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혹시나 해서 검색했더니 스레딕 앱이 있어서 깜짝 놀랐어. J와 햇수로...12년-13년 함께하고 있는 스레주의 비정기적 일기입니다. 되는대로 끄적끄적 할지도 모르는. 지금 J는 옆에서 쿨쿨 자는데, 악몽인지 가위에 눌리는지 종종 신음해. 걱정되서 지켜볼 겸 혼자 깨있는 중이야. 비가 그치니까 찬바람이 솔솔부네.
  • 10대, 20대, 이제 30대. 우리 둘 다 참 다사다난했고 나름 잘 지내왔어. 그 당시엔 세상이 무너질 듯한 괴로움과 슬픔, 외로움, 절망 등등은 시간이 슥싹 닦아놓은 듯 무뎌져있어. 누가 지금 J와의 관계가 불안하냐고 묻는다면..... 그냥 슬쩍 웃고, 지금 내 옆에서 자는 J와 그 옆에서 뒹굴대는 나를 보라고 할거야. J는 잠꼬대 실컷하면서 푹 자고 나는 울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우리 인생 중 지금이 가장 안정되고 아늑해. 앞으로 더 좋아지겠지
  • 최근 나 혼자 J에게 담고있는 생각이 있어. J의 '사랑해'와 나의 '사랑해'는 그 농도가 제법 다를거라고 생각해. 함께한 시간동안 우리의 사랑해는 같은 종류가 되었지만 그 정도는 많은 차이가 있을거야. 나는 J를 중학생때 부터 좋아했는걸. J가 나를 의식하지 못했을 때부터 J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안달복달했었지. 그 순간부터 현재까지 내 사랑은 꾸준히 성장해왔어. 10년전 J는 내 사랑해를 웃거나, 그렇구나 하며 받아주었고 8년전 쯤되서 내 사랑해를 '나도'라고 받아주었고 5년전 쯤되서는 내 사랑해를 문자로 나도 사랑해로 전송해주었고 3년전 쯤되어서야 전화기 너머에서 '사랑해'를 말하는 내게 '나도 사랑해'라고 대답해 주었고 최근 2년여 정도되서야 J가 먼저 너무너무 사랑해라고 말해주었어. 최근 J가 먼저 나를 끌어안거나 먼저 사랑한다~ 해줄 때는 어쩐지, 과거의 내가 J에게 겨우겨우 먼저 애정을 표현하던 때가 생각나서 푸스스 웃음이 나. 얼른얼른 좇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마 현재의 J의 사랑해는 5-6년전 쯤의 내 마음의 농도와 비슷하지 않을까? 얼른얼른 와라 이런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아.
  • 스레딕에 돌아왔어!! 기다리고있었어. 항상 스레주와 J에대한 얘기 읽으면서 공감도 많이했거든. 더 자주 소식 남겨줘~
  • 아침부터 차고 개운한 바람이 불어서 일어났더니 방 안에 가득 햇볕이었어. 하늘은 새파랗고 산은 온통 초록이고. 기분 좋게 일어났어. 예감 좋은 휴일의 시작이야. J랑 카페에 앉아있어. 마카롱을 사러왔다가 근처 카페에 앉았어. J는 요 근래에 마카롱을 즐겨. 집 근처에 마카롱가게가 제법 있다는 걸 알고나서는 종종 마카롱을 사러가. 덕분에 나도 맛있는 디저트를 즐기고있어. 오늘은 도보로 20분 정도 걸어서 마카롱을 사러왔어. 시원했지만 햇빛이 따끔거려서 카페에 앉아있어. 처음 와 본 카페인데 맘에 들어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어. 건너편의 J는 트위터 중일거야.
  • 매일매일 너무 좋아서 신기해. 1년 365일 중 350일 이상을 함께하는데 왜 매일매일 더더 좋아질까? 더 좋아질 수 없을 정도로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다음날이면 어제보다 더 사랑스러우니 희안하지.
  • >>4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이야기지만 조잘거려볼게. 고마워
  • 난 오래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런 글 너무 좋아. 스레주 항상 행복했음 좋겠고 이야기 많이 들려줘
  • 무기력.. 아무것도 하기싫고 흥미도 없고 졸려. J가 내 옆에 있냐없느냐에 따라 내 생활은 크게 달라져. J가 옆에 있으면 부지런하고 깨끗하고 활동적이면서 의욕이 넘치는데 J가 없으면 나태하고 먹고 마시지도 않고 침대에서 잘 일어나지 않고 예민해져. 계속 졸거나 잠만 자. 지금이 그래. 아직 오후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도 늘어져있기만 해. 3시간 전까지만 해도 J와 함께하면서 들떠있었는데 지금은 리모컨 채널을 돌리는 것 조차 귀찮아서 흥미없는 가십채널을 보고있지.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자수를 놓거나 스트레칭이나 운동 혹은 게임을 할 수도 있는데 그냥 멍- 해. J가 없으면 피곤해.
