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너무 답답해서 올려 보기 불편하겠지만 욕은 안 해 줬으면 좋겠다

그냥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 건 어쩌면 오래 참았던 내가 이제 조금 버거워져서 그런 걸지도 몰라 참았다는 표현이 맞는지도 이젠 모르겠어

내 밑으론 일곱 살 차이가 나는 동생이 한 명 있어 여덟 살 초등학교 입학식 날 태어났지 팔 년을 외동으로 자란 나에게 있어서 동생은 너무나도 소중한 선물 같은 존재였어 그 애가 태어나는 날 우리 엄마는 몰라도 나는 행복했거든 내 전부를 줄 수 있을 만큼

우리 외가 자체는 엄마가 날 낳으셨을 때랑은 사뭇 다른 분위기였어 동생이랑 아빠가 달랐거든 이런 말은 좀 그렇지만 동생의 아버지는 범죄자셔 전과가 몇 범인지 몇 명을 때렸고 몇 명을 죽였는지 그런 것들을 다 알진 못하지만 우리 엄마가 동생의 아버지를 만나고 싶어서 만난 게 아니었어

내가 어릴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로 엄마랑 외가 식구들의 사이가 좀 틀어졌었어 신상 보일까 봐 누구라곤 말 안 하겠는데 할아버지 집을 할머니가 엄마 형제들 중 한 명을 꼬셔서 팔았거든 그 집 상속 받을 사람이 원래 우리 엄마였는데 엄마가 내 생물학적 아버지가 사기를 치는 바람에 많은 빚을 떠안아서 할아버지가 잠시 명의를 엄마의 형제에게로 옮겨 놓은 거야 하지만 할머니는 욕해도 엄마의 형제는 욕하고 싶지 않아 그때 너무 어렸거든 지금의 나와 나이가 비슷했으니까 어느 꼬임에도 잘 넘어가는 나이라고 생각해 세상 순박한 시골 청년인 것도 더하면 말이야

하지만 우리 엄마는 날 낳은 걸 후회하지 않으셨대 아무리 사기를 쳤다고 해도 사랑했던 사람의 아이고 또 내 생부가 많이 착하기도 했대 그래서 우리 엄마는 아직도 나한테 그래 넌 얼굴도 아빠 닮았고 성격도 아빠를 닮았다고 너무 물렀고 착하고 양보밖에 모른다고 잘 모르겠어 환경이 어려웠던 탓에 난 내가 그렇게 올바르게 자랐다고 생각하지 않았거든 생각해 보면 이것도 참 이기적인 핑계야 그렇지?

동생은 세 살 때까진 그냥 보통 어린 동생처럼 굴었어 동생이 네 살이 되기 직전에 난 초등학생이었는데 우리를 키우기 너무 어려우셨던 엄마가 동생을 보육원에 맡기고 나를 할머니 댁에 맡겼어 이 사이의 이야기는 지금과 별 상관이 없어서 이야기하지 않을게

아무튼 동생이 다섯 살이 되기 직전 그 무렵에 우리 두 자매는 다시 같이 살게 되었어 그 어릴 땐 왜 그렇게도 동생이 보고 싶었는지 그런데 어릴 때 말 잘 듣던 동생이 아니었어 아무리 미운 네 살이라고 하지만 그냥 조금 충격을 받았던 것 같아 양보할 가치가 사라졌다고 그때 처음 느끼지 않았을까

흔한 가정의 장녀들은 언니란 타이틀로 쉴 틈 없이 양보를 강요 당하는 것 같아 꼭 내가 아니어도 언니들은 동생을 위해 동생으로 인해 많은 것들을 포기하게 되지 가정 형편이 어렵지 않은 친구들은 하고 싶은 걸 전부 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동생의 아버지가 교도소에 수감되고 나서 도망친 우리는 그야말로 정말 거지였어 겨우 주변에서 돈을 빌려 얻은 작은 원룸 월셋방에서 엄마는 밤낮으로 일을 했고 동생을 의도치 않게 학교 가는 시간을 제외하고 밤낮으로 내가 돌봤어

