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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anA2HCqrBx 2018/10/13 23:05:44 ID : hBwIHvdxBe3
안녕, 제목 그대로 막장대학생입니다. 좀 무책임한 이야기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여기에 글을 씁니다. 스레주는 여간해서는 주변에서 이름도 모르는 지잡대를 휴학중인 무늬만 대학생이고, 알바로 용돈벌이를 하며 연명하고 있습니다. 준비하고있는 일이 있는데 시간이 남아버려서, 남는 시간동안 내가 알바하면서 만난 어떤 마녀와, 그녀와 있었던 조금은 특별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혹시 관심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네요
로어 2018/10/19 01:45:17 ID : 0k1inXxV878
재미있는 스레를 보고 로어가 될거야 뀨우 뀨우 뀨잉♡ 스레주의 레스 :
이름없음 2018/10/19 11:53:07 ID : NxSLaq6rAji
대단해
이름없음 2018/10/19 12:05:06 ID : fQr9eLgjcsm
스레쥬 대사 자세하게 하나하나 다 기억하네ㅋㅋ헷갈릴만도한데
이름없음 2018/10/19 12:17:22 ID : 5dTPa8kqZcp
소설 되게 잘쓴다... 진짜 재밌게 읽고있어! 스승시리즈처럼 대박닜음 좋겠다 약간 내기이 생각도 나고
이름없음 2018/10/19 14:39:02 ID : a9wE9uq0mlc
스레주 아직도 안오는 거야 언제와 빨리 와줘...
이름없음 2018/10/19 15:13:05 ID : ffhBAphs2sn
이거 주작이야? 소설?
◆7anA2HCqrBx 2018/10/19 19:54:47 ID : dAY1a2q1veL
먹고살기 바빠서 못왔다. 고멘 뭐 까놓고 말해서 이야기 끝나기 전에 말하면 김빠지니까 끝에 말할라고 했는데, 위에 소설이니 주작이니 어쩌고 하길래 그냥 깐다. 이건 순도 90프로의 자작소설이다. 나머지 10프로는 뭐냐고? 사장님이 마녀라는 사실, 그녀에게 들은 이런저런 재미난 이야기들은 진짜거든. 그런데 마녀라는게 이 이야기에 나오는 초자연적인 힘을 쓰고 초자연적인 존재들과 엮이는 존재라는 부분은 구라다.사장님은 궂이 표현하자면 자연주의철학자에 가깝다고 해야하나. 위카나 드루이드의 가르침에 따라서 살아가는 평범한 30대 주부일 뿐이다. 가공육을 먹지않고, 새끼를 밴 육류를 먹지않고, 금속을 몸에 지니지 않고 합성섬유로 만든 옷을 가급적 피하고 천연재질의 옷을 걸치려 노력하며, 옛 삶의 방법을 고지식하게 고수하고 명상을 통해 삶의 지혜를 얻고자 애쓰는...그래,차라리 종교인에 가깝지. 아무튼 함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고 그 이야기들을 토대로 살을 붙여서 에피소드 식으로 풀어보려고 했다.참고로 소설판으로 꺼지라고 해도 안갈거다. 내맘이니까ㅎ 보기싫으시면 조용히 뒤로가기 눌러주시면 감사하겠다. 왠지 말하고 나니 김빠질거 같은데, 뭐 암튼 그렇수다.혹시 진심으로 믿고있다가 충격받으신 분 있으면 죄송합니다. 몇자 쓰고갈란다. 관심은 애정이고 구걸이다. 까놓고 여기에 왜 이런글 쓰고있겠냐? 너희들의 관심이 고파서지ㅎㅎ
◆7anA2HCqrBx 2018/10/19 20:03:04 ID : dAY1a2q1veL
여자는, 어안이 벙벙해 하는 나를 놔두고 먼저 하얀문을 열고 들어가 버렸다. 나는 잠시 어벙하게 서있다가 핫 하고 정신을 차리곤 서둘러 그녀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안쪽은 의외로 제대로 된 인테리어가 갖추어진 카페였다. 온화한 아이보리색과 세련된 검정을 기초로, 절제되었으면서도 모던한 분위기로 잘 꾸며져 있었다. 조금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모노톤의 실내를 곳곳에 장식된 관옆식물과 허브화분들이 싱그럽게 살려주고 있었고, 숨겨진 입구는 의외로 체광이 좋은 내부 분위기 때문에 마치 비밀 아지트 처럼 밖에서 보이지 않고 안에서는 아늑한 비밀기지와 같은 인상을 주었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안으로 걸어들어갔고, 내가 그녀를 따라 발걸음을 안으로 옮기려하자 ㅡ냐앙ㅡ 그림으로 그린듯 예쁜 검은 고양이가 그랜드 피아노 뚜껑위에서 나를 바라보며 작게 울었다.