  • 피곤하다고 J에게 카톡을 했더니 J가 걱정해. 어디 몸이 안좋은건 아닌지, 비타민제랑 영양제 챙겨먹었는지 귀여워 사랑스러워 끌어안고 콱 깨물거나 머리부터 발 끝까지 조물조물 주물러서 안마해주고 싶어. 30살이 되면 좀 더 성숙해진 모습일 줄 알았는데, 20대 혹은 10대와 별다른게 없어. 조금도 농밀해지고 솔직하고 과감해지긴 했어도 어린애처럼 와다닥거리는건 똑같아. 좋아서 어쩔줄 모르겠어. 아마 5년, 10년, 20년, 30년 그 이상의 시간이 지나도 똑같을거야.
  • >>8 안녕 행복을 빌어줘서 고마워. 레스주에게도 동백, 작약, 장미같은 행복이 가득하길.
  • 사랑하더라도 개인의 영역을 지켜야 해. J는 영화관에서 영화보는걸 좋아해. 나는 영화관에 앉아있는걸 답답하게 느껴. 나는 면요리를 좋아해. 그 중에서도 잔치국수나 비빔면같은 소면 종류를 좋아해. J는 국수를 잘 먹지 않지. 우리는 365일 중 350일 정도를 붙어다니는데 유일하게 각자 놀때는 J가 영화볼 때랑 내가 국수 먹을 때. 작년 초까지만 해도 우리는 각자 좋아하지 않는 것을 억지로 같이 하느라 조금씩 감정이 상하고 미안해지곤 했어. 그러다가 그냥 따로 하기로 했어. J는 혼자 조조 영화를 보러가고 나는 느즈막히 일어나서 소면을 삶아서 국수를 만들어 먹지. 딱 좋아.
  • 비가 또 요란하게 내리네. 건너편 건물의 빗물받이에 부딪히는 빗소리로 비의 정도를 알 수 있어. 지금은 소강상태네. 보고싶네.
  • 나는 채식주의자고 애인은 고기 엄청 좋아해서 따로있는 시간은 애인이 삼겹살먹으러 갈때...ㅎㅎ 가끔 된장찌개먹으러 따라가긴해도 이걸 빌미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것도 좋은거같아. 가끔 애인이 채식 같이 먹기도하지만 매일 그렇게 먹으면 본인도 힘들테니까..
  • 스레주 부럽다 나도 언젠가는 짝사랑 레스 말고 연애하는 스레 올리고 싶어ㅎ 나도 중학생때부터 좋아해서 이제 7년? 8년쯤 되는 것 같아
  • >>14 응! 사랑하기에 양보하고 함께 하는 거지만 그게 너무 쌓이면 앙금이 될 수도 있으니까.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스스로에게 자유를 주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 >>15 7, 8년! 대단하다. 언젠가 레스주의 연애 레스가 올라와 갱신되길 함께 기도할께!
