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zhAmJU5fcFb 2022/03/28 18:39:00 ID : qpf81hcE9uo 2
` 당신은 저의 뮤즈예요. ` * 심한욕설모자이크없이정말조금포함 * DAY 0 DAY 1 DAY 2 DAY 3 >>? DAY 4 >>? DAY 5 >>? DAY 6 >>? DAY 7 >>? DAY ? >>? *https://www.youtube.com/watch?v=rsHl6Ljlx4g* (배경음악) ` 일주일만 저와 함께 있어요. `
2 ◆zhAmJU5fcFb 2022/03/28 18:39:12 ID : qpf81hcE9uo 0
DAY 0 - 반가워요. 오랜만이에요. 정말 오랜만 같아요. 소녀의 횡설수설한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퍼졌다. 어두운 방 안에는 이상한 글씨가 휘갈겨진 액자들이 빼곡하게 걸려 있었다. - 여, 여긴 어디야? 소녀가 싱긋 웃었다. - 걱정할 것 없어요. 당신은 저의 뮤즈예요. 영감을 주는 사람. 알고 있죠? 상식이잖아요. - 뮤, 뮤즈? 소녀의 큰 눈이 영롱하게 빛났다. 반짝이는 거품이 눈 속에 일렁였다. - 당신과 함께 있으면 저의 우울한 그림이 바뀔 거예요. 분명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부터 믿었어요. 당신은 저를 도와 일주일간 함께해줄 수 있죠? 그렇죠? 알 수 없는 소리를 지껄여대는 소녀를 보자니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다. - 일주일. 딱 일주일만 저와 함께 있으면 그 다음부터는 바깥 세상과 만나게 해 드릴게요. 저를 믿고 기다려줘요. - 무슨 소리야... 여긴 어디냐고! 나는 화가 나서 살짝 소리질렀다. 소녀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 제자리에서 한바퀴 빙글 돌았다. - 여기는 제 작업실이에요. 모든 작업은 이곳에서 이루어져요. 당신이 있으면 더더욱 완벽해요. 당신은 제 뮤즈니까, 뮤즈니까, 뮤즈니까... 음... 저를 도와주실 수 있어요. 그냥 가만히 있어 줘요. - .....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할 가치도 없는 헛소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 여기는 조금 어둡지만 완벽한 곳이에요. 눅눅하기는 하지만 명작들이 걸려 있다구요. - 관심 없어. 지금 당장 나를 여기서 꺼내. 단호하게 말했지만 정말 철저하게 무시하고 자기 할 말만 실컷 떠들어댔다. -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 그림을 그릴 거예요. 그림이 완성되면 당신과 헤어질 테니 안심하세요. 진짜에요. 정말요. - 알겠으니까, 그 횡설수설하는 말투 좀 쓰지 마. 소녀는 정말로 정신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미친 사람처럼 웃고 말하고 웃고 말하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 이제 저는 자러 갈 거예요. 당신도 잘 자요. - .... 소녀가 품에서 열쇠를 꺼내 오른쪽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나는 감옥에 갇힌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느새 졸고 있더니 금세 잠에 들어버렸다. DAY 0 : END
3 ◆zhAmJU5fcFb 2022/03/28 18:39:21 ID : qpf81hcE9uo 0
DAY 1 따스한 햇살이 감긴 눈을 억지로 뜨게 했다. 낡은 나무 판자로 아무렇게나 때워진 구멍 뚫린 창문은 보잘것 없어 보였다. - 좋은 아침이에요. 저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어요. 오랜만에 정물화를 그려보려 하는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뭘 어떻게 생각해 미친년아, 라고 생각했지만, 그냥 뚱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 이 사과를 그릴 거예요. 당신에게 주고 싶어요. 완성하면 선물로 드릴게요. 색깔은 무슨 색이 좋을까요? -
4 이름없음 2022/03/28 18:52:20 ID : coE9tck4E2m 0
저주소녀 아틀리에 생각난다
5 이름없음 2022/03/28 18:59:33 ID : tbdveLgknws 0
오 나도나도
6 이름없음 2022/03/28 19:04:31 ID : Xz89ta3yFfR 0
칙칙한 남색
7 ◆zhAmJU5fcFb 2022/03/28 19:07:32 ID : qpf81hcE9uo 0
나는 칙칙한 남색의 낡은 나무 의자를 가리켰다. 빨리 이 지긋지긋한 시간이 지나가길 바라며. - 파란 사과라니, 색다른 맛일 것 같아요. 달콤한 사과를 그려 당신에게 드릴게요. 당신은 몇 개 정도가 좋아요?