어쩔 수 없었겠지만 너무 미웠어 언제나 항상 동생을 돌봐야 하는 건 나였으니까 그 흔한 놀이터에 나가도 친구들과 놀지 못했으니까 동네 자체에 동생 또래 아이들이 살지 않기도 해서 동생은 항상 한두 살 많은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랑 놀았어 물론 초등학교 고학년이었던 나도 저학년이랑 놀았지 내 친구들은 날 얼마나 이상하게 봤겠어 내 정신연령이 어려서 그렇다 난 어린 저학년 아이들하고만 놀 줄 안다 뭐 이런 소문이 나면서 자연스럽게 왕따가 되었고 소심하고 적극적이지 못한 성격이 되었어

내가 왕따를 당한 건 누구의 탓도 아니야 그냥 내가 그 시절 나에 대한 사소한 것들을 이겨내지 못한 거라고 생각해 물론 반 친구들 중 날 싫어하는 애들도 몇 있었지만 대부분 그냥 조용해서 딱히 친해질 필요가 없다 정도로 생각하는 게 눈에 보여서 악감정이나 그런 건 없었어 내가 착하다 보니까 함부로는 대해도 학교 내에서 노는 데 안 끼워준 것도 아니고 조 편성이 된다고 불평하지 않았고 짝이 된다 책상을 뗀다든지 내 책상이랑 붙은 자기 책상을 박박 닦는다는 행위는 없었거든 << 이런 적이 초등학교 3 학년 땐 있었어 아빠 없단 이유로 초등학교는 정말 내내 왕따 기억밖에 없는 것 같다

동생은 그 나이답게 분노 조절이 어려웠고 날 막 대하고 엄마한테 대들고 (이땐 다섯 살에서 여섯 살 사이) 소리 지르는 게 대화의 시작과 끝 말하는 사이에 욕이 섞였고 물론 이건 내 앞에서만 나중에 엄마한테 걸렸을 땐 나한테 배웠다고 하더라 나도 욕할 줄 모르던 시절이었는데 놀이터 가서 주워 듣고 왔으면서 내가 가르쳤대 참고로 내가 처음 욕을 입에 달았을 땐 엄마 없는 학교에서 중학교 친구들이랑 말하면서 일상에 섞은 게 다였어

아무튼 한 번 울면 그칠 줄 몰랐고 원하는 건 다 가져야 했으면 싫어하는 건 곧 죽어도 싫어서 입기 싫은 옷은 본인이 가위로 찢고 버렸어 지금 사는 동네로 이사 왔을 땐 내 휴대폰으로 유튜브를 보게 해 주제 않았다고 내 얼굴에 휴대폰을 던져 피멍이 들게 한 장본인이지 우리 엄만 매일 그랬어 동생이니까 봐줘 동생이니까... 정작 나 초등학교 5 학년 때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넘어져서 무릎이 아스팔트에 거의 갈리다 싶었는데 엄마 출근하는데 왜 우냐고 재수없다고 했었어

뭘 해도 동생은 나보다 큰 선물을 받았고 좋은 것들을 가졌고 혼날 때 늘 같이 혼났어도 항상 내가 더 혼났고 때론 나만 혼났고 이런 것들이 모두 뭉쳐 아직까지도 동생이 자신보다 터울 많은 나에게 함부로 대한다고 생각해 물론 어릴 때 나도 어려서 동생을 몇 번 때린 적은 있지만 가장 충격에 남았던 건 동생이 엄마가 청바지 입을 착용했던 동그란 철들이 구멍 대신 박힌 가죽 밸트를 들고 자는 나를 후려 쳤을 때였어

동생이 때리면 얼마나 아프다고 << 이게 얼마나 이기적인 말인지 아무도 모를 거야

지금 사는 동네로 이사 오면서 내가 동생 보는 텀이 조금 줄어든 건 중학교 올라갔을 때부터였어 학교 끝나는 시간이 늦어지다 보니까 동생을 유치원에서 데리고 올 사람이 없어져서 내가 학교 끝나는 시간보다 좀 더 늦게까지 동네 합기도에 다녔거든 거긴 차량 운행도 해서 시간 맞춰 데리러 나가면 그만이었어서 조금 편했던 것 같아 그때부터 지금까지 친구인 애들이 몇 명 있는데 걔네는 늘 나보고 왜 집에 일찍 가냐고 물었어 그럼 난 항상 '동생이 집에 올 시간이라서'

