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기댈 어른도 없고 친구도 없어요. 이게 맞나 싶기도 하고 기대고 싶기도 한데 누구든 믿을 수가 없어요. 사실은 기대다가도 내가 도망가게 되고 그래요. 상대가 먼저 나를 떠나기 전에 말이에요. 다들 인생은 혼자라고 그러는데 보면 다 누군가 하나쯤은 있는 것 같아요.
요즘은 너무 힘든 것 같아요. 왜 항상 안 좋은 일은 몰아서 오는 걸까요? 어쩌면 좋은 일도 몰아서 오는데 안 좋은 일들이 나에겐 너무 커서 그게 좋은 일들인 줄도 모르고 있는 것일지도 몰라요. 요즘은 왠지 다 포기하고 싶고 그래요. 난 기댈 곳이 하나 없는데 짊어진 건 너무 많은 것 같아서요. 요즘은 왜인지 모르게 전에 가지고 있던 좋은 추억들도 그저그런 추억들로 느껴질 만큼 힘든 것 같아요. 예전엔 좋은 추억들을 되새기며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았지만, 요즘은. 글쎄요. 내 감정들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가끔은 나만의 동굴로 들어가기도 해요. 이 감정들을 정리하는 게 내 숙제인 걸까요? 그렇다면 나에겐 이건 숙제 정도가 아닌 것 같아요.
드라마에서 보면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결국엔 대부분 해피엔딩이에요. 드라마를 보면 모든 게 다 쉬워요. 뭐든지요 내 인생도 드라마 같았으면 좋겠어요. 뭐든 쉽게 말이에요. 하지만 그렇지 않네요.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 그런 걸까요?
나는 사람들한테 무시당하는 걸 제일 싫어해요. 많이 무시 당해봤으니까요. 그래서 난 가끔 만만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더욱 방어적으로 굴기도 해요. 특히나 어른을 보면 더 그런 것 같아요. 어른들은 자신이 어른이라 다 이해해 줄 것 처럼 굴어놓곤 속으론 다 혀를 차거나 날 불쌍히 생각하는 걸요? 예를 들어보자면 나와 다른 친구가 같은 행동을 했을 때 난 부모가 없어 그런 애라며 이해 아닌 이해를 해주곤 해요. 위선자 같다고나 해야 할까요? 내가 바란 이래는 그런 이해는 그런 이해가 아니에요. 누구든 그렇겠죠? 그래서 싸가지 없단 말도 많이 들어요. 그런 소리 듣는 것도 익숙하고, 이제 상관 없기도 해요.
갑자기 생각난 건데 난 위로를 받은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 우리 반 친구가 다른 반 친구들과 오해가 있는 것 같아 따로 연락해서 괜찮을 거라고 위로해줬고, 다른 친구가 이번 시험을 망친 것 같다고 하길래 다음 시험은 잘 볼 수 있을 거라고 초콜릿을 건네며 위로해줬죠. 또 다른 친구는 기숙사 생활도 힘들고 학점 관리하는 것도 힘들다고 하소연 하길래 다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다 잘 될 거라고 위로해줬고, 그리고 공부를 안 해 시험을 빵점 맞아 속상하는 친구도 다음 시험은 준비하면 분명히 잘 볼 수 있을 거라고 위로하고 남자친구와 연애가 잘 되지 않는다며 우는 친구에게 위로를 건넸죠.. 호의를 바라며 건낸 위로들은 아니었지만 내가 힘들 땐 그 누구도 정말 아무도 위로를 해주지 않았던 것 같아요. 내가 기억을 못하는 걸까요?
내가 무슨 생각으로 여기까지 써내렸는지 잘 모르겠지만 결론은 난 너무 힘들어요. 누가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그냥 사람한테 안겨서 울고 싶어요. 근데 내가 안겨 꼭 울면 이유를 물어봐요. 난 말해주고 싶지 않은데. 그냥 나 힘들다는 거 알아달라는 건데. 그냥 내가 힘들다는 건데. 내가 왜 우는지는 물어보면서 위로는 해주지 않아요. 정말이지 다 너무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