8 이름없음 2022/03/28 19:31:13 ID : IE7dQk60sqp 0
2개 나도나도! 그 게임 좋아했는데
9 ◆zhAmJU5fcFb 2022/03/28 20:51:24 ID : qpf81hcE9uo 0
소녀는 빙긋 웃으며 붓을 물통에 살포시 담갔다. 깨끗하고 맑은 물이 투명하게 붓을 적시며 배어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의외로 즐길거리였다. 적막에 가까운 이 방에서는 소녀의 붓질 소리 밖에는 들리지 않았다. 알록달록한 물감 중 유난히 새파랗고 칙칙한 색에 소녀의 낡은 붓이 자꾸만 향했다. 창가에서 따스하게 들어오는 빛이 소녀와 그림이 마치 하나가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나도 모르게 또 꾸벅 졸아버렸다. 한참 뒤에서야, 소녀의 가냘픈 목소리가 짙게 울렸다. - 일어나요, 보여주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아름다운 그림이 완성되었어요. 어서, 어서 일어나 주세요. 당신도 보고 싶죠? 식탐을 불러일으키는 아름다운 사과를 그렸어요. 맛있겠죠? 소녀의 횡설수설하고 시끄러운 음성이 귓가를 잔뜩 찔러대는 바람에 금방 깨어났다. 딱따구리처럼 시끄럽게 쏘아 붙이듯 말하는 게 너무 듣기 싫었지만, 애써 귀를 막고 비몽사몽하게 일어났다. - 당신이 원하던 파란 사과예요. 사과 좋아하죠? 그쵸? 그 순간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종이에 사과가 붙은 것인지, 사과가 들어가 있는 것인지로 이분법적 사고를 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애초에 사과를 그렸다는 생각은 할 수도 없을 정도로 미친 듯한 그림이었다. 기분 나쁘게 시퍼렇고 얼룩덜룩한 썩은 사과 두 개가 곰팡이가 잔뜩 핀 채로 역한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비유적인 것이 아니라, 정말 썩은 사과들로부터 시체 썩는 듯한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찌르며 진동했다. 소녀는 뭐가 그리 좋은지 빙긋빙긋 웃으며 손에 묻은 물감을 씻어낼 생각도 하지 않고 나를 쳐다보고만 있었다. - 마음에 들죠? 제 그림이니까요, 아니아니, 그런 뜻은 아니에요. 그냥 저는 그 사과를 당신이 먹어줬으면 해요. 맛있게! - 미쳤어? 나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이런 썩은 사과를 입에 넣으라고? 지랄하고 자빠졌네. 이 소녀는 미친 게 틀림없다. 화가들은 다들 미쳤다더니, 그 말이 사실인 듯 하다. - 저는 당신이 이 사과를 먹었으면 좋겠어요. 맛있게 먹어줬으면 좋겠어요. 아삭아삭 베어 물었으면 좋겠어요. 소녀의 눈이 점점 커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우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다. -
10 이름없음 2022/03/28 20:53:14 ID : QoHzSMo40nz 0
너나 먹어
11 ◆zhAmJU5fcFb 2022/03/28 21:29:53 ID : qpf81hcE9uo 0
저 사과를 먹었다가는 분명 죽는다- 어쩐지 내 직감이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 됐어. 너나 먹어. - 네? 거의 처음으로 짧게 한 마디 툭 던지듯 소녀가 말했다. 하지만 곧이어 속사포처럼 빠르게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 제 사과를 먹지 않겠다는 사람은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근데 당신이 그렇다니 어쩔 수 없을까요? 아니 아니, 제 생각에는 당신은 꼭 이 사과를 먹어야 해요. 하나만 먹어도 먹은 걸로 해 드릴 테니까 맛있게 먹어 주세요. - 아니, 안 먹는다고. 필요 없어. 소녀는 내 말을 깨끗이 무시했다. - 사실 저한테 특별한 능력이 있는 걸 아세요? 저는 그림을 그리면 말이에요.. 아, 이건 비밀이니까 그냥 말 안 할게요. 빨리 사과를 먹어주세요. 뜬금없이 다른 소재를 꺼내면서도 사과에 끈질기게 집착하는 그녀에게 질려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먹는 척 하고 버리면 될 테니까. 