그리고 그 무렵 엄마의 '엎드려'가 생겼지

성적이 안 좋았어 물론 내가 하루종일 동생 보느라 공부하는 법도 몰랐고 하고 싶지도 않았고 의욕이란 게 없다 보니 승부욕이라든지 이런 게 전혀 없었거든 그 전부터 엄마한테 맞고 자랐지만 본격적으로 맞고 자란 건 중학교 2 학년 내가 학원에 다니면서 성적이 오를 때부터였어

동생은 어쩔 수 없이 내가 학원 끝나고 올 때까지 합기도에 있었어야 했는데 그렇게 되면 차량 운행이 애매해져서 엄마의 최선의 방안이 나도 합기도에 가는 거였어 우리 집이 좀 운동 DNA 같은 게 있었나 봐 처음이었어 나이를 불문하고 동생도 잘하지만 나 정말 재능 있단 소리를 들은 게 그때 그 합기도 관장님한테 처음 들은 소리였거든 학원 선생님들도 조금만 공부해도 성적 오른다고 칭찬해 주셨지만... 끊임없는 비교 속에서 살아온 나에게 처음 이기는 기분을 들게 해 주신 건 관장님이셨어

하지만 난 맞는 일이 허다했지 지각을 하기 시작했거든 네 시 다섯 시에 학교 끝나고 학원 갔다가 체육관까지 가면 처음엔 아홉 시에 끝나서 집에 와서 씻고 잤어 하지만 조금 지나니까 학교 갔다가 학원 시간표에 맞추려면 학교 근처 지역 아동 센터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어 그러다 학원에 가고 체육관에 가면 열 시는 우습고 집에 오면 열한 시가 넘어서 지각을 하기 시작했어

평균 80 후반에서 90 초반까지 올라갔지만 그 위로는 노력하지 않아서 그런 걸까 더 오르지 않았어 그래서 이걸로 맞았어 또 엄마는 지각이나 결석을 너무 싫어하시는 분이셔서 지각하기 시작했던 때에 정말 엄청 맞았던 것 같아 술을 마시면 분간을 못하시기도 했고... 그러다 보니 이유 없이 날 때리셨던 날도 있는데 전혀 기억 못하셔 내가 이것에 대한 이야기 조금만 꺼내도 내가 널 이유 없이 때린 적은 없어 이러기도 했고

자기 주장이 강해 엄마랑 동생은 근데 난 아냐 갑자기 더 이야기하기 싫어진다 꺼내려고 하니까 괴로워지는 건 어떤 기억이든 다 그런 것 같아 내가 갑자기 이 이야기를 꺼낸 건 오늘 아침 너무 사소한 것 때문이었어 우리 집은 동생이 초등학도 3 학년이 되면서 빨래를 각자 빨아서 널거든 물론 빨래는 세탁기가 해 주고 널는 걸 우리가 하는 거지만 아무튼

방 문고리에 항상 내가 티셔츠를 옷걸이에 걸어서 널어 지금은 걷은 상태고 오늘은 내가 빨래를 돌리는 날인데 어제까지 빨래를 돌렸어야 했던 동생이 문고리에 빨래를 널고 있는 거야 어제 잠들어서 오늘 널어놓을 수 있지 나도 그런 적 있고 욕할 이유도 없으니까 그냥 단 한 마디였어 "이따 내가 문고리에 빨래 널려고 했는데" "왜 언니만 여기에 빨래를 널어야 되는데?"

이유 없어 내가 널어야 되고 널어야만 하고 그런 이유도 없어 동생이랑 어릴 때부터 같은 방을 쓰다 보니까 딱히 둘 다 의식하지 않았지만 오늘로써 내가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구나 뒤로 미친듯한 회의감이 밀려왔어 내가 했던 배려들이 걔한테 이렇게 당연했구나 그래서 문고리 하나조차 얘는 배려할 줄 모르는구나

방에 불이 켜져 있었어 동생이 등교한다고 난 휴학생이라 일찍 일어날 이유도 없었고 모순적이고 꽤 웃긴데 어제 여덟 시도 안 됐을 때 동생이 낮잠을 자는데 내가 집에 들어와서 걔가 자는 줄 모르고 불을 켰단 이유로 "아 씨* 불 꺼" 소리를... 한참 어린 동생한테 들었단 게 생각이 나면서

