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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성적이 꽤 좋은 학생이었어 딱히 공부를 열심히 한 건 아닌데 그냥 운이 좋아서 성적이 잘나오는 애 정도? 막 전교 1,2등은 아니고 한 10등 정도 하는 그정도 수준이었어
고마워!!
딱히 공부를 하지 않아도 성적이 괜찮았던지라 열심히 공부를 하진 않았어 학원도 자주 땡땡이 치고 ㅋㅋㅋ 그때 내 관심사는 강령술이나 오컬트? 귀신 이런 약간의 허무맹랑한 그런 얘기들에 빠져있었어
고마워 ㅎㅎ
그래서 친구들이랑 학교 바치고 뒷들에 숨어서 분신사바나 아가야 이리온 이런거 하고 놀았어 그러다보면 시간이 엄청 빨리가서 막 8시쯤까지 있다 걸려서 막 뛰어가고 그랬어
고마워!! 꽤 많이 보고있넹
아무튼 그렇게 막 강령술을 하고 놀다 한번 가위를 엄청 눌리고 난 다음부터는 그런걸 보는거나 하는걸 좀 꺼려하게되었어
고마워!!
그러다 2학년 중간고사 였던 것 같아 성적이 엄청 떨어진거야 항상 8등 정도 했었는데 39등 정도를 했어 내 인생에 최악의 점수를 맛보고 그때부터 학교에 남아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어 학원은 영어 과외여서 주말 밖에 없었거든
고마워!!
ㅋㅋㅋ 저런거 아직도 많이 하더라구
그렇게 2주 정도 남아서 공부하고 교무실에 계시는 선생님 잡고 모르는 거 막 물어보고 그랬어 선생님들이 이제 그만 물어봐 ㅠㅠ 하실 때까지 잡고 있었거든 ㅋㅋㅋ 아주 학구열이 불타올랐지 그 날도 어김없이 앉아서 공부를 하고 있었을 때였어
갑자기 친구한테 전화가 오더라고 오늘도 남아서 공부해? 나랑 같이 집에 가자~ 뜬금없이 친구가 그러는거야 그래서 곧 시험인데 좀만 더 하다갈게 ㅎㅎ 이랬더니 친구가 그럼 나도 학교에서 공부할래!! 너 옆에성 이러길래 어 그랭 얼른 와 이렇게 하고 전화를 끊었어 근데 좀 이상하더라고 이미 종례 끝나고 그 친구가 하교한지 1시간 쯤 되었는데 갑자기 집에서 학교로 오겠다고 하니까 그래도 곧 시험기간이라 공부하려나보다 하고 넘겼어
그리고 수학문제 중에 안풀리는 문제가 생겨서 교무실로 내려가서 수학선생님을 불렀어 선생님한테 다가가서 문제를 여쭤보니 어떻게 푸는지 알려주셨어 해답을 얻고 감사합니다 하고 나가려는데 수학 선생님이 “아가.. 오늘은 집에 일찍 가는게 좋을 것 같은데?” 이러시는거야 원래 우리보고 아가라고 많이 하시던 분이라 저 애칭에는 거부감이 없었는데 그냥 말투가 힘드니까 여어 들어가~ 이 말투가 아니라 어떻게 집에 보내지 빨리 보내야하는데 이런 말투였어
그래서 뭔가 좀 쎄하더라고 뭐 그래도 별 신경은 안쓰이더라 그랴서 좀만 하다 일찍 들어갈게요..! 하고 반으로 올라갔어
고마워!!
그리고 좀 뒤에 친구가 도착했는데 애가 책을 하나도 안들고 온거야 그래서 왜 안들고 왔어? 내거 빌려줄까? 이러니까 아니아니 너 공부하는거 그냥 보려구 이러길래 약간 갸우뚱하고 그래 하고 옆자리에 나란히 앉아서 나는 공부를하고 친구는 정말 내 얼굴만 계속 쳐다보고 있었어
좀 있다 나와!! 조금만 기다려줘 :)
나도 저때 뭐지 싶더라 ㅋㅋㅋ
친구가 하도 부담스레 보고 있길래 “ㅇㅇ아, 우리 교무실 갔다올까?” 이러니까 “아니아니.. 넌 여기 있어 내가 다녀올게” 이러고 교무실로 터벅터벅 걸어가는 거야 우리 반이 교무실이랑 되게 가까워 그래서 사람이 걸어가면 소리가 다 들린단 말야 근데 애가 한 두걸음 걷더니 딱 멈춰서는거야
엄청 떨렸어..!
어고 다들 많이 봐주고있네 다들 고마워!!