◆7anA2HCqrBx 2018/10/19 20:11:44 ID : dAY1a2q1veL
"렉스(rex)" 카운터 안으로 걸어든어간 여자가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분의 약명(geis)이예요.연애인들 예명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그 분이요? 이 고양이요?" 고양이를 상전모시듯 하는 그 말에 어이없어하여 되묻자, 렉스라는 그 고양이는 관심없다는듯 작게 소리내어 울더니, 다시 피아노 뚜껑어 엎드려 눈을 감았다. 여자는 카운터 너머에서 작고 날카로운 과도를 꺼내며 말했다. "네, 그 분. 일단은 임금님이니까요. 무례하게 굴다간 험한꼴을 볼거예요?" "하...설마요." 무슨말인지 원.나는 고개를 설래설래 저으며 호박을 카운터 위에 내려놓았다. "예쁜 가게네요? 여기서 일하세요?"
◆7anA2HCqrBx 2018/10/19 20:20:44 ID : dAY1a2q1veL
"일한다기 보단 뭐...음...한마디로 정리하기 어렵네요. 저의 작업장?실험실?겸 사람 만나는 살롱? 여러가지 용도로 쓰고있어서..." 여자는 긴머리칼을 손가락으로 빙빙 꼬더니,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시간이 없으니 서두르기로 하죠. 이 호박의 꼭지를 딴 다음에 속을 숫가락으로 좀 파주시겠어요?" "예? 하, 싫은데요? 제가 왜요?" "도와주러 오신것 아니셨나요?" "그건 그쪽한테 말려가지고...아니 잠시만, 내가 왜 당신을 도와야 하는 거냐고요." 생각해보면 이곳까지 온 경위도 좀 이상했다. 내가 왜 굳이? 이 사람이 산 호박을 들고 이 사람의 가게까지 찾아왔으며 왜 여기서 호박따위를 다듬고 있어야 하냔 말이지. 여자는 잠시 나를 바라보았다. 커다랗고 까만 눈동자가 감정을 알수없이 나를 바라보자 나는 뭔가 말할수 없는 초조함에 사로잡혔다. 뭐랄까, 나쁜아이가 된 건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7anA2HCqrBx 2018/10/19 20:36:42 ID : dAY1a2q1veL
"음...좋아요. 그럼 이렇게 하는건 어때요? 어차피 여기까지 오신거 그냥 돌아가는것도 시간낭비 아니겠어요? 저를 도와주시면 이따가 제가 호박파이를 대접할게요. 그것도 싫으시다면 그냥 돌아 나가시면 되구요." 어떻게 하실래요?라는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그 시선에 결국 나는 항복했다. 뭐 사실 호기심이 동하는것도 사실이었고. "줘봐요. " 나는 그녀에게서 과도를 건내받았다.그것으로 호박의 꼭지를 따는데, 너무 쉽게 잘려나가는 것을 보고 과도를 다시금 살펴보았는데, 한눈에 봐도 공장에서 찍어낸 기성품은 아니었다. 유선형의 칼날은 은은한 청색광택이 돌았고, 나무재질 손잡이에는 정교한 세공이 들어가 있었다. 차라리 골동품이나 엔티크 소품같아보이는 화려한 그 과도에 시선을 잠시 빼앗겨 있는데 카운터 건너 벽면에 있는 피자오븐 같은 화덕에 불을 지피던 여자가 말했다. "예쁜칼이죠?" "아 네, 비싸보이네요.오래쓴것 같고" "지인에게 선물받은 거예요.값을 메길수 없죠." 그녀는 화로를 열고, 그 안에 있던 숯덩이들을 갈퀴로 긁어 꺼냈다. 그리고는 벽에 매달려있던 자루(자루가 있었어?)에서 왠 목탄같은 것들을 꺼내 화로안에 집어넣고는 기름을 조금 뿌리고 불을 당겼다. "Covens lux et calor" 화르륵!! 불꽃은 기세좋게 타올랐고,그녀는 화로의 뚜껑을 닫았다.