  • 지금은 귀가 중이야. ITX를 타고 고속으로 질주 중. 오늘은 오랜만에 J와 춘천 나들이를 했어. J가 춘천의 모대학을 졸업했고, 나도 J와 함께 하기 위해 춘천 소재의 다른 대학에 진학해서 뻔질나게 J네 학교를 드나들어서 강원도 춘천은 제 2의 고향같은 느낌이야. 우린 08학번이니까...지금 1학년들은 18학번들이구나.. 하여튼 캠퍼스는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더라 참 크고 넓고.. 그리고 잠시 중앙도서관에 들렀는데, 학생들이 맹렬하게 공부 중이라 우린 움츠러들었어. 10년전에도 다들 열공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때보다 훨씬 더 차갑고 파란 불꽃이 타오르는 듯한 분위기였어. 진짜 열심히 공부하는구나..우리때는 저 정도는 아니었는데.. 그만큼 더 사회의 한자리를 차지하기가 어렵고 각박하다는 거겠지....하는 이야기를 항면서 캠퍼스를 나왔지. 소양강에 가서 스카이워크를 걸었고, 의례로 닭갈비를 먹고, 3시간 반동안 목이 쉬어라 노래부르고, 예쁜 카페에서 빙수를 해치우고, 서점에서 책도 샀어. 참 그대로구나 싶었어. 지금 J는 옆에서 숙면 중이야. 곧 내려야 하는데ㅎ 깨워야겠다^^
  • 나는 약간의 결벽이 있어. 깨끗하고 정리되고 규칙적인 것이 좋아. 내 집은 언제나 말끔하게 정리되고 흐트러짐이 없어. 빨래바구니가 채워지기 무섭게 세탁기가 돌아가. 집의 모든 가구는 바닥에서 한 뼘 이상 떨어져 있도록 다리가 있어. 그 아래를 청소하기 쉬워야 하니까. J는 내 그런 모습을 종종 걱정해. 일과가 빡빡하고 고됬던 날에도 꼭 온 방안을 청소하고 치우고 빨래한 뒤 쉬니까. 몸살날 것 같다고 걱정하거든. 근데 내가 그렇게 청소하고 치우고 정리하고 좋은 향의 캔들을 켜놓는 건 J가 언제든 찾아왔을 때 기분 좋게 지낼 수 있길 바래서야. J는 거의 주에 1한번 이상 많을 때는 주에 서너번 내 집에 들러 시간을 보내. 그 때 J가 불편하거나 힘들면 안되니까.
  • 혹시 2014년쯤에도 글을 썼었는지 궁금하네ㅜㅠ 그때 연인을 J라 부르며 이런 글을 썼던 스레주가 있었는데 이 글보다 더 어둡고 상처받은 울부짖음같은 글이었어. 그 시절 힘든 사랑을 하던 중이라 글을 자주 들락날락 거리면서 많이 읽고 위로받고 했었는데 간만에 생각나 들어와보니 긴가민가해서...
  • >>19 나는 2016년? 2017년? 부터 읽어왔는데 맞는거같아 가끔 스레주가 굉장히 어두운글을 남기는걸 읽은적이있어. 나도 애인과 힘들때 읽으면서 공감도하고 또 오래사귀고있는게 부럽기도해서 기억하는데 맞을거같아!
  • 장마라서 많이 습하네. J가 힘들어하는 계절이야. >>19 응 그거 나 맞아^^ 그 시기의 나는 안정적이지 않았던 것 같아. 10대는 10대의 불안, 20대 초는 20대 초의 불안, 20대 중반은 또 그 때의 불안.. 안정되지 못하고 일희일비했던 것 같아. 위로가 됐었다니 다행이다.
  • 최근에 내가 조금 앓았어 갑자기 빈혈기가 심해져서 어지럼증으로 위액까지 죄다 게워냈었어. 토하다보니 탈수증상과 위염이 생기고. 탈수와 위염 때문에 제대로 먹지 못하니 어지럼증이 더 심해져서 또 토하고. 계속 토하니까 탈수, 위염, 식도염까지... ...죽는 줄 알았어ㅎㅎ 처음 어지럼증을 느끼고 계속 토해내던 새벽에, 119와 J 중에 어느쪽에 우선 연락할까 고민하다가 J한테 전화했어. 계속 토하느라 꼴이 말이 아니었고, 내 보호자는 J 한사람 뿐이니까. J는 놀라서 순식간에 집으로 날아왔어. 난 내 몸이 너무 힘들고 아파서 J를 보자마자 엉엉 울었지. 그랬더니 J도 엉엉 우는거야ㅎㅎ J 너무 울어서 되려 나는 냉정해지더라ㅎ 내가 J를 달래고 벌벌 기어서 병원갈 준비하고 119를 불러 근처 병원 응급실로 갔어. 많이 놀라서 울었대 응석을 부리거나 괜히 엄살 부리면서 찡찡대는 나는 많이 봤는데 그렇게 아프다고 이 악물고 우는 나는 처음봐서 내가 죽는 줄 알고 무서워서 울었대. 생각해보니 고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몇 번 앓고 아픈적은 있었지만 내가 그 새벽에 J에게 악쓰며 울면서 아프다고 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 놀랄만하지. 지금은 싹 나았어. 그리고 내일은 내 생일이야. J와 J의 부모님께서 내 생일잔치를 준비중이셔.
  • 우와 정말 오랫동안 사귀었나봐! 부러워어어어어
  • 이제 30대라니...대단해...........난 10대인데, 이런 사랑은 역시 무리일까..
