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겨울장미 2023/03/09 18:14:25 ID : 1a3xxveMo6k
미래계획 없이 대충 사는 사람

2 이름없음 2023/03/09 18:15:59 ID : mLbCqpbAY7g
너무 힘들다. 너무 너어어어어어어무 힘들다. 쉬는데 쉬는 것 같지가 않다.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시도때도 없이 생각들이 튀어나온다. 잠깐 눈 좀 붙이면 괜찮아질까? 수면제 먹고 잠이라도 자야하나? 모르겠다. 개강한지 며칠이나 됐다고 이렇게 풀어지는지 모르겠다. 이제 일주일 됐다, 일주일. 해야할 일이 많은데 이렇게 풀어지면 나는 어떡하라고?

3 이름없음 2023/03/09 18:17:38 ID : mLbCqpbAY7g
근데 진짜 너무 힘들다. 인생이 너무 길어서 나를 슬프게 한다. 어제는 국가장학금을 못 받게 됐다. 학점이 너무 낮단다. 2.1이니까 날아갈만도 하다. 정신병이 나를 망쳤다. 오늘 들은 강의에서 사람은 심상과 상징, 그리고 내적 세계가 무너지면 정신병이 온다고 했는데 나는 세개 다 무너진건가? 그렇다면 언제부터?

4 이름없음 2023/03/09 18:19:24 ID : mLbCqpbAY7g
한 여섯살 때였나? 차를 탔는데 갑자기 바지 고무줄이 내 허리를 꽉 조여서 흉곽을 찌그러트릴 것 같았다. 그때부터 숨을 쉴 수 없는거다. 첫 공황발작이었다. 그 이후로는 잠잠했는데 중학생 때였나 고등학생 때였나 다시 시작됐다. 그 이후로는 일상생활이 아예 안될 수준이라서 병원을 다녔고. 나도 참 대책없다. 병원 다녀도 내가 왜 병원을 다녀야 하는지 이해하질 못했다. 그냥 남들보다 훨씬 인생이 개같아서 다녔지.

5 이름없음 2023/03/09 18:20:57 ID : mLbCqpbAY7g
병원만 다니면 내 인생이 펼 줄 알았다. 근데 아니더라. 내가 정확히 어디가 아프고 불편한지 말해보라고 하는데 말할 수 없었다. 그야 남들도 다 이렇게 사는 줄 알았으니깐! 나는 환각을 보고 환청을 들었다. 극심한 자살충동과 우울감을 갖고 있었고 가끔 조증도 보였다. adhd를 진단받았고 불안장애도 있었다. 점점 궁금해졌다. 내가 어디까지 망가져있는지 궁금했다. 또 한가지 궁금한 게 더 있다. 아파트 16층에서 뛰어내리면 죽나?

6 이름없음 2023/03/09 18:23:37 ID : mLbCqpbAY7g
나는 엄마가 싫다. 나보고 아빠 닮았다면서 그 더러운 핏줄은 못 속인다며 소리치는 걸 볼때마다 구역질이 난다. 키운 건 당신이니까 당신 닮은 건 당연한건데 왜 나보고 그지랄을 떠는건지 모르겠다. 당신이 애 학대하던 건 잊었나? 아빠도 싫다. 돈 없이 구질구질 노란장판 감성에 딱 알맞게 살면서 빚쟁이들한테 시달렸다가 겨우 할아버지 도움으로 돈 갚은 주제에 레주야 우리 사업 하나만 하자 너 신용 깨끗하니까 네 명의로 돈 빌려서 같이 사업해서 돈 벌면 되겠다 이지랄하는 친부가 너무 싫다. 그냥 부모가 싫고 동생도 싫고 가족이 싫다. 나는 우리집이 너무 싫다. 고통스럽다. 엄마는 우리를 사랑하지만 동시에 상처를 준다. 나는 아빠가 싫다. 아빠는 우리르 사랑하지만 동시에 상처도 준다. 나는 그냥 다 싫다.

7 이름없음 2023/03/09 18:24:43 ID : mLbCqpbAY7g
마음속으로 수천번 상상했다. 가족들 다 죽이고 자유의 몸이 되어서 형 선고받고 대충 감옥에서 썩었다가 사회에 나오는 상상. 근데 그러면 내가 갈 곳이 업잖아. 그래서 여기 있는거야. 어쩔 수 없어. 합의를 마치고 다시 이 지옥같은 집에 서서 숨쉰다. 죽을 것 같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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