◆7anA2HCqrBx 2018/10/19 21:03:32 ID : dAY1a2q1veL
"이대로 노송나무 숯을 만들겁니다. 원래라면 적어도 몇날 몇일을 가열해야하지만...급하니까, 렉스, 손을 좀 빌려주세요." -후아아앙..,냐옹- 귀찮다는 듯한 긴 하품. 그 끝에, 검은 고양이 렉스는 피아노 뚜껑 위에서 몸을 일으켜 지긋한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주머니에서 하얀 조약돌 다섯개를 꺼내고 그것을 땅에 내려놓으며 작게 중얼거렸다. "Limn ostium interlink montes in spiritu dei" 그러자 이년이 뭐하고 있냐는 심정으로 멀뚱히 보고있던 내 관점에서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달그락 달그락 바닥에 떨어진 다섯개의 조약돌이 덜컥 일어서더니, 데굴데굴 굴러서 오방으로 갈라졌다. 그리고는 시계방향으로 움직이며 바닥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뭐야이거...!"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며 그 곁으로 다가갔다. 즈그극,사각사각, 사가각-! 딱딱한 바닥을 조약돌이 긁는 소리가 신비스럽게 카페를 가득채운다. 다섯개 조약돌이 그려낸 흔적은, 처음엔 원이 되고, 그 다음엔 그 원을 나누는 선들이 되고, 나중에는 그 선위를 달리는 문자가 되어, 종래에는 하나의 아라베스크와 같은 문양을 만들어냈다. 형체없는 명필이 일필휘지로 그려내는 하나의 만다라화 같은 그 광경에 사는 말을 잃고 그저 지켜만 볼 뿐. 누가봐도 "마법진"그 자체인 그림이 다 만들어지자 그녀는 그 중앙으로 손을 뻗었다. 휘오오오오ㅡ!!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이 가게 안을 휘몰아치며, 바닥이 시뻘건 빛을 내기 시작하고, 그녀가 자아내는 말은, 힘을 가진자의 명령으로서 공기를 짓누른다. "Invitare carus amicus meus" 마법진이 뿜어내는 빛은, 이제는 화염으로 변하고 있었다. 사람하나는 거뜬히 집어삼킬듯한 화염이 고속으로 휘몰아치며 마법진 안의 허공에서 고동친다. 멀리 떨어져 있는 내 얼굴까지 전해져 오는 화끈한 열기가,이것이 꿈이 아님을 알리고 있었다. 불꽃을 바라보는 렉스의 금빛 눈동자가 그 화염같은 붉은빛으로 일렁이고, 불꽃의 팽창이 절정에 다다랐다고 느낀순간 "Sermo!!!!" 번쩍하는 섬광과 함께, 고요가 찾아왔다.
◆7anA2HCqrBx 2018/10/19 21:05:14 ID : dAY1a2q1veL
일단은 여기까지...봐서 새벽에 또오던지 아님 며칠있다 오던지. 불편러들이 많아서 방해하거나 조용히 묻히면 뭐,안오는거고. 암튼 봐주고 기다려준 사람들은 ㄱㅅㄱㅅ 내가 일일이 답글은 안 달아도 다 보고있어 고마워
이름없음 2018/10/19 21:47:28 ID : unzWlxu9vA7
빠져둔당..
로어가아니야 2018/10/19 21:53:56 ID : crglDvu7ak7
고마워 로어야 ♥뀨우 뀨우 뀨잉♥
이름없음 2018/10/19 23:52:10 ID : fdO67s3u2sl
왜ㅠㅠ 스레주 재밌게 보고있어!
이름없음 2018/10/20 14:45:46 ID : 2E2so1CkmnC
ㄱㅅ
이름없음 2018/10/21 02:38:02 ID : 6jcqZdwlfU5
진짜 필력 대단하다 보고있으니까 얼른와!!
◆7anA2HCqrBx 2018/10/21 09:50:18 ID : cLf9jze41A5
솔직히 곧바로 배척받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반겨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좋네 ㅎㅎ 자작이라도 반겨주니 감사감사. 그럼 오늘도 이따가 와서 풀고갈게. 지금은 좀 바빠서!