  • 생일맞이 나들이 중. 버스를 타고 놀러가고 있어. J는 금새 쿨쿨 잠들었어. 어젯밤엔 우리 둘 다 새벽 두시를 훌쩍 넘겨 잠들어서 J가 조금 피곤한가봐 나는 약간 두통이 있는데 J가 알면 크게 걱정하니까 비밀이야. 놀러간다고해도 거창한 곳은 아니고 서울 나들이야. 점심 식사하고 간단히 몇군데 들르고 쇼핑하면서 느긋하게 놀다 오려고.
  • 스레주 생일축하해!
  • >>23 안녕? 사귄 햇수는 10년정도 되는것 같아 >>24 가능해!!! 사랑은 누구에게나 다양한 방법, 다양한 형태로 찾아오니까 >>26 고마워! 그러고보니 오늘이 퀴어축제 날이구나. 우연히 시청광장 앞 지나다가 아 오늘이었구나 했어. 차가 무지 막히는 중. 더운데 모두 다 열병 조심하길.
  • 우왓 스레주 반가워! 나 네 글을 오래 읽었어! 잘 지내길 항상 기도했는데 다행이다.
  • J를 기다리면서 집안일도 다 끝내고 늘어져있어. 휴일인데도 이른 아침 5시에 일어난지라 조금 졸려. 낮잠을 잘지도 모르겠어. 폭염이 시작되서 J는 힘들어 해. 피로감, 두통, 식욕부진 등등. 부지런히 먹이고 있긴한데... 얼마전에 J네 집으로 새싹삼을 보냈었어 어머님 아버님께서 기쁘게 받아주셨고 후에 생일상도 차려주셨어 감사했어. J네 가족들께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어
  • 레주 왔구나 기다렸어
  • 날이 시원해졌어. 폭염이 한창이던 7월 말-8월 초 경에 J랑 내기를 했었어. 나는 8월 31일부터 시원한 바람이 분다. J는 9월 말까지도 덥다. 내가 이겼었어. 근데 오늘 J랑 잠시 밖에 나갔다 오는데 제법 햇볕이 따갑더라고. 그래서 6:4정도로 서로 비겼다고 했지. 지금..새벽 한 시. 난 지금 배가 아파서 딩굴딩굴 잠을 못 자. J 몰래 야식을 과식해 버려서;ㅁ; 진짬뽕×2봉지+어묵4장+꿀호떡빵 1봉다리+크래미 1봉..... 제대로 과식. J가 알면 난 죽을거야.
  • 최근 뽀뽀~, 뽀뽀~ 이러면서 지내. 오늘도 J랑 함께 지내다가 J가 초저녁쯤에 돌아가고, 나 혼자 이것저것 하다 누웠어. 깜빡깜빡 잠이 오는데 옛날 생각이 나. 또 새삼 신기해. J는 스킨십이나 애정표현?이 무뚝뚝한 편이었어. 중학생 때는 친구끼리 손을 잡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고, 고등학생 때는 내가 J의 손등에 입맞추려 하는걸 어떻게든 피하고 빼내고. 성인, 대학생이 되어서도 끌어안거나 가벼운 입맞춤도 오래 지속되는걸 좋아하지 않았는데.. 요즘 우린 서로 툭하면 입을 맞춰. 손등, 뺨, 머리, 정수리, 등, 목, 배, 발, 다리...그냥 보이면 쪽! 혹은 쪽쪽쪽! 나는 10여년 전부터 J가 너무너무 좋아서, J의 손을 억지로라도 꾹잡고 입맞추곤 했는데.. J는 그런 적이 없었거든. 작년까지만해도 이정도로 자주적으로 뽀뽀해주지 않았는데. 어제는 설거지중이던 내 머리를 저가 잡아돌려서 자기 뺨에 꾹 입술을 누르더라고. 뽀뽀를 당하게했다고 해야하나. 내심 놀랐어. 어라? 얘가 또 변했네? 싶었지. 계속 닿아있고 싶어서 엉겨붙던건 나였는데..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우리는 그대로구나, 싶으면서도 확실히 10년을 넘긴 시간동안 차근차근 변했어.
  • J가 친인척 결혼식에 갔다가 우리 집에서 자고간다고 뒤에서 자는 중. 나는..게임하면서 소시의 "몰랐니"를 한 곡 반복 중 피곤했을텐데 새벽 1시반까지 같이 놀다가 지금 골아떨어졌네. 잘자네. 뽀뽀하고 올게.
