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창작소설판 잡담 스레 2☆☆ (464)
2.청춘은 켜켜이 쌓인 하루하루의 잔상이라고 (27)
3.일상에서 문득 생각난 문구 써보는 스레 (724)
4.If you take these Pieces (487)
5.글 잘 안 쓰는 소재구걸주 (61)
6.이름 남기고 가면 간단한 분위기 대답해주기 (214)
7.ㄱ부터 ㅎ까지 좋아하는 단어 적는 스레 (103)
8.생각난 소설의 개요만 쓰고 가는 스레 (2)
9.나 로판식 제목짓기 잘함 (31)
10.요즘 글 쓰다가 문득 든 생각인데 (1)
11.홀수스레가 단어 세 개를 제시하면 짝수가 글 써보자! (705)
12.✨🌃통합✨ 질문스레(일회성 스레 말고 여기!!!!!!!)🌌 (219)
13.네 홍차에 독을 탔어 (208)
14.내가 작가가 된다면 쓰고 싶은 대사 혹은 문장 (89)
15.요즘 릴레이 소설이 너무 하고 싶은데 (4)
16.제일 쓰기 어려운 게 bl 빙의물인듯 (4)
17.다들 캐릭터 이름 만들때 쓰는 방법있어? (33)
18.:D (64)
19.다치거나 아픈 사람 묘사 (2)
20.소설 써보고싶다 (1)
-최근 논란인 괴생명체의 사체가 수도권의 한 고등학교 인근 숲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목격자만 넘쳐났던 앞선 2마리의 괴생명체와 다르게 이번 괴생명체는 절벽 아래에서 사체로 발견돼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 사체를 연구해 이 생물체가 무엇인지를-
핸드폰 화면으로 클로즈업되는 이상한 동물. 모자이크되었지만 지화림은 느낄 수 있었다. 뿌연 벽 너머로 괴물이 혀를 물고 널브러진 것을 본능보다 그 안쪽, 지능보다 더 근본적이고 위험한 것이 말해주고 있었다. 거대하고 날렵한 몸통. 늘어진 촉수와 그 주변에 흩뿌려진 검은 액체들. 올올히 자라난 가시들. 지화림은 가슴께에서 뭔가 뜨거운 것이 울컥하며 솟아나는 것을 느꼈다. 온몸의 신경세포가 달아오르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저걸 잡아 갈기갈기 찢어. 다시 돌아오지 못하게 죽여.
“화림아”
지화림은 자신을 작게 흔드는 손에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함께 밥을 먹기로 한 동기들이 의아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알고 자신도 얼른 짐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전히 뻐근한 명치를 문지르며 시끄럽고 어수선한 복도를 걷자 갑자기 그녀는 피곤해졌다. 이 상태로는 멍청한 동기들의 질문을 참지 못하고 결국 화를 낼 것 같아 들릴 곳이 있어 식당에서 보자 하곤 지화림은 화장실로 빠져나갔다. 거울에 비치는 깔끔한 모습. 둥글고 선한 인상. 지화림, 올해 24살. 명문대 경제학과 졸업반. 다른 동기들은 졸업 시험과 취업 준비로 헐떡이지만 화림은 이미 대기업 인턴에도 합격한 상태였다. 다음 주부터 출근이라 이번 주말에는 꽤 멀리 있는 본가에 들러 부모에게 소식을 전해야 했다. 화림의 부모, 그중 엄마는 병적일 정도로 완벽함에 집착했다. 그러면서도 매달 정신과에 가 딸들의 정신 상태를 점검하게 했다. 화림과 여동생, 심지어 남편인 아빠도 그 이유는 몰랐다. 또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그녀는 자신의 딸들이 그녀가 바라는 완벽을 충족해도 딱히 기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험을 잘 봐도, 친구들과 잘 지내도, 운동 종목에서 상을 타도 지화림의 엄마는 좋아하지 않았다. 그저 단 한 번, 지화림이 강박 증세와 여러 정신질환을 진단받자 그제야 뛸 듯이 기뻐하며 그날부터 가족 모두에게 친절하게 대하기 시작했다. 지화림은 그런 엄마가 죽었으면 하고 바랐다. 엄마가 가족을 때리거나 방임을 하지는 않았다. 살아오면서 엄청난 완벽을 강요받았지만 이제 완벽은 지화림의 일부다. 그녀의 심화된 증오는 그녀 자신도 설명할 길이 없었다. 본능이라는 수면 아래 자리 잡은 거대한 존재가 외치는 폭력, 증오심, 질투는 그녀를 사로잡고 흔들어 댔다. 하지만 친모살해라는 금기를 실행할 용기는 없다. 살인 후 자신을 덮칠 처벌이라는 파도가 두렵거나, 낳아준 엄마를 살해한다는 패륜이 두려운 것은 아니다. 지화림은(죽어도 인정하긴 싫지만) 엄마가 무서웠다. 거의 모든 사람이 엄마를 무서워하긴 했다. 언제나 신경질적이고, 키가 크고, 뼈대가 굵고, 힘도 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와 한 공간에 있으면 몸의 모든 세포가 쥐어짜지는 것 같다는 점이다. 깊숙한 곳에서 솟아 나오며 고함을 친다. ‘말 들어. 저 말 들어. 빌어먹을, 복종해’ 어마무시하게 피곤한 것은 물론이고 심하게 기분이 나쁘다. 동생도 같은 기분인지 중학교 때부터 훈련 핑계로 집에 들어오질 않았다. 동생은 그 이후로 기숙사로 들어가 본 적이 손에 꼽혔다. 확실한 점은, 그녀가 엄마에게 느끼는 강력한 공포심을 극복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어렵다면 다른 존재가 내가 바라는 것을 대신해주기를, 거기서 아주 작은 역할이라도 할 수 있기를.‘결국 이게 문제야. 이것 때문에 난 완벽해지지 못해.’ 자기자신을 비웃으며 지화림은 식당으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넌 직접 해야 돼, 그건 네 책임이니까. 그래야 완벽해지고, 넌 완벽해야 돼.’ 지화림이 대학교에 들어오기 전 하루에 한번씩은 꼭 듣던 말이다. 뒤에 엄마가 서 있는 기분이 들어 고개를 더 꼿꼿이 들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지화림은 자신의 미소가 완벽한지 생각하며 동기들 옆에 앉아서 의미 없는 대화를 하고 의미없는 인사를 나눈 뒤 기숙사로 가 짐을 쌌다. 그 빌어먹을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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