이름없음 2018/10/21 14:09:40 ID : 09AjeLcK5dV
잘 읽고 있어 재밌어 그럼 다음편도 부탁할게 !
이름없음 2018/10/21 14:21:20 ID : Ve3QsjcrbAZ
으아 스레주 완전 매력있다 히히❤ 진짜 처음부터 너무 잘보고있어!!
◆7anA2HCqrBx 2018/10/21 16:52:16 ID : cLf9jze41A5
나왔다, 40분 정도밖에 없지만 가능한만큼만 풀고간다
◆7anA2HCqrBx 2018/10/21 17:22:25 ID : cLf9jze41A5
나는 할말을 잊고 마법진의 중앙을 바라보고 있었다. 방금전까지 화염이 몰아치던 공중에 '그녀'가 떠있다. 문자 그대로 작열하는 불꽃의 머리칼 황금과 루비로 장식된 얇은 실크로 다리와 가슴을 감싸고 밝은 오랜지색으로 빛나는 살갗을 드러낸 아랍의 전통의상을 한 여왕처럼 고고한 눈빛과, 성녀처럼 온화한 미소를 가진 유녀가 명백히 인간이 아닌자의 존재감을 가지고 부유하는 광경 그 모습은 차라리 방금전의 화염폭풍이 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덧없고 신비스러 보였다. [ [...누가 나를 찾는가 했더니.별일도 다있구나, 큿큿큿 오래간만이로다 거미부인. 그래 무슨일이지? 이제서야 생에 실증을 느껴서 그 추한 몽뚱아리를 불태워 주길 바라는 건가?]] 외관에 걸맞는 고압적인 목소리가 맑고 카랑카랑하게 방울처럼 울린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한심하다는 듯이 힐끔 쳐다본 검은 고양이, 렉스가 입을 열었다. <<삼가라 잡귀, 왕의 어전이다.>> "?!씨발?!" 고양이가 말을 했어?! 깜짝 놀라서 나도 모르게 욕지기를 뱉어내고 입을 틀어막았다. 고양이, 여자,그리고 잡귀(?)는 모두, 내가 없다는 듯이 행동하고 있었다. 잡귀 여자는 가증스럽다는 듯이 이를 들어내며 표정을 찡그렸다. [[그랬구만, 이 음침하고 기분나쁜 마력은 네놈의 것이었구나.나태함의 왕이여. ]] <<네놈이 미치지 않고서야 내 앞에서 나의 제자를 무시하는 방자함을 보이진 못할터, 지금이라도 자해를 한다면 나의 자비로 네놈의 쥐구멍은 눈감아 주기로 하지.>> [[...할수 있으면 해보시지.]] 둘 사이의 공기가 험악해지자, 여자는 짝!하고 크게 박수를 쳤다. 얼어붙었던 공기가 깨어지자 여자가 말했다. "두분, 더 싸우시면 계약, 끊을거예요? 그럼 왕깨서는 헛탕치시는 거고, 지니야는 왕의 분풀이 상대가 되어야 하니 원하는대로 실컷 싸울수 있겠죠?" <<이런 방자한...>> [[네년은 악마냐?!]] 둘은 한마디씩 내뱉더니 마지못해 기세를 누그러 뜨렸다. 여자는 사무적으로 빙긋 웃으며 말했다 "좋아요, 이제야 이야기를 진행할수 있겠군요. 이프리트 지니야?당신께 부탁하고 싶으신게 있어요." [[말해보거라 마녀, 어차피 변변찮은 일이겠지만.]] 잔뜩 골이난 어투로, 이프리트 지니야는 대답했다.
◆7anA2HCqrBx 2018/10/21 17:29:54 ID : cLf9jze41A5
짧아서 미안,또올게
이름없음 2018/10/21 19:38:04 ID : 3O9Ao1woLdO
스레주 진짜 필력 대단하다 빠져들어ㅠㅠ
이름없음 2018/10/21 22:10:53 ID : Ci1ba67Bs3v
계속 기다릴게 부담갖지말고 천천히 써줘!! 분량 신경쓰지말구!!