시퍼렇고 잔뜩 썩어버린 사과를 집어들었다. 물컹하고 축축하기까지 한 썩은 사과가 손에 집히자 반사신경으로 닭살이 돋으며 온몸의 털이 쭈뻣 세워지는 느낌이었다. 소녀가 웃었다. - 한 입만 베어물어 줘요, 당신은 사과 좋아하잖아요? 그렇죠? - 내가 언제 그랬는데? 나는 사과 싫어해, 이것도 버릴 거니까. 소녀가 수선스럽게 대답했다. - 알아요. 그런데 사과 좋아하는 거 맞잖아요? 그쵸? 맞죠? 빨리 한 입만 먹어줘요. 제 걸 누가 먹어준다는 게 너무 기뻐서 그런 거란 말이에요. 네? - 너는 왜 그렇게 사과에 집착하는 건데? 끈질기게 왜 그러냐고, 정말! 분노를 추스르지 못하고 소리를 질러 버렸다. 시원 하기는커녕 마음 한 구석이 찝찝하고 쇠못을 심장에 마구 박아대고 있는 느낌이었다. 습하며 답답하고, 텁텁하게. 소녀는 잠시 동안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 당신은 저의 뮤즈잖아요? 그 말을 끝으로 더 이상 화실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나는 그 사과를
12 이름없음 2022/03/28 21:31:03 ID : bxBanCo5gnX 0
소녀에게 던졌다
13 ◆zhAmJU5fcFb 2022/03/28 21:41:45 ID : qpf81hcE9uo 0
퍽! 소녀의 왼쪽 팔을 강타하는 소리가 빈 화실에 울려퍼졌다. 썩은 사과가 곰팡이와 함께 화실 바닥에 나뒹굴었다. 너무나도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이라 나도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건지 순간 인지하지 못하고 멍하니 서있었다. 소녀가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보일 듯 말 듯한 미소를 지었을 때,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다. 심장이 갈기갈기 찢어지고, 눈알이 도려내지는 고통을 난 감당할 수 있을까? 이상하고 잔혹한 생각만이 머리에 맴돌았다. 소녀가 입을 떼었다. - 그러니까 당신은 먹기 싫다는 거죠? 아무 말을 않고 멍하니 서있자 점점 깊어지는 미소로 그녀는 나를 심연까지 끌고 내려갔다가 다시 수면으로 이끌고 올라왔다. - 제가 뮤즈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었네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자요. 이상하리만치 짧은 문장은 정상적인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어조로 끝마쳐졌다. 소녀가 먼지 쌓인 바닥에 옷을 살짝 끌며 오른쪽 문으로 들어가자, 나는 무릎을 털썩 꿇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서인지, 그녀에 대한 공포심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후로 어떻게든 침대까지 몸을 이끌고 가 잠에 들었던 것 같다. 아침이 밝아오기 전까지는 또 나의 유일한 휴식만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소녀가 있는 방은 분명 기이하고 이상한 곳이라 생각이 들었던 듯 했다. DAY 1 : END
14 ◆zhAmJU5fcFb 2022/03/28 21:47:59 ID : qpf81hcE9uo 0
DAY 2 어제와는 달리 상당히 조용한 분위기의 음산한 새벽에 깨어났다. 새벽빛의 파아란 하늘이 하얀 뭉게구름을 머금고 바람만 뱉어내고 있었다. 창문은 닫혀 있었지만 여기저기 구멍이 뚫려 찬 새벽공기가 들어왔다. 담요는 고약한 잠버릇 탓에 침대 밑으로 떨어져 있었다. - 잘 잤죠? 어제는 정말 미안했어요. 제가 너무 심했죠? 정말, 제가 생각해도 그래요. 꼭 저 혼자만 잘못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당신에게 강요를 하다니, 너무하잖아요! 소녀는 평소의 횡설수설한 말투로 돌아와 있었다. 새벽인데도 내가 깨어난 시간에 찾아오다니,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다. - 그래서 오늘은 어떤 그림을 그릴 지 생각해 보려고요. 당신이 원하는 것 어때요? 무엇이든지 그려드릴게요. 대신에 인물화는 못 그려요. 아직 서툴러서 그러니 이해해 주세요! - 내가 원하는 그림...?
