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문장들

하늘이 주황빛으로 익어가자 너의 가장 얇고 민감한 부분들도 천천히 붉게 물들었다.

불을 끄고, 그림자와 함께 춤을 추어야지. 와인을 준비하고 초를 키고 테이블 위는 드라이플라워로 장식해야지. 누구보다 멋지고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잔을 부딪혀야지.

나는 당신의 불행조차 베끼고 싶었다. 절망하는 모습을, 죄책감 어린 시선을, 감당하지 못하는 원망을, 금방이라도 날아가 사라져버릴 거 같았던 그 모든 풍경을.

W. 나는 언제나 모든 게 참 쉬웠다. 공부도, 예체능도, 인간관계도 모두 내가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쉽게 쟁취하고 목표치를 이뤄냈다. 너를 처음 만나고, 쉽게 사랑에 빠지고, 쉽게 화내고, 울고, 헤어지는 과정까지 미련없이 털어낼 만큼 쉽게 정리했다. 그리고 나는 너무나 쉽게 자존심을 굽히고 조용히 소리내었다. 보고싶어. 나에게서 떨어져나온 목소리도 언제나와 같이 쉽게 연기처럼 흩어졌다. 그 말을 끝으로 넌 내 안에서 영영 사라졌다. 너무나 쉬운 일이었다.

우리는 가장 가까운 상석의 테이블을 마주보고 앉았지만 벽에 가로막혀 돌아가야 하는 길처럼 멀었다. 너와 나의 거리는 그리도 착시현상적으로 보였다. 언젠가, 진짜가 되길 바랐지만 그 또한 내 망상에 불과한, 찰리브라운.

떠나기 전에 불러줘요. 나의 추레한 복장, 남루한 행색. 그 모습을 봤다면 마지막으로 불러줄 수 있잖아요. 한 번만, 딱 한 번만 불러줘요.

찰나에 불과한 그리운 기억으로, 우리는 삶의 전반을 차지한 그것을 들고 평생을 살아갑니다. 어쩌면 인생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기억이 내 전부가 되기도 합니다. 그걸 우린 향수병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먹먹한 소리를 들으며 바다를 봤다. 가늘게 우는 빗소리도, 성한 바람에도 조심히 해변을 쓸고 가는 파도도 모두 나를 아프게 했다. 일렁이는 건 파도가 아니라 내 마음이었다. 작게 외치는 반항같은 풍경들이, 나를 쓸쓸하게 했다.

전조등과 가로등 주위에 빛나는 게 빛을 보고 달려드는 날벌레들인가 했다. 알고보니 이슬비가 내리는 게 벌레가 달려드는 것처럼 보였던 거다. 그런것도 착시현상일 수 있다니. 옅은 김이 나오는 추위를 느끼며 그런 실없는 생각을 했다.
스크랩하기
406레스 검은 도서관 4시간 전 new 7589 Hit
창작소설 2019/03/05 21:54:09 이름 : ◆anvfQk5RzU5
1레스 여기에 현역 프로 있으려나 6시간 전 new 21 Hit
창작소설 2022/05/24 14:46:39 이름 : 이름없음
150레스 나 망상충인데 19시간 전 new 3226 Hit
창작소설 2021/11/17 19:14:48 이름 : 이름없음
54레스 조각글 적고 가는 스레 20시간 전 new 1178 Hit
창작소설 2022/03/27 23:16:19 이름 : 이름없음
235레스 서로 소설 피드백해주는 스레 21시간 전 new 3777 Hit
창작소설 2018/02/14 03:43:44 이름 : 이름없음
304레스 오고가며 문장이나 글을 쓰고 가는 창고 22시간 전 new 1552 Hit
창작소설 2021/11/13 19:48:14 이름 : 이름없음
5레스 독하고 역하게 22시간 전 new 106 Hit
창작소설 2022/05/21 17:23:35 이름 : ◆k1jy6mNthfd
121레스 ☆☆창작소설판 잡담 스레 2☆☆ 2022.05.23 1566 Hit
창작소설 2021/08/10 21:37:44 이름 : 이름없음
435레스 내가 캐릭터 이름 지어줄게 컴온커몬💞💞(신청방법 필독!!!!제발!!) 2022.05.22 4244 Hit
창작소설 2021/02/17 05:25:17 이름 : 이름 지어주는 고슴도치🦔
52레스 내가 작가가 된다면 쓰고 싶은 대사 혹은 문장 2022.05.22 861 Hit
창작소설 2022/04/19 12:54:26 이름 : 이름없음
2레스 괴물일기장 2022.05.22 146 Hit
창작소설 2022/05/22 16:03:06 이름 : ◆LgmK3V9hgrv
6레스 . 2022.05.21 86 Hit
창작소설 2022/05/21 13:54:46 이름 : 이름없음
555레스 아래로 좋아하고 위로 싫어하기 2022.05.20 4420 Hit
창작소설 2021/03/14 09:34:22 이름 : 이름없음
19레스 인기없을거 같은 동아리 이름 말하고 가자 2022.05.20 516 Hit
창작소설 2022/05/15 17:05:53 이름 : 이름없음
79레스 다들 자기 글 올리고 나이 맞추는 스레 2 2022.05.20 988 Hit
창작소설 2021/09/09 23:38:02 이름 : 이름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