이름없음 2018/10/21 23:26:19 ID : 4NvzWmLhura
겁나 잼있다
◆7anA2HCqrBx 2018/10/22 20:31:31 ID : u65fgjjvAY9
오늘도 ㄱㅅㄱㅅ 몇자 적고갈게 지니야의 말에 여자...마녀라고 추정되는 그녀는 방긋 웃으며 화로의 뚜껑을 열고 안쪽에 빨갛게 타오르고있는 불꽃이 드러나자 말했다. "정령탄(정령의 숯:주술의 촉매중 하나)을 만드는데 도움을 받고 싶어요." 지니야의 눈썹이 꿈틀했다 [[고작 그런일에 이몸을 불러들였다고? 깔보는것도 정도가...]] "당신만큼 강대한 정령이 아니라면 전 누굴 의지해야 하나요? 슐라이만 산의 위대한 군주중 하나이자 다섯봉우리의 주인인 당신이기에, 제가 의지하고자 청한 거랍니다." [[흥, 감언이설로 꼬드기려 하지만 결국은 주술용의 촉매를 만드는 기본적인 작업일 뿐이지 않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하며 팔짱을 끼며 고개를 픽 돌리는 정령, 아 어쩐지 초딩같다.귀엽네...가 아니라!! 뭘 당연하단듯이 구경하고 있는거냐 나란 놈은!!
◆7anA2HCqrBx 2018/10/22 20:36:41 ID : u65fgjjvAY9
너무 상식과는 동떨어진 광경의 연속에 뇌가 생각하기를 멈췄던걸까? 반쯤 멍해져있던 나는 화들짝 놀라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그 반동인지 멍해져 있었던 만큼의 경악이 내 머리속을 마구 흔들었다. 씨발 떠 있잖아! 저 초딩 떠 있다고! 피부는 문자 그대로 자체발광에 머리칼도 시뻘건 불꽃이라고! 마법진에서 튀어나온것도 모자라서 한국말로 고양이라 말싸움을 하질않나, 키다리 여자랑 툴툴대질 않나! 현실에 갑자기 판타지 끌고들어오지 말라고! 양판소냐고!!
◆7anA2HCqrBx 2018/10/22 20:54:56 ID : u65fgjjvAY9
딴죽걸게 너무 많아서 어디서부터 까야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속으로 버럭버럭 소리치고 있느라 나도 몰래 신경이 분산된 탓일까? 그만 손에 쥐고있던 과도를 놓쳐버렸다. 카랑카랑 하고, 쇠가 땅을 울리는 소리가 나자 좌중의 시선이 모두 내쪽으로 돌아왔다. 빛을 뿜어내는 LED전등같은, 그러나 전등따위와는 다른 생동감을 가진 눈빛으로 나를 한심하다는 듯이 바라보며 정령이 말했다. [[그리고 아까전부터 신경쓰였는데 저 덜떨어진 놈은 무어냐? 내가 싫어하는 쇠와 타르의 냄새가 진동을 하는군, 이대로 저놈을 구워버려도 상관없겠지?]] 그녀가 고사리같은 작은 손을 움켜쥐자 화르륵 하며 갑자기 어른 머리통만한 불길이 이글거리기 시작했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쓰레기를 치우는 듯한 감각으로 사람을 태워버릴듯한 그 모습에 나는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왠지 모르게 알수 있었다. 죽는다 진짜로. 이 녀석은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나를 죽일 녀석이다. 머릿속이 텅 비면서 뒷목에 쭈뻣쭈뼛 소름이 돋아오른다 나를 쳐다보는 정령의 눈동자에 천진한 가학의 빛이 떠오르는 순간 나는 달아날수 없다는걸 알면서도 몸을 뒤돌려... <<쯧, 품위없긴. 참으로 하찮도다>> 짜르르, 하고 공기가 울었다. 등줄기를 타고오르는 오한은 단순히 공포 때문이 아니었다. 갑작스럽게 찾아든 어둠이 장막처럼 나와 주변의 공간을 감싸고, 그 누에고치같은 어둠과 인접한 실내는 크리스탈 조각처럼 반짝이며 부서져내리고 있었다. 실내에 깔린 어둠과, 그 속에서 하얗게 빛나는 눈꽃송이가 떨어져 내리는 모습은 환상적이기 까지했고, 나는 그 놀라운 광경 너머 불의 정령이 잔뜩 찡그린 표정으로 얼어붙은 왼손을 털어 고드름을 떨쳐내는 것을 보고서야 방금 나에게 일어난 일을 깨달을 수 있었다.