  • 스레주..행복해보여
  • 안녕. 요 며칠 내내 파도처럼 밀려오는 우울감 때문에 잠을 못 잤었어. 지난 달 추석 무렵부터 오늘 한글날까지 드문드문 계속 이어지는 연휴동안 내내 늦은 새벽에 엄마나 J를 부르면서 꺽꺽 울다가 1시간 쪽잠을 잤어. 새벽 3시에 J네 현관문 앞까지 가서 센서등이 다 꺼졌는데도 가만히 J의 이름을 부르면서 훌쩍훌쩍 울며 섰다가, 내가 미쳤구나 싶어서 돌아오기도 했고. 23년전 죽은 엄마를 막 부르다가 몇달전 발급받아 둔 말소자초본의 엄마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하고 대성통곡하기도 했어. 우울했어. J가 있는데도 우울했어. 멀거니 앉아서 옷장의 걸이목이 튼튼하지 잡아흔들어 보기도하고, 베란다 정리대 한켠에 놓인 나일론 끈 타래를 가만히 쳐다보기도 했어. '소중한 것이 있어도 죽을 수 있구나. 소중한 사람이 있는데도 이다지도 죽고싶구나.' 가만히 생각하면서 새까맣고 깊은 어둠을 울면서 흘려보냈어. 어차피 무연고자로 죽어서 시에서 알아서 처리해 줄텐데...차라리 지금 죽는게 더 나쁘지 않은 선택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모락모락했던 며칠이었어. 다행이도 한글날을 앞둔 저녁에 그 우울이 지나갔어. 몇년만에 밀려들어온 사신과 같은 우울이었어. 나와 내 이름과 내 삶의 이유 전부를 회색의 재로 태우던 우울이었어. 죽을까 말까가 아니라 어떻게 죽을까, 언제 죽을까를 고민하던 깊은 우울이었어. J가 곁에 있던 낮시간, 자고가던 밤엔 새끼새처럼 포근히 잠들고 깨는데 그래도 마음 한켠은 시렸어.
  • 나는 정말 J로만 이세상을 살아. 혈연을 모두 버렸고, 친구도 없고 만들지도 않아. 타인을 싫어하고 미워하고 혐오해. 내 휴대폰 주소록 연락처는 언제나 20개 내외인데 그 중 10개는 J네 가족관련, 남은 10개는 직장관련+집주인 계약부동산 등이야. J네 관련한 10개의 연락처는 언제나 남아있지만 직장+집관련 연락처는 때마다 지워지고 고쳐져. 나는 J 외엔 아무도 없어. 나는 J가 없다면 이 넓은 세상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는 아무도 사람이 없어. 만들고 싶지도 않고 필요도 없어. 이런 삶이 좋아. 하지만 J에게는 시리도록 서운함과 질투를 느껴. J에게도 아무도 없다는걸 알아. J도 친구는 없어. J의 연락처엔 가족과 나 그리고 몇 직장관련들 뿐. 나와 흡사해. 결정적잇 차이는 J는 내가 없어도 가족이 있다는 것. 나는 J가 없다면 정말 아무도 없어. 그래서 가끔 J를 보면 서럽고 마음이 시려. J는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이구나. 둥지가 있구나. 내가 아니더라도 J를 끌어안고 보호하며 사랑하는 사람이 있구나. 나는 오롯이 너 하난데. 나는 혈혈단신 오직 너 하난데. 너는 나 말고도 있구나. 가족이 있구나. 너는 여차하더라도 혼자 죽지는 않겠구나. 종종 그런 미친 질투를 해. J 너는 왜 혼자가 아닐까. 너도 왜 나처럼 부모도 형제도 친인척도 아무도 없이 혼자 떠있는 부평초가 아닐까 너는 왜 뿌리가 남아있지? 왜 너는 둥지가 있지? 왜 나에게 너의 가족은 네가 안다고, 너의 둥우리를 만들고 말하는거지? 내 둥지는 오롯이 나 하나고 그 속의 알은 너 하난데. 그래서 너는 나에게, 나만큼 절실하지 않았던걸까, 나만큼 절박하지 않은걸까. 너에게 버림받을까, 네가 날 미워할까, 네 마음이 식을까 안절부절하지 않는걸까. 다 버리고 죽자,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걸까. 가끔 이런 생각을 할 때도 있어. 그러면 슬프고 미안하고 미친것 같은데 한편으로 그냥 서럽지. 왠지 서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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