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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모든 게 참 쉬웠다. 공부도, 예체능도, 인간관계도 모두 내가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쉽게 쟁취하고 목표치를 이뤄냈다. 너를 처음 만나고, 쉽게 사랑에 빠지고, 쉽게 화내고, 울고, 헤어지는 과정까지 미련없이 털어낼 만큼 쉽게 정리했다. 그리고 나는 너무나 쉽게 자존심을 굽히고 조용히 소리내었다.
보고싶어.
나에게서 떨어져나온 목소리도 언제나와 같이 쉽게 연기처럼 흩어졌다. 그 말을 끝으로 넌 내 안에서 영영 사라졌다. 너무나 쉬운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