◆7anA2HCqrBx 2018/10/22 21:17:59 ID : u65fgjjvAY9
그녀가 화염이 휘감긴 손을 들어 나를 가리켰고, 그 손이 불길이 쭉 늘어나며 나를 집어삼킬듯이 밀려들었다. 그리고 그때 지켜보던 검은 고양이가 짧게 중얼거리자 갑자기 내 그림자가 부풀어 오르더니 나를 감쌋고, 그 그림자와 불길이 충돌하자 마자 푸쉬쉬 하는 소리와 함께 사방으로 눈꽃과 얼음조각이 튀며 그대로 정령의 주먹까지 얼어붙은 것이다. 발소리도 들리지 않는 가벼운 동작으로 나와 정령사이를 가로막은 검은 고양이 렉스 여자가 말하길, 임금님 그리고 정령이 혐오와 경외를 담아 칭하길 나태함의 왕 그가 말했다 <<그쯤해두거라 잡귀, 짐의 자비에도 한계가 있느니라? 기껏해야 정령의 일각, 맛있는 마력의 냄새에 끌려나온 벌나비와 다를바 없으니, 제자의 청을 수락해서 수행하는 것 만이 너의 존재 의의이며 짐이 너의 광대노릇을 인내심으로 지켜보는 이유이니라.>> [[계약의 노예따위가...! 한번 해보자 이거지...!!]] 분노에 몸을떨던 정령 여자가 두 주먹을 불끈쥐자 눈이 태양처럼 타오르며 작열하는 머리칼이 태양의 홍염처럼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고양이가 털을 곤두세우자 그 발끝부터 하얀 서릿발이 방안으로 퍼져나가며 카킥,카칵 하고 깨어지는 소리가 울렸다. 압축되며 휘몰아치는 화염과 사방으로 뻗어가는 서릿발, 아 이건 죽겠다 싶은 예감을 갑자기 멈춰세운것은 ""주의 동산에서 피흘리는자, 아무도 없으리(tumli saguinem nullus deus ex)"" 진정으로 힘있는 한마디였다.
◆7anA2HCqrBx 2018/10/22 21:29:59 ID : u65fgjjvAY9
그 말은 신탁과도 같이 어둠을 걷어내는 아침 햇살처럼, 산불을 꺼트리는 단비처럼, 찬란한 빛이되어 좌중으로 쏟아져 내렸고, 나태함의 왕은 혀를차며 그 밖으로 몸을 피하고, 분노에 사로잡혔던 정령은 비명과 함께 무릎을 꿇었다. [[네 이년! 진정한 신을 믿지도 않는 마녀가!!]] 정령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으나, 그녀의 몸을 둘러싼 화염은 이미 꺼진 후였다.그녀는 힘이 빠져나간듯, 분하다는 듯이 자신의 몸을 쳐다보고는 으르렁거렸다. [[이럴줄 알았다! 이몸의 힘이 필요하다고 청할땐 언제고, 사역마와 함께 나를 이리도 핍박하다니! 오냐 좋다, 그래도 내 의지는 결코 굽히지 않을 것이야! 물고문이든 얼음 고문이든 맘대로 해 보거라!!]] 렉스는 렉스대로 쉬익!! 하는 불쾌한 숨소리를 내며 여자를 노려보았다 <<짐이 너의 한심한 계획에 어울려주고, 너의 손님을 지켜주기까지 하였거늘, 감히 이렇게 보답한단 말이냐 계집? 네년이 정녕 나의 분노를 사고싶은게냐?>> "......두분" 그때까지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있던 마녀가 스윽 고개를 들며 싸늘하게 말했다. "좀 닥치고 얌전히 내말듣지 않으면 진짜 화낼거예요." ...회상해 보건데 그 웃음은 진짜 무서웠다. 어느정도냐면 세상 무서울게 없을것 같은 그 둘이 주춤할 정도로 [[우윽...]] <<우음...>> "두.분.아.시.겠.나.요?" [[아,알겠다고...]] <<크흠, 선처하마>> 두 초자연적인 존재들은 겸연쩍은 헛기침을 내뱉었다
◆7anA2HCqrBx 2018/10/22 21:31:33 ID : u65fgjjvAY9
아씨, 쓰다보니 겁나 오글거리네. 원래 이렇게 중2중2하게 쓸 생각이 아녔는데 어쩌다 이리됐지... 오늘은 날이 아닌가봐. 담에 또올게.