그래서 괜히 쫄리는 마음에 친구 이름을 불렀어 그런데 아무 대답이 없는거야 그래서 한번 더 불렀더니 어..어.. 이렇게 친구가 대답을 했어
얼음땡 ㅋㄱㅋㄱㅋㄱㅋㄱㅋㄱㅋㄱ
친구가 대답한 뒤에 뭔가 분위기가 확 싸해지는거야 친구는 아직도 굳어있고 나도 굳어있다 뭔가 친구한테 가야할 것 같아서 조심히 교실뒷문을 열었어
그랬더니 친구가 “.. 어쩐지 오늘 기분이 더럽더라 뭣같게 왜 저런거야” 이렇게 중얼거리는 거야 근데 그 톤이 너무 진지하고 딱딱해서 목소리가 안나오더라
그러다 친구가 “ㅇㅇ아. 우리 집에 가자 나가자” 이렇게 하고는 몸을 틀어서 나를 다시 반으로 밀어넣었어 그리곤 우리 가방을 들고 얼른 가자고 재촉하더라
그러고 한참을 걷다가 도로가 나올때쯤 친구가 “카페라도 갈까?” 하고 웃으면서 앞에있던 카페로 가자고했어 나는 저기서 무슨 말이라도 해주겠지하고 같이 들어갔어
“너 나 약간.. 그런거 보는거 알지?” 친구가 물었어 알고 있었어 걔네집이 무당집이다 뭐 이런 말도 있었고 걔가 가끔 다른 누군가를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었고 그리고 흘리듯 걔가 나한테 그런말을 한적도 있었거든
그래서 “어..응 조금” 이렇게 대답하니까 또 “너도 가끔 보이지?” 이러더라고 맞는 말이었어 어릴때 신병을 앓은 적도 있고 몸이 허약해지면 헛것을 보기도 하고 그랬거든
그래서 어어 맞아 그러니까 막 혼을 내는거야 너는 그러면서 강령술하고 다녔냐고 아주 귀신한테 붙어달라도 사정을 하라고 이 바보야 이렇게 막 혼을내서 기가 눌리더라고 그래서 미안해.. 이러고 한동안 그애의 꾸지럼을 들었어
그러다 친구가 한숨을 푹 쉬더니 “오늘이야” 이래서 응?? 하고 물으니까 “오늘이 그 언니 기일이라고 작년 우리 부회장 후보 언니” 이렇게 말을 하는거야
아차 싶더라 잠깐동안 꽤 친했던 언니였고 얼마안되서 자살한 언니였거든 그래서 “아..” 하고 멍때리고 있으니 친구가 “그 언니 마지막 물건이 니 책상에서 나왔어 마지막으로 받았던 성적표” 즉 작년에 그 언니다 썼던 책상이 내 책상이었다는 거지
사실 그때까지 상황파악이 덜 됐지만 뭔가 소름돋고 무서웠어 오늘 선생님이 햇던 말도 뭔가 있는 것 같고
그리고 친구가 하는 말이”뭔지 모르겠는데 오늘 너한테 뭔일이 날 것 같아서 나라도 옆에 있으려고 온거야” 이렇게 말했어 그러면 친구도 무슨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걱정되서 왔다는 거잖아 그래서 이제 나왔으니까 괜찮아 얼른 집에가자 하고 그 친구도 알겠다 그랴서 각자 집으로 갔어 그 시간이 한 7시쯤이었던 것 같아
그리고 다음날 학교를 갔더니 수학 선생님이 점심시간에 나를 부르셨어 그래서 내려갔더니 “ㅇㅇ아 어제가 ㅁㅁ이 기일인거 아니?” 하고 물으시더라 그래서 “아뇨.. 알았으면 찾아갔을텐데 언니한테 너무 죄송해요” 이러니까 내 손을 꼭 잡으시면서 “어제 ㅇㅇ이는 마치 ㅁㅁ이 같았어. 내가 작년 ㅁㅁ이 담임이었잖니.” 그러시면서 어제의 나에 대해 말씀하 주셨어
“전에도 ㅁㅁ이 자리에 ㅇㅇ이가 앉아있어서 눈에 밟히긴 했지만 어제는 특히나 말투라던가 느낌이 ㅁㅁ이랑 비슷했어 그리고 어제는 ㅁㅁ이 기일이었잖아 사실 ㅁㅁ이는 성적 스트레스가 심했던 아이라 마지막으로 받은 성적에 충격을 받고 그 뒤로 많이 망가져갔어 그러다 그렇게까지 된거야 그래서 남아서 공부하는 널 보니까 뭔가 불안하더라고” 뭐 대충 이렇게 말씀하셨던 것 같아 그때 정신이 쏙 빠져서 잘 기억은 안난다
그 얘기를 듣고 난 뒤로는 약간 학교에 남는게 무서워졌달까? 학교마다 자살사건은 하나둘씩 있잖아 혹시나 그분의 기일이거나 아직 떠나지 못한 선배들이 장난을 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아 그래서 우리학교 선생님들은 그날을 기점으로 남는 아이들을 모두 교무실에 불러들이거나 남지 못하게 하고있어!
너무 허무맹랑하지 ㅋㅋㅋㅋ 나듀 이일있고난뒤로 좀 잉? 엥 이런 상태였엉 지금은 성적도 다시 올랐고 학생회장도 하고 이번에 졸업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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