나는 걔량 같이 방 썼을 때 걔 깰까 봐 거실에서 드라이기 틀다가도 걔가 욕하거나 시끄럽다고 하면 금세 끄고 물기 가득한 머리로 학교 가던 사람이었어 착하다 못해 멍청했던 거지 방에서 불? 그 캄캄한 겨울에도 단 한 번을 킨 적이 없어 휴대폰 후레쉬로 그것마저 비쳐서 애가 깰까 조마조마했는데 걔는 내가 자든 말든 불을 켜고 끄는 게 아무 상관이 없는 거야 어쩌다 동생처럼 낮잠을 자게 되면 동생은 아랑곳 앖고 방에 불을 아주 환하게 켜 내가 '야 불 좀 꺼' 이러면서 ㅋㅋ 내가 왜? 왜 꺼야 하는데? 언니 방이야? 언니 혼자 방 써? 등의 수많은 비난과 욕이 들리는데

내 모든 배려들이 무너지는 시기가 온 것 같아

손버릇이 안 좋은 내 동생이 내 돈을 훔치고 물건을 훔쳐도 그냥 넘어갔고 참았던 내가 동생의 도둑질 때문에 처음 동생을 뺨을 때린 건 작년이었어 연인한테 선물 받은 지갑을 걔가 훔쳤어 엄마도 그렇고 누구든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아닐 수도 있잖아 이럴 수는 있는데 내가 봤어 걔 가방에 있는 내 지갑을

엄마한테 쟤가 훔쳤다고 내가 봤다고 쟤 가방 안에 내 지갑이 있다고 울면서 말했는데 엄마는 끝까지 모른 척하고 싶었나 봐 네가 잘못 본 거면? 네가 동생이 가지고 가는 장면을 봤어?

맞고 살았을 때 중학교에서 기본적으로 하는 심리 검사가 있는데 내가 우울 수치랑 자살 수치가 너무 높았대 물론 중학생인 내 동생도 그걸 했을 땐 그렇게 나왔대 그래 같은 엄마 밑에서 같이 자랐는데 그럴 수도 있어 오히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땐 내가 무심했나 못해 줬나 이런 생각도 들었어

코로나 처음 터졌을 때 나 고등학생이었어 처음 온라인 수업을 시작했고 동생은 온라인 없이 무기한 연장 쉬는 날이 지속이 됐지 당시엔 컴퓨터가 거실에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거실에서 온클을 들었는데 매번 동생은 일찍 일어나서 텔레비전 보면서 내 수업을 방해했어 엄마가 하지 말라고 몇 번을 이야기했는데...

엄마 말도 안 듣는데 내 말을 들을 리가 없지

내 잘못도 있다고 봐 어느 정도 동생한테 엄한 부분이 있어야 했어 나이도 훨씬 많은데 당하고 산 내 잘못이야

동생이 자해하는 걸 알았을 때 온 세상에 무너지는 것 같았어 내가 자해를 안 했냐고? 그럴 리가 ㅋㅋ

해탈 해탈 해탈 해탈 해탈 아무것도 소용이 없어진 기분이야 지금도 내 친구들은 항상 그래 넌 언제 행복해지냐고 애써 행복해 난 지금도 좋아 이러지만 하나도 안 좋아 뭐 좋은 게 있어야지 낙이란 게 없는 인생에 지금의 연인이 첫 빛이었는데... 동성 연인이라 타인의 시선이 아직도 무거워

뭘 해도 난 행복할 수 없는 걸까

그냥 하소연이었어 여기까지만 이야기할게 아무도 안 볼진 모르겠지만 다들 보고 있다면 한 번이라고 스치듯 봐 준다면 정말 고마워

고생 많았어 레주... 정말로 너무 고생했어

얼마나 힘들었을지 진짜 짐작도 안 간다.. 레주 지금까지 버틴 게 대단하네ㅜ

>>38 >>39 그렇게 말해 줘서 고마워 최근엔 친구들한테 통수 맞고 빚이 생겨서 일하느라 정신이 없네 가끔 궁금한데 내 삶에 빛이란 게 있긴 할까 싶어 미신이라도 믿고 싶어서 타로를 봤는데 앞으로 잘 될 거라면서 결국엔 또 이런 일이 일어났어 난 이제 꿈도 희망도 없어 빚만 다 청산한다면 아무도 만나지 않고 시간을 그냥 보내고 싶어 그게 나에게 가장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 죽는 건 무섭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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