이름없음 2018/10/22 22:09:15 ID : wLglxB865dX
스레주, 진짜 오랜만이다 ㅋㅋ 공무원일도 하고 결혼하느라 예쁘고 귀여운 딸 키우느라 바쁘겠는데 꾸준히 스레딕와서 스레써줘서 고마워. 진짜 재밌게 보고 있어ㅎㅎㅎ 말투랑 문체보고 한눈에 눈치챘지 뭐야? ㅋㅋ
◆7anA2HCqrBx 2018/10/25 14:17:47 ID : 1yFctteE1jw
시험기간이라 못들러본다, 시험 끝나고 올게
이름없음 2018/10/25 15:08:41 ID : 81inPjtbeKY
스레주야 재밌게 보고 있어! 돌아오면 이어서 써줘 ~~ 기다릴게
이름없음 2018/10/25 18:12:50 ID : MkpO9uskmk7
주작내 너무하다
이름없음 2018/10/26 22:38:17 ID : BgjeJSHzSK0
ㄱㅅ
◆7anA2HCqrBx 2018/10/28 22:35:44 ID : hBzhy6pdRCq
오랜만에 왔다. 자작소설이라고 까고 썼는데 주작이라는 애는 뭐냐. 아무튼 조금이나마 풀고간닭
◆7anA2HCqrBx 2018/10/28 22:52:13 ID : ta8jeJValhe
두 사람(?)이 한발짝 물러서는 태도를 취하자 키다리 마녀는 배시시 웃고는 정령쪽을 향해 무릎을 굽히고,눈높이를 맞추며 마치 어린애를 얼르는 유치원 선생님 같은 모습으로(그런 의도는 없었던것 같다만) 말했다. "본제로 돌아가서, 정령탄 제작에 협조해줬으면 해요.죄 없는 소녀 하나의 영혼이 달려있어요" [[흥... ]] 정령은 삐딱한 표정으로 혀를 차더니 말했다. [[할로윈에 정령탄이라면 혼맞이등(soul lantern)제작일터, 어째서냐? 잭의 망령따위, 너라면 어렵잖게 쫓을수 있을터이다? 왜 이렇게 번거롭게 일을 벌리느냐?]] 갑작스런 그 질문에 키다리 마녀는 잠시 눈을 데구르르 굴리더니, 이내 조금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웃었다. "그냥, 가여워서요." [[......하아아아...]] 정령소녀가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깊은 한숨을 내쉬자,이글거리는 불꽃이 그 입술에서 튀어나왔다. 검은 고양이는 어깨를 늘어뜨리며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제자여, 짐은 그만 쉬러가겠다. 넌 가끔씩 나의 감식안을 의심하게 만드는군.>> "못마땅하신가요?" <<별로,단지 내가 생각했던것 보다 넌 더 심한 맹추같다. 그리고 인간.>> 갑자기 고양이의 시선이 이쪽으로 휙 돌아왔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며 고로롱 하고 웃었다. <<목숨 빚 하나다.계산은 확실해야하는 법이지. 참고로 나는 개다래나 캔 푸드를 선호한다. 공물로 바칠때 참고 하도록.>> 그 말을 남기고 검은 고양이 렉스는 모퉁이의 그림자로 스며들듯 사라져 버렸다.
◆7anA2HCqrBx 2018/10/28 23:12:52 ID : goY1gY7ffhv
그렇게 되자 남은건 정령소녀 하나뿐, 나와 키다리 마녀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모여지자 정령은 짜증스럽게 머리를 벅벅 긁더니 대답했다. [[젠장, 김샜구만. 알았어, 까짓거 들어주지.대신에 조건이 하나있다. 저 얼간이 몸에 두르고 있는 쇠붙이들이랑 타르냄새나는 옷가지들 다 치워버려.]] "네, 그 점은 대단히 실례했습니다. 당신을 부르기전 한번 확인했어야 하는데 마음이 급하다보니..." 정령소녀는 손을 휘휘젓고는 마녀가 열어둔 화덕 안으로 한줄기 불길로 변해 들어갔다. 마녀(이제와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는 나에게 다가와 말했다. "죄송하지만 잠시 옷을 갈아입어 주시겠어요? 여벌옷을 드릴테니 저쪽의 라커룸에서 갈아입으시면 되요." "네? 왜요?" "정령들은 쇠붙이랑 합성섬유를 싫어하거든요. 자요." 그녀는 찬장 하나를 열더니 그 안에 차곡차곡 쌓여있던 옷가지 셋트를 꺼내 내 가슴에 밀어붙이듯 건냈다. 나는 아직 반쯤 얼이나간 상태였지만, 그런 놀라운 광경을 목격한 뒤 인지라 다른 생각할 겨를 없이 그녀의 말에 따랐다. 마치 귀신에게 홀리기라도 한 듯한 기분이었다.
