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웃4촌 2023/04/21 02:08:49 ID : rBvu4MlA2Mq 0
일한지는 한달 거의 다 되어가고, 일주일에 목, 금 이른저녁부터 12시 마감까지 일하는 중입니다. 일을 하며 조금씩 기록하고 싶기도 했고, 일하면서 재밌거나, 속상한 것이나, 화나는 것 등등 모두 제 개인적인 일기장에 적어도 되는 것이었으나, 작은 편의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봐주는 독자가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오랜만에 스레딕에 찾아왔습니다. 스레딕을 가끔 구경만 했고 게다가 너무 오랜만에 와서, 글을 써보는 건 너무너무 오랜만입니다. 글 써본것도 손에 꼽아서… 실수하게 되면 부드럽게 지적 부탁드립니다. 그럼 이마트 24 일개 알바생의 얼레벌레 일기쓰기 냅다 시작~
2 2웃4촌 2023/04/21 02:23:42 ID : rBvu4MlA2Mq 0
우선 오늘 일부터 써야겠다. 오늘 진상이 좀 쎈 분이 오셨다. 술먹고 깽판치며 소리지르는 취객이 주 진상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생각하지만, 일을 하면서 취한 사람을 한번도 못봤다. 지금까지 내가 봐왔던 진상들은 다 정신이 말짱한(?) 손님들이다. 우리 편의점은 아파트 단지 정문 바로 옆 건물이기에, 아파트 주민들이 주 고객이시기 때문이다. 진상이 아닐 수도 있지만, 내 주관적인 기준으로 봤을 땐 오늘의 진상은 나이 지긋하신 할머니셨다….
3 2웃4촌 2023/04/21 02:29:12 ID : rBvu4MlA2Mq 0
오늘 일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명할까. 우선 설명에 필요한 편의점 구조를 간단하게 설명해야겠다. 구조상 뒷문과 앞문이 있다. 뒷문은 화단이 있고 나무판자 계단이 있다. 이곳으로 오신은 손님들은 99.9% 아파트 주민이다. 앞문은 모두가 생각하는 평범한 유리문 두개가 달려있는 아주 평범 그자체인 입구다. 여튼 할머니가 바로 이 뒷문으로 오셔서 계단을 내려오지 못하신 것이다. 그런데 오신줄 어떻게 알았냐고? 물건 구입하시고 가셨던 한 아저씨께서 달려오셔서 내게 알려주셨다. cctv로도 보이지 않는 곳이다…. 지금 차분히 생각해보니 어이가 조금 없는게, 앞문은 높고 가파른 턱이 없다. 앞문으로 오시면 되지 않나 생각도 든다. 귀찮으셨나보다. 여튼 달려가보니 할머니께서 내게 만원을 주시며 사이다 1.5L, 500ml, 콜라 500ml를 주문(?)하셨다. 근데 그때 매장 안에 다른 손님도 계셨고 조금 바쁜 때였다. 그렇지만 재빠르게 뛰어갔다오면 되겠지 생각했다.
4 2웃4촌 2023/04/21 02:35:27 ID : rBvu4MlA2Mq 0
웬걸. 음료수들을 다 들자니 생각보다 무거웠다. 그래도 계산을 얼른 하고, 가져다 드렸다. 할머니께서 유모차같은 것(이게 뭔지 대충 알겠지요? 다리가 약하신 분들이 자주 끌고 다니시는 것을 말합니다 다들 정확히 떠올릴 것이라고 믿음)에 담거나 싣고 가실 것이라 생각하고 그냥 들고 갔다. 그리고 봉투는 돈이 드니깐… 그렇게 생각하고 갔는데… 봉투 안갖고 오냐고, 내가 그렇게 들고 가야겠냐고… 결국 그것들을 들고 계산대에서 봉투에 담아 갖고 거스름돈까지 세서 갖다드렸다. 그와중에 다른 손님은 이미 물건 다 고르고 기다려주고 계신… 마지막엔 돈 잘 갖고왔는지 보시고, 봉투 들고 그냥 가시는데 뭔가 찜찜했다.
