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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름없음
2023/12/08 14:42:33
ID : SK3TTU2LcK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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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 처음으로 이런데에 글 써보네. 그러니까 익명게시판 말야.
쓸데없는 말이긴 한데, 내 14년지기 친구 얘기를 해보려고 잠깐 썼지.
대놓고 어디에 이름걸고 올리기는 좀 신경쓰이잖아.
내 친구는 12살때(초5) 미술학원에서 처음 만났거든, 그런데 선생님이 말하기를
얘는 초등학교를 그만뒀대, 홈스쿨링중이라고 하더라고,
그런데 학교를 안다닌다고 하면 편견이 좀 있어서 그랬는지 좀 무섭잖아.
그애가 한성깔 하는 애인줄 알고 엄청 쫄아있었거든? 그런데 얘를 처음보고 엄청 놀랐어.
되게 둥글둥글하게 생겼어, 딱히 뚱뚱해서 둥글다기 보다는 그냥 서글서글하고 딱 봤을때
얘 되게 편안해보이더라고, 곰돌이 인형같이. 성실하기도 해서 금방 친해졌단말야?
근데 내가 엄청 장난치는거 좋아하거든, 그래서 내가 나중에 친해지고 곰돌이한테 되게 많이 장난쳤어,
걔도 계속 웃으면서 받아주고, 그렇게 6년동안 같은 미술학원 다니면서 놀았는데 뭔가 이상한거야,
나는 얘가 화내는걸 한번도 본적이 없거든? 그런데 그때 분명 엄청 싸우고 초등학교 그만뒀다고 했잖아.
그런데 얘가 엄청 가끔 삐질때가 있어도 그냥 미안하다고 하거나 맛있는거 (초콜릿이나 사탕) 주면 풀렸거든.
궁금해졌기도 해서 그냥 물어보기로 했어.
너 근데 왜 홈스쿨링 했었어? (곰돌이는 초등학교 검정고시를 치고 다시 중학교에 들어왔다.)
아, 나 초등학교때 쫌 싸웠거든.
나는 너 지금까지 화내는거 못봤는데.
그리고 곰돌이가 말하기를, 자기가 초등학교때 괴롭힘이 있었대. 얘가 되게 둔하고 수더분하고 안좋은 일이 있으면
그냥 넘기잖아? 그런데 반에 가끔 있잖아 좀 예민하고 까칠하고 공주같은 애, 그런데 그 애가 좋아하는 남자애한테 선물을 줬대.
그런데 그 남자애는 곰돌이한테 그걸 준거야. 그 남자애는 곰돌이랑 친했거든, 그런데 곰돌이가 워낙 둔하니까
걔가 자기한테 넘긴걸 몰랐던거야.그걸 나중에 알게되었을때는 이미 걔가 곰돌이를 괴롭히기 시작한거지.
그러다보니까 다른 애들이 얘를 괴롭힘 상대로 찝은거야. 괴롭혀도 아무 말 안하고 넘어가고
늘 조용하게 책읽고 그림그리는 애니까 좀 괴롭혀도 된다고 생각한거지, 근데 문제는 그게 좀 심했어.
그때 비오는날 우산을 5번 숨기고, 신발도 버리고, 지갑도 세번 없어졌는데 다 한번도 돌아오질 않았대.
얘가 대충 말해서 이정도지 억양을 봐선 이 외에도 엄청 여러가지로 괴롭혔던것 같아.
학년이 바뀌어도 묘하게 계속 같은 반이 되어서 괴롭힘은 계속됬대. 그렇게 한 2년정도 지나니까 곰돌이도 화나잖아?
그래서 선생님한테 말했더니 그냥 다 있는데에서 우리반에 괴롭힘이 있으니까 사이좋게 지내라고 했대.
그럼 걔네가 어쩌겠어? 곰돌이를 더 들들 볶을거아냐. 바로 곰돌이한테 가서 또 괴롭히려고 하는거지,
그런데 모두 알다시피 곰은 사람을 찢어.
곰돌이 말로는 그 이후에 기억이 안난다더라고, 머리가 터질것같이 화가 치밀더니 눈앞이 새까매졌고, 정신을 차리니까
반에 있는 책상이랑 의자 몇개가 바닥에 널부러져있고, 괴롭히던 애들 몇명이 울고있었다더라고. 그리고 바로 교무실로 불려갔는데
나중에 다른 애들이 곰돌이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는걸 말해줬대. 2년동안 그랬고 곰돌이도 많이 참았었다고.
그리고 곰돌이는 그날 바로 집으로 돌아갔고, 곰돌이네 엄마가 전화해서 초등학교를 안다니고 검정고시를 치기로 했던거야.
곰돌이는 화가나면 핀트가 나가는거지, 그리고 거꾸로 말하면 얘는 한번 화나게 하려면 2년이 걸리는거고.
참고로 이 얘기를 들은건 고등학생때고, 우리는 이제 둘다 대학교 졸업해서 각자 회사 다니면서 일하거든, 그러니까 나는 얘랑 이제
14년이나 같은동네에서 알고지내는 중인데 아직까지도 얘가 화내는걸 본적이 없어. 도대체 개네는 뭔짓을 했길래 곰돌이를 그렇게 화나게 만들었는지
어쨌건 긴 이야기 끝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 이 글을 올린 이유는 그냥 단순하게 얘가 내 친구중에 가장 특이한 애라서 그래. 가장 좋아하기도 하고.
참고로 곰돌이랑은 지금도 서로 걸어서 10분거리에 살아서 자주 만나는 중이야. 그리고 곰돌이한테
너 왜 화 안내? 라고 물어보니까 화날일이 없어서 그래. 라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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