열기가 번지지 않는 법이 없다 짝사랑과 동의한 재앙이라 그랬다
이름없음 2021/09/21 23:34:52 ID : dSMo0nB88ql
글을 사랑하는 이들은 사람을 사랑한다 생을 사랑한다 더불어 그들의 세상을 사랑한다 하나 분의 글에는 하나 분의 생이 담겨 있다 여백을 채우고 활자를 적는 이들은 곧 누군가의 생을 담아낸다 누군가의 손끝에서 피어난 검고 곧은 세계는 타인의 생을 연장할 수 있다 문장은 때때로 사람을 이룬다
이름없음 2021/09/21 23:43:06 ID : dSMo0nB88ql
ㅡ 그 도시의 빛은 너무 달았어. 그가 잠자코 웃었다. ㅡ 너무 달아서 도로 뱉고 싶을 지경이더라. 처음으로 네가 원망스러웠어. 그 빛을 왜 보여 준 거야? 오늘이 가면 두 번 다시 보지 못할 그 도시를 왜? 어둠에 묻힌 사람을 빛을 보면 안 돼. 미쳐버리거든. 그가 끅끅대며 울었다. 세상이 점멸하더라니까. 사랑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어. 그게, 그 풍경이 너무 예뻤거든. 황홀했거든. 그 시간과 그 공간이 너무 찬란했거든. 찬란해서, 더없이 찬란해서... 그래서 해를 보고 싶었어. 계속 그 자리에 머무르고 싶었어. 낮에 발을 딛고 숨을 쉬고 싶었어. 누구나가 사랑할 그 도시를... 지키고 싶었어. 선혈이 낭자한 길목에 그는 혼자였다. 온통 푸른 빛이 드리워진 대지는 내딛는 걸음마다 시체가 가득이었다. 모두 제 손으로 망친 풍경이다. 두 번 다시 이 도시에는 빛이 들지 않겠지. 그 사실이 무정하고 기뻐서 그는 조금 웃었다. 이제 이 도시에는 제가 동경할 빛이 없다. 기묘한 위안이 몸을 감싸 아이는 비로소 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래, 사랑하는 이와 함께 나락으로 떨어진다면 이런 기분일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름없음 2021/09/21 23:49:35 ID : 01clilyHwtt
보고싶다. 보고싶다. 보고 싶다. 너무 예쁜 너를 너무 예뻐서 계속 보고싶다 그러나 당신은 우리학교 선생님 나와는 죽어도 영원히 가까워질 수 없겠죠 당신과 단둘이 웃을 수도 없겠죠 학생들 앞에선 결코 웃지 않는 당신이니까 너무 너무 슬퍼요 그래서 너무 짜증나요 근데도 보고 싶어요
이름없음 2021/09/21 23:55:00 ID : 01clilyHwtt
우리는 모두 별의 자녀들이니까. 영원히 지지 않을 영원이니까 언젠가는 이 험난한 땅에도 희망이 찾아 오겠죠 계속 버티다 보면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는 그러나 영원히 오지않을 것 같아 뭔가 슬프기도 해요 엄마, 그런데 여기가 어디죠?
이름없음 2021/09/22 00:00:57 ID : 01clilyHwtt
그는 뒤를 돌았다. 그의 뒤엔 웅덩이를 이뤄 난간 밑으로 흐르는 피가 낭자하였다. 그는 사람을 죽였다. 나라를 죽였다. 단 한 사람, 그 여자만이 그에겐 나라였다 누가 뭐라 해도 그렇게 그의 밤이 저물어 갔다 이제 다시는 새벽이 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몇천 년이 지나고 몇백 년이 지나 그의 죄가 상쇄된 다음애도 모든 것이 정화된 다음에도 그가 아직도 그녀를 잊지 않았다면 언젠가는 그도 몇천 년의 무로의 생활을 끝내고 다시 빛으로 돌아가리라 마침내 영원을 끝내리라 다시 그녀에게 가리라 거리엔 해가 떠올라 그 주변이 여명으로 밝아졌고 그의 골목은 아직 어두웠다
이름없음 2021/09/22 03:22:03 ID : dSMo0nB88ql
씁쓸한 문장들을 엮어 사탕처럼 단 문단을 만드는 방법을 알고 계신 분이네요. 시인 듯 혼잣말인 듯 닿지 못할 연서인 듯 형식은 죄다 감정 아래 뭉그러져 동일한 맛을 냅니다. 당신의 글은 혀가 아릴 정도로 달다는 말이에요. 물론 저는 단 것을 좋아하지만, 어디까지나 이곳은 개인의 공간이니 이때처럼 불쑥 찾아와 글을 남기는 일은 없길 바랍니다. 코멘트나 감상 평은 좋지만 글을 적을 권리는 독점하고 싶네요. 스레를 연 주인의 작은 욕심입니다.
이름없음 2021/09/22 11:45:18 ID : 01clilyHwtt
앗 죄송합니다. 글의 내용만 보고 많은 사람들이 글을 남기는 건줄 알았어요. 스레주님 개인의 공간이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더 이상 글을 올리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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