◆7anA2HCqrBx 2018/10/28 23:22:36 ID : g7xU6mK1yMm
그녀가 내민 옷은 흰색 셔츠, 갈색 바지와 앞치마로 이루어진 흔한 디자인의 바리스타 수츠였다. 보통의 바리스타 수츠와 다른점이 있다면 이건 딱 봐도 기성복이 아니라 수제품이고, 지퍼대신 단추가 달려있으며, 단추의 재질도 플라스틱이 아니라 천연소재(소뿔 아닌가 싶다)로 만들어 져 있다는 것. 입고나서 마녀를 돌아보니 빙긋 웃으며 엄지를 치켜올려준다. "잘 어울려요." 그러고 보니 그녀 또한 털실로 짠 검정 스웨터에 지퍼없는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나는 그제서야 계속해서 궁금했던 사실을 그녀에게 질문했다. "저기, 당신 혹시 마법사나 마녀나 뭐 그런거예요? 헤리포터에 나오는? 나같은 머글한테 이런걸 보여주는 이유가 뭐죠?" 그녀는 잠시 멍청한 표정으로 날 보다가 피식 웃었다. "마녀인건 맞지만, 헤리포터랑은 세계관이 다르네요. 당신도 머글이 아니고. 마법은 분명 재능을 타지만 선택받은 혈통만 구사할수 있는 힘도 아니예요. 중요한건 올바른 가르침을 올바른 방법으로 따라가는거죠." "하 진짜 미치겠다. 이거 지금 꿈 아니죠?" [[정신사납다! 헛소리는 그쯤하지 못하겠느냐!]] 정령이 화로 안에서 버럭 소리질렀다. 꿈이라기엔 그녀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너무나 생생했다.
◆7anA2HCqrBx 2018/10/28 23:34:57 ID : BcLfgjijba5
마녀가 말했다. "그러고 보니 서로 통성명이 아직이었네요. 언제까지고 그쪽 당신 할수 없으니 자기소개나 할까요? 전 지나라고 합니다. 성은...비밀이네요.보신바와 같이 마녀이고, 아일랜드 드루이드 이신 타 르 발라움 께 사사했고, 전공은 강령과 룬 마법이지만 위치크래프트나 포멀크래프트쪽도 공부했어요. 지금은 이곳, 카페 인연회랑의 점주를 맡고 있어요." "어...김승민 이라고 합니다.저기.. ㅇㅇ대학교를 휴학중이고, 최근에 군복무를 마쳤습니다. 23살이고...어 무슨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지나는 빙긋 웃었다. "좋아요 승민씨, 이프리트 지니야의 작업이 끝날때 까진 아직 조금 시간이 걸릴거예요. 그 사이에 호박등을 완성하기로 하죠." 아직도 바닥을 구르고 있던 나이프를 들어 내게 건내며 그녀가 말했다. "도와주시겠어요?" "아...네..." 솔직히 이젠 뭐가 뭔지도 모르겠다.
◆7anA2HCqrBx 2018/10/28 23:39:45 ID : jirwLcLhAo5
여기까지 쓰고감. 보는사람 있으면 다시올게.
이름없음 2018/10/29 08:56:09 ID : xO6Za4K2KY5
ㅂㄱㅇㅇ!! 재밌어 스레주!! 팝콘이 땡기는 것 같아
이름없음 2019/03/10 22:56:03 ID : dRwq47Ao6mJ
스레주 너어.. 언제오냐구!!!
이름없음 2019/03/10 22:56:29 ID : dRwq47Ao6mJ
근데 너 왠지 소설속 등장인물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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