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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청춘은 켜켜이 쌓인 하루하루의 잔상이라고 (27)
3.일상에서 문득 생각난 문구 써보는 스레 (724)
4.If you take these Pieces (487)
5.글 잘 안 쓰는 소재구걸주 (61)
6.이름 남기고 가면 간단한 분위기 대답해주기 (214)
7.ㄱ부터 ㅎ까지 좋아하는 단어 적는 스레 (103)
8.생각난 소설의 개요만 쓰고 가는 스레 (2)
9.나 로판식 제목짓기 잘함 (31)
10.요즘 글 쓰다가 문득 든 생각인데 (1)
11.홀수스레가 단어 세 개를 제시하면 짝수가 글 써보자! (705)
12.✨🌃통합✨ 질문스레(일회성 스레 말고 여기!!!!!!!)🌌 (219)
13.네 홍차에 독을 탔어 (208)
14.내가 작가가 된다면 쓰고 싶은 대사 혹은 문장 (89)
15.요즘 릴레이 소설이 너무 하고 싶은데 (4)
16.제일 쓰기 어려운 게 bl 빙의물인듯 (4)
17.다들 캐릭터 이름 만들때 쓰는 방법있어? (33)
18.:D (64)
19.다치거나 아픈 사람 묘사 (2)
20.소설 써보고싶다 (1)
n1 레스가 키워드 혹은 문장 같은 소재를 주면, 다른 레더들이 릴레이로 써서 9레스를 써서 완결시키는 거야! 직관적으로 줘도 되고 두루뭉실하게 줘도 돼! 글 분량도 그냥 마음대로!
제시: 그날 내가 본 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었다.
언제나 그렇듯 평범한 하루라고 생각했다. 반갑지 않은 아침과 등교, 학교가 끝나면 학원 뺑뺑이를 돌고 12시를 한참 넘겨서야 집에 돌아가는 그런 하루. 피곤한 몸을 이끌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오늘따라 쌀쌀하다고 느꼈다. 벌써 가을이 오려나, 하고 생각하면 시간의 매정함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내년이 고2니까 아직 1년 반이 남았어.. 괜찮아'
같잖은 위로보다 현실을 받아들이는게 더 좋다고 모의고사 지문이 말했지만 지금 나는 빈말이라도 위로가 필요했다.
오늘 마지막 자습시간은 최악이었다. 집중이 전혀 안됐다. 굳이 이유를 들자면 바로 옆자리에 놓여있는 국화 한 송이 때문이다. 그 덕에 진작 끝냈어야 할 모의고사를 내 방에서 풀고 있는 것이고. 그 애의 책상 위에 모의고사 시험지 대신 국화 꽃이 올려져 있는 걸 볼때 들었던 생각은 슬프다 보단 부럽다 였다.
꽃 하나로 자유를 찾은 느낌은 어떨까.
지문을 들여다 봐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국화는 시들 때까지 내 시야 한 귀퉁이를 차지하겠지.
간신히 시들면 누가 또 새로운 국화를 가져다 놓을지도 몰라.
대체 언제까지 그 지긋지긋한 국화를 마주해야할까.
내가 나서서 치워버려야겠다.
그래, 애초에 추모는 꽃 한 송이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지 않나.
이른 새벽, 열린 창문을 타고 반에 들어가 국화를 집어서 나오자.
그걸 화단에 묻자.
꺼림직하니 기도도 하자.
나는 평소보다 더 이른 새벽 눈을 떴다. 국화 한송이 때문에 잠을 포기하는 게 꽤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 등교해 교실 문 앞에 서있자니, 안에 인기척이 들렸다. 이 시간에는 보통 아무도 없는데, 누구지? 의도한 건 아니지만 은밀하게 문틈 사이로 슬쩍 훔쳐보았다. 아, 그 애의 가장 친한 친구, 연수였다. 평소 조용하고 숫기 없던 연수는 그 애와 가장 친했다. 둘은 맨날 붙어다녔고, 참 친해보였다. 그런 연수는 그 애의 자리 옆에서 그 국화를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남의 추모를 더이상 보고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믿기지 않게도 어리석은 생각을 한 내가 부끄럽기도 했다. 국화를 묻어버리자고? 스트레스에 잠깐 미쳤나.
쿵.
어, 교실 안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크게 내려찍는 소리였다.
쿵! 쿵. 끼익. 쾅!
연수가 바닥에 있는 국화를 미친듯이 밟고 있었다. 자세히 소리를 들어보니 미친년. 죽어서 다행이야. 미친년. 미친년. 이라며 욕설을 내뱉는다. 평소와 차분하던 연수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눈에는 빛이 없이 혼탁해서 죽은 사람의 눈 같았고, 손 끝에는 붉은 핏방울이 송글송글 맺혀있었다.
나는 교실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나는 멍하니 복도를 나와 교정을 거닐었다. 국화와 다르게 오색빛 곱고 화려한 꽃들에 아침이슬이 맺혀있었다. 꽃냄새는 나지 않았다. 이게 무슨 꼴이람, 유난떤다며 웃어야겠지만 꽃에 시선을 뺏긴 척이라도 해야 교실에 들어가지 않을 명분이 생길 것 같았다. 얼마가 지났을까, 어느새 정문에 많은 학생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제각각 다른 인간들임에도 표정은 모두 무기력하고, 교복은 늘어지는 회색이었다. 그 무리에 어찌저찌 올라 교실로 올라간 나는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연수는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녀가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지 않을까 헛된 공포에 떨며 소근소근 대화하는 아이들을 지나 살며시 쓰레기통으로 다가갔다. 국화는 없었다. 그 아이의 자리에 으레 있을법한 새 국화도 없었다. 마치 오늘부로 모든 추모가 멈추기라도 한 듯, 오늘부터는 모두 그 아이의 상실을 자연스럽다고 받아들인듯, 국화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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