5 2웃4촌 2023/04/21 02:37:26 ID : rBvu4MlA2Mq 0
그냥 내 개인적은 불편이니 객관적인 진상은 아니지만… 기분이 너무 나쁘다. 그 외에도 약간의 진상미(???)가 있는 분들이 유독 많았던 하루라 힘들다. 추가로 할머니께 돈 잘못드린 거 같다…… 돈 세봤는데 500원 빈다…**
6 2웃4촌 2023/04/21 02:42:49 ID : rBvu4MlA2Mq 0
이 편의점은 알바생에게 특별한 특혜는 딱히 없다. 그냥 폐기 음식 몇개 가져가는 것 정도. 그렇지만 난 여기가 마음에 든다. 손님도 없고, 택배나 로또 따로 팔아서 골치 아프지 않다. 규모가 동네 구멍가게보단 좀 크지만 손님이 생각보다 많이 없다. 덤으로 단골들 얼굴을 잘 외울 수 있는 것도 좋다. 재밌게도 가끔 찬양을 틀어준다. 마지막으로 집앞이라 5분도 안되서 도착할 수 있다. 친구들은 무슨 알바한테 주는 특혜가 이렇게 없어? 라곤 하지만 나는 감지덕지 일할 수 있어서 기쁘다.
7 2웃4촌 2023/04/21 02:43:00 ID : rBvu4MlA2Mq 0
아. 컴퓨터 안끄고 왔다. 아미친
8 2웃4촌 2023/04/21 02:43:13 ID : rBvu4MlA2Mq 0
내일 점장님께 또 혼나겠군
9 2웃4촌 2023/04/21 02:45:39 ID : rBvu4MlA2Mq 0
머리속이 방금 얼어버린 것 같다. 아오 이 멍청이야 찬양이 지금 밤중에 계속 틀어지겠구나 아아아아아…. 무섭다 어떻게 하면 그걸 안끄고 오는지
10 2웃4촌 2023/04/21 02:48:10 ID : rBvu4MlA2Mq 0
내일 점장님께 빌어야겠다. 겨우 일이 손에 익었다고 생각했는데 크나큰 오산이었군…. 품에서 잠자는 강아지 안고 시험공부나 하러 가야겠다. 일이 너무 많다. 힘들구만. 이대로는 공부가 안될 것 같으니 어딘가에서 봤었던 남들의 회사생활 중 크게 실수했던 일이 적힌 인터넷 글을 보면서 나를 위로한 후에… 공부해야겠다.
11 2웃4촌 2023/04/21 04:57:40 ID : rBvu4MlA2Mq 0
앗. 아이디 바뀌었다. 왜지. …공부가 머리에 안들어오고 비참해하고, 후회하고, 머리 붙잡고 상심하다가… 친구와 전화를 하고… 한참의 고민 끝에 아침에 혼이 나는게 아니라 빠른 수습을 하고 나중에 상황 설명을 하는게 빠르다고 판단했다. 새벽에 수상하게 들어가 재빨리 컴퓨터를 끄고 나왔다. 십년감수. 찬양이 섬뜩하게 계속 틀어져 있었는데 이걸 아침에 점장님께서 발견하셨다면… 점장님 기절하셨을 수도. 죄송합니다 점장님. 이 어리버리 알바생을 용서하십시오. 저희집 강아지보다는 아니지만, 제가 귀여우니 한번 봐주십시오. 수습 끝! 이왕 나온거 새벽 산책+친구랑 전화까지 마무리 했더니 마음이 편하다. 얼른 자러 가고 이따가 금요일 일기 쓰러 또 와야지…
12 2웃4촌 2023/04/22 11:45:18 ID : rBvu4MlA2Mq 0
금요일 알바를 끝내고…알바 일기를 토요일에 쓰기. 어제는 금요일치고 손님이 많이 없었다. 돈 빵꾸도 안냄. 모든게 완벽했다. 굿! 원래 금요일엔 술 사러 많이 오는데, 어젠 사람들이 조금 적게 왔다. 퇴근시간이 슬슬 다가오면, 마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음쓰통 비우기, 커피머신 청소 등을 해야한다. 조금 싫은 때는 저 일들을 할때면 꼭 손님이 많이 오신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일수도 있지만. 여튼 일을 잘 끝낸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그런데 역시 7시간은 힘든가보다. 일어났는데 목이 따끔거린다. 머리도 조금 띵. 이거… 감기기운인거 같다…… 으. 개시름. 짱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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