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전에 가난하다고 하소연 했다가 지능이 낮냐고 아니면 허영심이 몸을 지배한거냐고 물어보더라 그냥 내 형편에 남들처럼만 살고싶다고 생각하는것도 허황된 욕심이라는걸 깨달았음

부자되는건 바라지도 않아 그냥 남들처럼만 살고싶어 신장이 망가져도 돈 쓸까봐 6개월동안 병원 안간다고 뻐기다가 가는거도 싫고 옷 하나 사는것도 최대한 저렴한 가격으로 알아보다가 그마저도 나한텐 큰돈이어서 포기하는것도 싫다

공책 하나 사는것도 엄마 눈치보면서 최대한 얇은거 고르는것도 싫고 그렇게 겨우 산 공책 하나를 빈틈을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빽빽하게 쓴 다음 다른공책을 쓰는것도

나 아직 어린데 내 행동 하나하나에도 돈 걱정 하는거도 싫고 모든걸 돈과 연관지어버리는 습관도 싫다 그냥 이런걱정 안 할 만큼만 평범하게 살고싶다

친구들이 놀자고 얘기할 때 마다 아 미안 나 지갑에 동전밖에 없음 ㅋㅋ 이 매크로처럼 나가는 것도 싫고 2달동안 한푼도 안썼는데도 지갑에는 정말 동전밖에 없는게 진짜 ㅈ같다

집 벽은 곰팡이로 가득하고 방 불은 안켜지고 내방은 아침이 돼도 불빛하나 안들어와 일어나면 앞이 새까맣게 보이는것도 싫다

몇 없던 친구들마저 내가 돈이 없어서 안노는걸 아니까 점점 멀어지고 남친이랑도 헤어지면서 인간관계도 씹창났다 어떻게 보면 돈 쓸 일이 줄어드는거니까 좋긴한데 사람이 의지할 곳이 없으면 진짜 미치는구나도 깨닫는다

나도 남들처럼 좋아하는 일 마음껏 하고싶고 더 잘하고싶다는 욕심도 있는데 그것마저 돈이라는 한 단어에 가로막혀 걸음조차 내딛지 못하는게 진절머리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