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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준비를 내가 다 떠맡는 느낌이야. 난 고3이고, 이번주 목요일에 졸업사진 찍어. 5명이서 컨셉잡아 찍는 거야. 2명끼리 친하고, 또 2명끼리 친하고, 나만 친한사람 없는 조합 이였어. 의견 낼 때, 컨셉 7개 중에 6개는 내가 냈어. 투표해서 쥬라기파크(나 말고 다른애가 의견 낸거)하기로 함. 나 혼자 의견 6개 낸 거 까지는 괜찮아. 저번주 주말 부터였어. 졸업사진 찍는 날이 거의 코 앞이니깐 뭔가를 해야하지. 가장 큰 문제는 컨셉에 맞는 옷을 구하는 거였어. 옷 어디서 구할지, 얼마나 돈을 쓸지 정해야 하는데. 정보 찾아보는 사람이 나하고 어떤 애 한명 밖에 없어. 나머지는 어쩌지 어쩌지만 하거나, 아 그건 별론데만 염불외우거나... 어떻게든 찾았는데 공룡옷하고 탐험가옷 그런게 겁나 비싼거야. 대여로 찾아보는데(하 이것도 나 포함 두명만 찾아봤어), 사진 찍는 날짜에 빌릴 수 있는 곳이 없어. 그래서 어떻게 할까 물어보는데, 읽씹or 안읽씹or어쩌지 어쩌지 만 하는거야. 여기서 부터 내 시간 왕창 뺏겼어. 어디서 구할지 찾는데에 시간 쓰느라 시험, 수행평가 준비 거의 다 못 했어. 소품은 구했는데, 옷은 결국 애들이 원하는 가격대로 못 찾아서, 중고로 싸게 비슷하게라도 찾아야 했어. 그것도 내가 해야했어. 아무도 안 하니깐. 화요일 쉬는날 이였잖아. 1시간 넘게 버스타고 동묘가서, 6시간 넘게 컨셉에 맞는 옷 찾겠다고 옷 무덤 뒤졌어. 이때 토스 확인해 보니깐 만 오천 보 넘게 걸었더라. 옷 사러 가서도 이렇게할까 저렇게 할까 물어보는데, 다들 의견을 안 내. 어쨌는 나를 갈아넣어서 1인당 8천원 이라는 가격으로 옷을 구했어. 5인분 옷 이니깐 겁나 무겁더라. 그거 들고 1시간 동안 버스 서서 타고...9시 넘어서 집에 도착했어. 그거 중고라고 또 빨래까지 하고. 오늘 또 학교까지 들고 가야하네...ㅈ됐다. 우리학교 산 꼭대기에 있는데...나 심지어 집도 멀어...그리고 내일 택배(소품) 도착하면 또 들고가야하고...
내가 스트레스 받는 포인트는 이거야.
1. 나 포함 두명 빼고 거의 의욕이 없다는 거
2.내가 저거때문에 혼자 많은 시간을 쓴 거(해야 할 것도 못함)
3. 저렇게 개고생 했는데 고맙다고 하는 사람이 딱 1명 이라는 것
4.앞으로도 개고생 해야한다는 것
너무 피곤하고 짜증나는데 수고비라도 받는게 맞겠지????
누가 칼들고 협박했냐?고 하면 딱히 할말은 없다. 근데 일단 졸업사진은 찍어야 하잖아...
에휴 고생했다
꼰대말 한번만하자면 애초에 졸업사진에 이렇게 컨셉이다뭐다 정성쏟는 문화자체가 이상한거같아... 추억남기기일수도 있지만 학생신분에 돈들고, 레주처럼 스트레스 받는 사람도 나오고
옛날엔 적당히 단체로 이상한 포즈를 한다든지 색 정도만 맞추거나 청바지처럼 누구나 한벌쯤 있는옷으로 맞춰입기로하거나 했는데 그놈의 ㅇㅈㅂ고나 sns때문에 과열돼서 한번입고버릴 단체복 사고 고생하고
내가선생이었으면 단체사진 컨셉질 싹다금지시켰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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