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르누이의 단두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는 1985년 세상에 출간되어 수많은 대중에게 사랑받았으며 독일 문학 중 몇안 되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30개의 언어로 번역되었고 영화화도 성공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작품이 된 이 책은 소설의 독특한 소재와 내용으로 많은 대중을 매료 시켰는데. 소설만큼이나 쥐스킨트의 유별난 행보들이 이목을 끌기도 한다. 향수나 좀머 씨 이야기 같은 소설로 많은 문학상 수상 제의가 들어왔지만 이를 모두 거부한 은둔하며 살아가고 있어 나의 흥미를 자극하였고 과제 영화화된 소설로 향수를 뽑았다. 줄거리를 살펴보자면. 어느 무더운 여름날 생선 틈바구니에서 한 아이가 태어난다. 이름은 장 바티스트 그루 누이. 그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한 이 아이는 자신의 삶을 '선택' 하는 것으로 소설이 시작된다. 그에 대가로 그의 어머니는 죽게 되고 향기가 나지 않는다, 수도원에서의 지원금이 끊겼다, 등의 이유로 여러 사람들의 손에 떠밀려진다. 당연히, 그의 어릴 적은 불우했다. 어쩌면 세상을 뒤집을 천재는 그 상황 속에서 왜곡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 그에게도 특별한 능력이 있었는데 남들보다 몇백 배는 민감한 후각과 한번 맡은 냄새를 영원히 기억하는 능력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의 유년 시절은 악취가 가득한 가죽 재단 일이었으니 고역스러울만하다. 물론 천부적으로자신을 숨기는 능력을 타고난 그루 누이는 신망을 얻어 가죽 재단 일을 요령 있게 풀어나갔으며 인생의 가장 큰 대척점이 될 여자를 만나 첫 번째 살해를 경험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그는 다시 뜻밖의 기회를 얻어 향수 재조사의 밑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를 거쳐 그라스는 도시에서 폭넓은 향수 제조법을 배운다. 그는 다시 첫 번째 살해했던 여성의 냄새와 꼭 닮은 여자를 보게 되고 그녀를 죽여 세계 최고의 향수를 만든다. 그러나 발각되고 교수형에 처할 위기를 만 나지만 그루 누이의 향수 앞에 대중은 그를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 풀려난 그루 누이는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와 향수를뒤집어쓴 채로. 한 조각도 남김없이 뜯어 먹혔다. 이 이야기의 내용을 해석하기에 따라 예술에 대한열망이나 결핍되고 왜곡된 사랑으로 해석될 수도 있었고. 그르누이라는 존재가 내리는 정의와 그에 대한 공허함 등이 인물의 예리한 심리 묘사로 생생히 전해지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 사회는그루 누이처럼 사물의 본질과 정의에 대해 깊이 정의되고 발전된 것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론 자신의 본질과 가치를 망각해 불안해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투영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는 또 한편 소설의 핵심은 '정의'의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한다. 소설의 초반부 모두에게 신망 받는 자애로운 신부님은 아이가 불길하다는 이유로 여건 좋지 못한 보모에게 아이를 떠넘긴다. 그리곤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충분히 힘써줬다.' 첫 번째 합리화는 그르누이에게 불우한 유년기를 안겨줬고 두 번째로 그를 맡았던 보모 또한 수도원에서 오던 지원금이 끊기자 가죽 재던 공으로 팔아넘기며 두 번째 합리화를 한다. '나로서 그에게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줬다.' 이는 또다시그루 누이에게 고단한 삶을 안겨주며 일그러진 그루 누이라는 인간상을 형성한다. 세 번째 향수 제조가의 그에게 '향수를 갈취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합리화를 통해 그루 누이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시각을 왜곡하며 자아에 도취된 인간상을 다시 한번 정비한다. 마지막 살인이 발각되어 단두에 앞에 올라선 그루 누이에 대해 대중들은 가장 무책임한 합리화를 받아들인다. '그가 그럴 리 없다. 저렇게 빛나는 사람이.' 그렇게 이야기 속 사람들은 언제나 정의를 왜곡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는 우리가 언제나 굳건한 정의 위에 서 있다고 생각하며 우리는 대체로 옳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쥐스킨트는 그의 소설 향수를 통해 그런 우리의 생각을 정면으로 부정한다. 사소한 여건이나 작은 심리요인에도 곧바로 무너져 버리는 것이 우리이고 그에 대한 죄책감마저 합리화해버리며 회피해 버리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다. 어쩌면 그것을 넘어합리화마저도 자각하 못하는 우리의 한계를 작가는 이야기에 투영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그르누이의 단두대 앞에서 진짜 우리를 마주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작가는 왜 단두대에서 소설의 막을 내리지 않았을까? 그는 우리에게 무엇을 더 말해야 하는 까? 그르누이는 자신의 향수를 뒤집어쓴 채로 대중들에게 잡아먹히며 소설의 끝을 알린다. 이때의 "잡아먹혔다."에 대해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그르누이가 사라진 것이 아닌 대중들 사이로 흩어졌다. 다시 소설의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우리는 소설을 통해 절망적인 우리의 인간상 들과 마주했다. 그러나 우리가 투영했던 대상은 그르누이보단 향수 제조가였고 대중들이었으며 아이를 잃은 아버지였고 신부님이었다. 우리는 소설을 읽으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또다시 합리화한 것이다.그러나 쥐스킨트는 이마저도 정면으로 부정한다. 그르누이가 우리 사이로 흩어짐을 보여주며 우리가 투영해야 될 인물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것은 자아에 도취되어 모두를 내려다보며 역설적으로 자아를 찾아 헤매는, 왜곡된 정의의 집합체인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 우리는 대중으로서 모두 한 조각의 그르누이를 가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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