15 이름없음 2022/03/28 21:49:18 ID : i2pQnzXzfcM 0
던진다는 거 보고 배드엔딩 뜰 줄 알았는데 아니네 다행이다
16 이름없음 2022/03/28 21:51:48 ID : Xz89ta3yFfR 0
우리 집
17 ◆zhAmJU5fcFb 2022/03/28 22:00:34 ID : qpf81hcE9uo 0
고민 없이 바로 말했다. - 내 집. 내가 살던 집을 그려 줘. - 당신의 집, 좋아요. 정말 완벽한 소재라고 생각해요. 소녀는 빙긋 웃으면서 물통을 향해 종종걸음으로 걸어갔다. 망설임 없이 붓을 꺼내더니 칙칙하고 낡은 팔레트에 물감을 듬뿍 짜내었다. - 근데 너, 내 집이 어떻게 생긴 줄은 아는 거야? - 당연하죠. 저만큼 당신을 잘 아는 사람도 없을 거예요? 뮤즈니까요! 그놈의 뮤즈 타령. 나는 질린다는 듯 고개를 휘저었다. - 후, 그래봤자 모르는 사이인데. 소녀는 열심히 붓질하던 하얀 손을 멈췄다. 미세하지만 부르르 떨리는 것이 보였다. - 왜 그래, 역시 모르겠지? 다른 걸로 할래? 정물화 라든가, 풍경화 라든가. - 아니 아니, 괜찮아요. 배색을 신경 쓰는 중이었어요. 중요한 작품이니까요. 당신의 집을 그린다는 게 뮤즈로 하여금 이어지게 하는 것 같아서 기쁜 것 뿐이에요. 또 알 수 없는 말만 지껄여 놓다가 다시 그림에 집중했다. 소녀의 그림 방식은 특이했다. 스케치 없이 바로 물감으로 마구 휘갈기듯 그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완성도 높고 미치도록 사실적으로 느껴지는 건, 그건..... - 또 자고 있어요? 일어난다면서요. 빨리 일어나요. 그림을 완성했어요. 어느새 주위에 노을이 지며 어둑해지고 있었다. 소녀는 나를 흔들어 깨웠다. 문득 이젤을 보니, 그림이 완성되어 있었다. 그림은
18 이름없음 2022/03/28 22:01:55 ID : yL89yZjzcMj 0
평화로운 집에 그렇지 못한 배경
19 ◆zhAmJU5fcFb 2022/03/29 08:20:27 ID : qpf81hcE9uo 0
그렇지 못한 배경이 집 안을 말하는 거야 창밖을 말하는 거야?
20 이름없음 2022/03/29 08:28:46 ID : xA43XuoJWnO 0
창밖!
21 이름없음 2022/03/31 01:57:22 ID : Xz89ta3yFfR 0
ㄱ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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